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되었네
성석제 지음 / 강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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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씨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놀라운 글솜씨를 자랑한다. 너무 거칠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으면서, 적절히 사용되는 사투리와 비속어, 귀에 쏙쏙 들어오는 구어체의 문장... 맨 처음 그의 작품인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나서 다른 작품들을 읽게 되었다. 대부분의 작품집들이 일정 수준이상의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었으면 이 작품 '새가 되었네' 또한 매우 흥미롭게 읽은 책이었다.

마치 이상의 작품 '날개'와 비슷한 소재를 가볍고 경쾌하게 그린 것 같은데 매우 재미있고 유쾌하다. 사업을 말아먹고 쫓겨다니면서 나중에는 텅 빈 아파트에서 자살하는 주인공, 우연히 만난 어린 까투리때문에 평생 조심조심 살아온 노회한 꿩이 사냥꾼에게 들켜 죽음을 맞는 이야기, 학창시절의 스승들과 또 다른 의미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는 친구들, 군대, 음주가무등에 관한 이야기..

단편소설에서 흔히 등장할 법한 평범한 소재들을 갖고서도 성석제는 놀라운 입담을 보여준다. 그저그런 에피소드로 머물수도 있었던 이야기들의 그의 글솜씨를 통해서 웃음과 애환이 넘치는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이제는 좀 식상할 법도 하건마는 여전히 그의 소설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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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떼 사이를 항해하지 말라
리처드 에들러 지음, 박성호 옮김 / 평민사 / 200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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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의 제목은 '내가 지금 알고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정도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번역판의 제목은 <고래떼 사이를 항해하지 말라>이다. 고래떼 사이를 항해하지 말라니.. 참으로 뜬금없고 이해할 수 없는 제목이다. 이렇듯 식상하고 황당한 제목에 얄팍한 두께, '좋은 생각'이나 '리더스 다이제스트'같은 잡지에서 볼 수 있는 글들을 짜집기 해놓은 것같은 내용의 이 책은 무심코 지나갈수도 있었던 책이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고, 우연히 몇 장 넘겨보다가 빠져들게 되었다.

'인생의 선배들이 들려주는 소중한 이야기'라는 부제에 걸맞게 다양한 분야, 각계각층 사람들의 여러가지 교훈적인 상식이나 경험담들이 수록되어 있다. 대부분은 너무 뻔한 이야기들이거나 이미 다른 책에서 식상할 정도로 되풀이해서 접해보았던 것들이다. 하지만 간혹 눈에 띄는 몇몇의 이야기는 너무나도 감동적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글은 페르난도 파라도씨의 글이다.

그가 겪었던 경험담은 '얼라이브'라는 책과 영화로도 소개되었기 때문에 이미 유명한데, 그가 알프스의 산 속에서 다른 희생자들의 고기를 먹으며 버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고향에 있는 가족들덕분이라는 것이다. 그의 짤막한 이야기를 읽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다시 한 번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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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EIC 답이 보인다 (교재 + 테이프 4개) - The Gold Edition
김대균 지음 / 김영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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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계의 거두, 거목, 지존..인 김대균씨가 자신의 김대균사단과 집필한 '토익 답이보인다'는 수년간에 걸쳐 토익의 입문서로서 제몫을 톡톡히 하고도 남았다. 최근에는 토마토, 이익훈과 같은 놀라운 교재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토익초보들을 위한 입문서로는 '토익 답이 보인다'를 따라올만한 책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골드 에디션은 그 기본적인 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집필방향을 크게 전환한 책이다. 초판에서부터 2판, 21세기판, 4th edition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유지되었던 토익초보들을 위한 기본적인 공식과 기초 표현들을 정리한 수준을 넘어서 종합적인 토익대비서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판단된다.)

일단 기본적인 구성과 수록된 내용 중에 제시되는 비법들은 거의 변함이 없지만, 등장하는 표현들이 상당히 방대해졌다. 여러 토익카페와 서평들에서 지적되어온 문제점인 예문이 부족하다는 점도 확실히 보강되었다. 하나의 공식을 설명한 뒤에 한두개 정도의 예문만을 실어놓았던 이전의 edition들과는 확실히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다. 광고문구에서도 '토익 답이 보인다'는 초보들만을 위한 서적이 아니라 900점대를 목표로 하는 수험자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는 경험담을 강조한다.

확실히 기초입문서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90년대의 엘리트토익, 안박사토익처럼 21세기용 종합토익대비서로 거듭나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많은 독자들이 '토익 답이 보인다'에 식상했는지 이번 '골드 에디션'에 많은 비판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변화와 김대균사단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만 우려되는 점은 2003년의 토익이 극심한 변화를 겪고 있는 것 같다는 점이다. 시험을 치뤄본 경험으로 보건대 기존의 토익서적들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ETS가 커다란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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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 (완전판) - 0시를 향하여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선주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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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시를 향하여'는 애거셔 크리스티여사의 베스트반열에 드는 작품이라고 한다. 팬들의 반응도 그렇고 작가 스스로의 평가 또한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에는 기존의 공식들을 살짝 뒤틀었을 뿐 그다지 높은 점수를 줄만한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등장하는 트릭도 평범한 수준이고, 주인공들 또한 너무나도 전형적인 캐릭터들이다. 어느 모로 보나 매력넘치는 남자, 빼어난 미인이지만 다혈질적이고 신경질적인 여자, 베일에 싸인듯한 신비한 분위기의 여자, 다소 투박하지만 정직하고 무던한 성격의 남자등 용의자들의 성격이 기존의 작품들에서 수없이 보아왔던 것들이다.

이 작품의 제목인 0시를 향하여는 어떤 범죄의 음모가 실제로 완결되는 그 순간을 뜻한다. 그러한 제목과 관련이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0시를 향하여'에서는 초반부터 살인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소개되고 일련의 단서와 인물들간의 갈등을 쌓아나간다. 실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은 책의 중반부분부터이다. 다른 독자들은 어떻게 읽었을런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내용의 전반부가 너무도 지루했다.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애거셔 크리스티식 소설의 재미인데 그 사건이 책을 반이나 읽어야만 등장하니 말이다.

그리고 용의자중 한 명이 예전 명작들을 즐겨 읽는다고 해서 보수적인 유형이라고 판단하는 부분이나 마지막에 가서야 오드리가 이혼당한 것이 아니라 다른 남자와 도망친 것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는 부분은 그리 공정하지도 못하고 너무 피상적이라고 생각한다.(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엘러리 퀸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모든 단서들을 나열해놓고는 클라이맥스 전에 '독자에 대한 도전장'을 던져놓기 때문이다.) '0시를 향하여'는 나름대로 괜찮은 작품이었지만 애거셔 크리스티의 베스트라는 소문이 너무 큰 기대를 불러일으켜서 재미를 반감시킨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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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쾌락의 급소 찾기
이명석 지음 / 시지락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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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인터넷홈페이지와 전작들을 통해서 이명석씨의 글을 재미있게 읽었던 독자 중의 한 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만화, 쾌락의 급소 찾기'도 꽤 큰 기대를 했었다. 비록 일부는 '시네21'이라는 영화잡지를 통해서 미리 접했던 내용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막상 읽고 난 느낌은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일본만화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너무나 막연한 내용일 뿐이다. 어느 한 작품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독자들에게는 뜬구름잡는 내용일 것이다. 작품의 기본적인 줄거리와 등장인물, 설정등에 관한 설명없이 쾌락의 급소를 언급한다.

가장 달콤한 키스신은? 가장 처절한 라이벌은? 가장 개성적인 헤어스타일은?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리고 매 챕터의 끝부분에 가서야 해당 작품을 소개하는 식이다. 개인적으로 볼 때 앞뒤의 순서가 바뀐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또한 가장 건방진 동물 주인공은?같은 부분에서는 개가 주인공인 '블랙탄'같은 걸작 만화를 빼먹었다는 게 너무 아쉽다. 아무리 일본만화를 중심으로 소개했다고는 하지만 말이다. 이름이 알려진 작품들만을 중심으로 막연하게 소개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21페이지의 내용중 '비트'의 주인공이 이민이 아니라 이강토라고 언급한 점. 만화 '비트'의 팬으로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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