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가 자진해서 병원에 입원할 결심을 하자, 포먼은 곧바로 진단의학과를 자신에게 맡겨달라는 냉정함을 보인다.
타웁은 자신은 하우스 밑에서 일하기 위해 들어왔다는 이유로 병원을 떠가고 포먼은 자신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것 같은 옛애인 써틴을 해고한다. 그리고는 체이스와 카메론을 불러들인다.
하우스는 마음껏 활개 칠 수 있지만, 책임은 포먼이 져야하는 체제가 된 것이다. 하우스는 특유의 표정으로 이런 상황을 100% 즐기면서 마음껏 포먼을 놀려먹는다.
제작진은 확실한 변화를 꾀했던 4시즌 이후 시청률이 조금씩 하락한 것을 반성이라도 하듯 예전의 멤버로 다시 돌아가기로 결심한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예전의 설정으로는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이야기가 진행된 상태다.
게다가 카메론의 완전 하차라니... 물론 미국에서 가장 섹시한 여성 1위에 뽑히기도 했던 써틴이 버티고 있지만, 원년 맴버 카메론의 하차는 아쉽기만 하다.
아프리카의 '대량학살' 독재자가 환자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초반 에피임에도 불구하고 극적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카메론은 그 환자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체이스는 그저 환자일 뿐이라고 하지만, 나중에는 둘의 입장이 엇갈리게 된다.
결국 체이스는 인생에서 최악이 될지도 모르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후로 체이스의 심중을 반영하듯 헤어스타일도 짧아지고 늘 수염을 기르는 초췌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윌슨의 집에 얹혀살게 된 하우스는 이 에피에서 아래층의 입주자 대표와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데, 베트남 상이용사라는 그의 거짓말을 밝혀내고 골탕 먹이려 하지만 곧 하우스다운 해결책을 내놓는다.
벌써 여섯 번째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색다르고 기묘한 사례들이 속출한다.
40대에 사망하는 유전자를 지닌 남자의 이야기, 행운이 계속되는 사업과는 달리 가족에게만 불행이 닥치는 CEO의 선택, 갑자기 쓰러진 포르노 스타, 총소리에 기절한 마약상 등 기이한 증상으로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들이 입원한다.
윌슨은 학회에서 안락사를 옹호하는 논문을 발표하려 한다. 이를 만류하던 하우스는 윌슨이 의학계에서 매장될 것을 걱정하고 최후의 강경 수단을 선택한다. 물론 하우스다운 위트와 재치가 넘치는 방식이다.
물론 윌슨을 놀려먹는 에피가 훨씬 재미있다.
하우스가 통증을 잊기 위해서 윌슨과 나란히 요리학원에 서 있는 장면은 마치 부부를 보는 것 같다.
요리에 취미를 붙인 하우스는 영락없는 셜록 홈즈처럼 풍부한 과학적 지식과 집중력으로 최고의 솜씨를 선보인다.
하우스식 개그의 절정은 11화에 거의 전부 담겨있다.
하우스의 유머 감각은 이제 거의 신의 경지에 다다르고 있다.
환자의 보호자에게 정보를 얻기 위해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반응이 없자, "흠, 잭 바우어가 하면 먹히던데"라고 빈정거린다.
어두컴컴한 빈 수술 방에 상대방을 몰아넣고 실컷 험악한 분위기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은 로비의 소파가 더 편할 것 같다고 대답할 뿐이다.
그리고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서는 게이 커플로 오해받는데, 하우스는 윌슨이 관심 있어 하는 이웃 여자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게이로 오해받는 것을 이용한다. 물론 계속 윌슨을 곤란에 빠뜨리면서 말이다.
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윌슨의 반격에 폭소를 터뜨리지 않을 수 없다. 거의 울먹일 듯 하면서 하우스를 공격하는데, 아마도 전 시즌을 통틀어서 가장 큰 반전이 아닌가 싶다.
물론 하우스는 능수능란하게 팀원들과 원장까지 놀려먹는다.
이번 시즌 하우스의 가장 큰 먹잇감은 큰 잘못도 저지르고 카메론한테도 버림받은 체이스다.
이번 시즌에서 인생 최악의 실수를 저지른 체이스에게 마약상 환자의 얼굴을 베게로 덮어버리는 건 아니냐고 묻는다.
환자를 여성스럽게 설득하라고 말하면서 써틴이 들어가려고 하자, 체이스를 쳐다보며 "여성스럽게!"라고 외친다.
하우스의 꼬마 3인방(체이스, 써틴, 타웁)마저 장난을 치고, 커디는 사고를 치는 건 항상 하우스인 줄 알았다며 질책을 한다. 물론 여기서도 반전이 작렬한다.
게다가 11화는 '도니 브래스코'와 '디파티드'를 생각나게 하는 비장미까지 담겨있는 최고의 에피소드다.
커디의 바쁜 하루를 다룬 에피소드도 수많은 사건들이 펼쳐지고 수습되는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다.
하우스와의 돈독함을 재확인할 수 있으며 커디의 하루가 잭 바우어의 하루 못지않음을 확인할 수 있는 멋진 에피소드다.
훌륭한 에피를 꼽기 힘들만큼 하나같이 탁월하지만, 실종된 신생아 때문에 병원이 폐쇄되는 에피 또한 전 시즌을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하다.
이혼 서류에 서명을 받으러 온 카메론과 방에 갇히게 된 체이스는 서로의 결혼 생활에 관해서 대화를 나누고, 써틴과 식당에 갇힌 윌슨은 진실 게임을 하며 된통 당하게 된다.
타웁과 기밀 자료실에 갇힌 포먼은 하우스의 기록을 살펴보려 하다가 하우스의 기분을 느껴보려고 약을 먹고 정신이 살짝 나가 버린다.
하우스는 자신이 거절한 환자의 방에 들어가게 되는데 죽음을 앞둔 그를 독설로 위로한다.
확실히 4~5시즌 이후로는 병원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많이 약해진 편이다.
하지만 하우스는 정신병원, 학회 등 종횡무진 돌아다니며 사고를 치고, 활약을 펼친다.
정신병원에서도 하우스의 삐딱함은 변함이 없지만, 진료실에서와는 달리 엄청난 사고를 치게 된다.
2010년 1월에는 시청자가 직접 뽑는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에서 '가장 좋아하는 TV 드라마 배우'와 '가장 좋아하는 TV 드라마' 부문에서 1위를 한 것이 증명하듯 여전히 '하우스'는 막강한 미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제 숨길 수 없을 만큼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는 휴 로리의 탈모가 눈에 너무 크게 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