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공부혁명
정철 지음 / 해냄 / 199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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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어의 어순에 익숙해지고... 큰 소리로 암송하듯이 외운다는 방법... 막연하게 영어학습자들이 영어교사들이 깨닫고 있던 내용들이 아닐까? 하지만 워낙 당연하고 상식적인 내용들이라 오히려 무시한 채 한 쪽으로 치워놓고 귀찮게만 여기던 사실들이 아니었을까?
정철선생님의 '영어공부혁명'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정말 영어가 되게 하는 학습법이라는 감탄과 함께, 너무나 상식적인 내용과 수준에 대한 낮설음이었다. '영어공부혁명'이라는 제목에 걸맞는 쇼킹하고-예를 들면, 계속 듣기만 연습하라던가.하는 식의 학습법처럼...-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기발한 방법들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상식적인듯한 수준의 학습법을 저자 자신의 논리와 확신으로 멋드러지게 써내려간 것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자신감과 확신, 영어공부를 하고 싶어서 못견딜 것만 같은 의욕이 솟아오른다.

다른 수많은 영어학습법에서 약속하는 화려하기만 한 장밋빛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책이다. 하지만 여러 번 숙독하고 따라할 의지만 있다면 충분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허접한 영어관련 학습법들에 지친 독자라도 '영어공부혁명' 한 권만은 꼭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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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의 아이 -상 영원의 아이
텐도 아라타 지음, 김난주 옮김 / 살림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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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으로 분책되어 출간된데다가 각 권의 두께가 꽤 되는 만만치않은 분량의 작품이다. 하지만 이 책을 전부 읽고나면 그리 긴 분량이 아니었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독서도 아니었다는 느낌이 남는다. 그만큼 강한 흡입력에 빨려들어가는듯한 느낌이 드는 작품이다.

소개글에 소개되어있는 현란한 광고문구들은 대부분 과장된 표현들이기 마련이지만, '영원의 아이'에 바쳐진 '10년을 통틀어 최고의 작품'이라는 찬사는 결코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의 그것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매 챕터에 번갈아가면서 17년 전의 어린 시절과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 구조 속에서 주인공들에 얽힌 비극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불우한 환경이나 결손가정에서 자라난 독자들 뿐만아니라 행복하고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난 독자들 모두 가정과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시드니 셀던의 문체만큼 현란하지도 않고, 스즈키 코지의 글만큼 잔인하지도 않지만 어린 시절의, 현재의 주인공들이 내뱉는 대사들은 가슴을 후벼파는 것처럼 격렬하고 섬뜩한 느낌이었다.

스릴러의 형식을 빌어오긴 했지만, 그 어느 휴머니즘 소설보다도 뜨겁고 감동적인 작품이었다.정말 읽기를 잘 했다. 놓쳤더라면 후회할 뻔 했다.는 느낌이 드는 걸작이다. 너무 빨리 읽어버린 게 아쉬울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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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이네 딸 학교에 가다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함께도서관 7
최정현 글.그림 / 김영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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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국내에는 몇 안되는 육아를 소재로 한 만화들 중의 하나이다. 다른 유명한 작품으로는 '비빔툰'이 있는데, '비빔툰'이 시각적으로 조금 더 화려하고 색다르면서도 내용이 간결한데 비해서 '반쪽이네 딸 학교에 가다'는 다소 투박하고 평범한 그림체에 담긴 이야기가 더욱 일상적이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굳이 리얼리즘을 비교할 수준은 아니고 두 작품 다 제대로 만든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반쪽이네 딸 학교에 가다'에는 평범한 소시민들이 아이를 키우는 사연 속에 담긴 진한 감동과 애환, 유머가 담겨있다. 상투적이고 틀에 박힌 표현일테지만, 이런 상투적인 찬사마저도 선뜻 하게끔 만드는 수준의 작품이 드문 상황에서 평범한 칭찬이야말로 가장 솔직한 평가인 것 같다.

거기에다 아이를 키우는데 꽤 도움이 될만한 아이디어들도 얻을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세일러문 받아쓰기라던지...

쉽게쉽게 그린듯한 그림체에, 감상주의로 치장하거나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진지하고 진실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일상적인 만화의 소재가 실제로 작가의 가족이 겪은 일들이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한 이야기의 끝에 붙어있는 사진들이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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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푸트니크의 연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이정환 옮김 / 자유문학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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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숲'이라는 다소 터무니없는 제목과는 달리 꽤 귀엽고 깜찍한 제목이 우선은 눈에 띄었다. '스푸트니크 스윗하트'라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과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같은 수필집을 제외하고는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비현실적일 정도로 가벼운 주인공들의 일상과 꿈과 환상 속을 헤매는듯한 대사와 에피소드들...

수준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취향의 차이 때문에 거부감이 드는 소설들이다. 솔직히 '노르웨이의 숲'도 그리 높이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별다른 일상의 고민이 없는 한 청년의 성적 탐험기 정도로 치부하고 싶기도 하다. 그런 이야기를 가슴 시릴 정도로 섬세한 표현들과 가벼운 에피소드들로 치장한 소설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이 작품 '스푸트니크 연인'은 뭐랄까? 조금은 현실적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을 부정하거나 비아냥거리만 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현실과의 화합을 모색하는듯한, 적어도 그런 노력을 할 것만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주인공들이 조금은 더 인상적이라고 생각한다.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을 인상적으로 읽은 독자라면 그 연장선상에 있는 발랄하면서도 진지한 분위기때문에 재미있게 접할 것이요, '스푸트니크 연인'을 통해서 하루키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고 할지라도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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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옐로사전
일본 무라카미월드 연구회 지음, 김선영 옮김 / 새물결사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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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본 오타쿠들의 마니아근성이란 정말 놀랍고도 감탄스러운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나 만화, 작품의 주인공에 깊숙히 몰입하여 철저하게 쪼개에 분해하고 분석하고 체화(!?)한다.

그렇기때문에 유명한 작품이 출간된 후에는 꼭 분석집이내 설정스토리같이 그 작품에 관한 온갖 정보와 뒷이야기, 분석과 독특한 팬들의 시각등을 정리해놓은 책이 나오기 마련이다. 무슨무슨 연구회, 무슨무슨 동호회에서 쓴 책들 말이다.

불후의 명작인 '슬램덩크'나 '드래곤 볼'같은 만화책도 팬들이 힘을 모아 출간한 연구집이 출간되어있다. 자세한 분석과 일반독자들이 놓치기 쉬운 사실들, 독특하고 삐딱한 시각으로 조명해본 작품세계등 말이다.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옐로사전'을 펼칠 때만 하더라도 그런 멋진 분석집을 기대했었다. 적어도 제목의 하루키라는 브랜드에 먹칠하지 않을 정도의 수준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개인적인 소망은 여지없이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너무 기대가 컸다기 보다는 전혀 엉뚱한 기대였단 말이다.

제목에 걸맞게 방대하긴 하지만,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내용이었다. 혹시나 이 책을 구입하려는 독자가 있다면, 약간의 시간을 내어서 인터넷을 뒤지거나 신문기사들을 스크랩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적어도 책값은 굳는 거니까 말이다.

꽤나 여러 곳에서 모은 자료들이긴 하지만, 하루키의 팬이라면 한 번쯤은 접해본 적이 있는 내용들인데다가 그리 색다르거나 독특한 시각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역시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사실은, 하루키를 알고 싶으면 하루키가 쓴 작품을 읽는 편이 더 빠르다는 것이다. 직접 그의 작품을 접하고 느끼는 편이 더 나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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