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허리 - 허리 보증 기간을 100년으로 늘리는 방법
정선근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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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에야 만난 것이 통탄스럽고, 잘못된 운동으로 허리를 다친 덕분에 지금이라도 만난 것이 다행스럽다.

  자세와 생활습관을 돌아보게 된다.

  미련하게 엉덩이 붙이고 앉아 공부하고 일했던 것이, 근육 운동을 한답시고 도리어 허리를 희생했던 것이 말 그대로 '뼈저리게' 후회된다.


  오늘부터라도 갓난아기 다루듯 허리를 아끼자.

  알라디너 여러분, 평생 책 읽으며 살 수 있게, 미리미리 좋은 자세를 예금해 둡시다!


  끝으로...

  글쓴이의 결기(?)가 느껴졌던...


  광분(光奔)도 하지 않도록 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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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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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심으로 서재를 결혼 시키고 싶어서 첫 글을 읽었다.

  읽자마자, 열여덟 편의 에세이가 엮인 이 책을 단숨에 읽지 않는 것은 왠지 책에 대한 죄를 짓는 일이 될 것만 같은 느낌이 곧바로 들었다. 그 단숨을 내기가 무에 그리 어렵다고 책을 몇 년 동안 처박아 두게 되었는데, 그 사이 나의 서재는 호혜로운 결혼에 실패한 채 집을 식민화하고 말았다. 처가에 남겨진 유민들의 난민 신청은 여전히 받아들여질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읽다 만 책, 마저 읽기’ 한가위 프로젝트에 징발될 후보들은 여전히 책상 위에 한가득 쌓여 있다. 그러나 왠지 프로젝트의 일단락은 이 책이 짓도록 하고 싶었다[그나저나 책을 읽을수록 읽다 만 책들이 자꾸 떠올라 책상이 점점 더 너저분해지고, 새롭게 읽다 마는 책들이 도리어 늘어나고 있다. 하긴 집을 점령한 그 책들이 읽다 만 책들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은 나의 집서벽(集書癖)을 고백하는 일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 이젠 일도 하고 다른 책들을 개시하여야 하는데, 그러고 보니 한글날은 또 어떻게 기념한다지?].


  11시에 밤 버스를 탔어야 했다. 20쪽 남짓을 남기고, 먼 길을 돌아와 준 이에게 차마 다시 같은 상처를 줄 수가 없었다. 결국 버스 표를 취소하고 책을 마저 읽었고, 그 선택은 옳았던 것 같다. 책장을 덮고 보니 11시 4분을 지나고 있다. 18세기 런던의 서적상 제임스 래킹턴도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내로부터 전 재산 반 크라운을 받아들고 다음날 먹을 음식을 사러 나섰다가, 헌책방에서 에드워드 영의 『밤의 생각들 Night-Thoughts』을 발견하는 바람에 칠면조 대신 책을 사들고 돌아와야 했다. 잘못은 가는 길에 돌부리처럼 놓여 있었던 책이 했지, 래킹턴은 그의 말대로 지혜롭게 행동하였다.


  읽는 내내 빙긋이 웃음이 나는,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책이다. 처음에는 불쑥불쑥 고개를 내미는 낯선 이름들에, 영미권의 책 마을 부족민은 이런 기벽과 강박을 가지고 살아 가는구나, 인류학 보고서처럼 읽었다. 그러다 다른 모든 것-고속버스 시간 따위-을 잊은 채 글쓴이와 함께 울고 웃다 보니, 지구 반대편에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 같은 풍습을 가지고, 같은 신을 모시고, 같은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차츰 깨닫게 되었다. 저 우주 너머에서 나를 똑 닮은 외계인을 발견하면 이런 기분일까.


  책 끄트머리의 다음 토막에서 결국 눈물을 왈칵 쏟고 말았다. "내가 이 책을 헌정한 어머니와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어주었고, 그 때마다 매 음절에 책에 대한 그들의 열정을 실어 보냈다. 두 분 다 작가이기 때문에 그들의 비길 데 없는 업적의 무게로 작가 지망생인 나를 기죽일 만했건만, 어떻게 된 일인지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독자도 작가도 되지 못했을 것이다. 이런 선물, 그리고 다른 많은 선물들에 대해 두 분께 감사드린다."


  이제는 시력을 잃어버린 글쓴이의 아버지도 넉넉한 마음일 것이다. 그 분은 브루클린의 이민자 가정에서 성장했는데, 너무 가난해서 십대가 되기 전에는 외식 한번 못해 보았지만, 두 개의 검은색 호두나무 책장에 스콧, 톨스토이, 모파상을 채워넣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았다. 그 분도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여덟 살 때 입센을 읽었지. 하지만 그 전에도 입센은 거기에 있었어. 나는 그가 노르웨이의 위대한 극작가라는 것, 그가 있는 곳이 내가 향하고 있는 세계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


  그동안 너무 자주 또 많이 타협하고 살았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믿고 보는 옮긴이, 정영목 교수는 "책에 관한 책 중에서 앤 패디먼의 이 책이 둘째로 꼽히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썼다. 정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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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경제학 - 개정판
박세일 지음 / 박영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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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문(學問)을 왜 하는가? 사회적 실천을 위해서이다. 종교적 깨달음에는 도덕적 실천이 반드시 따라야 하듯이 학문을 통한 진리의 추구에는 반드시 사회적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도덕적 실천이 따르지 않는 종교적 깨달음이 공허(空虛)하듯이 사회적 실천이 따르지 않는 진리의 추구는 맹목(盲目)이다. 따라서 우리는 학문을 통하여 사회적 병(社會的 病)을 진단하고 그 원인을 밝히고 그 처방을 마련한 후에는 반드시 사회적 실천을 통하여 사회적 병을 고치는 데 나서야 한다. 그것이 학문하는 사람들의 권리이고 책무이다. 그것이 자기가 이 땅에 태어나 먹고 살아 온 밥값을 내는 것이다. 농민들이 땀을 흘릴 때 자신은 책을 읽었다면, 자신이 배우고 익힌 바를 사회적 실천을 통하여 사회에 회향(回向)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하여 나는 학문의 목적은 사회적 병의 치유와 사회적 악(惡)의 억제 그리고 사회적 선(善)의 고양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특히 학문하는 사람들은 지행합일(知行合一) 혹은 학행일치(學行一致)를 항상 좌우명으로 생각하여야 한다고 본다(후략).”


- 박세일, 『법경제학』, 개정판 머리말 중에서


  어쨌든 그는 선구자였고,

  마르크스-레닌주의[그의 인생 후반부 때문에 다소 억압 내지 망각되어 있지만, 그는 조영래, 장기표 등과 함께 한, 당시 서울대 법대 학생운동의 중심서클, '사회법학회'(구 동숭학회)의 소위 '이론가'였다. 최근 모 선배로부터 듣기로는 저학년 때부터 원전을 깊이 탐독하였고, 마르크스 등의 경제학 철학 이론에 정통해 있었다고 한다(법경제학 교과서에서도 그 영향이 아른거린다). 그렇게 머리가 굵어지고, 시야가 넓어져버리고 나니, 법학이 왠지 성에 차지 않았을 것이다.], 노동경제학, 아담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 하이에크를 결합한(?) 법경제학, 말년에는 '공동체적 자유주의'를 경유하면서,

  삶을 통하여 열심히 학습하고 대안을 모색했던 학자였다.


  그가 조금만 덜 정치적이었거나, 혹은 거꾸로 조금 더 잘 정치적이기만 했어도, 한국의 우파가 이렇게까지 지리멸렬해지지는 아니하였을 것이다. 다음 글에 실린 우석훈의 지적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석훈, "마르크스, 케인스, 하이에크, 그리고 폴라니 30년", 인물과 사상 (2009년 1월호)

  http://m.jabo.co.kr/a.html?uid=26130


  그러나저러나 새 교과서가 나올 때가 되었다. 위 책도 2000년에 발행된 개정판의 2006년 중판이니, 나온 지 거의 20년이 되어가는 셈이다. 2010. 3. 11. 책을 처음 펼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미처 읽지 못했던 장들을 마저 읽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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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 이야기 - 사례와 사진으로 읽는
정경석 지음 / 법률정보센타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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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도 이론과 실무가 어느 정도 쌓인 지금에는 효용을 다한 역사의 유물 같은 책이다.

  어떤 독자를 상대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는지가 불분명하나, 아무래도 법률가들을 대상으로 한 미국 유학생활에 관한 에세이집 정도의 느낌이다. 2004년경의 이야기인데, 책의 편집상태 탓인지 더 오랜 옛날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제목에서 '사례와' 부분은 그렇다 치고(2000년대 중반까지의 논의 상황을 짐작해보는 의의는 없지 않다), '사진으로' 부분은 기대와는 달리(사실 특허, 상표 등에 관한 삽화가 풍부하게 담겨 있을 줄 알고 책을 구입한 것이었다), 대개 글쓴이 자신의 유학시절 사진들이다. 그나마 실린 사진들의 화질도 별로 좋지 않다. 그냥 낚였다.

  그래도 2쇄까지 나왔는데, 구글 검색이 일반화되기 전에는 이런 내용과 사진들도 의미가 있었을지는 모르겠다(별도의 검증이 필요할 것 같기는 하나, 구글의 국내 시장 검색 점유율이 2014년 2%, 2015년 6%대에서 2016년 37%로 수직상승하였다는 식의 기사가 돌기도 하였다).

  2000년대 중반까지 여러 매체에 기고하셨던 글들을 모으신 것 같은데, 안타깝게도 그 어떤 편집도 거치지 않은 느낌이 든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법률정보센'타'(2016년에 나온 책부터 법률정보센'터'라고 이름이 바뀌어 나오고 있다)라는 곳에서, 역시 정체를 알 수 없는 '법률연구회'가 편저하였다는 책들이 최근까지도 개정을 거듭하면서 출간되고 있어 놀랍다. 표지 디자인들이 고색창연하기까지 한데, 주로 이와 같은 책들을 발행해주는 곳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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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이론 - 베이즈 정리는 어떻게 250년 동안 불확실한 세상을 지배하였는가
샤론 버치 맥그레인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머니스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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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로소 시대가 무르익었다.

  베이즈 통계학의 위력과 매력을 일단 깨달은 연후에 다시 빈도주의자가 되기는 어렵다.

  최근에 나오고 있는 많은 수학책들도 부분적으로나마 베이즈 정리를 다루고 있다. 인공지능 열풍도 여기에 한몫 하였다.

  베이즈적 사고는 '(빅)데이터'를 합리적인 방식으로 다룰 수 있는 강력한 이론이기 때문이다.

  [강규호, 『베이지안 계량경제학』(박영사, 2016) 서문은, 베이즈의 기념비적 논문이 발표된 지 250주년이 되는 해를 기념하여 2013. 12.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열린 ‘Bayes 250’ 학회에 참석한 경험을 들려준다. 저자는 학회에서 한국인 학자를 한 명도 만날 수 없어 아쉬웠다고 하면서, 그것이 책 집필의 계기가 되었다고 쓰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일하는 한 조사역은 강규호 교수의 말을 인용하면서 “전체적으로 빈도론자가 70%, 베이지안이 30% 정도 되는데, 한 번 베이지안이 되고 나면 개종이 어렵다.”는 말을 하기도 하였다.]


  한 이론의 역사가 이렇게 드라마틱할 수 있을까.


  글쓴이는 비전문가이면서도 오랜 기간 방대한 문헌을 섭렵하여, 현재진행형인 그 역사를 생생하게 복원하였다. 논쟁사적 의의를 책 구석구석에 짤막짤막하게나마 충분히 밝혀 두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포착하지 못하고 악평을 쏟아내신 분들이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영원히 고통받는 베이즈 ㅠㅠ 기본적으로 저널리즘적 대중서이기에, 이를 감안하여 설명을 축약한 것이 화근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베이즈 정리 자체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부록 B에 식과 수치 예가 실려 있는데ㅠ), 주류 통계학인 빈도주의의 아포리아에 대한 사전 이해가 어느 정도 있으면 좋을 것이다. 어쨌든 참고문헌 목록은 전문 학술서의 그것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개인적으로도 논문을 쓰면서 엄청나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옮긴이도 이만하면 충분한 이해를 갖고 번역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중간에 달린 옮긴이 주석도 효과적이고 정확하며, 참고문헌 목록을 오롯이 살린 것이나 뒤에 '찾아보기(index)'까지 꼼꼼히 마련해둔 것도 이 책을 활용하려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찾아 봤더니 『신호와 소음』, 『애덤 스미스 구하기』,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 『소셜 애니멀』, 『살아있는 역사, 버냉키와 금융전쟁』, 『협력의 진화』, 『스노볼』, 『욕망하는 식물』, 『모든 살인은 증거를 남긴다』 등을 옮기셨다. 넓은 분야에 걸친 번역서 포트폴리오도 놀랍거니와 선구안이 훌륭한 번역자시라고 생각된다. 번역의 품질을 생각할 때에도 책에 대한 악평은 부당하다[다만, 536-537쪽에 '넷픽스'는 '넷플릭스(netflix)'의 오기임이 명백하다. 여러 번 잘못 기재되어 있어 놀랐는데, 국내에 넷플릭스가 알려지기 전에 시대를 너무 많이 앞서간(?) 탓이거나, 편집 단계에서 뭔가 오해가 있었으리라 생각된다].


  책이 품절되어 2017년 10월 현재, 헌책이 무려 20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깨달음이 자연스럽게 성숙되면 필히 재출간되어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상찬받아 마땅한 선구자들이 있었다. 깊이 공부하실 분들을 위하여 전문서적 목록을 먼저 정리한다(출간일 순. 단, 김달호 교수의 책은 2005년에 나왔던 것을 2013년에 2판으로 다시 낸 것이다). 이영의 교수의 『베이즈주의: 합리성으로부터 객관성으로의 여정』은 철학적 저술이다. 한빛미디어의 '프로그래밍 인사이트' 시리즈는 연일 히트작을 내고 있는데, 그 중 관련성이 가장 깊은 Allen Downey의 책 한 권만 우선 이 책들과 링크한다.



  다음이 베이즈 통계학을 언급하고 있는 조금 쉬운 책들이다(부분적으로 베이즈 정리를 다루고 있는 책들은 무수히 많다. 최근에 나온 책들 중에는 더 많이 있을 것이다). 특히 고지마 히로유키, 『세상에서 가장 쉬운 베이즈통계학 입문』에 실린 예제를 풀다 보면 베이즈 통계학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책은 정말 훌륭한 입문서이다.



  통계학의 역사를 다룬 대표적인 책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스티븐 스티글러(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 스티글러의 아들)의 책은 19세기까지의 통계학사이고, 데이비드 살스버그의 책은 빈도주의 관점에서 20세기 통계학을 다루었다(뒤의 둘은 같은 책을 번역한 것이다). 그러나 모두 절판되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 밖에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하여... 유사한 책들이 워낙 많아 일부만 담는다. 확률과 통계 책들은 생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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