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탄생 -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외 지음, 박종성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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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감을 줄 수 있는 책. 멋진 글귀와 신통방통한 사례들의 집대성. 그러나 그 정도인가 싶기도 한 책. 역자가 저자들만큼 다방면을 섭렵하지는 못했던지 오역들이 눈에 띈다.


  요컨대 '창의적 사고'란 '닮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닮게' 결합하고 표현하는, '통합적 사고'가 아닌가 한다.

"(모든 과학은 예술에 닿아 있다. 모든 예술에는 과학적인 측면이 있다. 따라서...) 최악의 과학자는 예술가가 아닌 과학자이며 최악의 예술가는 과학자가 아닌 예술가이다." - 프랑스의 물리학자 아르망 트루소Armand Trousseau

"예술은 사람들이 진실을 깨닫게 만드는 거짓말" - 피카소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 버릴 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 리처드 파인먼

"지휘는 몸 전체를 가직 `음악의 형상`을 춤으로 표현하는 일" - 오자와 세이지

"우리의 두뇌는 색과 소리를 매우 다르게 받아들인다. 우리는 동시에 연주되는 개별 악기들의 소리를 감지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그 음들이 합쳐 내는 전체음을 들을 수 있다. 부분과 전체를 동시에 지각하는 이런 능력은 대부분의 시각예술, 특히 색채에 기반을 둔 예술에서는 발휘될 수 없다. 색채가 혼합되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노란색과 파란색의 점들을 나란히 늘어놓아 그림을 그린 다음 누군가에게 보여주면 그는 녹색의 그림을 보게 된다. 비록 이 녹색이 다른 색을 띤 낱개의 점이나 화소로 환원될 수 있다 해도 그렇다 이것이 컬러인쇄, 컬러 TV, 쇠라의 그림과 같은 점묘주의 미술의 기본이 되는 것이다."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못한다.` - C.H. 워딩턴, 『미래의 생물학과 역사학』 중에서

프랑스의 철학자 디드로는 인간의 감각(소질)을 `진동하는 민감한 현`에 비유하면서, 진동하는 현이 다른 현을 진동시키듯 `생각도 두 번째 생각을 호출하고, 두 생각이 모여 세 번째 생각을 불러내고, 이 셋이 다시 네 번째를 끌어내는 등 계속 이어지게 된다`고 한다.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생각의 범위나 수에는 어떤 제한도 있을 수 없었다. 그는 `마음의 악기는 놀라운 도약을 가능하게 하며, 불려나온 하나의 생각은 때때로 불가해한 간격으로 `배음`을 시작한다`고 말했다(인용자 다소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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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2-13 0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읽고 싶어지는군요. ^^

묵향 2015-02-13 12:27   좋아요 0 | URL
예, 누군가는 책으로 냈어야 할 내용을 부부 연구자가 잘 모아 펴낸 것 같습니다^^
 
독학의 기술 -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즐기며 공부하기
가토 히데토시 지음, 한혜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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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볍게 술술 읽어 치우면 되는 책으로 읽어야 할 절실한 필요는 없는 책.

  목차를 훑어보면 되고, 결국 책을 다양하게 읽어 교양을 풍부하게 쌓으라는 내용.

생각하기에 따라서 학교란, `독학`으로는 공부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수용하는 장소라고 말하지 못할 것도 없다. 일반적으로는 학교에 못 가니까 어쩔 수 없이 독학한다는 식으로 여겨지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상황은 도리어 거꾸로인 것 같다. 즉 혼자 힘으로는 똑 부러지게 공부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쩔 수 없이 가는 곳이 학교라는 말이다. 학교는 이른바 탈락자 구제시설 같은 곳이어서, 독학으로 자립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정신을 가진 사람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해나갈 수 있다(인용자가 다소 교정).

책 읽는 습관은 인생의 여러 가지 불행으로부터 당신(의 몸)을 보호하는 피난처가 된다.

- 서머싯 몸 -

독서란 타인의 경험을 합법적으로 훔치는 행위이고, 독서가란 따라서 경험 도둑이다.

(인용자가 다소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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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 통합적 사유를 위한 인문학 강의 1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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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방법‘과 ‘자세‘를 다룬 괜찮은 책. 그러나 ˝고전읽기˝ 책이 결코 고전 읽기 자체를 대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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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군대다 - 여성학적 시각에서 본 평화. 군사주의. 남성성, 청년학술 56
권인숙 지음 / 청년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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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성학적 시각에서 본 평화, 군사주의, 남성성’이라는 부제에서 보듯, 우리의 일상적인 인식과 실천에 깊이 내면화된 군사주의의 영향을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저자가 서문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군대와 징병제는 한국 사회의 모든 사람과 어떤 식으로든 연결된 주요한 고리라는 점에서, 그와 관련해 아버지, 어머니, 누나, 여동생, 애인, 친구, 아내, 남편, 대학 동기나 선후배, 성매매여성, 징집자, 징집거부자, 징집기피자, 징집면제자들이 개인적/집단적으로 축적한 경험의 의미를 분석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의 젠더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주요한 열쇠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젠더와 군사주의는 그 자체로 너무나 광범한 주제이기 때문에 이를 책 한 권으로 다루기엔 무리가 따를 것이다. 이 책 역시 그간 연구가 많지 않았던 주제에 대한 시론적(혹은 본격적) 문제제기로 볼 것이다.


2) 주제를 둘러싼 이모저모가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다. 권인숙 교수님의 우직함이 책 곳곳에서 묻어난다. 하지만 뿌리 깊은 군사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여전히 막막하고 어려운 문제다.


  개인적으로는 5장, ‘군대 내 남성 간 성폭력과 남성성’이 특히 도움이 많이 되었다. 그간 해당 주제에 대한 모종의 참조점이 필요하던 터였다. 이 글은, 군대에서 계급과 남성성이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성폭력이 어떻게 지배(위계질서 확립)와 남성성 경쟁의 수단으로 이용되는지, 군대에서의 이러한 경험이 어떻게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 등에 관하여 대단히 설득력 있게 기술하고 있다.


3) 무뎌지기 쉬운 공간... 적어도 괴물은 되지 말아야지 하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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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 아메리카, 영원한 위기의 정치경제
이성형 지음 / 역사비평사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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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는 거울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보고, 보여주기 위해 왔습니다. 그대들이 우리를 보도록, 그대들이 스스로 자기를 바라보도록, 우리의 시선에서 다른 사람들도 보도록 하기 위해 왔습니다. 우리는 거울로서 여기 왔답니다.”

-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부사령관 마르코스


2) 예나 지금이나 한국의 언론들은 세계4위의 경제대국이던 아르헨티나가 몰락한 것은 페론주의 때문이었다느니 노조와 과도한 복지제도가 문제라느니 펜을 마구 놀려댄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뉴욕 타임즈, 파이낸셜 타임즈, 르몽드, 알게마이네 차이퉁 같은 세계의 유수언론들은 오히려 아르헨티나의 위기가 IMF의 정책 미스와 태환법이라는 극단적인 통화정책, 잘못된 대외개방조치 때문이었음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었다.


  아르헨티나 사태는 1976년 군정 시절부터 시작된 무모한 개방정책과 신자유주의 개혁이 남긴 종착역이다. 강성노조, 사회복지 제도, 개입주의 국가를 깨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군부와 메넴 정권이 단행한 경제개방과 그에 따른 탈산업화 및 외채누적이 아르헨티나를 국가부도 사태에 이르게 한 것이다. 1990년대 내내 우리 언론들은 노동계의 지지를 받고 집권한 메넴 대통령이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량 해고와 감원을 단행했다고 그 리더십을 칭송해 마지않았다. 메넴 정권 하에서 아르헨티나의 민영화, 탈규제, 대외개방은 전광석화로 이루어졌고, 노동입법, 사회복지 제도와 같은 페론 시대의 유산은 대부분 해체되었다. 그런데도 50년 전의 페론주의가 문제된다니? 세계화에 가장 뒤떨어진 곳은 밑도 끝도 없이 모든 것을 페론주의의 탓으로 돌리는 우리 신문들의 외신면이었다(반대로 시장개혁 모델의 성공작으로 불리는 칠레 경제기적의 배경에는 국가의 적절한 개입과 규제가 가미된 ‘개입주의 국가’적 요소가 있었다).


3) 남미 정세는 또 급변했고, 2002년에 나온 이 책이 다소 out of date한 감도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멕시코, 페루, 칠레, 베네수엘라를 훑으며 라틴아메리카의 정세를 쉽게 풀어주는 이 책은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이 지역에 접근하는 데는 충분한 마중물이다.


  (그것이 어떤 방식이 되었건) 세계화는 영토를 매개로 한 국경 개념을 약화시키는 탈영토화와 재영토화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라틴아메리카 등에 대한 지역연구는 바로 그 과정에서 우리 머릿속의 반쪽짜리 세계지도를 새로이 채워나가는 노력이다. ‘우리’라는 것이 스스로 구성되는 게 아니라 타자와의 접촉, 충돌, 대면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인 이상 그것은 결국 남을 알고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을 피워내겠다는 각오로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끈질기게 작업하는 이런 학자가 한국에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덧) 다른 흥미로운 꼭지가 많지만 열아홉 번째 글, 「세계화와 축구 : 세 개의 이야기」는 정말 기똥차게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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