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 [할인행사]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 킴 헌터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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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혹성'이라는 원제목이 어찌 '혹성탈출'이라는 제목으로 출시되었는지... 원제보다 더 멋드러지긴 하지만 일본개봉제목을 따라했다는 점이 왠지 기분 나쁘다.

혹시 팀 버튼의 '혹성탈출'을 보고 원작인 이 작품을 평가절하하는 분이라면 일단 한번 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거의 40년 전의 영화이니만큼 화려한 특수효과는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원숭이인간들의 분장이 조잡하지 않고 그럴듯한데다 쓸데없는 특수효과에 의존하지 않았던 제작진들이 스토리와 주인공들의 세부적인 감정묘사에 더욱 신경을 썼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이야기구조는 팀 버튼의 작품과 비슷하지만 결말의 충격도 영화보다 몇배 더 강렬하다. 개인적으로는 '식스 센스'를 보기 전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결말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할인행사가 있어서 좋았지만 오래전 작품인 관계로 DVD에 별다른 supplement가 수록되어 있지 않은 점이 아쉽다.

그리고 '혹성탈출'의 후속작이 서너편 나온 걸로 아는데, 개인적으로 어렵게 구해보고 크게 실망했다. 기대하지 말라고 꼭 밝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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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미리내 2008-07-01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숭이 별>이 가장 낫죠. 이상하게 혹성이니 행성인 하는 것 보다는 그냥 우리말인 '별'로 보면 될 것을...원작이 으뜸입니다.

sayonara 2008-07-01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과 후속편들의 차이는 해저2만리와 안드로메다의 차이라죠. ^_^
달구벌님 말씀대로 '원숭이 별'이라는 표현이 백배 천배 낫습니다. 무분별한 일본식 표현보다는요.
(대학 때 경제학 '무차별곡선'이라는 일본식 표현에 얼마나 한숨이 났던지...)
 
엑스파일(1disc) - 할인행사
롭 바우만 감독, 데이비드 듀코브니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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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파일' 극장판은 흥행에 그리 성공하지 못했다. 골수액스필들에게는 인기가 있었지만 팬이 아닌 관객이나 비평가들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TV시리즈의 팬들과 일반 SF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엑스파일'영화를 만들겠다는 제작진들의 과욕이 결국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엑스파일'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TV판의 신비스럽고 진지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극장판으로 보여줄 수 있는 스펙터클함을 억지로 엮어보려 하니까 관객들의 반응이 시큰둥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많은 관객들이 '지구에 내려온 에이리언 아냐?'하고 말하는 식이었다.

개인적으로도 별다른 감흥이 없는 작품이었다. 어떻게든 TV시리즈와 연관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려고 하다 보니까 멀더와 스컬리요원은 빌딩옥상과 뒷골목, 옥수수밭과 시베리아 등으로 정신없이 뛰어다니기만 했다. TV판에 비해서는 크게 터트리는 폭파씬들도 다른 블록버스터에 비해서는 초라한 편이다.

기본적인 화면구성이 엉망이기 때문에 DVD의 좋은 화질도 그리 돋보이지 않는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작품이지만 그래도 극장판 '엑스파일' 2편을 기다리고 싶은 심정이다. TV판의 종결이 너무 아쉽고, 아직도 멀더와 스컬리요원이 그립기 때문이다. 도겟과 레이어스 요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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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폭스
시드니 셀던 지음 / 보람 / 199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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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드니 셀던이 워낙 인기가 있던 시절, 그의 작품이라고 하기 민망한 수준의 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은 시드니 셀던이 쓴 각본이나 희곡을 평역한 작품들이었다. 그런 식의 이야기들은 여러 면에서 허술하고 엉성하지만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치 누군가 시드니 셀던의 작품을 한번 읽고 그 이야기를 다시 옮겨 쓴 것처럼 맥이 빠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레드폭스'라는 작품도 아마 그런 평역작이었던 것 같다. 성인용 소설이라는 표시를 따로 표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새빨간 표지와 조악한 인쇄품질, 엉성한 구성상태 등으로 볼 때 말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성인들의 은밀한 상상력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통속소설이다. 냉전이 한참이던 시절 러시아정부에서는 우연히 미국 영부인과 똑같이 생긴 여배우를 발견하고 바꿔칠 생각을 한다. 제목의 '레드 폭스'는 그녀의 암호명이다. 머리를 염색하고, 맹장수술을 하고 발음을 익히는 것은 기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성생활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시드니 셀던은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흥미진진하고 적나라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린 학생들이 읽기에는 야하기도 하고 말이다.

마지막에는 멋드러진 반전과 의미심장한 결말이 있다. 시드니 셀던은 진정 '재미'를 아는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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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투 퍼디션 - 아웃케이스 없음
샘 멘데스 감독, 톰 행크스 (Tom Hanks)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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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멸에 이르는 길'이라는 뜻의 제목부터 심상치않은 대작이다. 감독은 갱스터영화의 껍데기를 빌어서 '아버지와 아들'에 관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말을 했다.

젊었을 때의 장난스러운 표정이 사라진, 중후하게 늙은 폴 뉴먼과 코미디언출신이면서 연기파배우로 우뚝 선 톰 행크스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다만 앞머리를 뽑아버렸다는 주드 로의 기괴한 모습이 너무 아쉽다. 솔직히 영화에서 그리 강렬한 인상을 선사하지도 못했는데 꽃미남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그 정도까지 노력을 해야했는지 말이다.

범죄조직의 보스와 부하의 관계이면서 아버지와 아들같았던 보스와 설리번은 보스의 어리석은 친아들 때문에 함께 파멸에 이르게 된다. 그 와중에 더욱 돈독해지는 설리번과 그의 아들 마이클의 애정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대부'와 같은 웅장한 위압감이나 '좋은 친구들'같은 지독한 현실감같은 것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작품이다. 하지만 역경 속에서 드러나는 부자간의 사랑과 아버지의 헌신적인 희생같은 것들을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 중에 가장 진지하고 무거운 작품이 아닐까?하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매우 차분한 분위기의 작품인데, 빗속에서 보스의 부하들고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이 차분하면서도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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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
마리오 푸조 지음, 이은정 옮김 / 늘봄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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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 이탈리아 이민계의 이야기, 범죄조직에 관한 이야기 등 받아들이는 독자의 입장에 따라서 다양하게 읽힐 수 있는 역작이다.

처음 프란시스 F 코폴라의 영화로 이 작품을 접했을 때 완벽한 서사성과 줄거리에 큰 감명을 받았었다. 하지만 원작을 읽고 나니 그 '완벽함'의 많은 부분이 원작자으로부터 빚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가족과 조직의 이야기,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를 한편의 작품 속에 아우르는 영화감독의 솜씨도 대단하다. 하지만 단지 돈과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대부'를 쓰게 됐다는 마리오 푸조의 사연이 더 소설처럼 느껴진다.

비토 꼴레오네('코를레오네'보다 훨씬 어감이 좋다)와 마이클 꼴레오네... 그밖의 형제들과 누이, 어머니, 가족과 적들... 우리나라의 '토지'와 비교한다면 지나친 욕심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판 '토지', 현대판 '뿌리'로 기억하고 싶은 작품이다.

많은 독자들이 영화 '대부'보다는 소설 쪽에 무게를 두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 쪽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서사성과 치밀함은 소설 쪽이 훨씬 낫지만 원작에서는 살아움직이는 주인공들의 고뇌와 증오, 애증같은 감정을 더욱 생생하게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아마 독자로서의 상상력이 부족히기 때문이겠지만)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중후한 카리스마의 마론 브란도, 흔들리는 눈빛의 카리스마 알 파치노.

마지막 책장을 덮었지만, 이 두 명배우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영화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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