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드토커 SE - 아웃케이스 없음
오우삼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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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 '첩혈쌍웅' 등 오우삼 감독의 홍콩시절과 헐리우드에서의 성공작이었던 '페이스 오프'를 기억하는 팬으로서 매우 아쉬웠던 작품이다.

어쨌든 자신의 조국인 미국을 위해 암호병으로 출전하는 나바호 원주민들, 그들과의 의리와 자신의 임무 사이에서 고뇌하는 미군 병사 그리고 2차대전의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전투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지옥의 묵시록'과는 또다른 전쟁걸작의 탄생을 기대했다.

하지만 '윈드토커'는 마치 오우삼 감독의 단점들만을 모아놓은 작품처럼 보인다. 스펙터클한 전투장면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지독히 신파적이다. 하모니카와 전통악기를 함께 연주하면서 우정을 나눈다는 설정도 감동적이기 보다는 좀 유치하다.

죽어가면서 동료를 죽인 것은 자신의 임무였기 때문에 한 것이라고 말하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말도 너무 뻔하기만 하다. 자신의 임무와 우정 사이에서 고뇌하는 병사의 모습이 아니라 그저 계속된 전투에 지친 피로감으로밖에 안보인다.

마지막 장면에서 나바호 방식으로 영혼을 추모하는 장면 또한 헐리우드 영화에서 그려지는 피상적인 인디언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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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의 제왕
존 그리샴 지음, 신현철 옮김 / 북앳북스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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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불법의 제왕'을 접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꽤 묵직하다는 것이다. 존 그리셤의 초기작품인 '펠리컨 브리프'를 생각나게 한다. 출판시장이 불황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국내에서 존 그리셤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일까? 예전같았으면 두권으로 분책되어 나왔을 분량인데 말이다.

'불법의 제왕'이한 제목은 대기업들의 불법행위에 집단소송을 걸어 이득을 얻는 변호사인 주인공을 말한다. 하찮은(?) 국선변호사에서 혜성처럼 등장한 제왕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초반부는 좀 지루하고 애매하다. 80페이지가 넘어가도록 본격적인 사건이 등장하지 않고 주인공의 구질구질한 일상이 자세히 묘사되기 때문이다. 속물적인 여자친구의 부모와 식사하면서 주인공이 속으로 궁시렁거리는 장면은 그리셤의 능수능란한 글솜씨를 엿볼 수 있다.

그러다가 등장한 의료소송사건은 이 작품이 로빈 쿡의 소설처럼 약물중독으로 인한 부작용(?)을 소재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주인공의 애정과 야망 등이 펼쳐지면서 작품의 성격은 시드니 셀던쪽에 가까워진다. 어쨌든 로빈 쿡이나 시드니 셀던의 작품들보단 훨씬 재미있다는 것이다.

'불법의 제왕'도 분명히 그럴듯하게 영화화 될 것이다. '레인메이커'의 멧 데이먼같은 반듯한 이미지의 배우가 주인공을 맡는다면 멋진 작품이 나오리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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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ya - Paint The Sky With Stars - The Best Of Enya
엔야(Enya) 노래 / 워너뮤직(WEA) / 199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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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도 엔야의 베스트앨범이 나오길 손꼽아 기다렸다. 이미 엔야의 전 앨범을 소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엔야의 노래는 각 앨범마다 특징이 있다. 'Orinoco Flow'의 신비하고 신선한 느낌, 'Shepherd Moons'의 스산하면서도 역시 신비한 느낌, 'The Celts'의 웅장하면서 신화적인 느낌들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앨범마다의 일관된 느낌이 단점이기도 하다. 한 앨범에 수록된 곡들이 워낙 비슷비슷한 분위기라서 한 앨범을 계속 감상하기에는 좀 지루한 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곡들만 따로 녹음해서 듣곤 했다.

어떤 글을 보면 아일랜드 사람들도 '한'이 많은 민족이라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잘 맞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CF의 배경음악으로 더 자주 쓰였나 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은 'Anywhere Is', 'The Celts'같은 웅장한 분위기의 곡들이다. 특히 'Book Of Days'는 압권이다. 몇년전에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Far and Away'라는 영화의 주제곡으로 들었을 때 크게 감명받았는데 최근 '냉정과 열정사이'라는 영화에서 쓰이는 것을 보고 또한번 감동받았다. 마치 십자군의 행진을 연상시키는 곡이지만 거친 서부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뿐 아니라 이국적인 분위기의 감미로운 러브 스토리에도 너무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취향 때문인지 'Book Of Days'는 정말 자주 듣는다. Mo' Better Blues'의 주제곡과 함께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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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가지 유혹 - 할인행사
해롤드 래미스 감독, 브랜든 프레이저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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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을 정도로 아찔하게 웃겨주는 작품이다.

브랜든 프레이저를 맨 처음 본 것은 선사시대의 원시인이 현재에 나타나 벌이는 소동을 그린 '원시 틴에이저'라는 작품에서였다. 꽃미남 스타일의 잘생긴 청년이 코믹연기를 하는데도 어색하다거나 거북한 감이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곱가지 유혹'의 줄거리는 뻔하다. 좋아하는 여자와 사귀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판다는 설정이다. 이것 저것 다 되어 보지만 결국에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찾는다는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이런 상투적인 줄거리의 영화가 재미있는 이유는 주인공 브랜든 프레이저의 연기 덕분이다.

남미의 마약왕이 되었을 때의 당황스러운 모습, 석양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감수성 예민한 청년의 모습, 단순무식하고 파워 넘치는 농구선수의 모습, 이지적인 문학가의 모습... 다양한 모습들을 완벽하게 소화하면서도 각 역할마다 나름대로 코믹한 모습을 끌어내는 브랜든 프레이저의 재능이 빛을 발한다.

자신의 재능만으로 그저그런 영화를 재미있게 이끌어가던 홍콩의 주성치를 생각나게 한다.

휴 그랜트의 연인으로 유명했고 한때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포트역으로 물망에 올랐던 엘리자베스 헐리의 연기도 괜찮았다. DVD는 미공개 장면, 감독 해설 등 많은 내용이 수록되어 있는 점도 매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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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피드 화이어 - 할인행사
드와이 H. 리틀 감독, 브랜든 리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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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든 리라는 배우는 아버지의 후광에 오히려 주눅이 든 배우같다. 이소룡은 비록 연기력은 부족했지만 최강의 무술실력과 무뚝뚝한 카리스마, 부드러운 살인미소를 겸비한 놀라운 배우였다.

하지만 브랜든 리는 그중 어느 것 하나 갖추지 못한 것 같다. 이국적인 외모의 매끈한 얼굴이지만, 부친의 명성에 근접하기에는 모든 것이 부족한 액션배우다. 그 이유때문인지 출연하는 작품의 수준도 장 클로드 반담이나 스티븐 시걸의 작품들과 비슷하다.

무술이 뛰어난 유학생이 범죄에 휘말려 멋지게 사건을 해결한다는 설정의 '래피드 화이어'는 뻔한 줄거리에 뻔한 제목을 달고 있는 시간 때우기 영화다. 제작비의 한계 때문인지 시원하게 터지는 폭발장면도 없다. 그렇다고 배우들의 생동감 넘치는 액션도 부족하다.

차라리 혼신의 힘을 다하는 성룡의 작품들을 한번 더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래피드 화이어'의 시각적 쾌감은 성룡 영화의 NG장면에도 못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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