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 단맛 감칠맛이 영업안에 있더라
권종숙 지음 / 한비미디어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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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맛 단맛 감칠맛이 영업안에 있더라>. 가벼운 제목과 공허한 내용의 일본책들과는 달리 진한 무게감이 전해지는 도서이다. 저자소개에 나와있는 사진 속의 주인공인 권종숙씨는 산전수전 다 겪어본듯한, 주름살 많은 옆집아저씨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의 영업경험과 노하우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33년의 세월동안 한분야에서 전력투구해온 저자의 프로근성과 영업관이 잘 나와있는 책이다. 책 자체의 완성도는 딱히 뛰어나다거나 감명깊은 수준이 아니다. 두페이지분량의 짤막한 내용들이 조금 미진하기도 하고, 간혹 상식정도도 못되는 뻔한 내용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몇몇의 단점들만으로 전체적인 내용의 가치를 평가절하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쓴맛 단맛 감칠맛이 영업안에 있더라>에는 저자가 경험으로부터 배운 소중한 교훈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삼성타워라는 업체의 간판만 보고 경쟁그룹(제일제당)이 운영하는 곳일 거라고 미리 짐작해버린 것같은 어이없는 실수가 소개되기도 하고, 부도를 예방하는 것도 영업이라고, 폭넓게 사고하는 방식을 강조하기도 한다. 평소에 폭넓은 인간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 차근차근 일하는 것의 중요성같은 뻔한 내용도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접목하여 설명함으로서 그 무게감을 달리한다. 굳이 영업을 지망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한번쯤 읽고나서 나름대로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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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의 비극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1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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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의 비극'이라는 제목에서 연극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라는 연상을 할 수 있겠지만, 연극배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할 뿐이다. 그리고 살인사건들이 마치 연극무대위의 이야기처럼 펼쳐진다. '3막의 비극'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통념적이고 상식적인 사건의 진행방식을 뒤집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어떠한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 다음에 비슷한(또는 똑같은) 방식으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면 독자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첫번째 살인사건이 중심사건이고 두번째의 범행은 첫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이거나 부수적인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3막의 비극'에서는 그러한 점이 오히려 독자를 향한 도전으로 제시된다.

오프닝의 파티에서 잠깐 소개된 포와로는 사건이 한참동안이나 진행되도록 나오지 않는다는 점, 어설픈 주인공들이 깔끔하지 못하게 이리저리 사건을 쑤시고 다니면서 추리를 전개하는 점(그러한 이야기가 진행되는동안 얼마나 포와로를 그리워했는지.)이 다소 아쉽고 불만스럽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교한 트릭과 치밀한 전개를 보여주는 '3막의 비극'은 크리스티의 걸작 중의 한편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부분에서 포와로가 내뱉는 위트 넘치는 말은 단순한 말장난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개인적으로는 애거서 크리스티 최고의 명대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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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문형쯤이야
이학의 지음 / 삼지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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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8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이다. 페이지 수만 많은 것이 아니다. 여백이 적은 본문에는 깨알같은 글씨로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히라가나와 한글설명은 대강 훑어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온다.(개인적으로는 속이 울렁거릴 정도였다.) 내용의 완성도만을 따진다면 만점에 가까운 수준이다. 각종 일본어 시험과 실용회화에서 쓰이는 문형들이 빠지지 않고 수록되어 있다.

오십음도의 순서에 맞게 채워져있는 내용은 너무나도 방대하다. 단 하나의 표현도 빠뜨리지 않겠다는 의도였는지 800페이지 전체를 낭비없이 빽빽하게 수록하고 있다. 이 책 한권만 제대로 마스터한다면 각종 시험이나 일상적인 대화에 전혀 막힘이 없을 것이다. 저자인지가 붙어있는 윗부분에 '일본어표현에 자신을 갖자'라고 적혀있는데, 자신정도가 아니라 자부심을 갖아도 넉넉할 정도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일본어 문형쯤이야'가 매우 훌륭한 교재임에는 틀림없으나, 추천해주고 싶지는 않은 교재이다. 일단 너무나도 작은 글씨체이기 때문에 30분만 집중해서 공부를 하다보면 머리가 아프다.(개인적으로는 눈까지 심하게 욱신거려서 두통약을 복용해야 했다.) 어쩌면 이렇게 작은 글씨로 도배를 해놓았는지,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조차도 망각한 책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의 불만인데, 테입이 없다는 것이다. 무릇 어학교재에는 리스닝테입이 수록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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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미래를 지배했는가
모리타 아키오 지음, 김성기 옮김 / 황금가지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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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미래를 지배했는가'는 세계적인 기업인 소니의 창업주이자 CEO였던 모리타 아키오씨가 썼던 글을 모은 책이다. 30년전에 쓴 글부터 몇 년전에 쓴 글까지 다양하게 수록되어 있다. 주된 내용은 산업과 기업, 국가경제과 회사원들에 관해서 다루고 있는데, 한 기업을 세계정상에 올려놓은 기업가의 혜안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오래 되어도 너무 오래 된 글들의 효용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시에는 피터 드러커의 글 이상으로 혁명적이고 뛰어난 생각이었을테지만 지금에 와서 읽어보면 너무 뻔하고, 다소 케케묵은 개념이 아닌가 싶다.

물론 원칙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수록된 내용 중에도 원칙에 관한 챕터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이미 각종 경영잡지 또는 경영에세이, 심지어는 일반대중잡지나 신문에서 닳고 닳을 정도로 보아온 내용이기에 굳이 출판해야했나?하는 생각이 든다. 거창하고 화려한 제목과 출판사의 재력을 등에 업은 엄청난 광고를 떠올리니 좀 씁쓸한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일본인들의 꼼꼼함을 잘 보여준 인재스카웃방식이다. 직장인을 스카웃하기 위해서 일부러 저녁시간에 면접을 잡는 배려와 치밀함이야말로 작은 것까지 신경쓰는 경영자들의 비범함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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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6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정성희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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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엘러리 퀸, 포와로... 심지어는 탐정의 시조격인 뒤팽... 그들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읽어봤지만 이 작품 '잠자는 살인'에서처럼 범인을 확실히 짚어낸 적은 없었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독서경험으로 볼 때 웬만한 난이도의 트릭이라고 하더라도 결말부분에 가서야 겨우 작가의 트릭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잠자는 살인'의 경우는 어째서 범인이 훤히 보이는 것일까?! 특히 마지막의 50페이지 정도는 사족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 작품이 결코 졸작이기 때문은 아니다. 다만 이런 종류의 고전적인 추리소설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범인이라는 존재가 뜬금없이 마지막에 가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고 할 때, 결국 지금까지의 등장인물들 중의 한 명이다. 하지만 너무 뻔하게 보이는듯한 인물은 당연히 범인이 아니다. 그리고 독자가 깜짝 놀랄만한 의외의 인물... 개인적으로는 범인이 중요한 증인을 살해하는 부분부터 트릭을 알 수 있었다. 시간적인 순서와 증거자료, 알리바이를 볼 때 그 사람(?!)이 가장 유력한 범인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습관적인) 관점에서 볼 때 범인이라고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인물인데다가 살인이 일어난 시간에 벌어진 그의 행동에 대한 언급이나 설명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결코 졸작이 아닌 '잠자는 살인'은 범인을 쉽게 알아맞힌 덕분에 맥빠진 책읽기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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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days 2004-10-12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 애거서 크리스티라고 맨날 걸작만 쓸 수는 없겠지요. 간혹가다 졸작도 좀 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