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쉽게 배우는 인류 진화사 사피엔스 - 약해 빠진 인류의 눈물겨운 생존 이야기
김지영 옮김, 하세가와 마사미 감수 / 제제의숲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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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세가와 마사미(長谷川 政美)’가 감수한 ‘만화로 쉽게 배우는 인류 진화사 사피엔스(ご先祖さまは弱かった!激ヨワ人類史)’는 인류의 진화를 가볍게 볼 수 있게 담은 만화다.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꽤나 여러 노력을 기울인 책이다. 그래서 그건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단점이기도 하다.

그러한 특징 중 하나는, 당연히 만화라는 거다. 그것도 제대로 된 만화다. 단지 만화라는 형식만 사용했을 뿐 설명 위주의 텍스트를 가득 실어 만화로 만든 게 무색한 책과는 달리, 이 책은 꽤나 일반적인 만화처럼 읽어나갈 수 있다. 여러가지 것들 중에서 무엇을 선별해서 이야기할거고, 그걸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를 꽤 신경썼다는 얘기다.

다른 하나는 단세포에서부터 현생 인류까지의 진화 과정을 약점과 극복이라는 것으로 풀어냈다는 거다. 이게 전체를 간추린 요약본같은 역할을 해서 핵심을 정확하게 알게할 뿐더러, 문답식 퀴즈같아 맞춰보려 생각해보게도 해서 흥미를 끈다. 문제 상황들을 하나씩 격파하면서 진화해나가는 연속된 서바이벌 스토리처럼 여기게도 한다.

덕분에 분량을 엄청나게 줄이면서, 흥미도 유지하고, 핵심 내용도 잘 전달한다.

문제는 이런 구성이 단세포에서 현생 인류까지 단계별로 진화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거다. 마치 생물의 종에 레벨같은 게 있는 것같은 이런 방식은 우생학같은 잘못된 개념으로 변질되기 쉬우며, 단방향이 아니라 나뉠 뿐 아니라 합쳐지기도 하며 복잡한 강물처럼 뻗어나가는 현재의 주류 진화론의 가지 모양과도 맞지 않다.

마치 특정 생명체가 문제에 대해 대응을 해서 살아남은 것처럼 그린 것도, 적자생존으로 대변되는 진화의 기본 개념을 오해할 수 있게 한다.

단순화해서 쉽게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건 좀 더 신경썼으면 어땠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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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신승미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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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넬슨 스필먼(Lori Nelson Spielman)’의 ‘토스카나의 저주받은 둘째 딸들(The Star-Crossed Sisters of Tuscany)’은 가족과 사랑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시작이 참 흥미롭다. 무슨 마녀도 아니고 갑자기 저주 이야기가 나오지않나, 심지어 그게 정말로 그렇게 되면서 오랫동안 이어져서 현대의 주인공들까지 여러 문제들에 봉착하게 만들고, 그래서 그걸 어떻게든 하려고 하면서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법한 일을 하게 된다는 것이 꽤 재미있다.

단지 재미있을 뿐 아니라 그건 다음 이야기를 수월하게 이끌어내는 역할도 잘 하고, 캐릭터들의 배경 서사도 정말 잘 만들어준다.

이 ‘폰타나’ 가문의 저주 이야기를 정말로 실제적인 무언가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거다. 이 소설은 전혀 판타지적인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저주를 진지하게 볼 수 밖에 없게 하는 건 가문의 둘째딸들이 모두 저주의 결과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의문스러울 수 있는데, 그것도 꽤나 자연스럽게 풀어낸 편이다. 그리고 그걸 얘기하려는 주제로도 잘 연결했다. 그래서 전체적인 짜임새가 꽤 좋다고 느낀다.

가족과 자신의 삶, 자존감, 정체성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특별한 뭔가가 있기 어렵다. 이 소설도 그러해서, 어느정도는 뒷 이야기나 흐름 등이 좀 예상되는 면이 있다. 좋게 말하면, 그만큼 많은 사람이 쉽게 이입하고 공감할만한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뻔하지만은 않게 예상외의 전개를 보이기도 한다.

노인과 젊은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현재를 진행하는 한편 과거를 돌아보며 서사를 채우는 것도 꽤 잘했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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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
홍선기 지음 / 모모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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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는 삶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소설이다.



제목으로도 사용된 뭔가 있어보이는 대사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우연히 친구가 된 두 남자를 주축으로 그들이 만나게 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더해가는 식으로 점차 확장되며 진행되기 때문에 얼핏 로맨스 소설처럼 보인다.

실제로도 나이부터 재산, 생활, 성격까지 서로 조건이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어떤 식으로 연애를 시작하고 그 관계를 진행시켜나가는 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반 이상은 일종의 로맨스 소설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진짜로 하려는 얘기는 전혀 다른 부분에 있고 그래서 이들의 연애는 그것을 드러내보일 수 있도록 좀 과장된 측면이 있다.

특히 주인공 중 하나인 ‘케이시’의 이야기가 그렇다. 애초에 그라는 사람부터가 꽤나 과하게 설정된 편이다. 젊은 나이, 그런데도 불구하고 (개인으로서는) 엄청날 정도로 축적해둔 부, 결코 떨쳐버릴 수 없는 상처같은 걸 안고 있다. 그래서 사람에 대해서도 잘 믿지 못하고 조건에 부합한 만남을 선호하기도 한다.

그에 비하면 부주인공인 ‘가즈키’는 굉장히 평범한 편으로, 케이시와의 비교 대상으로서의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의 선택과 그로인한 삶이 더 마땅하고 순탄해 보일수록 케이시의 그것은 잘못되고 어긋난 것처럼 느껴진다.

둘의 대비해서 서로가 부각되도록 한 것 자체는 꽤 긍정적이다. 다만, 문제는 주연인 케이시와 그가 만나는 여자들은 공감하기 어려운 인물들이라는 거다. 그의 조건들에 어울리지 않게 순진해 빠진 면이 있을 뿐 아니라 그게 계속되는 것도 그렇고, 그의 많은 생각과 행동들이 잘 이해가 안간다. 후반부의 선택들 역시 다소 뜬금없다.

전하려는 메시지도 이야기를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게 아니라 결말부에서 좀 다급하게 쏟아내는 식이다. 그래서, 다소 뻔한 메시지인데도 불구하고, 거기에 동감할 세가 없다.

한국인 저자가 쓴 일본 배경에 일본인 주연의 소설이라는 점은 좀 특이해 보이나, 현대물이라서 그런지 어색하거나 하지는 않고, 전개 역시 대체로 나쁘지 않으나, 주인공 캐릭터의 설정과 이야기의 마무리는 좀 아쉽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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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은 노래한다
엘리 라킨 지음, 김현수 옮김 / 문학사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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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라킨(Allison Larkin)’의 ‘에이프릴은 노래한다(The People We Keep)’는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가족주의’라는 게 있다. 혈연으로 맺어진 무리, 즉 가족이라는 단위를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래서 그것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일이 많고, 때론 그래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 것을 주입하려고 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는 더 큰 무리 즉 마을이나 국가같은 단위까지 그런 개념을 적용하려고도 한다.

가족주의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나라는 많다. 조상 숭배를 기본 이념으로 하는 유교를 국교로 건국한 조선이 전신인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정작 그런 나라들조차 가정폭력이 흔하고, 살인 역시 가장 가까운 이에게서 많이 벌어진다는 걸 생각하면 가족주의란 실로 허무한 주장처럼 느껴진다.

가족주의를 내세우는 것들은 썩 좋게 흘러가는 경우가 없다. 절대 이상적으로 얘기하는 것처럼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진짜 혈연끼리도 개거지같은 일들을 벌이는 인간들이 더 넒은 범위로 가족같은? 가당키나 하겠나. 대부분은 가,족같다 하는 뒤틀린 식으로 흘러가는 게 대부분이다. 신파의 다른 형태라 할 수 있는 헐리우드식 가족주의를 뻔하고 클리셰적이며 다분히 선동적이기도 한 일종의 판타지로 보는 것은 그래서다.

그런가하면, 놀랍게도 생판 남에게서 그런 판타지에나 존재할 줄 알았던 따뜻함을 만나게 될 때도 있다. 그러면 가장 먼저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혈연에게서도 냉혹함밖에 맛볼 수 없었는데,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이 보내는 사랑이 진짜일 것이라고는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게 대부분은 정답이기도 하고.

그러나, 개중에는 정말로 진심을 보내는 사람도 있고, 그런 사람을 만난다는 건 실로 대단한 행운, 일종의 기적같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소설은 그런 이야기를 통해 가족이란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한다.

단지 그것을 현실적으로만 그려낸 것이 아니라, 주인공에게 음악에 대한 재능을 부여하는 등 몇가지 요소를 추가하여 이야기로서의 재미도 갖춘 편이다.

물론, 문화적인 차이 등으로 인해 세부적인 묘사나 상황 등이 선뜻 와닿지 않는 점도 있기는 하나, 전체적으로는 잘 읽히고 공감도 할만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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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잘하는 문해력 & SCP 재단 - 초등학생이 꼭 알아야 하는 국어 잘하는 SCP 재단
Team Story 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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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잘하는 문해력 & SCP 재단’은 문해력을 다룬 국어 잘하는 SCP 재단 시리즈 네번째 책이다.



이 책은 굉장히 교과서적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문해력 교과 내용이 갖고 있는 특징이나 형태를 거의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지문을 보여주고 거기에 담긴 내용에 대해 묻는 문제들을 나열한 것은, 전형적인 시험 위주의 문해력 교과 또는 학습지의 그것과 거의 유사하다. 아니, 까놓고 말해 전혀 일반 문제집들과 다를게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다.

다만, 다르다고 할만한 것이 있다면, 꽤나 시대상을 담고있는 과거의 단편 소설이나 걸작으로 꼽는 소설들의 일부를 지문으로 인용한 게 아니라, SCP 재단의 컨텐츠를 지문으로 활용했다는 거다.

재미있는 것은, 단지 이것만으로도 느낌이 사뭇 다르다는 거다. 똑같이 지문과 그에 대한 문제들이 반복되는 흔한 문제집 스타일의 책인데도 불구하고 꽤나 흥미롭게 볼만하다는 것이 그렇다. 문체도 현대적인데다 판타지라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소재라는 점이 솔직히 이렇게까지 다른 느낌을 줄지는 몰랐다.

구성도 의외로 SCP 재단 컨텐츠와 잘 맞았는데, 애초에 SCP 재단이 지문 위주의 컨텐츠로 이뤄진 것이어서 이런 것에 잘 어울렸기 때문이다. 지문이라는 형태로 제시되는만큼 얼마나 설명조이든 아무런 무리가 없고, 굳이 그것들 사이의 연관성이나 이야기를 이을 필요도 없기 때문에 오히려 SCP 재단의 컨텐츠를 연속된 이야기로 풀어내려고 하는 다른 시리즈보다 별다른 노력없이도 적당히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

각각의 특징적인 이야기나 설정에 대해 묻는 질문들도 실로 문해력이라는 것에 잘 맞아떨어지기에 적절하기도 했고.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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