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코 1
코이치 키바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9월
평점 :
품절


제목 '키리코'는 여주인공의 이름이다. 만화대여점에 소리소문없이 출간되었다가 별다른 인기를 얻지도 못한채 대여점 업주에게는 적자만을 선사한채 소리소문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단행본 중의 하나이다.

일단은 그림체가 굉장히 독특하다. 선의 굵고 가늠이 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힘없이 얄팍한 그림체하며, 동양인인지 서양인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국적이면서 동양적으로 생긴 등장인물들이 그렇다. 스토리도 산만한 편이다. 일본시가지를 배경으로 시작된 사건에 두 남녀주인공이 얽혀들면서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나중에는 엄청난 거물들이 등장하지만 주인공에 비해서는 무게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존재들이다. 그리고 그동안의 중구난방 펼쳐졌던 이야기를 총알 한 방으로 간단하게 수습해버리는 허무하고도 약삭빠른 결말부분...

뭐라고 표현해야 할런지 모르겠다. 일반 독자들이 보기에는 엉성하게 만들어낸 함량미달의 액션물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재미있게 읽었다. 비록 전후반 이야기의 연결고리도 느슨하고 황당한 사건들만 펼쳐지지만 말이다. 일단 나름대로 재미있었으니까 크게 불만은 없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에게 온라인 서점은 과연 무엇인가
한기호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온라인 서점의 폐해와 잘못된 점들에 관해서 장황하게 역설하고 있다. 오프라인 서점들과 기존의 출판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듯한 책이다.

월마트가 미국 전지역의 방방곳곳에 들어서기 시작했을 때 위기의식을 느끼고 대형할인점의 폐해를 조목조목 짚어나가던 소매상들과 제조업자들의 주장을 보는듯하다.
책을 구입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야 당연히 유통과정을 단순화해서 책값을 저렴하게 책정하는 것이 좋겠지만 저자의 입장도 나름대로 일리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그동안 오프라인서점들과 기존의 출판사들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느냐고 묻고싶어진다. 책값이 내려가면 흥미위주의 얄팍한 책들만이 판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저렴한 책값은 소비자의 당연한 요구가 아니던가? 지금까지 오프라인업체들이 원거리배송에 관해서 신경을 쓴 적이 있으며, 독자들이 저렴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페이퍼북을 제대로 출간한 적이 있었던가? 아니면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공공도서관이 몇 개나 있는가?

아무리 합당하고 근거있는 항변이라 하더라도 이미 수십년에 걸쳐서 당하면서 살아온 독자들에게 곧이 들리리가 만무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게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
필립 C.맥그로 지음, 박재현 옮김 / 상상북스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저자인 필립 맥그로씨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 고정출연하면서 미국의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한다. 이 책 '내게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가 국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는 '오프라 윈프리 쇼'를 볼 수 없기 때문이었을까?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하고도 감명깊었던 부분은 긍정적 사고에 관한 비판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만사가 OK라는 '자기권한부여'의식을 경계해야 한다는 내용이 참으로 신선하고도 유용한 통찰력을 제시해준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불치의 암에 걸리건 간에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해서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와중에 아무리 긍정적으로 밝게 생각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질적으로는 얼마나 큰 도움이 될까? 물론 마음 속은 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암을 낫게 해주고, 잃어버린 팔다리를 찾아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맞닥뜨리는 여러가지 사건과 불행들과 그에 대처해나갈 수 있는 전략에 관한 내용이다. 긍정적으로 현재의 불행을 받아들이고 앉아있지만 말고 각각의 전략에 맞게 대응해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내용의 주장을 세미나나 저자의 강연회를 통해서 접했다면 상당히 이해하기도 쉽고 유익했을텐데, 이 책은 너무나도 지루하게 서술되어 있다.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기 때문인지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매우 힘들 정도로 지루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시락 편지 엄마의 야무진 요리 솜씨
조양희 지음 / 여성자신 / 1998년 9월
평점 :
절판


구판의 제목은 <조양희의 참 잘하는 요리>라는 제목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무래도 생각만큼 잘 팔리지가 않았나보다. 저자 조양희씨의 최고 베스트셀러였던 '도시락 편지'의 제목을 페러디해서 '도시락 편지 엄마의 야무진 요리 솜씨'라는 제목으로 재출간한 것을 보면 말이다. '도시락 편지'라는 제목을 이용해서 어떻게든 한 번 더 영광을 찾아보려는 의도가 과거의 명성에 매달려야 하는 한물 간 가수나 배우들을 보는 심정이다.

하지만 직접 읽어보면 어째서 이런 책이 요리부문의 베스트셀러가 못되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편집과 내용이 깔끔하고, 수록되어있는 요리들도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들인데다가 생활에 관한 조언들도 들어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그 이유는 독자들의 허영심 때문이 아닐까? 이 책이 매일 해먹는 요리와 비슷비슷한 것들을 책으로 낸 것일 뿐인데, 실제로는 유명인사의 이름을 빌린 호화롭고 분위기있는 요리책들이 더 인기가 많기 때문이다.

20대 중반에 혼자 살고 있는 남성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유용한 요리책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요리책에서 한결같이 불만스러웠던 점은 우리집의 냉장고를 열고, 찬장을 뒤져봐도 없을 것만 같은 재료들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도시락 편지 엄마의 야무진 요리 솜씨'에 나오는 요리재료들은 정말 일상적인 것들이다. 심지어는 냉장고에서 얼었다가 녹은 팍팍한 두부도 있다.

요리솜씨, 살림솜씨만큼이나 야무진 저자의 글솜씨도 칭찬해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일본문화가 재미있다
김지룡 지음 / 명진출판사 / 1998년 5월
평점 :
절판


전여옥씨의 <일본은 없다>라는 책으로부터 시작된 일본디비기시리즈는 최근들어서 많이 뜸해지긴 했지만,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중국디비기 시리즈에 밀리고 일본인들의 한국디비기라는 역공세에 밀리면서도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이 피상적인 관광가이드 정도의 수준이거나 아니면 스포츠신문 같은 곳에서 충분히 습득할 수 있는 단편적인 지식들, 아니면 일본을 배우자 또는 배울 것 없다.정도의 이야기들 뿐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김지룡씨의 <나는 일본문화가 재미있다>는 제목에서처럼 재미있게 읽히면서도 상당히 깊이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본에서 몇 년 거주했던 저자의 경험을 자랑삼아서 신문기사수준으로 폭넓지만 잡다하기만 한 이야기들을 늘어놓을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김지룡씨 나름대로 분석한 일본의 문화와 사회에 관한 이야기들은 일본이라는 틀에 갖혀있는 일본사람 자신들은 제대로 보기 어려운 것들이다. 예를 들자면 국가적인 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프로야구의 각 팀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말이다. 우리나라처럼 단순히 지역연고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에 따라서 각자 자신들의 선호도와 기호에 맞는 팀들을 응원한다는 것이다.

하루키는 어떤 사람이고, 에바는 얼마나 인기를 끌었으며...하는 식의, 다른 책들에서 흔히 보아왔던 내용들과는 깊이와 폭의 수준이 다른 작품이다. <나는 일본문화가 재미있다>처럼 재미와 지적욕구를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책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