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렌카, 당신에게 말하고 싶은 건, 인간이란 마치 자신의생활 전체를 직접 쓴 것 같은 책을 바로 옆에다 놓고도 모른채 살아가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이전엔 몰랐던 모든 것을,바로 지금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생각하고 발견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 P109
가난한 사람들은 변덕스러워요. 태어날 때부터 그렇습니다. 전에도 그렇게 느꼈지만, 지금은 훨씬 더 통감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성격이 까다롭습니다. 그는 이 세상을 남과 다르게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흘끔흘끔 곁눈질하고, 당혹스러운 시선으로 주변을 둘러보고, 혹시 누가 자기 말을 하진 않는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곤두세웁니다.
예컨대,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볼품이없을까? 저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느낄까? 이쪽에서 보면 어떻고, 저쪽에서 보면 어떨까? 바로 이런 거죠. 바렌카, 삼류 문사들이 글을 어떻게 쓰든 가난한 사람이 쓰레기만도 못한 취급을 받고, 누구한테도 존경받지 못한다는 점은 모두가 아는 사실입니다!
삼류 문사들이 무엇을 쓰든 가난한 사람의 모든상황은 언제나 똑같을 겁니다. 어째서 늘 똑같을까요? 그들의 견해에 따르면, 가난한 사람은 모든 속내를 속속들이 뒤집어서 보여 줘야 하고, 또 가난한 사람은 성스러운 뭔가를, 그 어떤 자존심도 가져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 P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