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동새
김소월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웁이나 남아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잊어 차마 못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길
어제도 하룻밤
나그네 집에
까마귀 가왁가왁 울며 새었소.
오늘은
또 몇십리(十里)
어디로 갈까.
산(山)으로 올라갈까
들로 갈까
오라는 곳이 없어 나는 못 가오.
말 마소 내 집도
정주곽산(定州郭山)
차(車)가고 배가는 곳이라오.
여보소 공중에
저 기러기
공중엔 길 있어서 잘 가는가?
열십자(十字) 복판에 내가 섰소.
갈래갈래 갈린 길
길이라도
내게 바이 갈 길은 하나 없소.
님에게
한때는 많은 날을 당신 생각에
밤까지 새운 일도 없지 않지만
아직도 때마다는 당신 생각에
축업은 베갯가의 꿈은 있지만
낯모를 딴 세상의 네길거리에
애달피 날 저무는 갓 스물이요
캄캄한 어둡은 밤 들에 헤매도
당신은 잊어버린 설움이외다
당신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비오는 모래밭에 오는 눈물의
못잊어
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
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한긋 이렇지요,
`그립어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
엄마야 누나야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는 금모래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