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마이크 뉴웰 감독, 존 한나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내가 너무 좋아하는 작품인 '도니 브래스코'의 감독 마이크 뉴웰이 그 전에 감독한 코미디 영화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을 재미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영화 전체가 산만하고 황당하기만 하다.(영화 전편에 걸쳐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이 펼쳐지기 때문일지도...) 휴 그랜트의 매력도 최근작인 '어바웃 어 보이'나 '러브 액츄어리'에 비해 그리 잘 드러나지도 않은 것 같다.

무엇보다 어색했던 부분은 성적으로 자유분방한 서양식 사고방식이다. 33명과 잠을 잔 여자 주인공과 고작(!?) 9명과 잠자리를 같이 한 남자 주인공의 대화도 영 이상하고, 약혼자와의 결혼식을 앞두고 있으면서도 다른 남자와 몇번이나 잠자리를 같이하는 여주인공도 이해가 안간다. 물론 깜찍하고 귀여운 두 주인공의 연기 덕분인지 그리 거부감이 들지는 않는다.

'결혼'이라는 제도보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렇다고 결혼식이 이처럼 하찮게 취급당하는 것도 영 마음에 안든다.

이 작품에서 유일하게 웃겼던 부분은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로완 앳킨슨이 처음 주례를 맡은 목사로 등장한 부분이다. 엉터리 발음으로 'Holy Ghost(영혼)'를 'Holy Goat(염소)'로, 'Lawful Wife'를 'Awful(끔찍한) Wife'로 발음하는 장면 말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4-05-26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대 공감!!! 저도요...

sayonara 2004-05-27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리뷰하고 코멘트 남들이 보면 고지식하다고 욕하겠는데요..(요즘 애들은 많이 다르더라구요.)
물만두님도 저처럼 어릴 때부터 애늙은이였나보네요.. ^^

물만두 2004-05-2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켰당...
 
절벽산책
돈 슈나이더 지음, 김정우 옮김 / 사람과책 / 1997년 8월
평점 :
품절


조만간 백수의 길을 앞두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번 훑어본 책이다. 하지만 막상 읽어보니 저자의 절절한 사연과 암담함 심정에 어찌나 공감이 가던지... 정말 실업이라는 것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할 수 없는 ‘슬픔’이 느껴졌다.

저자가 표현한 ‘절벽산책’이라는 표현은 현재 주인공이 처한 상황을 표현하는데 있어 너무나도 절묘하다. 남들이 보기에는 아슬아슬한 스릴을 즐기고 있는 것 같지만, 막상 절벽 위를 걷는 사람에게는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서 이 이야기의 결말이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니다. 저자는 자신이 이전에 다니던 직장보다는 훨씬 못한 ‘목수’라는 직업을 택했고, 거기에 만족하면서 살아가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불황의 시대를 살아가는 서민들의 생활방식이 아닐까? 비록 조금 못하고 부족하지만 어쨌든 지금 하는 일을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살아가보는 것이다.

대기업과 사회적 지위, 많은 연봉에 대한 미련을 접고 지금 하고 있는 구멍가게, 리어카 상인, 포장마차라도 만족하면서 해보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이 모자라서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국가가 사회가 불경기이기 때문이라고 믿으면서, 지금 당장 먹고 살 수 있는 것을 감사히 여기면서 말이다.

‘절벽산책’은 참으로 서글프고 현실적인 동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황비홍(黃飛鴻) 3 - 사왕쟁패
서극 감독, 이연걸 외 출연 / SRE (새롬 엔터테인먼트) / 2000년 7월
평점 :
품절


1편의 신선함, 2편에서도 나름대로의 완성도를 보여줬던 ‘황비홍’ 시리즈는 3편에서부터 망가지기 시작한다. 아슬아슬하게 ‘도약’와 ‘비행’을 혼돈하던 와이어 액션을 보여주던 황비홍도 3편에서는 노골적으로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영화의 오프닝에서 황비홍의 아버지와 대결하는 도깨비발은 사람이 아닌 것처럼 대들보와 기둥에 매달려 붙어다닌다. 마치 스파이더 맨처럼 말이다. 패싸움을 막는 황비홍도 겉옷을 벗어 휘두리기만 하니까 주변의 싸움꾼들이 어이없이 떨어져나간다. 도깨비발과 황비홍의 대결도 마치 춤추는 것 같은 느낌을 날아다니기만 할 뿐이다.

무엇보다도 아쉬운 점은 액션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마지막 부분의 액션이 무도가들의 대결이 아니라 ‘사왕쟁패’라는 사자왕 쟁탈전이라는 것이다. 몇몇이 팀을 이뤄서 사자탈을 쓰고 탑의 사자왕패를 탈환하는 것이다. 초반 황비홍의 숙적으로 등장하는 것 같았던 도깨비발은 중간에 부상을 당한 뒤 뜬금없이 황비홍의 제자가 되어 버린다.

맥빠진 액션 덕분에 마지막에 사자왕패를 들고 관료들을 향해 훈계하는 황비홍의 멋진 모습도 그리 진지해 보이지가 않는다.

그리고 국내판에 왜 일본어, 스페인어 자막까지 들어가 있는건지 모르겠다. 자막 좀 몇 개 빼고 가격을 좀 내릴 수는 없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션 임파서블 2 - [할인행사]
오우삼 감독, 톰 크루즈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미션 임파서블2’의 예고편은 매트릭스풍의 액션이 쉴새없이 펼쳐지는 본 영화보다 더 짜릿하고 인상적이다. 맨손으로 암벽등반을 하던 톰 크루즈가 아슬아슬하게 절벽에 매달려 카메라를 쳐다보는 장면이 인상적인 몇분의 예고편은 두시간이 넘는 본 영화보더 훨씬 많은 양의 스릴과 긴장을 담고 있다.

액션씬은 신나고 멋지긴 하지만 황당하고 틀에 박혀있다. 말도 안돼는 톰 크루즈의 돌려차기와 되지도 않는 발차기들, 오토바이를 타는 건지 신발에 바퀴가 달린 건지 모를 장면들, 걸핏하면 하늘로 날아오르는 주인공들... 특히 톰 크루즈가 줄을 타고 환풍기를 통해 잠입하는 장면은 1편의 비슷한 장면을 연상시키는데 그 긴장감과 재미는 전편의 10분의 1도 안될 정도다.

이 영화는 한마디로 톰 크루즈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오우삼의 장점은 사라져버리고 단점만 남아있는 액션은 오로지 주인공 톰 크루즈만을 위해 펼쳐지는 듯 하다. 덕분에 아쇱게 된 사람은 밋밋하고 별다른 개성없는 조연을 맡느라고 다른 좋은 배역을 놓쳐버린 더그레이 스콧과 텐디 뉴튼일 것이다. 더그레이 스콧은 이 작품에 출연하느라 ‘엑스맨’의 울버린 역을 놓쳤고, 텐디 뉴튼은 ‘미녀 삼총사’의 배역을 놓쳤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이백(1disc) - 할인판
브라이언 헬지렌드 감독, 멜 깁슨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리쎌 웨폰' 시리즈 등에서 볼 수 있었던 농담 잘하고 다혈질적인 멜 깁슨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실망에도 불구하고 매우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페이백'의 멜 깁슨은 발랄한 농담이나 질펀한 액션을 펼쳐놓지 않는다.

하지만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긴박감 넘치는 주인공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는 거창한 폭파씬이나 시끄러운 총격전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특이하게도 이 작품에서 멜 깁슨은 범죄자로 나온다. 자신의 돈을 되찾기 위해 다른 범죄자들을 응징하게 되는데, 우람한 근육이나 최신식 무기 없이 두둑한 배짱과 잔머리로 수많은 위기를 해쳐나간다. 중간중간 주인공이 위기에 처하게 되는 장면에선 '어떻게 저 상황을 탈출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도. 하지만 곧 영화적인 방법으로 멋지게 탈출한다.

마지막까지 쫒고 쫒기고, 반전이 거듭되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단순히 때리고 부수는 헐리우드의 그저그런 액션영화들과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