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오 서문당 컬러백과 서양의 미술 17
임식순 지음 / 서문당 / 199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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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상궂은 얼굴, 노기 서린 눈동자, 술에 취한 삐에로, 기진맥진해서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고 때로는 고뇌하는 가지각색의 표정들... ˝신이시여, 이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바로 이들이 나요, 우리들이며,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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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서문당 컬러백과 서양의 미술 8
하종현 엮음 / 서문당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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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눈에는 푸르거나 핏빛의 반달이 보이고 검고 부드럽게 펼쳐진 덩어리나 표적처럼 핵을 안고 있는 원형질이나 인공적인 무관심으로 칠해진 유치한 실루엣, 탯줄에 연결된 태반, 유충, 녹색, 아메바, 길고 구부러진 필라멘트, 장난감이나 연을 닮은 방랑자의 대열 등으로 가득찬 변덕스럽고 코믹한 세계가 보인다. 그것은 대가에 의해 재생된 꿈의 세계이다…….

  비록 그의 회화에는 주제, 대상, 양감, 논리적 구성도 없지만 그래도 조형미가 있다. 이러한 조형미 때문에 그의 그림은 초현실주의가 붕괴한 때에도 살아남은 것이다. 그러나 그의 그림의 매력은 이 모든 것으로도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그는 그것을 원시인이나 어린이의 스타일로 창조하는 것이다. 그가 우리 시대의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시대는 우리가 잊어버렸고 또 거기에 향수를 느끼고 있는 언어를 말해 준 데 대해 그에게 감사해야 한다. 그의 시는 말로 표현될 수 없고 비현실적이고 씨앗의 단계에 있고 이제 막 시작하는 것에 대한 시다. 여기에 그 힘의 비결이 있다."

 

- Frank Elgar(46쪽, 이경식 교수가 번역한 Jacque Dopagne 평문에서 재인용)

 

나는 내 스튜디오를 화단으로 생각한다. 여기에는 아티초크가 있고, 저기에는 감자가 있다. 열매가 자라려면 잎사귀를 잘라 주어야 한다. 어떤 때는 가지치기도 해야 한다.

  나는 정원사처럼 일한다…….

  재료와 도구는, 대상에 삶을 부여해 주는 방식인 테크닉을 내게 부과해 준다. 내가 만약 끌로 나무를 공격하면 그것은 나를 어떠한 마음의 상태로 인도한다. 내가 붓으로 석판화를 그리거나, 침으로 구리판을 새기기 시작할 때 나는 나이지만, 다른 마음의 상태를 갖게 된다. 도구나 재료와의 대면은 충격을 발생시키고 이 충격은 궁극적으로는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이 느끼게 될 생동감 있는 그 무엇이다.

  그림의 형태도 색깔만큼이나 단순화의 과정을 거쳤다. 단순화되기는 하였지만 그것은 세부적으로 묘사되었을 때보다 더 인간적이고 살아 있다. 왜냐하면 세밀한 부분까지 다 보여주게 되면 모든 것을 확장시킬 수 있는 상상력이 결핍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국가간의 관계는 순전히 관료제에 근거를 두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관료가 되는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되는 문제이다. 진정으로 인간이 되는 과정에서 인간은, 국적이나 피부색이 무엇이든 모든 사람과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진정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그릇된 자아를 제거해 버려야 한다. 내 경우, 미로, 즉 국경과 사회, 관료적 인습에 의해 제한된 사회에 속하는 스페인 화가임을 거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명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동시에 나아가, 완전히 무정부주의적인 개인적 제스처의 필요를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완전히 개인적인 제스처는 익명이기 때문이다. 익명이 됨으로써 일반성을 성취할 수 있게 된다. 나는 어떤 것이 더욱 개인화되면 될수록 더 일반적인 것으로 된다고 확신하고 있다.

  같은 과정을 통해 나는, 침묵 속에 숨겨진 소리, 부동(不動) 속에 숨겨진 움직임, 유한 속의 무한, 공허 속의 형태, 무명 속에서 나 자신을 찾게 되었다."

 

- Joan Miro(1959, 50쪽, 위 평문 중에서 재인용)


(* 어플로 보시면 아래에 나오는 표가 깨져 보이실 수 있습니다. 표를 보시려면 PC버전으로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서문당 컬러백과 - 서양의 미술' 화집 시리즈 중 여덟 번째 권으로 2003년에 발행된 개정4판이다. 화가의 주요 작품들에 한국의 저명한 미술가, 미술평론가들이 작성한 간략한 해설이 붙어 있고, 그들이 저술 또는 번역한 평문이 실려 있다. 예컨대, 39권 마그리트는 박서보 화백이 해설을 맡았다. 1989년 초판을 낸 이래, 특히 먼저 나온 화집의 경우 많게는 네 번 가까이 개정을 하면서도, 안타깝게도 특별히 교정·교열을 한 것 같지는 않다. 그렇지만 큰 기대를 갖지 않고 화가의 작품세계를 주마간산 격으로 일별하기에는 충분하다. 시리즈는 2010년 4월을 끝으로 더 이상 추가되지 않고 있는데, 그 전모는 아래와 같다.

 

 1 피카소  11 밀레  21 라파엘로   31 앵그르  41 클림트
 2 샤갈  12 드가  22 렘브란트   32 들라크루아  42 레제
 3 고흐  13 모네  23 루벤스  33 터너  43 보티첼리
 4 르느와르  14 칸딘스키  24 고야  34 뒤러  44 벨라스케스
 5 세잔  15 마티스  25 쿠르베  35 보나르  45 고갱2
 6 고갱  16 뭉크  26 마네  36 푸생  46 고흐2
 7 모딜리아니  17 루오  27 위트릴로  37 뒤피  47 르느와르2
 8 미로  18 와토  28 로트렉  38 르동  
 9 달리  19 미켈란젤로  29 루소  39 마그리트  
 10 클레  20 레오나르도  30 쇠라  40 브라크  

 

  

 

 

 

   서양미술가에 한정하면, 이와 같은 '화집' 시리즈로는 최근에 나온 '재원 아트북' 시리즈, 마로니에북스에서 나온 'Taschen 베이직 아트', 'Taschen 포트폴리오', '명작 400선', 'Art Book' 시리즈, 열화당 'Art Classic', '위대한 미술가의 얼굴' 시리즈, 예경 '20세기 미술의 발견', 'I' 시리즈, 한중기가 엮은 이종문화사 '세계명화순례' 시리즈 등이 있고, 그 밖에 시케이북스 '고전 명작 순례' 시리즈와 알라딘에서 나온 책도 몇 권 있다.

  위 시리즈 중에서 특히 '재원 아트북' 시리즈는, 그동안 국내에서 출판된 화집들이 오류에 가까운 색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반성에서, 구미 각지에서 수집한 자료, 현지 미술관에서 찍은 사진 등을 바탕으로 원화에 가까운 색상을 재현하였다고 홍보하고 있다. 정밀 스캔 작업, 특수잉크 인쇄 등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고, 특별한 해설 없이 그림만 수록하고 있다. 완간된 50권의 전체 목록은 다음과 같다. 서문당의 포트폴리오와 상당 부분 겹친다.

 

 1 고흐  11 들라크루아  21 마티스  31 카미유 코로  41 엘 그레코
 2 고갱  12 렘브란트  22 파울 클레  32 조르주 쇠라  42 마네
 3 모네  13 고흐의 드로잉  23 뭉크  33 앙리 루소  43 세잔
 4 클림트  14 고흐의 수채화  24 몬드리안  34 칸딘스키  44 도미에
 5 브뢰겔  15 다 빈치  25 베르메르  35 르느와르  45 벨라스케스
 6 로트렉  16 다비드  26 알폰스 무하  36 드가  46 앵그르
 7 밀레  17 루벤스  27 케테 콜비츠  37 미켈란젤로  47 피사로
 8 에곤 실레  18 쿠르베  28 고야  38 보티첼리  48 터너&컨스터블
 9 모딜리아니  19 모로  29 라파엘로  39 지오토  49 무하 아르누보 양식집
 10 프리다 칼로  20 르몽  30 뒤러  40 에곤 실레&클림트 드로잉  50 프리드리히

 

  'Taschen Basic Art ' 시리즈 중 마로니에북스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것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아직 번역될 것들이 다수 남아 있다. 참고로, 마로니에북스 'Taschen 포트폴리오' 시리즈는 1 클레, 2 피카소, 3 칸딘스키, 훈데르트 바서, 5 마크 로스코, 6 달리, 7 마티스, 8 고흐, 9 클림트, 10 에드워드 호퍼, 11 샤갈, 12 로베르 두아노, 13 모네, 14 칼 라르손, 15 에셔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래 화집들의 해설이 자세한 데 비하여 그림을 위주로 대체로 축약되어 있다.

 

1 페르난도보테로  16 뒤러 31 엘 그레코 46 가우디 61 뭉크
2 비디오 아트 17 장미셸바스키아 32 앙리 루소 47 미켈란젤로 62 모네
3 루시언 프로이트 18 마그리트 33 마티스 48 프랜시스베이컨 63 클림트
4 훈데르트 바서 19 고갱 34 뒤샹 49 피카소 64 에드워드 호퍼
5 안도 다다오 20 세잔 35 마크 로스코 50 프리다 칼로 65 달리
6 H.R.기거 21 벨라스케스 36 앤디 워홀 51 모딜리아니 66 샤갈
7 인상주의 22 브뤼겔 37 키스 해링 52 베르메르 67 카라바조
8 고야 23 라파엘로 38 팝 아트 53 보티첼리 68 고흐
9 초현실주의 24 히에로니무스보스 39 제임스 앙소르 54 리히텐슈타인
10 입체주의 25 몬드리안 40 렘브란트 55 르느와르  
11 개념미술 26 칸딘스키 41 루벤스 56 알폰스 무하  
12 추상표현주의 27 사실주의 42 파울 클레 57 드가   
13 뉴미디어 아트 28 표현주의 43 조지아 오키프 58 프리드리히  
14 다다이즘 29 다빈치 44 윌리엄 터너 59 로트렉  
15 미니멀 아트 30 한스 홀바인 45 마네 60 에곤 실레  

 

  한국미술가들의 화집으로는, 서문당 'Art Cosomos' 시리즈, 헥사곤 '한국현대미술선' 시리즈, 재원 '지금, 한국의 아티스트' 시리즈, 꼬마심포니(다빈치기프트) '다빈치 갤러리' 시리즈, 한길아트 '한길 아티스트' 시리즈와, 대개 절판되었으나 시공사 '아르비방' 시리즈, 삼성문화재단 '한국의 미술가' 시리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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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속 모작과 위작 이야기
이연식 지음 / J&jj(디지털북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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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에 나왔다가 절판되었던 『위작과 도난의 미술사』(한길아트)에서, '위작' 파트를 뽑아 다시 엮고, '모방과 모사, 복제, 오마주, 패러디'에 관한 내용을 덧붙여 2016년 11월에 재출간된, 따끈따끈한 책이다. 전작을 워낙 인상깊게 읽었던 터라 그 때만큼의 '아우라'가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훌륭한 책이다. 무엇이 빠지고 무엇이 더하여졌는지 꼼꼼히 대조하여 보지는 못하였으나, 한 번 읽었던 내용이라 그런지 에피소드가 보다 간명하게 읽히는 느낌이었고, 목차상 '위작' 파트의 일반론에 해당하는 "가짜의 자리에서 진짜를 바라보기 - 미술품 위작의 성격과 양상" 부분이 빠진 것이 눈에 띈다. 여하튼 성실한 저자가 꾸준히 내고 있는 책들은 모두 '믿고 볼 수 있다'.

 

 '속이고 팔고 속고 사는 것'은 어쩌면 미술시장의 본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점점 든다. 생각해 보면 비단 미술품뿐 아니라 모든 거래가, 기본적으로는 '파는 사람이 생각하는 가치 < 시장가격 < 사는 사람이 생각하는 가치'일 때 성립하는 것 아닌가. 빈센트 반 고흐와 같은 화가들이 생전에 빛을 받지 못하다가 뒤늦게 재조명되는 것과 같이, '(가짜에 찬탄하고) 진짜를 알아채지 못하는 일'도 예술사에서는 늘상 일어나는 일이다(거꾸로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이 역사 속에 잊혀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예컨대 베토벤이 존경해 마지않았던 케루비니는 음악사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위작이 돌아다니고, 그것을 깨닫지 못한 채 세월이 흐르고, 뒤늦게 밝혀져 미술계가 발칵 뒤집히고, 몇몇 전문가들이 비웃음을 사고... 그 모든 에피소드들은 미술사의 자연스럽고 필연적인 일부이다. 그것은 진짜를 더 빛나게 하여 기어이 '신화'를 만들고 마는, 양념 같은 존재들이기도 하다. 미술은 그저 있을 뿐, 미술 자체가 가짜라면 가짜고, 진짜라면 진짜라고도 할 수 있다. Eric Hebborn의 말대로 진짜 미술, 가짜 미술이라는 것은 사람의 욕망이 붙인 '라벨'에 불과한 측면이 분명 있다.

 

 결국은, 시간과 시장이 해결할 몫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즐길지어다.

 

 국내에 관련 서적이 많지 않다. 다음과 같은 책들은 『미술품 속 모작과 위작 이야기』에도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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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 2019-01-20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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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의 가격 - 예술품을 사이에 두고 벌어진 지적 미스터리 소설
가도이 요시노부 지음, 현정수 옮김 / 창해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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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쓴 소설이다. 흥미진진하다. 작가는 『키드내퍼스(キッドナッパーズ)로 2003년 제42회 '오루 요미모노(オール讀物)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였다.


 '오루 요미모노 추리소설 신인상'은 1962년(제1회)부터 2007년(제46회)까지 수여되었다. 2008년부터는 '오루 요미모노 신인상'(1952년부터 시상하여 2008년이 88회째였다)에 통합되었다. 『오루 요미모노』는 주식회사 문예춘추(文藝春秋)에서 발행하는 월간지이다. 나오키상(直木三十五賞) 수상작이 위 잡지에 실리는데[상반기 수상작이 9월호에, 하반기 수상작이 다음 해 3월호에. 아쿠타가와상(芥川龍之介賞) 수상작은 월간『문예춘추』에 실린다]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용의자 X의 헌신 容疑者Xの献身』은 2003년부터 위 잡지에 연재되다가 2005년 하반기 제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추리소설 신인상 수상자(작) 중에는 1976년(제15회) 아카가와 지로(赤川次郎, 『유령열차 幽霊列車』), 1987년(제26회)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 『우리 이웃의 범죄 我らが隣人の犯罪』), 1997년(제36회) 이시다 이라(石田衣良,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池袋ウエストゲートパーク』), 2002년(제41회) 슈카와 미나토(朱川湊人, 『올빼미 사내 フクロウ男』, 그의 첫 단행본인 『도시전설 세피아 都市傳說セピア』에 수록됨) 등이 있다. 일본이 가까이에 있어 속 썩는 일도 많지만, 우리와는 다른 감수성의 것들을 비교적 쉽게, 빨리 입수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시 돌아와서, 가도이 요시노부의 솜씨가 보통이 아닌 것 같은데, 국내에는 『천재들의 가격』 한 권만 번역되어 있는 것이 의아하여 찾아보았다. 일본에서는 이미 유사한 책을 여러 권 시리즈처럼 냈다[후술. 『천재들의 가격』의 주인공도 가미나가 미유(神永美有)이다]. 그런데 저자의 책 중에 『竹島』가 있는 것이 찜찜하다(알라딘에서도 검색이 된다. 위 제목 클릭). 내용은 확인하지 못하였으나, 『천재들의 가격』에서 언뜻 비치는 시각에 비추어 보면, 우리 입장에서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닐 것으로 추측된다[『천재들의 가격』 국역본에서도, 그런 점이 있음을 역자가 굳이 후기에서 해명 조로(?) 언급하여야만 했다]. 아마존 저팬 책 소개에는 '역사 서스펜스&콘 게임 소설'이라는 설명이 있고[사전에서 '콘 게임(コン・ゲーム)'을 찾으니, "순진한 사람을 상대로 사기의 수단을 써서 타격을 주는 일"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독자평 중에는 영유권에 관한 책이 아니라 협상소설이라는 평이 있다. 가도이 요시노부는 역사소설도 많이 쓰는 것 같은데(역시 각각의 내용은 확인하지 못하였다), 저자의 입장 때문에 책이 소개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아마존 저팬과 알라딘에서 검색되는 책 중에서 그림 얘기다 싶은 것들 위주로 몇 권을 추리면, 다음과 같다. 순서대로  『천재들의 거리 미술탐정 가미나가 미유 天才までの距離 美術探偵・神永美有』, 『주문이 많은 미술관 미술탐정 가미나가 미유 注文の多い美術館 美術探偵・神永美有』, 『여기는 경찰청 미술범죄 수사대 こちら警視庁美術犯罪捜査班』, 『우리의 근대건축 디럭스! ぼくらの近代建築デラックス!』, 『마법의 히스토리 투어 미스테리와 미술로 읽는 현대 マジカル・ヒストリー・ツアー ミステリと美術で読む近代』, 『혈통 血統』, 『찾으시는 책은 おさがしの本は』, 『세상에 한 권의 책この世にひとつの本』, 『소설 있습니다 小説あります』, 『호텔 컨시어지 ホテル・コンシェルジ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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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01-03 0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 커버들 예술성이 뚝뚝 묻어 나네요^^ 책에 대한 정이 더 많이 생길 듯.
한국커버들은 세련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서 비슷비슷해 보이죠.

묵향 2017-01-03 14:45   좋아요 1 | URL
생각해 보니, 번역된 것이라도 일본 소설 커버들은 독특한 것이 더 많았던 것 같네요~ 만화책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안에는 그림이 전혀 나오지 않더라도 말이죠.

묵향 2019-01-20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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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미술 감정 10년 -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10주년 기념 백서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엮음 / 사문난적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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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한국미술품감정연구소 설립으로 시작하여, 2003년 사단법인 한국미술품감정협회(미술품 감정의 학술적 연구 바탕을 마련하기 위하여 2001년 가칭 '한국미술품감정가협회' 결성, 2년 준비기간 가진 후 사단법인 등록)와 업무 제휴, 2006년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와 업무 제휴(1982년경부터 한국화랑협회 산하 감정위원회에서 감정 업무를 하여 오다가, 보다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감정을 위하여 통합)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 10년사를 다룬 자료집 내지 백서라 볼 수 있겠다(책은 2013년 5월에 나왔다).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은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562명 작가의 작품 5,130점을 감정하였다. 상세 목록은 책에 수록되어 있다.

 

 박수근 <빨래터>, 이중섭 <물고기와 아이>, 윤중식 <아침> 등 굵직한 진위 시비를 위주로 그간의 흐름을 개관할 수 있다는 점은 좋다. 크고 작은 유혹과 압력, 때로는 신변 안전을 위협받는 상황까지 있었을 테지만(미술품은 돈으로 사고 파는 '상품'이 되면서부터, 언제나 느긋하게 감상하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위험한 물건'이 된다), 소신을 가진 많은 분들의 보이지 않는 분투가 있었으리라 믿는다.

 

 그러나 한국의 감정 실무가, 시대에 걸맞은 '객관화' 노력, 다시 말해 '설득력'을 높이기 위한 고민을 충분히 기울이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오랜 세월 미술품을 접한 전문가('도사')들의 직관과 안목('느낌적인 느낌')이 미술품 진위 판단에 중요한 전거가 될 수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단, 한국에서는 감정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이 반드시 '감정' 분야 전문가인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그런데 책에 나오는 여러 글과 말 사이 사이에서는, 정황사실과 간접증거를 종합하여 판단하는 방식에 관한 전문가답지 않은 견해, 통계자료에 대한 이해 부족, 과학 감정에 대한 그릇된 오해와 불신 같은 것이 '느껴져서' 우려가 많이 되었다. 예컨대, 감정을 위한 '과학적 방법론'은 얼마든지 다양하게 개량·개발하여 나갈 수 있는 것임에도, 특정 감정기법이 가진 제한성에 관한 한정된 경험만을 바탕으로('방사성 동위원소에 의한 연대 측정은 고작 50여 년 역사를 가진 한국 근현대 미술품 감정에는 적당하지 않다'는 비판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것 같다), 마치 '과학'이라는 말이 붙은 기법 '전반'이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는 '비예술적' 방법인 양 단정짓거나, '안목 감정이 과학적 방법보다 우월하고 과학 감정은 안목 감정을 보완하는 수단일 뿐'이라고 말하는 자신감("우리의 눈과 뇌가 가장 과학적이다")과 '비과학적' 편향에는 도저히 동의하기 어려웠다(물론 이러한 편견은, 한국에서 미술 감정의 역사도 짧지만 '과학' 감정의 역사는 더더욱 짧고, 전문가는 거의 없다시피 하며, 그래서 소위 과학적 '방법'을 적용하여 차별화한다고 하는 분들이 '결과 해석'에서는 종종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 비약과 '비과학성'을 보였기 때문에 강화된 측면이 있다. 과학 감정은 기본적으로 진품을 확인하기보다는 위품을 가려내기 위한 것이고, 결론을 '확률적으로' 낼 수 밖에 없는 것임에도, 곧잘 확신에 찬 단정이 내려지고, 그것이 오류로 밝혀지는 경우들이 있었다.). 우리보다 미술 감정 역사가 길고 시스템이 체계화되어 있으며 전문가 풀이 두터운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이탈리아, 독일, 미국, 일본 등과(프랑스, 이탈리아 등에는 '사법감정사'도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최신 감정 기법을 부지런히 교류하여야 하지 않을까(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세분화된 전문가 양성 노력은 당연히 정당하게 평가되어야 한다).

 

 국내에 나와 있는 책이 많지 않은데, 다음 기회에 언급하기로 하고, 비매품이지만 사단법인 한국미술품감정협회에서 낸 두 권의 논문집을 소개한다(위 『~ 10년』에, 감정위원들은 사단법인 소속이고,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은 행정사무를 전담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2014년 연구집에는 김환기, 이대원, 오지호, 김창렬, 천경자, 김종학 등 주요 작가들을 다룬 김미정, 기혜경, 김인아, 최정주, 김이순, 김기리, 김상균의 논문이, 2015년 연구집에는 임직순, 도상봉, 윤중식, 권옥연, 최영림의 작품에 관한 김미정, 김인아, 이경은, 이호숙(이전에 게시한 『미술시장의 법칙』의 저자), 최정주, 박혜경의 논문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여전히, 이것이 최선일까, 글들이 제시하는 요소들이 '종합적 고려'에 참고되는 사항을 넘어 결정적 판단기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허망함이 든다. 100% 완벽히 들어맞을 수는 없기에 어느 정도 '자의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른바 '작품 시기 구분'('피카소 청색시대'와 같은)에 꿰어 맞추는 듯한 인상도 받는다(시기 구분이 관행처럼 '10년' 단위로 이루어질 경우, 자의성은 더 커진다). 설득력 없는 언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수사(修辭)의 상찬을 넘는 '분석'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러한 연구가 감정의 기초자료로 쓰일지, 위작의 참고자료로 쓰일지 의문이라는 생각마저 간혹 들었다.

 

 '감정'과 '비평'은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여러 분야에서, 때로 '작품에 대한 비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평문을 위하여 작품을 동원하는' 경우를 보곤 한다. 언제까지고 비평가적 입장에 선 '아우라 감정'만 고집해서는, 검은 배후의 침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체계적·객관적 방법론의 확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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