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머니 저는 해냈어요
김규환 지음 / 김영사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정말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는 느낌이 든다. 그동안 수많은 성공담과 자서전들을 읽어왔고, 또 많은 감동과 교훈을 얻었었지만, 김규환씨의 '어머니 저는 해냈어요'만큼 진솔하고 눈물겨운 이야기는 없었던 것 같다.(개인적으로 비교를 하자면, FILA코리아의 사장 윤윤수씨의 '내가 연봉 18억원을 받는 이유'정도가 아닐까?)
대부분의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란 것이 감동적이기도 하고 참 배울 점이 많지만 그들의 자서전들은 기대에 못미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대필작가가 쓴 흔적이 역력하다 못해서 소설을 읽는듯한 느낌이 드는 이야기라던가, 출판사의 상술때문에 조잡하게 만들어진듯한 이야기, 아니면 자화자찬이 지나치다 못해서 한심하기까지 한 이야기등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은 너무나도 진지하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이야기라는 느낌이 강해서, 다른 사소한 결점들을 모두 덮어주고 싶게 만든다.
뜨거운 물과 찬물을 섞은 음양탕을 마시라는 사이비치료사같은 내용이라든지, 수십번의 시도 끝에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를 보고 용기를 얻었다는 초등학생 수준의 비유같은 것도 하나같이 인상적이고 감동적일 뿐이다.
겉표지 또한 대부분의 자서전들처럼 뽀샤시하게 찍은 화려한 사진이 아닌 굳의 의지가 담겨있는듯한 주인공의 표정이 너무나도 매혹적이다. 어찌보면 편집광스러울 정도로 품질에 집착하는 저자의 모습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 '진솔함'은 그 모든 결점들을 덮어주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