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미 라인스 - 할인행사
조 무어 감독, 케이스 데이비드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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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비평가들이 이 작품을 가리켜 '실화를 과도하게 영웅화한 액션 졸작'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만큼 '재미'라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작품은 드물다고 생각한다. 특히 요격미사일을 피해다니는 F-18의 추격씬과 지뢰밭 위로 도망가는 씬은 근래에 보기드문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쓸데없이 CG를 남발하고 무조건 크게 터뜨리면 장땡인 줄 아는 최근의 블록버스터들이 본받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DVD라는 매체로 이 작품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기쁘다. VHS라면 제대로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액션씬들이었다.

정말 몇분간의 비행 추격씬은 '탑건'의 명장면들 이상으로 멋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그 장면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정도다.

좀 아쉬운 점은 아무리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서라지만 정지화면과 슬로모션이 지나치게 남발된 점과 명배우 진 해크만이 그리 개성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이다.(그는 '크림슨 타이드'에서도 고지식한 군인이라는 비슷한 배역으로 출연했다.)

많은 사람들이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수퍼맨이 되어버린 주인공역을 비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료한 군생활에 대한 회의와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 동료의 죽음을 떠올리면서 많은 생각을 하는 모습이 필요한 만큼 잘 표현되었다. 이 부분에서는 코믹연기에 일가견이 있는 오웬 윌슨이 썩 잘 어울렸다. 그의 유머넘치는 대사들이 오히려 적절한 긴장감을 살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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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장이 너무 많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24
렉스 스타우트 지음, 김우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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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유쾌한 분위기의 깔끔한 추리소설 한권을 읽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뒷표지에 있는 작가 렉스 스타우트의 사진이다. 추리작가중에 이토록 해맑은 미소를 갖고있는 노인네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가히 KFC의 샌더스 대령, 신구 할아버지를 잇는 살인미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늘 근엄한 모습의 코넌 도일, 귀부인같은 온화한 미소의 애거서 크리스티, 학구적인 분위기의 엘러리 퀸에게서는 느낄 수 없던 분위기다.

내용 또한 오랜만에 읽어본 반가운 순수추리물이었다.

한동안은 '누가 어떻게 죽였는가?'가 아닌 '누가 죽였고, 왜 죽였으며, 그 누구는 어떻게 되는가?'하는 범죄소설에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요리장이 너무 많다'의 트릭이야 다른 대가들의 작품에 비해 좀 평범하다 싶지만, 울프와 아치 둘이 쏘아대는 시트콤같은 대사들이 일품이다. 천연덕스럽게 가짜로 지문조사를 하는 행동이며 능글능글하기 그지없는 아저씨 콤비다.

밤을 새면서 "날개만 있으면 올빼미가 될 수 있겠다"라며 탐정 울프에 지지않는 입담을 과시하는 아치는 단순한 조수나 기록자가 아니라 또한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번역상태인데 왜 '백파이어'같은 표현을 제대로  번역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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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4-17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콤비를 잠깐 잊고 있었습니다. 기억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sayonara 2004-04-18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순수추리물에서 이토록 천연덕스럽게 대사를 주고받는 콤비를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서 즐겁더군요. 근데 번역상태가 한마디로 '우웩~'이 아니던가요? 모처럼 의미심장한 시리즈 기획이었을텐데, 어째 좀 그렇네요.
 
에일리언 2020 - [할인행사]
데이빗 트오히 감독, 빈 디셀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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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반 디젤이 지금보다 덜 유명했던 시절 출연했던 작품이다. ‘트리플 엑스’에서와 비슷한 분위기로 나오지만 더 무뚝뚝한 연기를 선보인다.

‘에이리언 2020’이라는 제목만 보고 ‘에이리언’ 시리즈의 아류가 아닐까 하고 쉽게 단정해버리는 팬들이 있을까 무척 아쉬운 작품이다.

우연히 불시착한 행성에서 외계괴물들을 만나 사투를 벌인다는 기본 줄거리는 비슷하지만 좀 독특한 재미가 있다. 별다른 특수효과도 나오지 않고 크게 돈을 들인 표시도 보이지 않는다.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도 비평가들이 보기에는 그저 그럴테지만, 이런 평범한 요소들을 갖고 긴장감 넘치는 액션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우연히 마주친 괴물체들, 한명씩 죽어나가는 주인공들, 아슬아슬한 마지막의 탈출, 그리고 내부의 갈등... 전형적이고 뻔한 줄거리의 영화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장르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제대로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곧 더 많은 제작비를 투입한, 대규모의 속편이 제작된다고 하는데 부디 ‘엘 마리야치’와 ‘데스페라도’의 경우처럼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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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4-20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 마리야치와 데스페라도라뇨?! -_-?

sayonara 2004-04-2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스페라도'는 '엘 마리야치'라는 초절약예산영화의 속편입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주연을 맡았는데, 오히려 전편에 비해 긴장감도 완성도도 떨어진다는 비난을 받았죠.
하지만 3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멕시코'에 비하면 '데스페라도'도 걸작이더군요.

11days 2004-05-06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의 속편은 주인공의 이름을 딴 '리딕 연대기'라고 들었습니다.
'스타워즈'분위기의 영화라는데 개봉 대기중이라고 하더군요.
 
한니발 무삭제판 (2DISC) - 할인행사
리들리 스코트 감독, 안소니 홉킨스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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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레드 드래곤’, ‘양들의 침묵’의 후속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한니발’이라는 원작에 크게 실망한 상태에서 이 영화를 보게 됐다. 보고 난 느낌은 그런대로 재미있었다는 것이다.

전편의 주인공 중 한명인 조디 포스터가 빠진 빈자리가 생각보다 훨씬 컸고, 그 결과 한니발에게 이야기가 집중된 점도 불만스럽긴 하다. 한니발이 전편에서 묘사되었던 복잡한 심성의 악마가 아닌 전지전능에 가까운 능력을 지닌 괴물로 묘사된 점도 아쉽다.

이렇게 아쉬움 투성이지만 안소니 홉킨스의 중후한 연기와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진중한 연출이 꽤 묵직한 공포영화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양들의 침묵’의 복잡미묘한 재미는 느낄 수 없었지만 ‘한니발’은 나름대로 분위기 있고 오싹한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원작자와 영화사는 또다른 속편을 준비하고 있다는데, 원작의 결말과 또한 원작과 전혀 다른 영화의 결말을 생각할 때 어떤 식으로 다음 이야기를 꺼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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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3 레볼루션 (2disc) - 일반 킵케이스
래리 워쇼스키 외 감독, 키아누 리브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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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완결편 '매트릭스3:레볼루션'은 2편의 실망감을 충분히 보상해주고 남을만큼 스펙터클했다. 비디오 테입으로 봤다면 시각적 감동을 1/10도 느끼지 못할만큼 DVD라는 매체의 놀라움도 감탄스럽다.

하지만 1편에서 느꼈던 '충격과 전율'을 더이상 느낄 수 없다는 점에서 2편과 마찬가지로 실망이었다. 1편은 단순히 잘 만든 SF영화 이상의 '역사적인 작품'이가 때문이다. 십몇년전 '터미네이터2'가 영화사에 한획을 그었던 것처럼 '매트릭스' 1편도 시각효과의 신기원을 이룬 작품이기 때문이다.

네오와 스미스 요원이 대결하는 장면은 '드래곤 볼'에서 수없이 보아왔던 장면들을 떠올리게 한다. 꼴뚜기 기계부대와 인간들의 대결 또한 스펙터클하지만 상상하던 그 이상의 무엇을 보여주진 못했다. 아마 1편에서 받은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기대수준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인가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번거롭게 철학적, 종교적 해석을 하지 않는다면 헐리우드 오락영화로서는 최고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놀라운 스펙터클과 두 주인공의 비극적인 사랑이 잘 녹아있는 멋진 작품이다.

이 작품이 '매트릭스 시리즈의 완결편'이라는 점만 잊는다면 커다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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