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문형쯤이야
이학의 지음 / 삼지사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장장 8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이다. 페이지 수만 많은 것이 아니다. 여백이 적은 본문에는 깨알같은 글씨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히라가나와 한글설명은 대강 훑어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온다.(개인적으로는 속이 울렁거릴 정도였다.) 내용의 완성도만을 따진다면 만점에 가까운 수준이다. 각종 일본어 시험과 실용회화에서 쓰이는 문형들이 빠지지 않고 수록되어 있다.

오십음도의 순서에 맞게 채워져있는 내용은 너무나도 방대하다. 단 하나의 표현도 빠뜨리지 않겠다는 의도였는지 800페이지 전체를 낭비없이 빽빽하게 수록하고 있다. 이 책 한권만 제대로 마스터한다면 각종 시험이나 일상적인 대화에 전혀 막힘이 없을 것이다. 저자인지가 붙어있는 윗부분에 '일본어표현에 자신을 갖자'라고 적혀있는데, 자신정도가 아니라 자부심을 갖아도 넉넉할 정도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일본어 문형쯤이야'가 매우 훌륭한 교재임에는 틀림없으나, 추천해주고 싶지는 않은 교재이다. 일단 너무나도 작은 글씨체이기 때문에 30분만 집중해서 공부를 하다보면 머리가 아프다.(개인적으로는 눈까지 심하게 욱신거려서 두통약을 복용해야 했다.) 어쩌면 이렇게 작은 글씨로 도배를 해놓았는지,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조차도 망각한 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의 불만인데, 테입이 없다는 것이다. 무릇 어학교재에는 리스닝테입이 수록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어떻게 미래를 지배했는가
모리타 아키오 지음, 김성기 옮김 / 황금가지 / 2001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어떻게 미래를 지배했는가'는 세계적인 기업인 소니의 창업주이자 CEO였던 모리타 아키오씨가 썼던 글을 모은 책이다. 30년전에 쓴 글부터 몇 년전에 쓴 글까지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다. 주된 내용은 산업과 기업, 국가경제과 회사원들에 관해서 다루고 있는데, 한 기업을 세계정상에 올려놓은 기업가의 혜안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오래 되어도 너무 오래 된 글들의 효용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에는 피터 드러커의 글 이상으로 혁명적이고 뛰어난 생각이었을테지만 지금에 와서 읽어보면 너무 뻔하고, 다소 케케묵은 개념이 아닌가 싶다.

물론 원칙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수록된 내용 중에도 원칙에 관한 챕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이미 각종 경영잡지 또는 경영에세이, 심지어는 일반대중잡지나 신문에서 닳고 닳을 정도로 보아온 내용이기에 굳이 출판해야했나?하는 생각이 든다. 거창하고 화려한 제목과 출판사의 재력을 등에 업은 엄청난 광고를 떠올리니 좀 씁쓸한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일본인들의 꼼꼼함을 잘 보여준 인재스카웃방식이다. 직장인을 스카웃하기 위해서 일부러 저녁시간에 면접을 잡는 배려와 치밀함이야말로 작은 것까지 신경쓰는 경영자들의 비범함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는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6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정성희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셜록 홈즈, 엘러리 퀸, 포와로... 심지어는 탐정의 시조격인 뒤팽... 그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읽어봤지만 이 작품 '잠자는 살인'에서처럼 범인을 확실히 짚어낸 적은 없었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독서경험으로 볼 때 웬만한 난이도의 트릭이라고 하더라도 결말부분에 가서야 겨우 작가의 트릭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잠자는 살인'의 경우는 어째서 범인이 훤히 보이는 것일까?! 특히 마지막의 50페이지 정도는 사족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 작품이 결코 졸작이기 때문은 아니다. 다만 이런 종류의 고전적인 추리소설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범인이라는 존재가 뜬금없이 마지막에 가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 때, 결국 지금까지의 등장인물들 중의 한 명이다. 하지만 너무 뻔하게 보이는듯한 인물은 당연히 범인이 아니다. 그리고 독자가 깜짝 놀랄만한 의외의 인물... 개인적으로는 범인이 중요한 증인을 살해하는 부분부터 트릭을 알 수 있었다. 시간적인 순서와 증거자료, 알리바이를 볼 때 그 사람(?!)이 가장 유력한 범인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습관적인) 관점에서 볼 때 범인이라고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인물인데다가 살인이 일어난 시간에 벌어진 그의 행동에 대한 언급이나 설명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결코 졸작이 아닌 '잠자는 살인'은 범인을 쉽게 알아맞힌 덕분에 맥빠진 책읽기가 되어버렸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1days 2004-10-12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 애거서 크리스티라고 맨날 걸작만 쓸 수는 없겠지요. 간혹가다 졸작도 좀 있고.. ^^;
 
시간관리? 인생관리!
마크 포스터 지음, 형선호 옮김 / 중앙경제평론사 / 2002년 12월
평점 :
절판


'시간관리? 인생관리!'라는 제목과 대충 훑어본 목차를 보고는 스티븐 코비와 하이럼 스미스의 아류작인 줄 알았다. 내용 또한 장황하기 그지없어서 전체 분량의 2/3 내지는 반정도를 축약하더라도 무리가 없어보였다. 또한 네트워크마케팅에 종사하는 저자가 그리 믿음직스러워 보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흔히 자기계발분야에서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방법은 네트워크마케팅 종사자들이 선호할 것 같은 내용을 쓰면 된다고 한다. 곧바로 대량주문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시간관리방법에 대한 놀랍고도 경이로운 통찰력을 제시한다. 지금까지는 80:20의 법칙이나 우선순위에 따르는 방식들이 최고인줄로만 알았다. 기존의 캐캐묵은 시간관리방식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완벽하고 미래지향적인 방식, 더 나아가 시간관리의 '원칙'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짤막한 동화 한 편으로 그러한 방식들이 결코 완벽하지 않음을 설명했다. 한스라는 주인공은 공주에게 청혼하는 것이 인생의 우선순위인데 그에 집중한 나머지 공주에게로 타고가는 말을 돌보지 않고, 자신의 다리를 돌보지 않는다...는등의 내용이다.

결국 우리가 우선순위에 따른다고 해서, 시간표를 짜서 그대로 실행한다고 해서 시간관리가 제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 동화 한 편으로 멋지고 설득력있게 표현해냈다. '시간관리? 인생관리!'에는 다른 유익하고 중요한 내용들이 많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위의 동화 한 편이 가장 충격적이고 인상깊었다. 좀 진지하게 표현하자면, 만고불변의 진리라는 것은 없는 것인가?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이 웨이
거스 히딩크 지음 / 조선일보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일단은 커다란 판형의, 큼직한 글씨, 마치 짤막한 보고서를 보는듯한 분량의 목차... 한마디로 '자서전'이라는 제목을 붙이기에 민망한 수준이다. 내용 또한 전체분량의 80%이상이 월드컵에 관한 이야기이다.(정말 히딩크 본인에게도 2002월드컵과 한국대표팀의 감독생활이 인생의 거의 전부일 정도로 비중이 커다란 것일까?) 짤막한 어린 시절과 월드컵 이전의 선수, 감독생활 그리고 마치 월드컵 때의 일기장을 보는듯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차마 자서전이라고 볼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그러한 형식상의 문제점들을 떼어놓고 본다면 '마이웨이'라는 책 자체는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것보다 더 커다란 흥분과 재미를 선사한다. 잭 웰치의 경영기법을 떠드는 수십권의 책들과 잭 웰치 본인의 자서전이 무게감을 달리하는 것처럼, 시중의 수많은 히딩크식 경영학들과 '마이웨이'의 무게는 비교할 수가 없다. 히딩크 본인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생생한 감동과 흰색유니폼을 좋아하는 이유가 단지 눈에 더 잘 띄어서라는 생각, 작별인사로 '굿바이가 아닌 소우 롱'이라는 말을 하라고 가르쳐준 사람이 연인 엘리자베스였다는 일등 히딩크 본인의 글이 아니면 느끼고, 알 수 없는 소중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괜히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웨이'가 듣고 싶어진다. 영화 '친구'를 봤을 때도 실제주인공 준석이 애창했다는 '마이웨이'가 듣고싶었었는데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