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사기꾼들 - 노벨상 수상자의 눈으로 본 사이비 과학
조르주 샤르파크 외 지음, 임호경 옮김 / 궁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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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2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조르주 샤르팍의 '사이비과학' 폭로서라기에 기대를 갖고 책을 집었다. 그들로서는 대중을 미망(妄)으로부터 건져내야 하겠기에, 쉬운 대중서를 쓰려 한 것은 좋다. 그러나 계도에 대한 강박 탓에 그저 그런 책이 되고 말았다. 2002년 프랑스에서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는데, 당연하고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들을 과히 진지하고 장황하게 설명하여야 하게 되다 보니, 오히려 '사기'를 '신비화'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차라리 이론적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갔으면 어땠을까 싶다.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몇 권 훑어보고 있는데, 좋은 대안이 눈에 띈다. 나중에 소개하겠다. 어쨌든 이 책은 초~중학교 수준의 교양서 정도로 적당할 책이다. 두 저자가 같은 주제로 2006년에 간추려 낸 책은 그리 반응이 좋지 않아 이상에 쓴 정도의 평을 받는 것 같다.


 그나저나 '주장'의 난무가 '사실' 확인(팩트 체크!)을 뒷전으로 미루게 하고, 맹목적 '신앙'이 '과학'과 '이성'을 마비·정지시켜 도리어 적반하장으로 '믿음 부족'을 탓하는 세태는 비단 한국사회에 국한된 일만은 아닌 듯하다('팩트폭력'이란 말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입장의 동일성을 확인하여 니 편 내 편을 가르는 일에 비하여, 사실 확인과 검증에는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미신을 믿는 정도와 학력 수준이 정비례한다는 연구결과들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특히 비과학 전공 학력 수준이 높은 경우에, 미신과 유사과학을 나름의 방식으로 더 깊이 이해하여 강하게 믿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폴란드에서 태어나 레지스탕스 활동을 한 이력답게 저자가 '연대의식'과 '시민교육'을 강조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 책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으나, 원자력 에너지의 위험성에 대한 경계를 모조리 비과학을 치부하는 듯한 태도는 동의하기 어렵다. 샤르팍은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큰지,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관련 주제의 책도 한 권 출간하였다.


 프랑스어 원전과, 영어본은 각기 특색 있는 다음 제목들로 출간되었다. 프랑스어 제목의 뜻은 '마법사 되기, 과학자 되기' 정도가 되겠다. 뒤의 두 권은 후속편의 프랑스어본, 영어본이고, 마지막이 원자력 에너지와 핵무기에 관한 책이다. 공저자 앙리 브로슈는 초자연 현상에 집중한 책을 몇 권 냈는데 따로 인용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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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의 중국과 그 이후 2 이산의 책 33
모리스 마이스너 지음, 김수영 옮김 / 이산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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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에 1권에 이어 읽다 만 것을 마저 읽었다. 2권은 특히,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내셔널리즘'(부국강병, 선부론)에 입각하여 노동자운동, 대중운동을 탄압함으로써[외국자본을 위하여 이른바 '노동평화'를 보장함으로써-매판()!], 중국 자본주의와 부르주아지 형성, 발달에 앞장섰는지를 많이 다루고 있다. 역사의 역설이 아닐 수 없다.


 중국'지성사'를 전공한 저자는 중화인민공화국 50년의 장대한 서사를, 두루 빠짐 없이, 그것도 아주 농밀하게 전개하고 있다. 시각 또한 균형적이다. 중국현대사를 공부하기 위하여 건너뛸 수 없는 최고의 연구서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된다. 단연 저자의 대표작으로, 저자는 1986년 초판 출간 후 1999년 세 번째 개정판을 냈다. 저자로부터 직접 배운 역자의 꼼꼼한 번역도 감사하다.


 저자의 책 중 국역된 것으로는, 다음 두 권이 있다.

 Li Ta-chao and the Origins of Chinese Marxism (Cambridge, Mass.: Harvard University Press, 1967) [권영빈 역, 『李大釗: 중국사회주의의 기원』, 지식산업사(1992)]

 Mao's China: A History of the People's Republic (NY: The Free Press, 1977) [김광린·이원웅 공역, 『모택동사상과 마르크스주의』, 남명(1987)]

 그러나 알라딘에서는 검색되지 않는다.



 이 책이 가진 또 다른 미덕은 방대한 참고문헌 목록이다. 많은 책들이 흥미를 끌었지만, 다음 책들에 특히 더 눈길이 갔다.



 에드가 스노우, 『중국의 붉은 별』은 2013년에 개정 번역본이 나왔다.



 이산에서는 동아시아 역사·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학술도서를 꾸준히 번역하고 있다. 근현대 중국에 한정하여 몇 가지를 추려 보면, 다음과 같은 책들이다. 예시한 책들 외에도 포트폴리오가 대단히 화려하다. 시리즈 자체만으로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조너선 스펜스의 책이 많다. 레이 황 『자본주의 역사와 중국의 21세기』가 특히 흥미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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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의 라이벌 의식 2 문학사의 라이벌 의식 2
김윤식 지음 / 그린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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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나온 1권보다 올해 나온 2권 먼저 읽게 되었다. 2권은 ‘이병주론‘이라 하여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8장 중 절반에 해당하는 네 장이 그에게 할애되어 있다. 내용을 떠나, 60년 동안 그야말로 ‘신(神)적으로‘ 글을 써오신 선생께서 건강하시어, 다음 책도 내어 주시기를 마음 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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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쿤과 과학전쟁 이제이북스 아이콘북스 2
지아우딘 사르다르 지음, 김환석.김명진 옮김 / 이제이북스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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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식민주의 과학학' 관점에서 쓴, '쿤주의'의 외견상 급진성에 가려진 보수성 비판. 여러 내용이 소개되어 있기는 하나, 약술되어 있어 허전함이 채워지지 않는다. 논쟁의 세세한 국면을 깊이 이해하려면 더 많은 독서가 필요할 것 같다.

 

저자의 다른 책들은 제목만 보아도 흥미롭다. 현재 그의 저서 중 7권이 번역되어 있다.

 

 

 

 

그리고 이제이북스 아이콘북스 시리즈가 있었다는 것도 몰랐는데, 모두 절판되었다.

아쉬우나마 스티븐 풀러 『쿤/포퍼 논쟁』이 나았던 것 같다.

 

그 외에 책이 인용한 Steve Fuller, Thomas Kuhn: A Philosohical History for Our Times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00); Steve Fuller, Science (Buckingham: Open University Press, 1997); Ian Hacking, Scientific Revolutions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81); Steve Woolgar, Science: The Very Idea (London: Tavistock, 1988)를 참조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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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트 - 인간의 행동 속에 숨겨진 법칙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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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성'의 패턴적 이해. 인간이 '우선순위'를 바탕으로 선택·행동하고, 그것이 '폭발성'으로 나타난다는 아이디어는 음미할 만 하다. Human Dynamics의 태동 단계에 쓴 책이라 『링크』만큼 명쾌하지는 않다. 그러나 영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배치 측면에서 '척도 없는 네트워크'와 변화 측면에서 '버스트'를 이어볼 수는 없을까.

 

그런데 이론적 미비점을 난삽한 서술로 가린 듯한 느낌이 없지 않다. 미주의 상세한 문헌 목록을 통하여 어느 정도 보완 가능할 것 같다. 책이 나온 지도 어느덧 5년 넘게 흘러, 그동안 후속 연구가 많이 쌓였으리라 생각된다. 아마존에서 검색하여 보니, 저자는 2016년 8월에 'network science'에 관한 교과서를 하나 냈다.

 

언젠가 자연과 인간세상을, 싸인함수(순환성)와 멱함수(폭발성) 등 몇 가지 함수의 결합으로 쓸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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