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즈 저택의 죽음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7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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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수많은 걸작들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지금에서야 데뷔작을 접하게 되었다. 이미 포와로의 활약과 실패, 죽음까지 전부 보아왔기 때문에 처음 등장하는 주인공의 설레임과 신선함은 느끼질 못했지만, 스타일즈저택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는 포와로만의 명추리는 여전히 인상적이었다. 다른 유명작가들의 데뷔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 또한 수많은 냉대와 찬밥신세를 진 뒤에야 출간하게 된 작품이다.

딱히 흠잡을데 없는 재미있는 작품인데 당시에는 작가의 지명도가 떨어졌기 때문이었나 보다. 여러 면에서 아직은 포와로와 헤이스팅스의 관계가 어설프고, '범인에게 그물을 쳐놓는다'는 식의 케케묵은 비유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나름대로의 사연과 동기를 가진 용의자들의 등장과 결말에 밝혀지는 의외의 범인, 범죄방식의 기상천외함이 '역시 크리스티'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쓸데없는 로맨스와 액션, 장황한 배경묘사같은 군더더기가 등장하지 않는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은 미스터리물의 팬이라면 마땅히 읽어보아야 할 정통추리소설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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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어주는 여자 명진 읽어주는 시리즈 1
한젬마 지음 / 명진출판사 / 199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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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고나서 마지막 책장을 덮은 지금 도대체 한젬마씨가 어떤 식으로 그림을 읽어주었는지 도무지 감을 잡지 못하겠다. 개인적으로 미술에 대한 소양이 부족하기 때문일까!?(학창시절 받은 그림관련 상장을 책으로 제본하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장편소설 한 권 분량은 되지만, 그것과 미술적 감각은 전혀 별개의 문제일 것이다.) 아니면 그림을 읽어준다는 책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그리 흥미있는 내용을 발견하지 못한 독서였다.

그림을 읽어준다는 거창한 제목과는 다르게 정작 저자가 하고있는 말은 자신의 에피소드이거나 어떤 것에 대한 단상, 그 그림을 그린 화가에 얽힌 이야기들 뿐이다. 정말 그러한 것들이 그림을 읽어주는 것일까!? '청포도가 익을 때'라는 그림과 작가 자신의 쏘세지에 얽힌 추억담과는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미 '좋은생각'같은 잡지들을 통해서 수도없이 읽어왔던 화가 이중섭의 비극적인 인생을 소개하는데, 그의 '달과 까마귀'라는 작품과 애써 연결시켜서 풀어놓는 줄거리가 애처롭기까지 하다. 쓸쓸함과 그리움이라는 단어를 매개삼아서 말이다.

다른 독자들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서 재미있게 읽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기도'나 '거인의 잠'같은 눈이 번쩍 띄이는 멋진 그림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위로삼기에 너무나 비싼 책값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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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 다이얼스 미스터리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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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는 국제적인 음모와 첩보에 관련된 소설도 많이 썼다고 하던데, <세븐 다이얼스 미스터리>는 그런 쪽에 가까운 작품인 것 같다. 도입부에 등장하는 살인사건은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발단이 아니라 단순한 계기에 그치기 때문이다. 즉, 초반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찾기위한 이야기에 비중을 두기보다는 그 사건에 우연히 말려들게 된 천방지축 젊은이들의 모험담에 초점을 맞추고있기 대문이다.

이러한 스타일의 작품도 뭐, 나름대로는 재미가 있을테지만 개인적으로 애거서 크리스티에게 기대했던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꽤나 실망스럽게 읽었다. 음모집단과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원했다면 존 그리셤이나 시드니 셀던의 작품들을 읽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들에서 기대한 것은 정통적인 방식의 추리물이기 때문이다.(실제도 애거서 크리스티가 쓴 대부분의 첩보물들은 평론가들에게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독자들의 시선은 다른 것이겠지만 말이다.)

마지막에 가서 세븐 다이얼스라는 것(?!)의 정체가 밝혀질 때에는 솔직히 무슨 상관이랴~는 생각까지 들었다.(비밀기지에서 출동하는 로보트가 마징가제트이건 태권브이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악당들만 제대로 처치해주면 되지..) 사건의 해결방식을 따라가는 애거서 크리스티식의 이야기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똑같은 실망감을 느낄 것이고, 그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만족스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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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하우스의 비극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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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남부의 아름다운 해변인 콘월지방을 언급하면서 시작되는 <엔드하우스의 비극>은 일단 꽤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콘월은 우라사와 나오키의 <마스터 키튼>에서도 주인공 키튼의 어머니가 태어난 고향으로, 매우 아름답게 묘사된다.) 일단 범죄가 벌어지고 그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되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여주인공에 대한 살해위협을 막아내려는 포와로의 노력이 그려진다. 흥미진진하게 범인찾기의 과정이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여지없이 지금까지의 상황을 뒤집어버린다. 반전과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이중반전이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정통추리소설을 수십편 정도 읽고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들에도 익숙한 독자라면 전체적인 내용이 뻔히 이러이러하게 진행되리라는 것을 짐작할만한 트릭이었다. 가장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이 범인이 아니고 도저히 범인일 법하지 않은, 범인일 수가 없는 사람이 바로 범인이라는 것 말이다. 그런 면에서 전체분량의 1/3쯤 읽었을 때 범인을 짐작할 수 있었으며, 다만 어떻게 사건을 엮어나가는가?하는 그 방식이 궁금해졌다.

어쨌든 보다 드라마틱한 포와로의 대사들이 등장하고,('수치스러운 추측..', '싸구려 스릴영화따위의..'...), 사건해결이 어려움에 부딪히자 포와로의 유일한 미해결 사건인 '초콜렛 상자'가 언급된다. 트릭이 너무 작위적이라고 하더라도 상당히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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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팽의 미소 - 에드거 앨런 포 단편전집 3 미스터리
에드거 앨런 포 지음, 홍성영 옮김 / 하늘연못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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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고전은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않고 깊은 감동과 재미를 준다고들 한다. 정말 대부분의 작품이 그렇다. 반세기 전의 통속소설인 <위대한 개츠비>는 요즘의 시대에도 너무나 그럴싸한 소설이다. 하지만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서도 고전의 품격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추리소설의 생명을 문학성이 아닌 트릭이라고 생각한다. 트릭이 중심이 되는 장르이기 때문에 그만큼 주인공 탐정의 존재감이 중요한 것일런지도 모른다.

에드거 앨런 포의 단편전집 중의 한 권인 '뒤팽의 미소'를 읽고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익숙함과 상투적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트릭들이 이미 너무나도 평범한 것들이 되어버린데다가 최근에는 고전의 트릭을 한 번, 두 번 뒤틀어놓은 걸작들도 출간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모르그가의 살인'은 '검은 고양이'와 함께 너무나도 많이 알려진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의 경악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독자가 얼마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네가 범인이다'라는 작품은 추리소설의 통념상 시작하자마자 범인을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다.(물론 그 추론의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독자들도 많을 것이다.) 장황한 대사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마리로제 미스터리'에 굳이 '모르그가의 살인 속편'이란 부제를 붙인 것도 조금 우습게 느껴진다. '뒤팽의 미소'는 추리소설에 입문하는 초보독자들이 읽는다면 매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테지만, 이미 익숙해진 독자라면 너무나 밋밋하고 싱겁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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