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가드
마윤제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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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는 여덟 편의 단편을 담은 저자의 첫 소설집이다.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은 이 소설집의 주제는, 굳이 정리를 하자면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단편 속의 등장인물들을 좀처럼 간단하게 그리지 않는다. 각자에겐 겉으로 쉽게 드러나는 부분과는 다른 이면이 있고, 그것은 드러난 그것과는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어 그들을 복잡하고 입체적인 인물로 꾸며준다.

등장인물들이 복잡해보이는데는 저자의 서술 방식도 한몫한다. 그는 좀처럼 인물들의 서사를 쉽게 내비치지 않는다. 그들의 속내는 말할 것도 없다. 다만, 그들의 말과 행동, 거기에 생각의 편린을 살짝 얹어 보여줌으로써 독자가 직접 그들의 사정과 감춰진 이야기를 생각해보게 한다.

이러한 소설적 특징들은 저자의 이야기에 거의 공통적으로 있어 이것이 그의 소설이 가진 개성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야기가 조금 난해하고 불친절하게 그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독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드러난 정보의 파편들을 이용한 각자 나름의 짜맞추기일 뿐, 저자가 전하려던 이야기나 메시지가 무엇이었는지는 결국 끝까지 뚜렷하게 알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일관된 난해함은, 어떻게보면 독자가 이야기 속 잘라진 일면들을 보면서 그 전체를 이해해보려고 하게 하도록 저자가 애초에 의도한 것처럼도 보이기도 한다. ‘누군가의 삶을 온전하게 이해하고 싶다면 단편소설을 읽어야 한다’는 저자의 말처럼, 인간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해 쓴 단편이라면 말이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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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주인간 천승주 - 2023 문학나눔 선정 도서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 1
김경은 지음, 혜캉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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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기생생물과 청소년의 이야기를 꽤 잘 버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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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주인간 천승주 - 2023 문학나눔 선정 도서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 1
김경은 지음, 혜캉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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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주인간 천승주’는 우주기생생물의 숙주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이야기다.



우주기생생물을 소재로 한만큼, 이 소설은 일종의 SF라고도 할 수 있겠다. 미지의 생명체라는 것은 꽤나 흥미를 끄는 요소인데, 기생충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작은 존재가 인간에 버금가는 지적 생명체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기생생물이라는 점을 빼고 보면 사춘기 초입에서 스스로에 대한 정체성이나 사회성 등을 확립해나가며 다소 흔들리고 혼란스러워하기도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전형적인 청소년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갈등 요소를 확인하거나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 기생생물이 역할을 잘 하기 때문에 전개가 좀 빠른 것 같으면서도 꽤나 읽을만하다.

새로운 기생생물이라는 것을 통해 단지 흥미를 끌기만 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 역시 잘 이끌어나가는 편이라서 나름 소재를 나쁘지 않게 활용한 게 아닌가 싶다.

다만, 세부 설정이나 묘사에 좀 의아한 점이 있는 것은 좀 아쉽다. 이런 점은 기생생물의 생태를 완전한 비밀로 남겨두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좀 판타지처럼 느끼게도 한다. 자칫 혐오감을 일으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런 것일 수 있으나 그게 좀 비현실성을 강화하기도 한다.

다소 급박하게 끝나는 마무리도 썩 좋지 않았는데, 특히 이전의 이야기를 뒤집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좀 미완성의 느낌도 풍긴다.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일부 잘 담아낸 것은 사실이나 그 틀이된 SF적인 이야기의 완성도는 좀 아쉽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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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배낭 - 재난에서 나를 지켜주는 대피 & 피난법
우승엽 지음 / 들녘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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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배낭: 재난에서 나를 지켜주는 대피 & 피난법’은 생존배낭과 비상 상황에서의 행동 요령을 담은 책이다.

현대사회는 상당히 안전한 편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해도 손쉽게 위험에 처하거나 해를 당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하면 (비록 확률이 낮더라도 여전히, 특히 다른 인간에 의한 사건으로, 위험에 처할 수 있기는 하지만) 왠만해선 위험해질 일이 없고, 설사 위험에 처하더라도 (자주 한계가 지적되기도 하지만) 구조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인력도 준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현대인들에게 있어 ‘생존’이란 ‘캠핑’이나 ‘부쉬 크래프트’와 같은 일종의 야외 활동 즉 취미와 같은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진 피해 등을 겪고 전문가들이 이에 대해 알리는 활동을 하면서 지금은 그대로 하나쯤 필요한 것이라는 인식까지는 생기긴 했지만, 그것마저도 쇼핑의 대상으로 소비되면서 껍데기만 어설프게 아는 사람도 많은게 사실이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해 좀 더 각잡고 생존배낭과 그 구성품에 대해 얘기한다. 먼저 무게와 품목수에 따른 구성을 보여준 뒤, 각 물품들이 어떤 때를 위한 것인지를 개별적으로 얘기하므로 처음부터 차분히 읽어보면 좋다.

생존배낭에 포함할 물품들에 대해서는 잘 설명했으나, 그래서 그것들 중 무엇을 포함할 것인가는 여전히 좀 어려운데, 보다보면 이것도 저것도 다 필요해보여서다. 자기 생활권과 대피장소, 대피로, 그에 따른 필요 물품 구성의 실례를 좀 더 보고 싶다.

아쉬운 것은, 편집이 그렇게 잘 된 것은 아니라는 거다. 제대로 분리해서 표기하지 않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 것도 있고, 똑같은 내용이 반복해서 나오는가 하면, 언급하는 정도로만 다뤄 설명이 부족하기에 관련 정보를 더 찾아보기 전엔 실천하기 어려운 것도 있다.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담을지를 먼저 잘 구성해놓고 내용을 채운 것이 아닌 느낌이다.

그래도 대주제 소주제 등을 잘 달아 내용은 잘 들어오는 편이며, 내용도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다. 관심이 있었다면 그래도 기본적인 감을 잡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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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은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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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는 부모를 주제로 한 연작 두편을 담은 소설집이다.

대게 생각의 흐름은 아래로 흐른다. 생명으로 치자면 후손으로, 즉 새로운 세대, 자식 쪽으로 눈길이 많이 쏠린다. 그러한 시선에서 부모는 자식을 있게한 근원이며, 또한 자식이 그러한 환경과 사상, 행동을 취하게 하는 주요한 문제 원인이다. 그래서 단순히 자식이라는 주인공의 배경인물만이 아니라, 그런 주인공이 마땅히 겪어내고 또 극복해야하는 일종의 빌런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이 책에 실린 소설들도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좀 더 부모라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는 것이 특징인데, 그것은 임산부를 주인공으로 한 첫 단편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뿐 아니라 자식인 소년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소년과 소년’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 연작’이라고 하는 것에 걸맞게, 여러가지 부모의 일면들을 꽤나 흥미롭고 또한 섬뜩하게 그려서 인상이 많이 남는다.

두 소설에 담긴 이야기는 사실 그렇게 뚜렷하지만은 않다. 관찰을 위주로 한 사실적인 문체가 아닌데다, 조금은 시적이고 몽환적인 부분들도 있고, 정확히 뭘 한건지 장황하게 해설을 늘어놓지도 않기 때문에 이야기의 세부를 어떻게 읽고 해석하느냐는 사람마도 좀 갈릴만해 보인다.

그렇다고 그래서 답답하거나 하지는 않는데, 소설을 통해 저자가 던지려는 물음은 그 와중에도 꽤 선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디테일들은 상상해보는 즐거움으로 넘겨도 될만했다.

불확실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일부 문장은 좀 취향에 안맞았지만, 현실적인 물음을 SF라는 소재를 통해 풀어내는 솜씨가 이 정도면 꽤나 좋지 않나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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