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어웨이(1disc) - [할인행사]
게리 플레더 감독, 진 해크만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덴버(에서 해야할 일)’라는 색다르고 독특하고, 재미있는 갱스터 영화로 데뷔한 게리 플레더 감독은 이후 스릴러 전문 감독으로 자리를 굳힌 것 같다. 일부에선 히치콕 감독의 후계자라고 추켜세우지만, 매번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항상 2% 정도 부족한 스릴러라는 것이다.
긴장감은 넘치지만 강렬하게 사람을 조이는 맛은 없고,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등장하지만 완벽하게 감정이입이 되질 않는다.
‘키스 더 걸’, ‘돈 세이 워드’같은 작품들에서도 그랬고, 이 작품 ‘런어웨이’에서도 마찬가지다.
걸출한 배우들은 좋은 연기를 보여주지만 두 주인공이 왜 그렇게 애를 쓰는 건지 가슴에 와닺지가 않는다.(더 자세한 언급은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런어웨이’는 영화화된 대부분의 존 그리셤 작품들이 실망스러웠던 점에 비교해볼 때 상당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담배회사를 총기회사로 바꾸고 두 주인공의 동기를 새로 덧붙인 점들이 용서가 되기도 한다. 솔직히 원작(‘런어웨이 주어리’)는 좀 지루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존 그리셤 원작의 다른 영화들보다는 볼만하고, 존 그리셤이 각본을 쓴 ‘진저브래드 맨’보다도 훨씬 재미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마인 이야기 12 - 위기로 치닫는 제국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2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라칼라 황제 이후 수많은 군인 황제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진다. 대부분 암살당하거나 또는 병으로, 여러가지 이유로 죽는다. 예전의 '로마인 이야기'에서는 황제 한명이 적어도 한 챕터를 차지하거나 카이사르같은 경우에는 무려 두권의 분량이 할애되기도 하지만, 12권에서는 눈이 핑핑 돌 정도로 수많은 황제들이 바뀐다.

로마가 잘 나갈 때의 이야기는 읽는 재미도 쏠쏠하고 무척이나 신이 났지만, 11권 이후 로마제국이 쇠망하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조금 안타깝기도 하고 도대체 왜 그 많은 황제들은 로마의 역사를 바꾸지 못했는가 하는 의문도 든다. 아니면 그들은 멸망해가는 로마역사의 피해자였을까?

무엇보다도 시오노 나나미의 글솜씨를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인상깊은 책이다.

'안토니우스 칙령'의 이면을 읽은 다른 작가들과는 달리 오히려 문면 그대로 읽는 편이 사실에 가깝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제시하는 부분이라던가, 로마 시민권 문제에 관해 현대식으로 '브랜드는 죽었다'라고 표현한 부분에서는 시오노 나나미만이 할 수 있는 '문장의 향연'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안토니우스 칙령'이 기독교회의 평가대로 인도적이고 올바른 법률이라면 왜 오현제 가운데 그것을 생각한 사람이 없을까?라는 단순하지만 날카로운 식견을 보여주기도 한다.

어쨌든 이전의 '로마인 이야기'에 비해 내용은 많이 우울하지만 여전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페이스풀 - 할인행사
애드리안 라인 감독, 리차드 기어 (Richard Gere) 외 출연 / 스타맥스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그저그런 줄거리의 뻔한 '불륜 드라마'일 수도 있었던 이 작품은 에드리안 라인 감독의 뛰어난 연출과 리차드 기어, 다이안 레인 등의 빼어난 연기 덕분에 꽤 볼만한 작품이 되었다.

'위험한 정사', '은밀한 유혹'같이 애정을 소재로 한 작품을 감각적으로 그려내는 감독의 연출도 좋았지만, 중년의 연기를 제대로 소화해 낸 리처드 기어도 전혀 느끼하지 않다.

스치는 눈빛과 손길, 작은 소품들에서 느낄 수 있는 미묘한 감정 변화와 느낌들이 이 영화의 진정한 재미다.

다만 너무나도 아쉬운 것은 프랑스의 브래드 피트라고 불리던 올리비에 마르티네즈가 그저 구색맞추기로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 영화 이후에도 'SWAT'같은 작품에서 범죄자로 등장하고 있다.(그래도 언젠가는 뜰 날이 있겠지. '반지의 제왕'의 비고 모텐슨도 예전에는 '퍼펙트 머더'에서 기네스 펠트로우 불륜의 상대역으로 비슷하게 등장하곤 했으니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상
이원익 지음 / 넥서스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홍정욱씨의 '7막7장'을 읽고 큰 감동과 동기를 얻었던 이원익씨가 '비상'이라는 책을 통해 이땅의 젊은이들에게 또 다른 씨앗을 뿌리고 있는 것을 보니 정말 감격스럽다. 마치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에 나오는 '사랑의 다단계'와 비슷한 '꿈과 열정의 다단계'가 아닐까?

홍정욱씨의 글이 세련된 반면에 이원익씨의 글은 조금 더 투박한 편이다. 하지만 그 또한 이시대의 젊은이들에게 후륭한 귀감이 되는 사람이다. 그가 지금까지 이루어낸 일들이 놀랍기도 하고 앞으로의 일도 너무 기대된다.

홍정욱씨가 학생기자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대주의(한국땅에서도 쓸데없이 영어만을 고집하는 사람들)를 이원익씨가 똑같이 경험했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캠퍼스와 거리에서 그리 유창하지 못한 영어로 어색하게 떠들어대는 사람들이나 아이의 감탄사를 "웁스"라고 고쳐주며 흑인을 차별하는 어머니같은 사람들 말이다.

아버지와의 화해, 처음 전투기를 탔을 때의 감격, '이러다가 죽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혹독했던 공부... 한장 한장, 한줄 한줄에 이원익씨의 땀과 눈물이 그대로 담겨있다. 여타의 회고록에서 보이는 지나친 자화자찬과 자기 부모의 우상화같은 것도 보이지 않아서 더욱 진솔하게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차이나 오렌지의 비밀 동서 미스터리 북스 68
엘러리 퀸 지음, 김우종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작품에 있어서 가장 재미있고 흥미로운 부분은 '독자에 대한 도전' 부분이다. 소설이 완성된 뒤 교열과정에서 늘 있던 '도전'이 탈락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부랴부랴 추가했기 때문이다. 그토록 꼼꼼하고 완벽한 트릭의 작품을 써내는 엘러리 퀸이 이런 우스꽝스러운 실수를 하다니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부분만이 제몫을 다할 뿐 나머지 본문은 엘러리 퀸의 작품치고는 너무 허술하다. 김전일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퀸의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트릭은 '명탐정 코난'의 방식이다. 끈과 기구, 공간배치, 수학적 계산이 등장하는 트릭은 지나치게 복잡하기만 하다. 정교하게 쌓아올린 트릭을 한순간에 허물어뜨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엔 너무 복잡하기만 하다.

뒷표지의 '밀실살인사건 불후의 초1급 명작'은 명백히 과장된 찬사다. '노란방의 비밀'처럼 간단한 방식으로 밀실살인을 만들어내는 작품이야말로 초1급 명작이기 때문이다.

'차이나 오렌지의 비밀'에는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에서처럼 폭발적인 추격도 없고, '그리스 관의 비밀'처럼 반전의 반전이 거듭되지도 않는다.

"우연이라는 걸 싫어"하는 엘러리 퀸의 성격에는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지만 추리소설로서의 재미는 기대에 못미치는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