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이네 딸 학교에 가다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함께도서관 7
최정현 글.그림 / 김영사 / 1998년 10월
평점 :
품절


국내에는 몇 안되는 육아를 소재로 한 만화들 중의 하나이다. 다른 유명한 작품으로는 '비빔툰'이 있는데, '비빔툰'이 시각적으로 조금 더 화려하고 색다르면서도 내용이 간결한데 비해서 '반쪽이네 딸 학교에 가다'는 다소 투박하고 평범한 그림체에 담긴 이야기가 더욱 일상적이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굳이 리얼리즘을 비교할 수준은 아니고 두 작품 다 제대로 만든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반쪽이네 딸 학교에 가다'에는 평범한 소시민들이 아이를 키우는 사연 속에 담긴 진한 감동과 애환, 유머가 담겨있다. 상투적이고 틀에 박힌 표현일테지만, 이런 상투적인 찬사마저도 선뜻 하게끔 만드는 수준의 작품이 드문 상황에서 평범한 칭찬이야말로 가장 솔직한 평가인 것 같다.

거기에다 아이를 키우는데 꽤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들도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세일러문 받아쓰기라던지...

쉽게쉽게 그린듯한 그림체에, 감상주의로 치장하거나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진지하고 진실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일상적인 만화의 소재가 실제로 작가의 가족이 겪은 일들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한 이야기의 끝에 붙어있는 사진들이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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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의 연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정환 옮김 / 자유문학사 / 199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노르웨이의 숲'이라는 다소 터무니없는 제목과는 달리 꽤 귀엽고 깜찍한 제목이 우선은 눈에 띄었다. '스푸트니크 스윗하트'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과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같은 수필집을 제외하고는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비현실적일 정도로 가벼운 주인공들의 일상과 꿈과 환상 속을 헤매는듯한 대사와 에피소드들...

수준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취향의 차이 때문에 거부감이 드는 소설들이다. 솔직히 '노르웨이의 숲'도 그리 높이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별다른 일상의 고민이 없는 한 청년의 성적 탐험기 정도로 치부하고 싶기도 하다. 그런 이야기를 가슴 시릴 정도로 섬세한 표현들과 가벼운 에피소드들로 치장한 소설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이 작품 '스푸트니크 연인'은 뭐랄까? 조금은 현실적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부정하거나 비아냥거리만 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현실과의 화합을 모색하는듯한, 적어도 그런 노력을 할 것만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주인공들이 조금은 더 인상적이라고 생각한다.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을 인상적으로 읽은 독자라면 그 연장선상에 있는 발랄하면서도 진지한 분위기때문에 재미있게 접할 것이요, '스푸트니크 연인'을 통해서 하루키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고 할지라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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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옐로사전
일본 무라카미월드 연구회 지음, 김선영 옮김 / 새물결사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일본 오타쿠들의 마니아근성이란 정말 놀랍고도 감탄스러운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나 만화, 작품의 주인공에 깊숙히 몰입하여 철저하게 쪼개에 분해하고 분석하고 체화(!?)한다.

그렇기때문에 유명한 작품이 출간된 후에는 꼭 분석집이내 설정스토리같이 그 작품에 관한 온갖 정보와 뒷이야기, 분석과 독특한 팬들의 시각등을 정리해놓은 책이 나오기 마련이다. 무슨무슨 연구회, 무슨무슨 동호회에서 쓴 책들 말이다.

불후의 명작인 '슬램덩크'나 '드래곤 볼'같은 만화책도 팬들이 힘을 모아 출간한 연구집이 출간되어있다. 자세한 분석과 일반독자들이 놓치기 쉬운 사실들, 독특하고 삐딱한 시각으로 조명해본 작품세계등 말이다.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옐로사전'을 펼칠 때만 하더라도 그런 멋진 분석집을 기대했었다. 적어도 제목의 하루키라는 브랜드에 먹칠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개인적인 소망은 여지없이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너무 기대가 컸다기 보다는 전혀 엉뚱한 기대였단 말이다.

제목에 걸맞게 방대하긴 하지만,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내용이었다. 혹시나 이 책을 구입하려는 독자가 있다면, 약간의 시간을 내어서 인터넷을 뒤지거나 신문기사들을 스크랩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적어도 책값은 굳는 거니까 말이다.

꽤나 여러 곳에서 모은 자료들이긴 하지만, 하루키의 팬이라면 한 번쯤은 접해본 적이 있는 내용들인데다가 그리 색다르거나 독특한 시각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역시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사실은, 하루키를 알고 싶으면 하루키가 쓴 작품을 읽는 편이 더 빠르다는 것이다. 직접 그의 작품을 접하고 느끼는 편이 더 나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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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본주의와 농업구조 오늘의 사상신서 165
박진도 / 한길사 / 199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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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으로 한창 시끌벅적하던 때가 있었다. TV드라마 '전원일기'에서도 우루과이협상이 소재로 등장하는가 하면, 온 국민과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어 온 나라가 뒤숭숭하던 그때, 국내보다는 일본에서 더 유명한 박진도교수님의 '한국자본주의와 농업구조'가 출간되었다. 시대를 대표하는 명저라고 추켜세우기에는 어색한 책이지만, 당시 우리나라의 농업이 당면한 현실문제와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대책등을 비교적 구체적이고 설득력있게 이야기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수업의 교재로 쓰일 정도였으니만큼 논리적으로도 비약이나 억지가 보이지않고 말이다.

아무리 개방화, 세계화된다고 하지만 농업이라는 산업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부분이나 한국농업만의 특성에 맞는 정책방향등을 제대로 제시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의 학계에서 주장하던 쪽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국가의 정책이 진행되어 왔고, 지금 농민들이 그 댓가를 톡톡히 치루고 있는 중이라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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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망토 차차 1
아야하나 민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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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법사들이 등장하는 작품들 중 가장 유명한 것은 '해리 포터'시리즈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해리 포터에 별 매력을 못느끼는 편이다. 그래서 누가 나에게 마법사들이 주인공인 재미있는 작품을 뽑아달라면 <빨간 망토 차차>를 꼭 추천해주고 싶다.

주인공들이 힘을 합치면 강해져서 나쁜 악당들을 차례차례 해치우고 결말에 가서는 악의 축(?!)인 마왕을 무찌른다는 이야기는 이미 식상하고 상투적인 줄거리이다. 80년대 아니, 70년대에나 어울리는 케케묵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빨간 망토 차차>가 그토록 매혹적인 작품인 이유는 깜찍하고 귀여운 개성넘치는 주인공들의 모습 때문이다. 예를 들면, 무서운 괴력의 악당을 마주하면서도 꼭 자기소개를 잊지않는 모습이라던가, 자기소개를 함에 있어서도 비장한 목소리로 '난 울랄라마법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한 빙빙이닷!'하는 식으로 표현하며 배꼽을 쥐게 만든다.

꼬마주인공인 차차, 뚜뚜, 빙빙 뿐만이 아니라, 세라비선생님을 비롯한 마법학교의 선생님들도 모두들 귀엽고 코믹한 웃음을 선사한다. 톡톡 튀는 주제곡과 성우들의 완벽한 목소리연기때문인지 TV시리즈의 기억이 더 강렬하게 남아있지만, 만화책도 그때의 기억을 되살리기에 충분할 만큼 재미있다.

<빨간 망토 차차>는 오래되고 낡은 이야기일지라도 새롭게 포장하고 다듬에서 훌륭한 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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