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양쪽의 분위기를 느껴본다는 차원에서는 읽어볼 만... 다만, 여러 분들께서 지적하고 계신 것처럼, 하고 싶은 말을 하기 위해 상대방의 논지를 일부러 곡해하고 말꼬리를 잡는 한쪽의 선입견과 편협한 이분법이 불편하고 거슬린다. 그 자신이 링 위에 세워 비판하고자 했던 이른바 '서양(문화, 철학)'의 모습 그대로가 아닌가(그러나 그것은 자의적으로 구성된 허상이기 쉽다). 철학이 이론적 실천의 한 모습이라면 토론에 임하는 태도 역시 그 내용의 일부를 이룬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쓰다보니 이 글 역시 자기모순에 빠지고 있다는 느낌이...
우리 모두는 惡을 품고 있는 잠재적 범죄자들이다. 남 탓(타인에 대한 投射)을 그치고 우리 자신의 내면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를 깨닫고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야말로 현대사회의 거대한 폭력을 멈추는 길이다.
"의식이 주관적인 것과는 반대로, 무의식은 객관적이다. 무의식은 주로 상반되는 기분과 공상, 감정,충동과 꿈의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것들 중 어느 것도 그 사람 본인이 지어낸 것이 아니며 모두가 그 사람에게 객관적으로 나타난다(141~14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