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투 마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팀 로빈스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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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팬들이 수작으로 친다는 말에 보게 되었다. 개봉당시 비슷비슷하고 고만고만한 영화들에 묻혀서 빛을 보지 못했는데 딱 그럴만한 작품이었다. 도저히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영화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만큼 몽환적이고 감성적이다. 좋게 표현하자면 그렇지만 반대로 생각하자면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작품들에서 볼 수 있는 긴장감도 없고 스릴도 없다.
그저 인류 최초의 화성탐사대가 실종되고 그들을 찾아 나선 후속팀이 고생끝에 생존자와 합류해서 화성인의 정체와 인류의 기원에 관한 비밀을 밝히게 된다는 이야기다.

 

(슈퍼소년 앤드류의 이상형 DNA)

 

물론 등장인물들간의 섬세한 감정 흐름과 우주여행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들은 인상적이다.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간결한 색감으로 우주공간과 화성의 사막을 잘 표현해냈다.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어색하거나 촌스럽지 안은 우주 장면)


하지만 역시 '프로메테우스'나 '콘텍트'같은 대작들과 비교하면 결말이 다소 밋밋한 것 같고, 주제를 풀어내는 방식이 좀 흐릿한 것 같은 아쉬움이 든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이름값이 아니었다면 훨씬 더 부담없이, 여유를 갖고 음미할 수 있었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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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하우스
제이크 웨스트 감독, 대니 다이어 외 출연 / 야누스필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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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자마자 등장인물들이 대책 없이 많이 나온다.
대부분의 친구들이 자신의 부인 또는 애인과 투덕거린 뒤에 집을 뛰쳐나오면서 시작하는데, 각 인물들의 이름이 자막으로 나오지만 일일이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많은 친구들은 한 친구가 이혼을 앞두고 의기소침해 있어서 위로해주기 위해 모인 것이다.
그들은 한 친구의 할머니가 사는 시골로 놀러갔는데, 술에 떡이 될 그들의 계획과는 달리 마을을 점령한 여자 좀비들에게 쫓기게 된다.

좀비들이 마치 게임의 캐릭터라도 되는 양 개성 넘친다.
놀라운 속도로 가위질을 해대는 미용사 좀비(가위 소리가 꽤 오싹하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도끼를 휘두르는 신부 좀비, 손가락 케이크를 즐기는 아줌마 좀비, 계속 딱지를 끊어대는 교통경찰 좀비, 드릴을 사용하는 치과의사 좀비...
상상만으로도 재미있을 만큼 다양한 좀비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좀비들의 전투력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다소 어벙한 주인공들과 호각을 이루며 멋진 대결들을 펼쳐 보인다.
골프채와 무선조종자동차, 장난감물총 따위를 무기로 좀비들과 대항하는데 그것마제 제대로 되질 않는다. 대부분의 시간을 그저 우르르 몰려다니며 소리만 질러댄다.

주인공들은 여자 좀비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여장을 하는 등의 막강 개그를 선보인다.
느릿느릿 걸어오는 좀비를 보면서도 구걸하는 사람인 줄 알고 동전을 꺼내는 친구들, 소리도 없이 뒤에서 나타난 미용사 좀비가 뒷머리를 살짝 잘라주는 센스, 평소 바람둥이였던 친구가 살기 위해서 울고 불며 아줌마 좀비를 꼬시는 모습, 멋지게 만들었던 장난감 화염방사기의 허무한 최후...
도저히 웃지 않고는 못 배길 장면들이 넘쳐난다.
"gays. guys."하는 말장난들이 특히 압권이다.

그리고 이렇게 유쾌하게 끝나는 좀비 영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화기애애하게 끝난다.
'정말 끝난 거야? 혹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 또 있는 거 아냐?'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랄하다.
좀비영화의 탈을 쓴 시트콤이다.

평소 여성들에게 지친 남자가 보기에는 드레스를 입은 여성 좀비의 머리를 후려치는 것이 굉장히 통쾌하고 시원하게 느껴질 법도 하다.
물론 여자들이 좀비로 변하는 것이 고양이집 작전 때문이라면서 제목의 개집(독하우스)은 남자들을 빈정거리는 것 같다.

적어도 한시간반동안은 지루할 틈이 없이 신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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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딸
Luis Berdejo 감독, 케빈 코스트너 외 출연 / 오크트리(Oak Tree)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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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케빈 코스트너의 이름에 걸맞지 않는 평범한 작품이다.

시종일관 공포/스릴러 영화의 오프닝에 해당하는 장면만 주구줄창 나오다가 갑자기 '엑스 파일' 식의 결말로 끝을 맺는다.

갑자기 이혼하고 떠나버린 아내 때문에 두 남매와 함께 한적한 시골 마을로 이사 온 소설가 존은 집 근처에서 이상한 흙더미를 발견한다.
딸 루이사는 밤마다 나가서 흙투성이가 되어 돌아오고...
그리고 흙투성이가 되어 돌아온다.
그리고 또 흙투성이가 되어 돌아온다.
이쯤하면 뭔가 제대로 된 사건이 터져야 하는데, 그저 새로 전학 간 학교에서 말썽을 일으키거나 아빠에게 반항하는 정도의 소소한 일들만 계속된다.

생각해보면 무덤 위에 올라가지 말라는 동양적인 정서의 공포도 느껴지고, 나이트 샤말란의 '사인'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뒷목의 상처는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갑자기 다크서클을 하고 달려드는 루이사도 별로 무섭지가 않다.

딸 루이사가 점점 미쳐간다거나 변해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흙더미를 발견한 때부터 맛이 가기 시작하더니... 마지막에 가서는 화면이 몇 번 번쩍번쩍 하다가 외계인 같은 존재가 갑자기 등장하고 끝이 난다.

영화 내내 밋밋한 건 둘째 치고라도 도무지 줄거리라고 해야 할 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영화 자체보다도 더욱 아쉬운 것은 케빈 코스트너의 추락이다.
한때는 미국의 연인이었던 그가 발 킬머나 캐스퍼 반 디엔처럼 3류 영화에서 망가지는 것이 정말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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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Behind Enemy Lines II: Axis of Evil (에너미 라인스 2 - 악의 축) (한글무자막)(Blu-ray) (2006)
20th Century Fox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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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박진감 넘치는 공중전과 긴박감 넘치는 폭파 장면들을 선사했던 전편의 기억 때문에 속편도 큰 기대를 하고 봤다. 하지만 역시 속편은 전편의 제목을 빌린 허접스러운 속편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에너미 라인스2'는 어설픔과 조잡함의 극치를 달리는 첫화면부터 관객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하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남한의 위기, 미국의 대응에 관한 내레이션이 이어지는데, 남한에 관해서 설명하는 자료화면에는 남대문과 서울의 시가지가 좀 나오더니 서울의 거리에서 여흥을 즐기는 주인공들이 나온다.
그들은 한국의 음식을 갖고 유치한 농담을 나누는데 그 장면들 사이로 지나가는 제복의 아가씨들은 북한인지, 중국의 경찰복을 입고 있다. 하긴 미국의 관객들에게 한국의 경찰들이 중국의 제복을 입었건 북한의 제복을 입었건,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건 동남아의 가난한 나라이건 무슨 상관이겠는가 마는...
한국사람들이 노인이나 호랑이로 나타나는 정령을 믿는다는 이야기, 국적불명의 농가에서 살고 있는 북한 주민들 또한 사실이건 아니건 상관없을 것이고 말이다.

북한이 1만기가 넘는 미사일로 서울을 공격하거나 아니면 연구단지가 있는 대전을 겨냥할 것이라는 설정, 서울의 시민들을 대피시키려는 계획들이 현실성 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영화일 뿐이라고 위안을 삼는다.

뭐, 액션영화이니만큼 설정이야 어쨌든 간에 액션만 화끈하다면 괜찮았을 것이다.
하지만 환상적인 공중전을 보여줬던 1편의 제트기들은 찾아볼 수 없다.
공수부대원들이 세트장임이 분명한 비행기에서 역시 세트장임이 확연히 표시 나는 암흑 속으로 낙하할 뿐이다.
정신 없이 흔들리는 화면 속에서 딱총 몇 번 쏴대던 주인공들은 뜬금없이 군부대에 있던 택시(!)를 타고 도주한다.

'에너미 라인스2'는 처음부터 끝까지 괜찮은 장면 하나 괜찮은 액션 하나 없는 볼품 없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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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코스 Glaucos 1
다나카 아키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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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흑과 백의 만화로는 표현하기 힘든 바다 속의 풍광과 등장인물들의 잠수 장면들을 너무도 역동적으로 그려냈다.
프리 다이빙의 두 가지 종목, 스태틱과 콘스탄트에 대한 묘사도 섬세하기 그지없다.
작가 다나카 아키오는 '군계'에 이은 또 하나의 멋진 작품을 그려낸 것이다.
바다에 미친 사나이들의 경쟁과 우정,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그들의 꿈과 의지...
하지만 작가가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자료를 조사하고, 혼신의 힘을 다해 그림을 그렸다 해도 소용이 없는 경우가 있다.

'글로코스'의 스토리는 너무나도 안일하다.
뤽 베송 감독의 걸작 영화 '그랑브루'와 쌍둥이처럼 흡사하기 때문이다.
심연을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뭉쳐있는 바다의 사나이, 과도한 경쟁심 때문에 스스로 몰락하고 마는 그의 경쟁자, 세상에 남겨진 주인공의 연인과 그녀 뱃속의 아기, 결국 깊고 푸른 바다 속으로 사라져가는 주인공...
이건 거의 '그랑 블루'의 만화 버전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내용이다.
-물론 따지고 들기만 한다면 옛 제자에게 배신당한 스승 클로드, 주인공 시세의 남태평양 고향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 등 몇 가지 다른 설정이 있기는 하다. 전부 ‘그랑부르’의 줄거리에 덧붙인 수준이다.-

결국 이 작품은 창의성 없는 설정, 표절이나 아류작에 가까운 줄거리가 문제다.
작가가 심혈을 기울인 노력과 섬세한 묘사를 한순간에 망쳐버린 것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감동했던 영화 작품을 그대로 따라했다는 점뿐이기 때문에 더더욱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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