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10 -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0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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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10권은 그 자체만으로도 나름대로 역사서로서의 가치가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 심오하다거나 깊이있는 본격적인 학술서로서의 가치는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로마제국의 번영을 이끈 기초가 되었던 SOC에 관해서 한 권을 통째로 할애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마인 이야기'시리즈를 집필하면서 꼼꼼하게 수집, 분석했던 자료들을 토대로 해서 나름대로 자세하면서도 체계적인 작품을 집필한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취향으로 볼 때, '로마인 이야기' 10권은 엉뚱한 곳에 나타난 엉뚱한 녀석이라는 느낌이 든다. 로마사람들을 중심으로 해서 연대기순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던 지금까지의 스타일을 구겨버리면서까지 집필할 정도로 이런 내용의 10권이 꼭 필요했을까!? 허물어져가는 로마제국을 안타깝게 부여잡으려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이야기를 기대하던 독자들에게 이 무슨 날벼락같은 일인냔 말이다.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를 특징짓던 로마인들의 시대적인 순서를 포기하면서까지 써야했던 내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로마인 이야기'에 관한 다른 단행본들처럼(비록 한국에서만 출간된 것들이지만) 외전의 형식으로 출간되었어도 충분한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전체 15권의 집필이 끝난 뒤에 보충판의 형식으로 출간되었던지 말이다.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제국의 토대가 되었던 인프라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로마인 이야기' 11권에는 로마를 이끈 위대한 인물들이나 로마제국의 중요한 사건들같은 식의 내용이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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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트 특급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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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해문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애거서 크리스티시리즈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십수년전 처음 출간될 당시에는 불과 1500원의 저렴한 가격으로(당시에는 꽤 비싼편의 문고본이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수준높은 작품을 읽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비싼 양장본으로 책값만 높게 책정해놓고는 마진이 남지 않는다느니 독자들이 독서를 하지 않는다느니 탓하는 다른 출판사들이 새겨두어야 할 부분이다. 당시에는 추리소설이라고 해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축약본이 주를 이루던 때라서 제대로 된 번역의 직역본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그런 작품집이 아직도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니 매우 기쁜 일이다. 다른 출판사에서는 완전판을 빙자한 가격올리기로 독자들의 주머니를 노리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데 말이다.

이 작품 '오리엔트 특급살인'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들 중에서도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정통적인 추리소설의 특징이라면 도저히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시작해서 몇 명의 등장인물이 용의자로 떠오른다. 그리고 결말에서는 도저히 범인일 것 같지 않던 사람이 범인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오리엔트 특급살인'의 결말에서는 그런 추리소설의 전통적인 트릭의 허를 찌른다. 역시 인간은 죄를 짓고는 못산다는 당연한 교훈까지 선사하면서 말이다. 참으로 뛰어나고 색다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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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정면돌파 작전
조화유 지음 / 월간조선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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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오랜 기간 모스포츠신문에 연재되었던 '이것이 미국영어다'시리즈로 유명한 조화유씨의 책이다. '영어학습 왕도는 없다. 그러나 지름길은 있다'라는 부제를 달고 출간된 이 책은 '영어정면돌파 작전'이라는 제목답게 상당히 도전적이면서도 격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일단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책에 대한 강도높은 비난으로 포문을 연다. 무조건적인 트집잡기로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 항목마다 조목조목 반론을 펼쳐가면서 비난을 한다. 내용을 모르는 단어는 백번을 들어도 모른다, 영어와 독일어의 차이점등을 언급하면서 말이다.

'영절하'의 내용이 조화유씨에게 준 충격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나보다. 뒷표지에는 빨간색의 큼직한 글씨로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는 식의 영어공부는 절대로 안된다>는 문구까지 적혀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일단 전체분량의 1/3정도는 '영절하'비판에 할애한 다음 나머지 2/3정도는 영어학습법에 관해서 이야기 한다. 다른 베스트셀러들처럼 충격적이고 현란한 수식어로 치장되진 않았지만 각각의 내용이 모두 뼈가 있는 말들이다. 한국인이 왜 영어를 못하는가? 혼동하기 쉬운 표현들, 무조건 혀를 굴리는 것이 아닌 올바른 바름의 중요성등 거창하진 않지만 많은 도움이 되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그동안 이런저런식의 빈수레가 요란한 영어학습법들에 지친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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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역비서 리나 1
쿠스노키 아루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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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TV드라마나 영화, 또는 만화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 현실의 낭만화이다. 예를 들어 호텔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 보면, 힘들고 괴로운 호텔리어의 일상적인 잡무들은 잠깐씩 스쳐보여주면서 양념의 역할조차도 못하는 반면에 현실의 호텔리어로서는 불가능한 현란한 헤어스타일을 자랑하는 왕자님이 등장해서 신분상승을 도모하고 멋지게 사랑에 골인한다. 물론 현실의 일상을 리얼하게만 그린다면 그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일본인작가들의 만화들을 볼 때 흔히 느끼는 감탄은 현실과 그리 괴리되어있는 이야기를 풀어놓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의 재미를 선사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작품들에도 마찬가지로 사랑이 들어있고, 논픽션의 웃음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침묵의 함대'같은 작품을 읽을 때는 정말 잠수함 안에서 쓰는 군사용어들이라든지 현재 국가간의 역학관계등을 치밀하게 고려한 노력이 보인다. 그래서 더욱 설득력을 갖는 재미를 보여준다.

'중역비서 리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비서의 일상이 그저 커피나 따르고 전화만 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신의 상사가 사장으로 가는 길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고 또 자신의 사랑과 사생활도 성공적으로 즐기기 위해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중역비서 리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우리가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비서들이 애환과 자질등을 매우 자세하고 진지하게 알 수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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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발렌타인
황미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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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나씨의 다른 작품들이 가족관계, SF, 역사등과 결합되어서 폭넓은 소재와 현란한 이야기구조를 과시하고 있는 반면에 이 작품 '미스터 발렌타인'은 짤막한 스토리에 상투적인 줄거리를 갖춘 통속적이고 평면적인 작품이다.출간된지 매우 오래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는 이유는 황미나씨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애잔한 그림체와 대사들이 짜임새있는 이야기에 잘 녹아들어있기 때문이다.

평범하고 불우한 가정에서 소녀가장(!?)으로 생활하는,, 캔디같은 여주인공과 왕자님같은 분위기에 신비스러운 매력을 풍기는 남주인공, 여주인공이 일하는 회사의 편집장님 동생으로 처음 만나게 되는데 정열적인 로맨스도 없이 풋풋하게 사랑이 전개되어 나간다. 가까워질듯하면 멀어지고 다가오는듯하면 떠나가는 식으로 말이다.그렇게 오락가락, 밀고 당기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결국에는 남자주인공의 죽음으로 아쉬운 결말을 맺는다.이렇게 줄거리를 언급해놓으면 뻔한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뻔한 줄거리의 순정만화처럼 보인다.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황미나씨만의 섬세한 묘사가 제대로 살아있는 작품이다. 유치한 느낌도 없고 지나친 감정의 과잉도 보이지 않는다.정말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짤막한 사랑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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