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트
스콧 스튜어트 감독, 매기 큐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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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의문은 왜 굳이 우리나라 만화인 '프리스트'를 원작으로 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드래곤 볼'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도 아닌데, 괜히 제목과 약간의 설정만 빌려서 희한한 괴작을 만들어냈다.

마빡에 지우개 자국은 무슨 설정이며, 그레고리안 성가대같은 망토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원작에서 봤던 카리스마 넘치는 몸가짐과 묵직한 분위기의 패션은 구경할 수 없다.
한때 뱀파이어들을 쓸어버렸다는 막강한 프리스트 세 명 중 한 명은 싸구려 쿵푸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오두방정을 떨다가 한방에 훅 가버리고, 나머지 둘은 그저 멍하니 서 있다가 요단강을 건넌다. 


(마빡에 웬 지우개 자국)

10년 전에 나왔더라면 '매트릭스'의 아류작으로나마 그럭저럭 재미를 선사했을 테지만, 2011년에 보기에는 너무도 시대착오적이다.
'프리스트'의 캐릭터에 '싸일런트 힐'같은 공포물에서나 보던 크리처들, 서부극의 탈을 쓴 것 같은 줄거리는 너무도 구닥다리 설정들이다. 


(서부극이냐)

기차지붕 위의 격투 장면은 속도는 빠를지언정 너무도 비현실적이다. 차라리 십 수 년 전에 나왔던 성룡 영화 '폴리스 스토리 3'의 기차 장면이 촌스럽고 느렸지만 훨씬 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CG도 어색해서 간혹 '블레이드 2'에서처럼 주인공의 점프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처리한 게 아닌가 싶은 장면들도 있다.

솔직히 영화가 너무도 식상해서 '히트맨'이나 '레지던트 이블'같은 작품을 한 번 더 보는 편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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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1-09-19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그렇군요. 만화 프리스트를 원작(???)으로 했다라... 그나저나 프리스트 완결났나요? 중딩때 잠시 보고 그뒤로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_-;

sayonara 2011-09-20 00:01   좋아요 0 | URL
일부 X독교인들의 화실 난입과 테러위협 등으로 잠정 중단했다고 하네요.
참 씁쓸한 일입니다.
 
[퀀트]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퀀트 - 세계 금융시장을 장악한 수학천재들 이야기
스캇 패터슨 지음, 구본혁 옮김 / 다산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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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부제 그대로 ‘세계 금융시장을 장악한(정확히는 장악했던) 수학천재들 이야기’다.
그들만의 정교한 수학적 기법들이 탄생되는 과정, 그들의 혜성 같은 등장과 화려한 성공 뒤에 감춰져 있던 파멸의 징조, 한없이 커져만 가던 그들의 붕괴와 그 붕괴가 몰고 온 경제적 파국...
퀀트들이 걸어왔던 파란만장했던 일련의 사건들과 영욕의 세월들을 생각해볼 때 500 페이지가 넘는 이 책의 분량은 결코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980년대를 마이클 밀켄같은 정크본드의 제왕들이 지배했고, 1990년대를 조지 소로스같은 헤지펀드의 대부들이 지배했다면 그 이후는 퀀트들이 월가를 호령했다.
저자의 직업이 언론 기자인 관계로 책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이 지나치게 극적인데다가 약간의 과장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짧은 기간에 끝없이 올라가던 높은 탑을 쌓았다가 더 짧은 시간에 몰락해버린 퀀트들의 이야기는 충분히 흥미진진하고 충분히 드라마틱하다.

그들은 물리학 이론만큼이나 정교한 수학 공식으로 시장을 이기는 법칙들을 만들어(발견해) 냈으며, 컴퓨터를 이용해서 시장의 변동성을 찾아내고 빛의 속도로 그 틈을 파고들었다.
그들은 점점 경이적인 수익률에 도취되어 갔다.
퀀트들의 성공 신화는 저 멀리 달에 까지 이를 것 같았다.


(저 우주 끝까지라도 이를 것 같았던 그들의 성공 신화)

하지만 모든 달콤한 성공에는 끝이 있는 법. 2008년 끔찍한 경제 위기가 터지자 사람들은 일제히 퀀트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물론 너무도 정교하고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는 퀀트들의 이론은 그만큼 큰 불안정성을 안고 있는 것이었다.
어쩌면 그들은 그들이 만들어낸 정교한 괴물의 노예가 되어버렸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인과 코사인 값들 뒤에 있는 시장의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늘어놓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작가들이 비슷한 책과 기사를 썼다.
LTCM의 사례는 여기저기서 너무나 많이 들은 터라 성경의 창세기에 비견할만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닥 새롭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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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숄즈 모형은 월가에 혁명을 불러왔다. 아인슈타인의 1905년 상대성이론 발견이 원자폭탄의 발명뿐만 아니라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던 것과 똑같이. 블랙-숄즈 모형은 사람들이 광대한 화폐금융과 투자의 세계를 보는 방법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또한 그것은 그 자체의 파괴적 힘들을 확인시켰고, 2007년 8월에 발생해서 세계적인 금융 붕괴로 절정에 달하게 되었던 일련의 금융대재난으로 이어지는 길도 열었다.
-p.71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대답이 평범하다는 것, 즉 투자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누구보다도 현명했다는 사실이었다.
-p.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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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츠 Gantz 18
히로야 오쿠 지음 / 시공사(만화)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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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걸작들의 경우 이야기가 점점 거대해지면서 초반의 짜임새를 잃어버리고 산으로, 안드로메다로 떠나가는 것과는 달리 '간츠'의 세계는 여전히 박진감이 넘치고 긴장감은 극대화된다.

주인공인 케이 일행을 헌터라도 부르는 검은 옷의 사내들, 그들이 외계인과의 싸움에 얽이면서 전투는 더욱 치열해지고 훨씬 복잡해진다.

케이 일행이 한꺼번에 덤벼 보지만 압도적인 단 한 명의 힘에 속수무책 당하기만 한다.
그나마 가장 하드웨어와 기술이 강한 카제와 케이의 연속 공격으로 실마리를 잡아보지만...

그저 죽은 사람들을 모아서 지구에 숨어있는 외계인을 처치하는 단순한 게임같았던 '간츠'의 이야기는 어디로 뻗어나가는 것일까?
18권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흥미진진하고 여전히 숨이 막힐 정도로 위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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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츠 Gantz 19
히로야 오쿠 지음 / 시공사(만화)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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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시간 제한도 없고 폭탄도 없다. 게다가 케이 일행의 모습이 일반인들에게 보이기 시작한다.
어떻게 된 일인지 '간츠'의 세계관이 걷잡을 수 없이 방대해지기 시작한다.

어쨌든 사상 최강의 적들과 사상 최대의 격전을 치른 케이 일행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전부 막대한 포인트를 얻는다.

하지만 사카타, 레이카, 대머리 아저씨, 카제들은 모두 100점과 자신의 자유를 맞바꾸는 대신 의외의 선택들을 한다.(물론 자유 대신 더 강한 무기를 선택한 이즈미는 예상했던 결과다.)

그리고 케이는 모두의 바램대로 기억을 지우고 자유의 몸이 된다.

'간츠'가 비록 지나친 폭력성과 선정성, 간혹 보이는 창의적이지 못한 설정과 디자인(라라 크로프트... 큭...) 등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사람의 심장을 끓게 하는 전투장면과 노골적으로 훈훈한 감동을 선사하는 최고의 액션 만화다.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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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클루니의 아메리칸
안토 코르빈 감독, 바이오랜트 플라치도 외 출연 / 디에스미디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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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아메리칸'은 참으로 애매하기 그지없다.
광고는 '테이큰'이나 맷 데이먼의 본 시리즈처럼 했지만,(조지 클루니의 첫 번째 액션 영화라나 뭐라나) 정작 본 작품은 시작부터 끝까지 잔잔하기 그지없다.

 
(포스터는 본 시리즈 못지않다.)

이국적인 낮선 곳에 떨어진 한 미국인(아메리칸)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처럼 보이다가 갑자기 한 킬러의 회한과 우울을 그리는 것 같기도 했다가, 잠깐이나마 속고 속이는 킬러들의 두뇌 싸움이 시작되는가 싶기도...
심하게 표현하자면 이 영화에는 내러티브가 없다.
잭이 맡은 임무의 정체는 무엇이었는지, 배신의 이유는 무엇인지... 속 시원하게 설명되는 것이 없다.

물론 내러티브가 영화의 전부는 아니다.
'더 아메리칸'에서도 한 명의 인간이 느끼는 소외감과 고독, 자신의 정체성에서 오는 의심과 긴장 등은 영화 속 장면장면마다 물씬 베어난다.
그리고 마지막 몇 분 동안 계속되는 잭의 행적과 터질 듯한 긴장감은 충분히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역시 그 분량이 너무 적다.

 
(이런 장면도 나온다. 아주 잠깐, 아주 아주 잠깐.)

평범한 관객이 즐기기에는 한없이 진지한 작품이다.
안톤 코빈 감독은 타고르프스키의 영화 같은 걸작을 찍고 싶었지만, 아마도 자신의 능력이 그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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