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전성철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또 한 권의 자서전이 출간되었다. 경제프로그램과 9시 뉴스에서 자주 보았던 전성철씨의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이 그 책이다. 이 책 또한 적당히 인기를 끌면서 사람들의 입에 잠시나마 오르내리다가 곧 잊혀지고 사라져갈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성공한 인생의 자서전이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 꽤나 빈정거리는듯한 표현이었지만 이러한 일련의 일들이 우리나라 독서계에서 늘 일어나는 일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런 인스턴트같은 자서전들이라도 독자들에게 잠깐의 용기와 힘, 꿈을 선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매우 의미있는 책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끔씩 이런 책들을 읽고 의기소침했던 기분을 끌어올리곤 한다. 나도 그들처럼 무언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운을 불어넣어주기 때문이다.

전성철씨는 부드럽고 고생을 모를 것 같은 표정의 얼굴과는 다르게 학창시절부터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겪으면서 살아온 사람이다. 법률을 공부하기 위해서 미국에 가서도 웨이터와 택시기사, 경비일같은 잡다한 일들을 경험해야 했다. 어렵게 재수까지 해서 서울대학교에 입학했고,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미국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올랐을 때의 심정은 어땠을까?! 거의 10년만에 자신의 꿈을 이루었을 때의 심정은?!

이 책은 그 때의 기분을 자세하게 말해주지 않는다. 드라마틱하고 극적으로 당시의 심정을 묘사했을 수도 있었지만 비교적 담담한 투로 눈물을 흘렸다, 주마등처럼 스쳐갔다.는 식의 이야기할 뿐이다.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는 꿈을 갖는다는 것, 꿈을 이룬다는 것, 그 사이의 과정들..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문득 '성공한 사람에게는 성공하기 위해서 치뤄야했던 대가가 있기 마련이다'라는 시오노 나나미의 말이 떠오른다.

이 책이 기존의 자서전들과 조금 다른 점이라면 미국의 법률대학원과 법률회사의 생활에 관해서 자세하게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우아하고 단정하게만 보이던 그들도 알고보면 밑바닥에서 거칠게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투지넘치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저자가 큰 도움을 받았다는 논픽션서적인 스콧 터로우의 <One L >(법률대학원 1학년을 가리킨다.)라는 책이 잠깐 소개되는데 스콧 터로우는 존 그리셤 이전에 법정스릴러로 유명한 작가이다. 해리슨 포드가 주연을 맡았던 '의혹'(원제: 유죄추정)의 원작 작가로도 유명하다. 꽤나 재미있게 글을 쓰는 작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 땅에 태어나서 - 나의 살아온 이야기
정주영 지음 / 솔출판사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라는 책이 정주영씨가 출마하던 대선당시의 선전용이었던데 비해서 이 책은 그나마 간결하고 유익한 내용으로 채워져있다고 생각한다. 시도때도없이 쏟아져나오는 수많은 자서전들과는 그 무게감을 달리한다. 왜냐하면 현대의 '정주영'이라는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현대사에 있어서 굵직굵직했던 사건들과 함께 성장해온 한 기업가의 자서전을 읽고 있노라면 마치 장쾌한 대하소설을 읽는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 지나치게 과장된 감상일까? 정주영씨는 '이 땅에 태어나서' 너무나도 많은 일들을 이룩하고 겪어왔기 때문에 책의 분량과 내용이 평범하지 않다.

다른 자서전들의 저자들이 아버지의 이야기, 어머니의 이야기에 한 챕터를 할애하고, 또 자신의 가족들 자녀들의 이야기에 많은 분량을 할애한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들을 너무나도 자세하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주영씨의 일생은 너무나도 파란만장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씌여질 수 없었다. 수많은 일들과 인물들을 간결하게 사건위주로 진행해나가는 것만으로도 책 한 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재벌의 총수로 많은 욕을 먹긴 했지만 지금까지 그가 살아왔던 과정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고, 초인적인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 나도 한번쯤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 나 또한 '이 땅에 태어나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하고 말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종이달 2022-06-07 0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유인경의 해피 먼데이
유인경 지음 / 시공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또 한명의 놀라운 수다꾼을 만났다. '그래 수다로 풀자'를 쓴 오한숙희씨를 능가할 정도의 재미있는 입답을 소유한 사람이다. 유인경씨는 경쾌하고 발랄한 말솜씨로 일상적인 것들의 소중함, 한발 물러서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인생의 어려움들을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를 이야기하고 있다.

무리카미 하루키가 '그러나 가볍게 살고 싶다'라는 에세이에서 진지하고 차분하게 가벼움을 이야기했다면, 유인경씨는 너무나 명랑한 목소리로 재미있게 떠들고 있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확실히 느끼는 점은 이 세상에 공식같은 것은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 것이고,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것인지 말이다.

돈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고소득의 직업들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인생의 보람을 느낄 것이고, 유인경씨같은 사람들은 그저 별 탈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잘 사는 것일 테니까 말이다.

더구나 이 책에서는 그렇게 사는 방식도 있다는 이야기 뿐만이 아니라 그런 식으로 살아가는 방법까지 너무도 재미있게 가르쳐주고 있다. 뻔뻔한 것도 능력이라는 것도 그렇고, 야단맞는 노하우같은 것들은 너무 재미있고 웃기면서도 꽤나 유용한 내용이었다.

자신의 인생이 조급해질 때, 과연 해놓은 것이 무엇인가?하는 회의가 들 때, 만사가 귀찮고 싫증날 때... 가볍게 읽으면서 큰 힘을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아줌마들의 수다가 그저 시간낭비일 뿐이라는 고정관념을 확실히 타파해 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좋은 것부터 먼저 시작하라
에이브러햄 J. 트워스키 지음, 최한림 옮김, 찰스 M.슐츠 그림 / 미래사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에이브러햄 트워스키라는 저명한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인 '좋은 것부터 먼저 시작하라'는 찰스 슐츠의 인기만화 '피너츠'를 통해서 심리적인 치료를 시도하고 있는 책이다. 만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강아지 스누피와 찰리 브라운, 날지못하는 새 우드스톡, 샐리 브라운, 마시, 페퍼민트, 라이너스, 슈로더같은 개성있는 등장인물들이 엮어가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이다.

이 작품은 간혹 놀라울 정도로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주긴 하지만 대개는 만화와 글이 서로 따로 노는 느낌이며 그리 유용하지도 않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말라면서도 정작 그 방법에 관해서는 자세하게 나와있지 않다. 자신의 불행을 고질적인 문제 탓으로 돌려버림으로서 생활방식을 바꿔야만 하는 불편함을 피해가는 루시의 이야기를 예시하는 식으로 문제제기만은 기막히게 잘 하는 편이다.

비맞으며 중얼거리는 스누피가 등장하는 만화와 청승떨지 말라는 주제, 하루하루가 마지막날인 것처럼 살라는 말에 모레가 인생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사는 건 어떻냐고 되묻는 루시의 이야기와 긍정적으로 행동하라는 주제등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항상 문제의 제기에만 그칠 뿐이다.

그래도 '좋은 것부터 먼저 시작하라'가 그럭저럭 읽을만 했던 것은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굶는다'는 말에 '이 접시를 깨끗이 비우면 아프리카 아이들이 더 이상 배고프지 않나요?'라고 맞받아치는 영악한 꼬마의 대사같은 재치넘치는 표현들이 가끔씩 등장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월급만으로는 살 수 없다 - 재테크편, 허황되지 않은 샐러리맨의 재테크 59가지
심영철 외 지음 / 영진팝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월급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기존의 재테크서적들이 보여주었던 막연하고 뻔한 내용, 혹은 자기계발서적들과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단점들을 대부분 극복한 실용적인 정보도서이다. 하지만 그 의도와는 달리 너무나도 허술하고 부정확한 내용들만을 담고 있다. 그리고 정확한 정보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알고있으나 마나한 내용들이 너무 많다.

한마디로 시도는 좋았지만 부실한 자료조사와 엉성한 기획력으로 망쳐버린 졸작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내용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이었으며 모르고 있던 정보들도 도움이 되기는 커녕 쓸데없는 시간만 소비시킨 쓰레기들이었다. 은행에 단골이 되면 무담보로 5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고 독자들을 현혹하지만 실제로 은행창구에 가보면 그럻게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5000만원을 무담보로 대출받기 위해서는 정말 길고 고된 금융거래가 필요하다.

그리고 몇몇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제공하는 공짜쿠폰을 언급하면서 이런 것도 절약이다.라고 떠드는데 일인당 식비가 몇만원씩이나 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즐겨찾는 것 자체가 이미 재테크에 관심없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에 널렸다는 공짜쿠폰이 왜 하필이면 패밀리 레스토랑들에만 한정되어 있는 건지 모르겠다.그리고 인터넷을 이용해서 무료로 편지를 보낼 수 있다면서 유포스트, 필포스트, 아이레터등 몇몇 사이트를 소개했지만 직접 찾아가본 결과 어느 한 곳도 무료우편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책이 출간되던 2002년 11월에는 그 어느 사이트도 책에서 언급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막연하게 신문의 짜투리기사들을 짜집기한 내용들, 부정확한 정보, 모든 택배사들이 제공하는 방문접수와 위치추적을 우체국의 독특한 장점처럼 설명하는 왜곡된 내용들.. 기대 이하의 졸작이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