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DNA, 그들이 인기 있는 이유
SBS스페셜 제작팀 & 이은아.이시안 지음 / 황금물고기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살았다고 해봤자 세상을 얼마나 오래 살았겠느냐마는..
어쨌든 어른이 되면서 이런 저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되면서 점점 더 이런 종류의 책들에 대해 냉소적이 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 인간적인 매력이 넘치다 못해 흘러내리는 한 가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장기하와 얼굴들의 미미시스터즈가 자신에게 제대로 인사를 하지 않고 고개만 '까딱'했다는 이유로 생방송을 펑크 내고 나가버릴 정도로 다혈질이고, 지방의 나이트클럽에 공연을 왔을 때는 주변의 사람들이 고개를 설래설래 저을 정도로 출연료에 악착같은 집착을 보였다.

 

푸근한 옆집 아줌마, 따뜻한 어머니의 이미지로 인기 많은 한 연예인도 똑 소리 나는 재테크로 사람들의 부러움을 받는 반면에 박봉의 보조PD에게서 밥을 얻어먹으며 스스로를 알뜰하다고 자화자찬하는 태도로 사람들을 씁쓸하게 만든다.

 

이 책에 나열된 기법들도 막상 실생활에 적용하려면 애매한 경우가 많다.
일단 지적을 한 뒤에 칭찬을 하라는 기법은 실제로 스피치 교실이나 대인관계 아카데미에서 많은 하소연을 듣게 되는 방식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적을 한 뒤에 칭찬을 하면 듣는 사람들이 헷갈려하며 당황스러워 한다는 말을 하곤 한다.
심지어는 "지금 저를 칭찬하신 거예요? 꾸중하신 거예요?"라며 톡 쏘는 말대답을 받은 경우도 있는 말을 듣게 된다.

 

게다가 젊은 신입사원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는 대기업 CEO의 사례를 보면 '매력과 설득력은 곧 권력이다.'라고 주장한 어떤 책을 보는 것 같다.

 


(곳곳에 무리수가...)

 

아마 히딩크보다 훨씬 매력적인 축구 감독도 있을 것이다. 다만 히딩크보다 업적이 민망한 수준일 테지만 말이다.
김연아보다 훨씬 매력 넘치는 운동선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김연아처럼 그 종목의 여왕이 아닐테지만 말이다.
오바마만큼 매력 넘치는 미소의 노숙자들도 있을 것이다. 다만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아닐 뿐일 테지만 말이다.

 

결국 특별히 성격이 못됐거나 모난 데가 없는 사람이라면 곧 '능력=매력'이라는 공식이 이 책의 정답인 것 같아서 좀 허무하기도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라이브 앵그리
패트릭 루시에 감독, 니콜라스 케이지 외 출연 / 캔들미디어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드라이브 앵그리'는 마치 쌍팔년도의 오우삼 영화와 타란티노 감독의 스타일을 어정쩡하게 섞어놓은 것 같은 터무니없는 스타일의 영화다.
이런 기괴하고 투박한 작품에 니콜라스 케이지라는 특A급 배우가 출연한 사실이 놀라울 정도다. 요즘 헐리우드에서 나름 사정이 많다고 하더니 돈 때문인지 이런 요상 망측한 영화에까지 출연했다는 사실이 말이다.(최근의 출연작들을 볼 때 명백히 돈에 쪼들리는 것 같다. 아니면 은근히 이런 취향의 작품들을 즐기는 것일지도...)

 

'드라이브 앵그리'라는 제목을 보고 '분노의 질주'나 '식스티 세컨드'같은 자동차 추격전을 상상했던 관객이라면 아연 질색할 정도로 영화는 병맛이 넘친다.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 주인공, 두 바퀴 반 굴러서 날아간 자동차에서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모습으로 내리는 추격자, 쌈마이티 물씬 풍기는 막장 CG,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은 유치찬란한 대사들...

 

 


(찍다보니 이런 영화인 줄 몰랐다고 얘기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좀 참고 보다보면 은근한 B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섹스씬과 총격전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장면들은 보는 사람이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게 만들만큼 독특한 매력이 있다.


'프리즌 브레이크' 시즌2의 정장 추격자와 똑같은 이미지로 돌아온 윌리엄 피츠너는 주인공 니콜라스 케이지보다 훨씬 인상적인 병맛 캐릭터를 선보인다.

 

 


('프리즌 브레이크'에서와 너무나도 똑같은...)

 

 

(막장 속에서도 빛나는 앰버 허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곤 베이비 곤
벤 애플렉 감독, 모건 프리먼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보스턴의 우범지역에서 4살짜리 여자아이가 실종되고 온 도시가 발칵 뒤집힌다.
탐정커플 패트릭과 안젤라에게 아이의 숙모가 수사를 부탁하지만 처음에는 그리 내켜하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사건을 맡게 되고, 패트릭과 안젤라는 아이가 있는 곳에 한발씩 다가서게 되는데, 결국 모든 사건의 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물론 이 작품을 감독한 인기배우 벤 애플릭은 '미스틱 리버'를 감독했던 클린트 이스트우드같은 대가는 아니다.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밋밋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만으로 관객을 무척이나 곤혹스럽게 만든다.
보통의 인기 배우라면 쓸데없는 기교가 넘치는 작품이나 권선징악의 단순한 수사물을 만들어냈을 법도 한데, 벤 애플릭은 비교적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게다가 노골적으로 법보다 앞서는 정의를 강요하지 않고 관객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 놓는다.

주인공 역을 맡은 케이시 애플릭은 다소 뻣뻣한 연기를 하는 것 같은데, 그런 무미건조함이 오히려 작품의 이야기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들이 늘 그렇듯이 다 보고나면 왠지 우울해진다.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오히려 족쇄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시종일관 법과 정의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이 작품도 간단명료하게 결론을 내려주지 않는다.
그저 엔딩 크레딧 이후의 울적하고 쓸쓸한 감상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현대사회의 병폐를 예리하게 묘사하는 대작가의 작품답게 이 작품에서도 아동학대라는 문제와 그에 대응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제시하고 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12-05 15: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곳에선 아무도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릭키 제바이스 외 감독, 릭키 제바이스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소재 자체도 신선하고, 재치 넘치는 대사들이 넘쳐나지만 이상하게 재미가 없다.
크게 웃기는 장면도 없고 배우들의 연기도 밋밋하다.

주인공이 거짓말을 발명한 뒤 술집에서 친구들에게 이런저런 거짓말을 테스트해보는 장면이라던지 상대의 면전에서 당신은 못생기고 방금 자위를 했다는 말을 천연덕스럽게 내뱉는 장면들이 이어지지만 그닥 웃기지는 않다.

그런데 의외로 유명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그 중에 압권은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이나 에드워드 노튼 같은 1급 배우가 망가진 역할로 카메오 출연한 것이다. '로 앤 오더 SVU'의 알렉스 캐봇 검사도 카메오인지 단역인지 우스운 역할로 나온다.


(캐봇 검사님. 여기서 이러시면...)

영화 속 CF 중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의 광고는 나름 기발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도 결국 '거짓말의 발명'은 그닥 재미가 없다.

굳이 코미디 영화로서의 웃음만 찾지 않는다면, 자살을 생각하는 동료에게 거짓말 하는 장면, 죽음을 앞둔 어머니에게 거짓말 하는 장면 등 훈훈한 장면들도 있기는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의외의 선택, 뜻밖의 심리학 - 인간의 욕망을 꿰뚫어보는 6가지 문화심리코드
김헌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어떻게 보면 진지한 고민 없이 그저 최신 심리학 기법들을 잡다하게 나열해 놓은 책처럼 보인다.
하지만 반대로 그런 점에 이 책의 유용함이 담겨 있다.
독자들이 알고 싶어 하던 내용들을 콕콕 찍어내듯이 다루기 때문이다.

부유한 학생들은 비교적 대화에 집중하지 않는 반면, 가난한 학생들은 수시로 상대방의 말에 즉각 반응한다는 실험 결과, 발음하기 어려운 성분을 더 신뢰하고 발음하기 어려운 놀이기구가 더 재미있을 거라고 기대한다는 심리 등의 유용한 내용들이 실려 있다.

왜 가난한 사람들이 더 비싼 편의점을 이용하는지에 관한 내용은 참 서글프다.
결국 가난한 사람들은 넉넉한 사람들처럼 멀리 있는 마트에 가서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사놓을 만큼 여유롭지 못한 것이다.(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요즘 가장 잘 나가는 말콤 글래드웰이 쓴 '블링크'의 내용을 지적하는 내용도 있는데, 꽤 일리가 있다.
순간적인 판단이 오랜 시간의 이성적, 논리적 분석보다 낫다는 글래드웰의 주장과는 달리 저자는 상당한 전문적인 경험과 통찰이 농축되어야 그것이 가능하다는 이론도 소개하고 있다.

이 모든 내용에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간 통찰력을 보여준다.
고객의 호응을 얻어낸다는 명분의 이 모든 기법들이 오히려 고객의 마음을 멀어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런 기계적인 기법의 적용이 아니라 의도가 없는 무의식적인 행동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의도적인 행동은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오타인 것 같기도 한데, 24페이지의 '코카콜라 대주주인 워런 버핏의 부주의를 뒤로 과일주스 업체 '트로피카나'를 인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문장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

---------------------

여하간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자신의 돈을 빼앗기 위해 웃음을 파는 위선적인 행위들이다. 처음부터 사람들을 진정성 있게 대하지 않는 사람에게 친절과 웃음을 갖추라고 억지로 강요하는 것 자체가 문제다.
-p.41

한 무리의 어린이들에게는 여섯 가지 초콜릿을 맛보게 했다. 다른 어린이들에게는 서른 가지의 초콜릿을 맛보게 했다. 어느 어린이들이 더 만족했을까? 결과는 여섯 가지를 맛본 쪽이었다. 서른 가지의 초콜릿을 무료로 줬는데 즐거움은 증가하지 않았던 것이다. 너무 많은 선택과 소비는 행복을 빼앗을 수 있다. 현대인이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 행복하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 아닐까?
-p.10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