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이바 Yaiba 1
아오야마 고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8년 1월
평점 :
품절


일전에도 리뷰를 올렸었지만, 총24권이라는 전체연재분량의 반정도만을 읽고 성급하게 호평을 썼던 것 같다. 아오야마 고슈는 '명탐정 코난'의 작가로 유명한데 '야이바'의 경우 그림체는 거의 유사하지만 이야기의 전개와 분위기는 천지차이다. 마치 '닥터 슬럼프'를 읽는듯한 과장된 현실분위기와 개성넘치고 귀여운 등장인물들(악당들마저도 귀엽고 깜찍하다.) 그리고 천방지축 펼쳐지는 황당한 사건의 연속이다.

나름대로 폭소넘치는 에피소드도 많고 재치있는 말장난이나 유머가 등장하긴 하지만 그것들도 이내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차례차례 쳐들어오는 악당의 부하들과 대결하는 이야기도 깔끔한 개그와 박진감넘치는 액션으로 잘 버무려놓았지만 그것도 회가 거듭될수록 조금씩 뻔한 내용으로 변한다.-'드래곤 볼'이 연재가 길어질수록 초기의 신선함과 긴장감을 잃어버리고 식상해졌던 것처럼 말이다.- 간혹 천장의 고양이나 사이비장풍과학자들같은 엉뚱한 적들을 상대하기도 하지만 익숙한 개그와 액션은 변하지 않는다.

또한 서울문화사의 책은 정식번역판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조악하게 번역된 부분이 눈에 띈다. 또한 지나치게 지저분하게 적혀있는 의성어, 의태어들이 광선, 물결등의 그림와 섞여서 제대로 못알아볼 지경이다. 책의 제본상태도 금새 떨어질 정도이다. 이래서 만화가 수준낮은 문화로 취급받는 것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엔젤하트 Angel Heart 7
츠카사 호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9월
평점 :
절판


'엔젤하트'를 펼쳐보고 가장 놀란 것은 더욱 리얼해진 그림체였다. 전작인 '시티헌터'는 대략 40권에 이르는 연재기간동안 배경과 그림자등의 묘사가 점차 세밀해지고 인물의 눈이 갸름해지는등 그림체의 발전이 있었다. 하지만 '엔젤하트'에서는 더욱 꼼꼼한 그림체를 보여준다. 왠지 그런 사에바 료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더 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약간 어색하다는 생각이 든다.

연재초기에는 과거의 인기작을 우려먹는 작가에게 실망했지만 나름대로 '시티헌터'와는 다른 방식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재미에 만족하기로 했다.(카우리를 죽인 것은 아직도 용서가 안돼지만.) 특수부대와 시가지에서 전투를 벌인다는 말 그대로 시티헌터다운 이야기도 전개되고, 새로 등장하는 젊은 주인공들도 기존의 폴컨, 사에코등과 함께 멋진 하모니를 보여주고 있다.

'시티헌터'와는 다른 재미를 선사함에도 불구하고 역시 실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예전같지 않은 주인공 사에바 료 때문이다. 미녀들에게 달려드는 모습이 더이상 예전처럼 쾌활하지 않고 왠지 측은해보이기까지 한다. 또한 여주인공 글라스하트의 연인이 아닌 아버지(료파파)라는 설정이라니... 갑자기 료가 40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애정행각(!?)이 젊은이의 혈기가 아니라 아저씨의 추태로만 보인다.

지금까지 '엔젤하트'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이 사에바 료가 미녀의뢰인의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고 마음까지 빼앗는다는 '시티헌터'식의 전형적인 이야기전개가 아닌 점도 왠지 어색하기만 하다. 연재가 7권까지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거의 '시티헌터'의 그림자를 지울수가 없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창천의 권 1
Buronson 글, 하라 테츠오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스타워즈'시리즈도 옛이야기가 펼쳐지고, 츠카사 호조의 '엔젤하트'에서도 '시티헌터' 이전의 이야기가 잠깐 소개되기도 하는 마당에 '북두신권'의 과거이야기인 '창천의 권'이 소개되는 것도 그리 어색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책을 펼쳤을 때의 어색함과 거북함이란... '창천의 권'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북두신권'의 주인공 켄시로와 똑같은 이름을 갖고 있는 아버지이다. 하지만 내뱉는 행동이나 대사, 성격은 천지차이이다. 걸핏하면 의리를 들먹이며 친구들의 눈에서 눈물을 쏟게 하질 않나,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보고 ('북두신권'의 켄시로는 절대로 지을 수 없는 표정인) 환하게 웃는 얼굴을 보인다. 눈물을 흘릴 때는 과도하게 찌그러진 표정을 짓고 말이다. 담배를 꼬나물고 몸에 착 달라붙는 투버튼 정장을 입은 것도 눈에 영 익숙해지질 않는다.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북두신권'의 매력인 주인공 켄시로의 과묵한 카리스마와 작품 전체를 흐르는 비장한 기운등이 사라진 '창천의 권'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함량미달의 아류작처럼 보인다. 핵전쟁 이후의 가상세계에나 어울릴 법한 헐크같은 근육질의 사내들도 20세기 초의 중국에서는 어색해 보일 뿐이다. 비장미가 사라진 사나이들의 눈물은 감정과잉의 유치함만을 떠올리게 한다. 아직 연재초기라서 실망을 하기에는 이르겠지만, 두 권의 내용만으로도 한숨이 나오고 앞으로의 이야기가 암담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이지 않는 손
강형원 / 남도출판사 / 1994년 4월
평점 :
절판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아담 스미스의 경제이론 보이지 않는 손을 가리키는 것도 아니요, 또한 엄청난 추리걸작도 아니다. 하지만 '읽는 내내 손을 놓을 수 없는 작품'이라는 따위의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수작이다. 한국추리소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혀오던 것이 두가지 있다. 우선은 사건의 엽기성으로만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려고 한다는 지적과 그리고 과도한 성적묘사이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손'에서는 섹스묘사가 나오긴 하지만 그닥 선정적이지도 않고, 매우 짜임새있게 사건을 풀어나가고 있다.

줄거리는 연쇄살인사건이라는 다소 뻔한 소재이다. 의외의 첫희생자, 두번째 죽음, 계속되는 죽음과 각각의 사건들의 연관성... 역시 마지막에 밝혀지는 의외의 범인. 추리소설이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잘 갖추고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국내작가의 작품을 읽는 또 하나의 재미라고 하면, 배경의 동시대성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의 고풍스러운 대저택이나 화려한 대도시의 빌딩숲이 아닌 한국식 이름을 갖고있는 주인공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와 주택가에서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친숙함이 소설을 읽는 맛을 더해준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주식과 증권투자클럽, 시체의 사망시각판단에 관한 지나치게 현학적이고 자세한 설명이 오히려 작품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문학작품에서 읽기에는 왠지 거북한 감정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토익은 내밥 1 - 실전문제 해설집 토익은 내밥 시리즈
조은아 지음 / 반석출판사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물론! '토익은 내밥'이라는 제목은 다음카페의 샤를르님만 쓸 수 있는 표현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미 다른 저자가 '토익은 내밥'이라는 이름으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홍역을 치르고...했던 마당에 이제와서 똑같은 제목으로 책을 출간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우스운 일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종합토익'같은 일반적인 제목도 아닌데 말이다. 박철수씨(샤를르)의 '토익은 내밥'은 토익학습에 있어서 전설같은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단 1부 문제집의 우선 출간, 곧이어 저작권문제로 절판, 도서관에 있는 '토익은 내밥'은 그 어느 토익책보다도 너덜너덜해지고, 끊임없이 복사,제본되어 토익스터디그룹을 떠돌았다. 지금에 와서 보면 조금 어설픈 문제들이긴 하지만 적어도 당시에는 가장 유용한 교재였기 때문이다.

혹시 제목에 혹해서 구입할지 모르는 독자들에게 미리 말해두지만 이 책은 비록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되기는 했지만 박철수씨의 '토익은 내밥'과는 다른 책이라는 것이다. 완전히 맹탕인 허접한 교재는 아니다. 하지만 '토익은 내밥'이라는 제목이 조금 낮간지러운 책이라고 생각한다. 내용의 구성은 L/C모의고사 10회분이다. 고득점자들의 수준에 맞춘다고 속도있게 녹음되어 있긴 하지만 여러 면에서 별루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지금 한두 권씩 갖고 있을 김대균, 이익훈, 토마토 모의고사를 한 번 더 공부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그리고 문제집, 테입, 해설집... 가격대비 효과면에서도 그리 만족스럽지 않다. 현재 이 책이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도 못하고 토익계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것 같다. 현명하고 영악한 학습자들의 온당한 선택,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2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