"우리는 누구나 한정된 시간밖에 부여받지 못했지요. 그런 와중에 전문 분야에 특화되면 될수록 시야는 좁아집니다. 시야가 좁아지면 세상의 상식과 동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나를 버티고 있던 상식이 어쩌면 세간의 비상식일지도 모른다고는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겠지요." - P212

"이번엔 범죄자로 취급할 생각이야?"
"그 예비군이지. 잘 들어. 인간은 성실하게 살아도 눈앞에 장벽이 가로막을 때가 있어.
깨부수거나 뛰어넘거나 해서 그 너머로 가려고 하지. 
하지만 장벽에서 도망치려고 하는 놈은 다른 길을 찾아. 대부분은 편한 길이지. 하지만 말이야, 그 편한 길이란 힘없는 자의 전용 도로야.
그렇게 편한 쪽, 편한 길을 계속 선택하면 제대로 싸울 힘을 잃게 돼. 그리고 편하기 때문이란 이유로 거짓을 배우게 되고, 다른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는 법을 배우지." - P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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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수사 결과가 본부로 올라왔고,
이누카이는 보고서를 훑어볼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일반시민‘이라는 것이 어딘가 추하다고 생각했다. 

익명성 뒤에 숨은 악의를 여기에서도 또렷이 보았기 때문이다. 온라인의 게시물이나 트위터는 간편하고 즉각적이다. 익명으로 가볍게 올린 글에 즉각적으로 반응이 온다. 특정 대상을 욕하고 도망치는 데 이만큼 알맞은 도구는 없다. 무엇을 어떻게 쓰든지 전부 자유고, 책임을 묻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마치 공중화장실의 낙서처럼 열등감을 뒤집어 놓은 악의로 가득하다.  - P122

조건 없이 모여드는 선의만큼 처치 곤란한 것은 없다. 잇속을 바라고 도움을 준 사람에겐 빚을 갚으면 그만이지만, 선의의 제삼자는 타산적이지 않아 기대를 배신당하면 감정적으로 변한다. 호의는 간단히 악의로 반전되고, 어제까지 추대하던 우상을 걷어차 버리며 희열을 느낀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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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라."
‘지식으로 바꿔 말해도 돼. 지식은 쌓아 올리는 거잖아. 사람은 그 지식 위에 서서 세상을 바라봐. 따라서 눈높이가 높으면 목적지와 거기에 이르는 과정이 더 잘 보이지. 뭐, 개중에는 평지에 있으면서 동물적인 감각으로 목적지를 분간해냅다 달리는 사람도 있지만."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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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기대를 배신하는 게 그렇게 죄스러운 일일까.
본인의 의사를 무시하면서까지 가능성을 끌어올리는 게 그렇게 대단한 일일까. - P170

".. 스스로 존엄성을 버리지 않는 한 사람은 그리 쉽게 타락하지 않는 법이거든." -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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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아노를 잘 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중략)
"진부한 대답이지만....... 연습을 하거나 곡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좋아하는 게 먼저 아닐까요? 인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싫어하는 것을 온 열정을 쏟지 못하는 법이니까요. 고즈키 씨,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 P20

"꿈도 있고 기개도 있어요. 현실이 안 따라줘서 그렇지."
겐조 삼촌도 고함에 익숙해서 당황한 기색은 없다. 마치개구리 같은 낯짝에, 그 뭐라더라? 아무튼 할아버지의 고함이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답답한 소리 집어치워. 꿈을따라가는 건 현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다. 노력을 아까워하는 제 잘못은 생각지도 않고 불운을 남 탓으로 돌리는 정신상태가 썩어 빠졌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요. 그리고 꿈꾸며 사는 게 뭐가 나빠요?"
"넌 꿈꾸며 사는 게 아니라 꿈에 얽매여 살고 있을 뿐이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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