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집 - 상
존 그리샴 지음, 신현철 옮김 / 북앳북스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평론가들은 ‘하얀집’이 출간되자마자 일제히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는데, 어쨌든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문학성에 대한 평가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일곱 살짜리 시골 소년의 눈을 통해 고된 목화농사일, 멕시코 노동자와의 야구경기, 이웃집 소녀의 임신, 라디오로 듣는 야구중계, 순회곡마단 구경, 재수없고 거만한 도시 친척의 방문 등이 잔잔히 펼쳐진다.

이 작품에서 느낀 감상이라곤 시골의 이런저런 일상이 지루하게 펼쳐질 뿐, 존 그리셤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긴박감 넘치는 법정 이야기가 아쉽다는 것이다.

평론가들이 말하던 문학성도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다.
‘여름 밤 내내 귀뚜리미들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세레나데를 들려 주었다’는 식의 비유를 말한 것일까?

반전과 극적 갈등이 없는 ‘전원일기’같은 작품이다. 마치 ‘앵무새 죽이기’와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합쳐놓은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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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5-28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존 그리샴 좋아졌다면서요... 이렇게 써 놓으시면 전 어쩌라고... 지금 <가스실> 읽는 중입니다. 올 해 제가 존 그리샴 다 읽으려던 생각이...

sayonara 2004-05-28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 제가 원하는 건 '존 그리샴'이 아니라 '간결한 추리-스릴러'였나보네요.
'크리스마스 건너뛰기'는 법과 변호사가 나오지 않아도 꽤 아기자기하게 재미있었는데...
'가스실'은... 솔직히 지루하더라구요.
 
메스 - 로빈쿡 베스트셀러 시리즈 로빈쿡 베스트셀러 시리즈
로빈 쿡 지음, 박민 옮김 / 열림원 / 1995년 5월
평점 :
품절


로빈 쿡의 스릴러에는 몇몇 공식이 있다.

그 첫 번째는 모든 음모와 사건의 중심에 있는 주인공 옆에는 밉살맞도록 꽉 막힌 연인이나 가족같은 가까운 등장인물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는 닥터 반데르머에게 굳이 진료받기를 원하는 아내 제니퍼다.
그들은 이해가 안갈 정도로 고집을 부리다가 결말에 가서는 그 누구보다도 따뜻하게 화해한다.

두 번째는 음모를 파헤치는 주인공의 모험이다. 로빈 쿡이 쓰는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는 대부분 여기서 판가름 난다. 그 추적의 과정이 늘어지지 않고 얼마나 흥미진진한가에 달려있다.
다행히도 ‘메스’에서는 그 과정이 비교적 간결하고 템포 빠르게 진행된다.

어쨌든 로빈 쿡의 작품들 중에서는 분량도 많지 않고 재미있게 읽은 작품이다.

또한 곳곳에 의사로서의 경험이 보이는데, “의술에 종사한다는 건 이래서 힘듭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지요”같은 대사들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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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 머스트 다이 - [할인행사]
안제이 바르코비악 감독, 이연걸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8년 1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에는 이연걸의 어리숙하고 과묵한 모습만큼이나 러셀 웡의 귀족적인 멋이 잘 표현되어 있다. 즉, 카이라는 악역을 맡은 러셀 웡의 모습을 보는 것도 큰 재미였다는 것이다.('키스 오브 드래곤'의 악당은 얼마나 구질구질하고 초라했는지...) 러셀 웡은 '대륙의 형제'라는 미니시리즈를 통해서 처음 봤는데 훤칠한 게 어찌나 멋지던지 남자인 내가 봐도 한눈에 반해버릴 정도다.

'로미오 머스트 다이'는 세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힌트를 얻었다는 것이 오히려 한심스러울 정도의 각본이다. 하지만 적절한 CG와 이연걸의 무술이 잘 조화된 액션만큼은 대표작인 '황비홍'만큼이나 흥미롭다. 엑스레이식의 촬영도 꽤 재미있었고, 이 작품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는 이연걸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재빠른 몸놀림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이미 홍콩식 액션에 익숙해진 동양인이 봐도 이렇게 재미있는데, 이연걸의 모습을 처음 보는 서양인에게는 얼마나 더 감탄스러울지...

이후에 찍은 ‘더 원’이나 ‘크레이들 투 그레이브’는 지나친 CG과다지만 ‘로미오 머스트 다이’는 딱 적당한 만큼의 CG와 이연걸의 무술이 잘 조화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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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맨 리그 (dts) [기프트카드] - [할인행사]
스티븐 노링턴 감독, 숀 코네리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한번쯤 상상하던 줄거리였지만, 정말 이런 소재의 영화가 나올 줄은 몰랐다.
문학 속의 영웅들인 쿼터메인, 톰 소여, 투명인간, 지킬박사와 하이드, 네모 선장 등이 한작품에 나오다니 말이다. 좀 안타까운 것은 작품의 줄거리에 맞게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많이 변형됐다는 점이다. 네모 선장은 대영제국에 충성을 다하는 인도인이 되었고, 톰 소여는 별 개성없는 CIA의 첩보원이 되었다.

'엑스맨'에도 수많은 돌연변이들이 등장하지만 일목요연하게 등장하여 자신의 몫을 다한다. 하지만 '젠틀맨 리그'의 주인공들은 두서없이 등장해서 산만하게 부산을 떨다가 나중에는 배신자도 나오고 희생자도 나온다. 하지만 좀 정신이 없어서 배신과 죽음의 반전도 그리 인상적으로 와닺지 않는다.

하지만 어디시 많이 본듯한 CG는 제몫을 다하는데 그리 특이한 특수효과는 아니지만 하이드의 결투장면과 노틸러스호의 위용, 차량 추격장면 등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완성도야 어쨌든간에 일단 신나긴 하다.

속편을 암시하는듯한 애매한 결말과 숀 코네리에게 집중된 작품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좀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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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원 라이크 유 - 할인행사
토니 골드윈 감독, 애슐리 쥬드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에 등장하는 ‘새암소 이론’이란 숫소는 한번 교미한 암소는 다시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이론이다.
영화 속에 나오는 표현을 빌리지면, 한마디로 “숫소는 다처제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좀 더 속된 표현을 빌리자면 “한 여자만 끼고 자기 어렵다”는 것이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제인은 “씨뿌리려는 성적 욕구”, “교미 강박증” 또는 “일부일처제는 5%뿐이고 나머지 95%는 일부다처제를 선호한다”는 식의 과격한 표현을 써가면서 ‘새암소 이론’을 설명한다.

이 이론은 남녀 사이의 연애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질적으로는 한 남성(숫소)이 새로운 여성(새암소)을 유혹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헌암소 헐뜯기’가 있다. 옛여자와 비교해가면서 현재의 여자를 칭찬하는데, 이것은 교묘한 자화자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옛여자(헌암소)를 버릴 수 밖에 없는 그럴듯한 이유를 대면서 자신의 이별을 정당화 한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인 예로는 영화 속에서 에디의 행동을 들고 있다.
제인은 “저녁을 먹고 집에 와서 아이스크림 한통을 먹는 여자를 보고 정이 떨어졌다”고 말하는 에디를 비난한다.
“만약 그 여자가 냉장고 문을 잘 닫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면? 저녁을 굶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면? 접시에 단정히 덜어먹었다면? 헤어지지 않았을 거냐?”면서 말이다.
결국 에디의 말은 헌암소를 팽개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말에 가서는 이론을 만든 것이 실연의 상처를 남자 탓으로 돌리려는 시도였다고 실토함으로써 진지하게 관람하던 한 관객(나)을 황당하게 만들었다.

어차피 코미디 영화일 뿐인데 왜 그리 심각하게 봤는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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