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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갇힌 자여, 나에게 말해 다오. 그대를 가둔 자, 그는 누구인가? ˝
˝ 나의 주인입니다.˝ 갇힌 자가 말했습니다.
˝ 나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더 대단하게 부와 권력을 쌓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왕에게나 어울릴 재화를 나의 보물 창고에 쌓아 두었습니다. 잠이 나를 엄습했을 때, 나는 나의 주인을 위해 마련한 침대 위에 누웠습니다. 깨어 보니, 나는 나의 보물 창고 안에 갇혀 있더 군요.˝
˝ 갇힌 자여, 나에게 말해 다오. 끊을 수 없는 이 쇠사슬을 만든자, 그는 누구인가?˝
˝ 바로 나, 더할 수 없는 정성을 기울여 이 쇠사슬을 만든 나 자신입니다.˝ 갇힌 자가 말했습니다.
˝ 나는 나의 자유를 조금도 건드리지 않은 채, 내가 소유한 무정의 힘으로 세계를 가둬 놓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밤낮으로 거대한 용광로 쇠를 달구고 무자비하게 두드려 사슬을 만들었습니다.
마침내 일이 끝나 사슬의 고리가 끊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해졌을 때, 나는 그것이 나를 꼼짝 못하게 묶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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