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여자
이희재 지음 / 자유시대사 / 199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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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희재의 아름다운 여자는 패션과 미용에 관한 안내서답지 않게 매우 삭막한 편집과 디자인의 책이다. 새하얀 겉표지와 앞표지 가운데 덩그러니 찍혀있는 저자 이희재의 흑백사진은 산뜻하고 깔끔하다는 느낌이 아닌 좀 차갑고 뻣뻣하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책을 펼쳐봐도 괜찮은 삽화 한 장 없이 짤막한 주제들을 위주로 간단간단하게 미용과 다이어트, 패션등에 관한 내용들을 언급하고 있다.

요즘의 화려하고 이쁜 책들과 언뜻 비교해보면 너무나 무성의하고 투박하게 만든 조악한 작품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이 책 진짜 패션모델이 쓴 책이 맞는감?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이다.

하지만 자고로 책이란 그 화려한 표지나 편집이 아니라 알차고 유익한 내용으로 승부해야 하는 법. 최근에 쏟아져나오는 현란하기만 하고 속은 공허한 인기스타들의 미용관련서적들과 비교해보면 참으로 알차고 실속있는 책이다.

간단한 화장법, 시간과 장소에 맞는 옷의 코디법, 다이어트와 식사법등은 연예인이나 전문모델들의 세계에서나 유용한 내용이 아니라 실생활을 살아가는 주부들, 아가씨들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조금 의외였던 부분은 육식의 중요함을 언급한 챕터인데, 외국모델들과 같이 일했을 때의 피로감을 이야기하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육식위주의 식단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전문영양학자들이나 의사들에게는 꽤나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합당한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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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즐거움 (양장)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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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즐거움'이란 수학계의 노벨상이라고 할 수 있는 필드상을 수상한 일본의 히로나카 헤이스케씨의 이야기이다. 자서전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쑥쓰러운 분량과 스타일이고, 에세이라고 하기에는 자서전에 가까운 책이다.

공부에 흥미도 없고 별다른 재능조차 없는 평범한 아이였던 것 같은 저자가 학문의 즐거움을 조금씩 깨달아가면서 대학자로 성장하는 이야기. 극적인 사건이나 현란한 심리묘사같은 것도 없고, 흥미진진한 전개도 없는... 그저 담담하게 자신의 인생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리고 알고 보면 공부만큼 재미있는 게 또 없다고 소근거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그토록 가치있는 이유는 학문의 즐거움을 깨달아가는 과정과 그 기쁨에 찬 저자의 심경들을 과장되지 않고 차분하게 잘 그려냈다는 점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나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잔잔한 성찰과 교훈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낙제생이 대학자가 되었다는 식의 광고문구로 독자들을 현혹하고 있는데, 조금은 과장된 표현인듯 하다. 어린 시절에 낙제 한 번 안맞아본 학생이 어디 있나? 그 반대로 어릴적에 잘나가지 않았던 사람이 누가 있고...?

이 책의 광고문구가 내게는 자꾸만 저자가 어린 학창시절에 조금 부진했던 걸 갖고, 둔재학생이 투지와 끈기만으로 학문적 업적을 이뤄낸 것처럼... 그런 식의 과장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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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학계의 노벨상 수상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학문의 즐거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9-11 22:07 
    학문의 즐거움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김영사 전반적인 리뷰 知之者不如好之者요, 好之者不如樂之者니라.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2005년 9월 13일에 읽고 나서 떠오르는 구절이었다. 論語의 옹야편에 나오는 문구로 모르는 이가 없을 구절이다. 사실 배움의 끝은 없기 때문에 앎 자체에 집중을 하면 그것은 집착이 될 수 있는 것이고 물 흐르듯이 배움 그 자체를 즐기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카드빚 탈출하기
태드 크로포드 지음, 이종인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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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후기를 펼쳐보면 이종인씨는 놀라운 흡입력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 표현은 진실로 과장된 구절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정말 과장된 칭찬이다. 카드빚과 관련없는 독자들은 심드렁하게 읽어나갈 내용이고, 현재 카드빚에 허덕이고 있는 독자라면 느릿하게 미적거리면서 진행되는 이야기에 짜증이 날 것이다. 정신적으로 여유가 없는 상태에서 어찌 이런 책을 차근차근 읽을만한 기분이 들겠는가.

카드빚이 없는 독자라면 별 관심도 없는 이야기를 지리하게 늘어놓은 '카드빚 탈출하기'는 A4용지 한 장으로도 요약이 가능하다. 그런 교훈을 굳이 책 한 권의 이야기로 만들어놓은 작가의 재능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니꼬운 느낌마저 든다.

왜 주인공은 그 힘들고 어려운 고난에서 우연히 '머니 멘토'를 만나는 행운에 당첨되었을까? 이런 우연은 소설의 시작으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녀의 사연은 계속해서 줄줄이 이어지는 행운으로 풀려나간다. 손님에게 무례하게 굴었다가 쫓겨난 식당에서 다시 일하는 행운을 얻게 되고, 우연히 친구의 극단에서 일하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 이런 식의 소설에 무슨 교훈을 찾아야 할 것인가. 실제상황의 독자들에게도 그런 행운들이 연달아 일어날 수 있을 것인가.

차라리 보도 셰퍼의 '경제적 자유로 가는 길'같은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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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권형술 / 바다출판사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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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의 한 서평에 대한 반론인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느낀 감동은 제목에서처럼 '참신한 소재를 진부하게 포장한'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종류의 작품에 유독 거부감을 갖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원래 신파극을 좋아하지 않는 취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각자의 개성에 따른 취향이겠지마는, 이상하게도 신파극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엄마~ 우리는 왜 같이 살 수 없는 건가여~?!'하면서 울부짖는 꼬마 주인공이 등장하는 '엄마없는 하늘 아래'같은 영화보다는 조금 울먹이다가 담담하게 뒤돌아서는 '기쿠지로의 여름'같은 작품을 훨씬 더 좋아한다.)

이런 류의 작품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큰 감동을 받겠지만, 이미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 통속적인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되풀이 한 '편지'에 실망하는 독자들도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비됴로 표현한 마지막 인사는 그 매체가 문자매체(편지)에서 영상매체로 바뀌었을 뿐 변함없는 내용에 뻔한 표현들 뿐이다.(차라리 니콜 키드먼과 마이클 키튼주연의 '마이 라이프'가 더욱 새롭고 감동적이지 않나?) 그리고 동화같이 아기자기한 배경과 멋진 배우들을 직접 볼 수 있었던 영화가 더 나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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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통 이야기
루치아노 베네통 지음, 정선희 옮김 / 명진출판사 / 199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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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파격적이고 이색적인 느낌이 강한 패션을 선도하는 베네통의 창업자 루치아노 베네통의 자서전이다.

대부분의 성공담이 그러하듯이 저자의 어린시절부터 지금 이 자리에 서있기까지의 과정을 주욱 훑어내려간다. 패션기업의 리더답게 몇 장의 인상적이고 다소 도전적인 화보가 포함되어 있고, 내용 또한 간결하고 통통 튀는듯한 느낌이 든다.(개인적인 선입견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다른 자서전들과 조금 다른 점은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조금은 가벼운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우리나라의 유명했던 자서전들-이명박씨의 '신화는 없다.', 윤윤수씨의 '내가 연봉 18억원을 받는 이유'등-이나 리 아이아코카, 잭 웰치같은 외국기업가들의 자서전을 읽어봐도 주인공의 투지가 느껴지는데, '베네통 이야기'는 그런 면에서 조금 선선하고 심심한 느낌이다. 물론 루치아노 베네통씨도 어릴 적부터 형제들과 어렵게 사업을 시작고 산전수전 겪으면서 지금 여기까지 왔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는 과장된 눈물이나 격정적인 사건전개는 없다.(오히려 차분하게 서술된 베네통의 기업사를 읽는듯한 기분마저 든다.) 하지만 패션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고 교훈을 발견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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