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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하우스
제이크 웨스트 감독, 대니 다이어 외 출연 / 야누스필름 / 2019년 10월
평점 :
시작하자마자 등장인물들이 대책 없이 많이 나온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자신의 부인 또는 애인과 투덕거린 뒤에 집을 뛰쳐나오면서 시작하는데, 각 인물들의 이름이 자막으로 나오지만 일일이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많은 친구들은 한 친구가 이혼을 앞두고 의기소침해 있어서 위로해주기 위해 모인 것이다.
그들은 한 친구의 할머니가 사는 시골로 놀러갔는데, 술에 떡이 될 그들의 계획과는 달리 마을을 점령한 여자 좀비들에게 쫓기게 된다.
좀비들이 마치 게임의 캐릭터라도 되는 양 개성 넘친다.
놀라운 속도로 가위질을 해대는 미용사 좀비(가위 소리가 꽤 오싹하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도끼를 휘두르는 신부 좀비, 손가락 케이크를 즐기는 아줌마 좀비, 계속 딱지를 끊어대는 교통경찰 좀비, 드릴을 사용하는 치과의사 좀비...
상상만으로도 재미있을 만큼 다양한 좀비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좀비들의 전투력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다소 어벙한 주인공들과 호각을 이루며 멋진 대결들을 펼쳐 보인다.
골프채와 무선조종자동차, 장난감물총 따위를 무기로 좀비들과 대항하는데 그것마제 제대로 되질 않는다. 대부분의 시간을 그저 우르르 몰려다니며 소리만 질러댄다.
주인공들은 여자 좀비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여장을 하는 등의 막강 개그를 선보인다.
느릿느릿 걸어오는 좀비를 보면서도 구걸하는 사람인 줄 알고 동전을 꺼내는 친구들, 소리도 없이 뒤에서 나타난 미용사 좀비가 뒷머리를 살짝 잘라주는 센스, 평소 바람둥이였던 친구가 살기 위해서 울고 불며 아줌마 좀비를 꼬시는 모습, 멋지게 만들었던 장난감 화염방사기의 허무한 최후...
도저히 웃지 않고는 못 배길 장면들이 넘쳐난다.
"gays. guys."하는 말장난들이 특히 압권이다.
그리고 이렇게 유쾌하게 끝나는 좀비 영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화기애애하게 끝난다.
'정말 끝난 거야? 혹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 또 있는 거 아냐?'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랄하다.
좀비영화의 탈을 쓴 시트콤이다.
평소 여성들에게 지친 남자가 보기에는 드레스를 입은 여성 좀비의 머리를 후려치는 것이 굉장히 통쾌하고 시원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물론 여자들이 좀비로 변하는 것이 고양이집 작전 때문이라면서 제목의 개집(독하우스)은 남자들을 빈정거리는 것 같다.
적어도 한시간반동안은 지루할 틈이 없이 신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