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향주
미즈바야시 아키라 지음, 윤정임 옮김 / 1984Books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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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누군가를 만나 서로의 생각과 감정과 몸짓과 표정을 나누는 일이라는 걸 알았다. 미즈바야시 아키라의 소설에 몰입하는 동안. 음악을 조금 더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내게 그 깊이가 얕아 아쉬웠다. 진실되게 활자를 대하고 마주하는 이들의 눈빛을 바라보자, 다짐하게 만든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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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5-01-06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이 님도 늘 건재하셔서 다행입니다.
복 많이 받고 계시죠?^^
다는 아니지만 종종 수이 님의 페이퍼를 읽고 있었어요.
그리고 고개 끄덕끄덕 하면서 나가곤 했는데…ㅋㅋㅋ
삶이 상대의 공감을 끌어당긴다는 것.
큰 매력이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암튼 올 해 늦었지만 복 많이 받으시구요.^^

수이 2025-01-06 18:58   좋아요 1 | URL
언니 새해 복 많이 받아요, 내내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고 자주 못 보아도 가끔 보아도 반갑게 인사 건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미 언니는 그러한 삶을 살고 계시니 저도 열심히 정진하여 새해에는 좀 인간답게 살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와같다면 2025-01-09 18: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악을 조금 더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내게 그 깊이가 얕아 아쉬었다

저는 가끔 글자가 한꺼번에 들어올때가 있어요

내가 너를 조금 얕게 알았더라면 좋았을텐데.. 로 읽고 순간 마음이 멍 했습니다
 

소한이다. 절기로 따져 가장 추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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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5-01-05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모 자랑 금지!! 🤪

수이 2025-01-05 17:52   좋아요 1 | URL
흥! 알라딘에는 자랑질 하러 오는 곳이라고 들었는걸요! 언니에게! 😳

단발머리 2025-01-05 17:53   좋아요 1 | URL
누가요? 대체 누가 그런 무식한 말을! 😳😎🤩

수이 2025-01-05 18:12   좋아요 1 | URL
욕망을 그대로 드러내거나 욕망을 감춰 드러내건 인간이 인간일 수밖에 없는 지점들이 있죠. 무식과 유식을 떠나 자기 현시에 사로잡혀 있으니 SNS가 존재하는 거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서도 상대방을 향해 어떤 시선으로 응시하는 것 자체가 바로 마주하는 대상 그 자체가 내 현시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스치기도 했던 거 같은. 각자 다양한 프리즘으로.
 



 






레드가 이토록 잘 어울리는 남자도 드물긴 하다만 그 이름 루이 알튀세르의 저작이 여러 번역자들의 노고로 인해 신년 나왔다. 블로그 이웃님의 신간 소개로 알게 되어 급히 알라딘에 달려오니 있더라. 가뿐하게 신년 첫 책으로 지르고난 후 라면과 와인을 흡입하러 간다. 점심에 유부우동 먹었으니 라면은 먹으면 안 되는데 냉장고에 있는 건 유부초밥과 와인이 전부인지라 유부초밥을 급히 만들고 라면물을 올려놓고 딸아이에게 소리를 질러 와서 라면 끓여줘! 하고 푹 익은 갓김치와 단무지와 썩어가기 일보 직전인 아보카도를 냉장고에서 꺼낸다. 초판 발행 60년 만에 완역된 [자본을 읽자]이다. 패트릭 어셔의 책을 다 읽어갈 무렵 도착할듯. 커피맛 좋은 곳을 알았다. 공간은 아담하나 음악이 주는 힘이 있어서 종종 찾아갈듯. 공간이 좋고 커피맛이 나쁘지 않으나 음향이 주는 울림까지 그 삼박자가 균등하게 힘을 내는 곳은 참 찾기 드물더라. 겉과 속이 동일한 인간과 진심을 담아 이야기를 주고받기가 쉽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로. 조금만 가볍게 굴면 될 것을. 그게 불가하니 삶이 복잡해지는 거다. 딸아이가 학원을 다녀와서 울었다. 하나도 못 알아들었어. 라고. 자 그게 바로 경험이다, 아가. 하나도 못 알아들을 말 속에서 길은 전혀 보이지 않고 안개만이 뿌옇고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으니 심장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겠지. 바보가 된 거 같고 눈치를 보게 되고. 되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겠지. 허나 뒤를 보아도 온통 안개뿐이다. 되돌아 왔던 길을 간다 치자. 허나 그 길이 과연 같은 길이겠는가. 자 그럼 방법은 뭘까? 하고 물어보니 징징 짜면서 울던 아이가 눈물을 뚝 그치고 나를 바라보았다. 풋 웃음이 일었고 자 도망칠 곳은 없어, 도망치면 계속 도망쳐야 한단다, 얼마나 도망쳐야 하는지도 알지 못하고. 몸에 힘이 빠지고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가고 입술이 메마르다 보니 심장도 쿵쿵거리고 머릿속은 네게 보이는 바깥 세상처럼 온통 뿌옇기만 하고. 자, 아가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말하니 입술에 앙 하고 힘이 들어가는 게 보였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 싶었다. 자 일루 와, 안아줄게, 하니 안겨서 강아지처럼 끙끙 칭얼거리는데 한참을 속으로 웃었다. 신년에는 할 일이 많다. 몸을 단단히 만들 일이다, 일단은. 네게 기댈 인간들과 네게 기대고자 하는 인간들이 물결처럼 파도쳐 올 것이다. 루이 알튀세르의 회색빛 책을 품에 안아들고 페이지를 펼쳐들다보면 내천자가 새하얀 이마 정중앙에 깊이 새겨지는 것도 모르는 채 시간이 흐르고 흐르고 흐를 터이니.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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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5-01-03 07: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빨간피가 흐른다!! ㅋㅋㅋ 커피잔 예뻐요😘

수이 2025-01-04 09:39   좋아요 0 | URL
오늘 잘 다녀와요!! 💋
 









 















배신은 언제나 내가 내 피와 내 살과 내 내장을 기꺼이 내줄 수 있는 존재가 행하는 것이다. 관심도 없는 이와 스쳐 지나가는 인연들이 행하는 배신이라고 해봤자 언제나 코웃음을 치게 만드는 거고. 하여 인간에게 마음을 줄 때 조심해야 하는 거라고 노상 어르신들이 그러시는 거 아니겠는가. 정신과 의사가 스레드에서 조언하는 인간관계 꿀팁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악 소리가 나서 댓글을 달았다. 인간이 왜 인간인가? 라고 말이다. 허나 곧이어 그가 다른 댓글들에 한 말을 보니 그가 생각하는 것 또한 나와 일맥상통하는 걸 알고난 후에야 괜히 버럭했네 싶어 무안했다. 1년 전 오늘 글이 떠서 보니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찰랑거리고 있었고 더 길러볼까나 하고 있었던데 1년이 흐르고 나는 긴 머리를 싹둑 잘랐다. 아침을 먹으면서 민에게 보여주니 머리 이야기는 안 하고 등근육 봐라, 여름에 비키니 입은 거 찍어줄게 해서 열심히 키울게요, 언니, 라고 답했다. 필러를 녹이고나니 다시 주름 자글자글한 40대 후반의 여성으로 돌아왔다. 언제더라 왜 갑자기 머리를 싹둑 했는지 그 까닭은 잊었으나 거추장스럽고 자꾸 무거워서 목이 아프고 하여 싹둑 자르고 긴 머리카락 스타일 유지하는 나이든 언니들 모습이 눈에 들어오더라. 머리 관리하는 일이 보통이 아니로구나 그것도 그때 알았고. 허나 민이는 긴 머리카락을 좋아하는 소녀인지라 컷하고 난 후 항상 하는 이야기, 나는 긴 머리카락 엄마가 좋았는데, 나는 긴 머리카락 엄마가 좋은데, 투덜투덜까지는 아니지만. 3년 정도 길러야 하나, 아마 그럼 저 정도 될 텐데 싶어 기를까 말까 왔다갔다. 그건 시간이 흘러봐야 알 일. 며칠 전에 이발했는데 하교한 민이가 또 머리 잘랐어? 해서 네, 언니, 하니까 난 긴 머리가 좋은데! 빽, 하더라. 오랜만에 소설에 빠져 읽고 있는중. 아침 먹으면서 아가, 이 소설 죽인다, 일단 도입부 읽고 있는데 읽어봐, 너도 좋아할 거야, 라고 하니 아, 응, 하고 대충 피드백을 보여서 심장에 스크래치 났다. 딸아이 학원 수강료를 결제하고 오늘도 슬렁슬렁 요가를 하고 원목으로 된 책장을 당근에 내놓고난 후 이동하면서 엄마랑 통화를 좀 하고. 입고 싶은 실크드레스 봐뒀다. 1년 후에 입어주겠어. 노상 우리가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운동하는 건 다 뇌를 위해서야, 뇌. 문제는 운동하고 뇌 사용해야 할 때 뇌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꿈벅꿈벅 졸 때가 문제. 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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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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