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는 기억한다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6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권순홍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끼리는 기억한다>라는 제목을 갖고있다고 해서 코끼리가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동물원을 소재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도 아니다. 다만 오래전의 일을 기억하는 능력을 갖고있는 동물인 코끼리와 같은 증인들을 찾는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는 처음 추리를 의뢰받고 또 포와로와 함께 사건을 추적해나가는 올리버부인이 등장한다. 마치 크리스티 자신의 분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명망있는 추리작가이다. 범죄에 관련된 소설을 쓴다고는 하지만 독자들이 범죄에 관해서 물어보면 당혹스러워하고, 늘 틀에 박힌 찬사에 틀에 박힌 대답으로 일관해야 하는 인기작가의 일상을 짜증스럽게 생각한다.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그리 커다란 재미를 느끼지 못한 작품이다. <코끼리는 기억한다>는 초기작품들에 비해서 그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데 일단 흡입력있는 오프닝이 없다는 것이다. 불가능할 것 같은 살인사건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놀라운 트릭을 소개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한 인물이 과거의 사건을 추적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에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된다.(물론 평범한 시작이라고 해서 끝까지 평범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문장의 구성도 지리한 대화의 연속이고 간결하고 템포빠른 전개를 볼 수가 없다. 친구와의 여학생시절을 회상하면서 자신의 선생에 대한 짝사랑과 환상을 이야기하는 부분이라던가, 살인자의 정신병적인 성향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다른 사례들을 나열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루하기만 하다. 크리스티여사가 초창기의 산뜻한 전개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쉽기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니하오 중국경제
중앙일보 특별취재팀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21세기는 과연 중국의 세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중국열풍이 심하게 불어닥치고 있다.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이 각종 신문에서는 중국을 특집으로하는 기획기사들을 앞다투어 소개하고, 이를 단행본으로 펴내고 있다. 그 수많은 책들 중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은 책이 중앙일보사의 <니하오 중국경제>이다.

대부분의 중국관련책들이 막연하게 거대한 중국의 영토와 인구만을 중점적으로 부각하거나 케케묵은 대륙인기질따위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몇몇 신문사들의 중국관련서적들은 나름대로 세심하고 포괄적으로 다루려고 노력했지만 '니하오 중국경제'는 막연한 장점들 뿐만이 아니라 단점들과 문제점들까지 꼼꼼하게 짚어주고 있다. 이 책에 쏟은 신문사의 노력이 어느 정도였는지는 저자진의 서문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매일경제나 한국경제같은 경제전문신문들의 서적들보다도 훨씬 유용했다.

중국의 각 지역들을 도시 중심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는데, 중국의 경제와 산업에 관심있는 일반인들은 물론 앞으로 중국진출을 꾀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기초정보도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중국이라는 나라는 무작정 크기만 한 나라가 아니라 그 넓은 땅덩어리안에서도 다양한 계층과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는 크고도 작은 나라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국의 노동시장을 단순한 저임금노동력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 국내에 알려져있는 정보와 실상이 얼마나 다른지 깨닫게 된 점등이 매우 유용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 내 영혼의 순례 - 심영섭의 영화 일기
심영섭 지음 / 세상의창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일전에 김성곤교수의 영화평을 모은 책을 매우 재미있게 읽었었다. 보통관객의 한사람으로서 영화를 볼 때는 미처 깨닫지 못한 것들을 날카롭게 지적해주었고, 조금 오버했다.싶은 부분도 나름대로 매우 재미있는 해석이었기 때문이다. 그와 같은 재미를 이어가기 위해서 또 한번 펼치게 된 책이 심영섭씨의 '영화, 내 영혼의 순례'이다. 시네포트라는 영화소개프로그램에서 접하는 그의 인상은 매우 똑 부러지는듯한 감상과 작품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보려는 평가가 시청자인 나에게는 좋게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TV에서 보던 그러한 장점들이 '영화, 내 영혼의 순례'에서는 다소 지나친 것 같다. 그저 영화를 보면서 웃고, 떠들고, 감동하는 평범한 관객들이 읽기에는 다소 난해하고 현학적이기 때문이다.(그렇게 높은 수준이 아니라고 반론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표현을 바꿔야 하겠다. 개인적으로 나의 수준이 조금 낮은 것이라고.) 수없이 등장하는 심리학적인 전문용어들과 영화 속 인물들의 내면과 그 안에 또 감추어진 내면을 끄집어내어 설명하려는 의도가 조금 골치 아프게 느껴진다.

나이트 샤말란감독의 '언브레이커블'을 전작인 '식스 센스'의 안티버전으로 이해한 것도 기가 막히긴 했지만, 그저 전작의 재탕이라는 정도의 설명이 적당한 수준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김기덕감독에 대한 평가가 그닥 호의적이지도 않으면서 그토록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도 개인적으로는 탐탁치않은 부분이다. 한국영화계에서 김기덕감독이 차지하는 위상에 비해서는 너무 많은 분량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포와로 수사집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설영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론부터 언급하자면 일단 재미는 있다. 장편에서 등장하는 복잡다단한 트릭과 등장인물들간의 갈등은 볼 수 없지만, 단편만의 재미라고 할 수 있는 빠른 이야기전개와 추리퀴즈같은 간단하고도 재치있는 트릭이 나름대로 재미있었던 작품집이다. 포와로가 고전적인 추리물을 비꼬는 재미있는 장면들도 등장한다. 창 밖의 여인을 보고 홈즈식으로 추리를 해보라고 말하는 헤이스팅즈대위의 부추김에 너무 낭만적인 취향이 아니냐고 핀잔을 준다. 그러고 나서 직접 일어나서 보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 아니냐고 되묻는다.

짤막한 길이 속에서 이야기를 벌여놓은 다음에 결말부분에 가서는 사건에 얽힌 뒷이야기까지 언급하며 허겁지겁 해결해버리는 작품들도 있고, 피살자의 유령 흉내를 내기 위해서 명배우를 등장시키기까지 하는 3류적인 트릭도 등장한다. 이런저런 불만들을 언급하다보면 '역시 단편은 코넌 도일이라니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꽤 뛰어난 수작도 몇 작품 있고 전체적으로 고른 완성도를 보이는 추리물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싸구려 아파트의 모험'이 재미있었다. 아파트구하기에 관한 수다에서 출발하여 거대한 음모가 밝혀지는 이야기과정이 좋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돈,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은 틀렸다
카렌 램시 지음, 김지현 옮김 / 창과창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돈,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은 틀렸다'라는 제목이 조금 과장되긴 했지만 나름대로 한번쯤은 곱씹어 볼 내용이었다. 과연 우리가 끊임없이 저축을 해야 하는가? 노후대책은 연금만으로 충분한가? 자신을 위한 소비라는 것이 어떤 것인가?등의 돈과 인생에 관련된 여러가지 문제들을 조금은 새롭고 보다 이성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준 책이다.

'돈,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은 틀렸다'를 읽고나서 가장 크게 깨닫게 된 점은 보다 계획성 있고, 생각하는 소비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내의 과소비를 무조건 한탄하기 보다는 합리적으로 수치를 계산하며 대화하다보면 서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점, 정부의 연금정책만을 믿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일이 얼마나 미련한 짓인지 깨닫게 된 점, 자칭 재테크전문가들이라는 사람들이 말하는 빚은 무조건 빨리 갚아버려라는 충고가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무지한가 하는 점등을 많은 설명과 예시를 통해서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다만 집을 사는 것보다 임대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식의 우리나라 실정과는 잘 맞지 않는 이야기라던가 스튜어디스로 활약하던 아주머니가 모델로 성공했다는 것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성공담이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이 책의 뒷표지에는 '다 쓰고 죽어라'의 스테판 폴란이 추천서를 썼는데 ('다 쓰고 죽어라'를 읽어본 결과) 세부적인 부분에서 카렌 램시와 많은 견해차를 보이는 그가 추천서를 썼다는 것이 좀 의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