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연애실록 2
로즈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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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연애실록 2’은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 궁중 로맨스다.



남장여자라는 뻔한 소재를 살짝 바꿔서, 변형된 착각물이라는 요소를 넣은 건 생각보다 소설에 긍정적이었다. 소위 한눈에 반할만큼 빼어난 미모라고 하면서도 고작 남성복장을 갖춘 것만으로 어떻게 몰라볼 수가 있느냐는 황당함을 빗겨가는데다, 알고도 모른척하느라 벌어지는 일들이 또 다른 코미디 요소로도 느껴지기 때문이다.

남자 역할과 여자 역할을 구분하여 등장인물에 따라 다르게 보도록 한 것 역시 좋아서, 이 ‘뻔한 남장’이라는 요소가 지나치게 남발되는 것도 막고 그런 일종의 비밀을 공유한 사람들끼리 더욱 각별해지게 만드는 등 꽤나 상황 설정과 이야기 전개가 괜찮다.

여러 상황과 인물들을 그때그때 다른 역할로 플레이하도록 함으로써, 어떤때는 역사 소설이자 정치 드라마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신분이라는 것을 통해 궁중 로맨스의 면모를 보이는가 하면, 그런 외적인 제약들을 모두 떠나서 자유롭게 지껄이며 상호작용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하면서 꽤나 여러가지 즐길거리를 안겨준다.

이런 여러 일면들은 캐릭터를 다양한 측면을 가진 입체적인 인물로 보이게도 하며, 그게 다음이 어떻게 전개될지를 (뻔하기는 하지만) 흥미롭게 보게 만든다.

너무 뜬금없는 행동같은 게 나오지 않기에 캐릭터성이 무너지거나 하지도 않아서 전체적으로 캐릭터를 잘 짰다고 느끼게 한다.

전개 속도는 꽤나 느린 편으로, 요약해보면 짧은 몇마디로 한권을 정리할 수도 있을 정도다. 대신 디테일한 부분이 그만큼 더 살아있고, 등장인물들의 생각이나 감정 같은 것들이 잘 와닿는 편이다. 만약 빠른 전개로 휘몰아쳤다면 얘들이 갑자기 왜 이러나 느닷없게 느껴졌을거다.

느리다고는 했지만, 문장이 쉽고 잘 읽히기 때문에 딱히 답답하거나 하지도 않다.

소설은 총 4권으로 완간되었는데, 다소 뻔한 전개가 예상되면서도 그냥 이야기 자체를 보는 재미가 좋아서 이후도 꽤나 기대가 된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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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연애실록 1
로즈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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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연애실록 1’은 가상의 조선을 배경으로 한 궁중 로맨스다.



실제 조선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 아니다. 매 화마다 붙는 ‘해종실록’이라는 기록물도 만들어진 것이고, 해종이라는 왕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왕이며, 그 외 주요 인물이나 사건같은 것도 다 창작된 것이다.

물론, 완전한 순수 창작인 것만은 아니다. 실제 역사 요소나 이야기 같은 것을 일부 가져왔는데 그래도 어디까지나 모티프나 참조 정도라서, 적절히 조선 시대의 느낌을 내면서도 역사 왜곡 등으로 문제를 일으키거나 이야기에 대한 몰입이 깨지는 일이 없도록 사전에 선을 그어뒀다. 단지 시대극적인 배경이 필요했던 것인만큼, 적당한 수준에서 역사 요소를 잘 사용한 셈이다.

그런 시대 배경을 기본에 깔고, ‘흑단(黑團)’이라는 도적집단이 일으키는 국가적인 문제, 정치 권력을 두고 펼쳐지는 수 싸움, 그리고 그런 문제들을 타파하기 위해 세자가 비밀리에 나섰다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구성한 것은 소설을 꽤나 흥미롭게 만든다. 같은 관계여도 좀 더 색다르게 느껴지게 상황을 꾸미기도 하고, 단순한 궁정 로맨스 뿐 아니라 부가적인 것들도 덧붙음으로써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풍부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각 화의 시작을 ‘해종실록’의 일부 발췌 내용으로 시작하는 구성도 좋았다. 일종의 미리보기의 효과도 낼 뿐더러, 역사에는 어떤 식으로 기록되었는지를 보여주며 실제(본문)와의 차이를 느끼게도 하고, 무엇보다 시대물로써의 분위기를 계속 붙잡아준다.

본문의 이야기 중 상당수는 현대적인 캐릭터 요소들을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쫌 조선 코스프레를 한 현대 로맨스에 가까울 정도로 시대감이 떨어지는 감이 있다. 해종실록을 그것을 계속해서 시대물로 되돌아오도록 보완하는 역할을 해준다. 그를통해 결과적으로는 사극과 현대물 양쪽이 결합된 퓨전 사극의 느낌을 잘 만들어낸다.

주요 캐릭터 중 하나에 착각물 요소를 변형해 넣은 것도 좋아서, 이게 뻔하면서도 괜찮은 로맨틱 코미디 분위기를 실로 잘 형성한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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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무임술차 좀 할게요 - 방구석 혼술 유튜버의 인생 해장 에세이
이다정 지음 / 북라이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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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무임술차 좀 할게요’는 혼술 유튜버로 유명한 저자의 인생 해장 에세이다.



전업 작가가 아닌, 비작가의 에세이가 의례 그렇듯, 이 책도 저자 자신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생각을 자전적인 에세이다.

저자는 유튜브를 하고 있는 사람인 만큼 나름 독특한 면같은게 있기도 하지만, 그런 건 대부분 행동과 말투 등을 통해 나오는 것이라서 같은 내용이라도 정제해서 활자화를 하고 나면 (텐션같은 것까지는 전달이 되지 않으므로) 많이 가라않게되기 때문에 책은 유튜브 같은 것보다는 일반적인 에세이 느낌으로 마무리된 느낌이다.

그렇다고 심심해졌다고까지 할 정도는 아니고, 저자의 개성같은 것 역시 여전히 여기 저기서 엿보기도 한다. 생각하는 게 조금 다르달까, 살짝 엉뚱하달까, 쫌 튈 때가 있달까 하는 점이 그렇다. 일부러인지 문장을 완전히 매끄럽게 다듬지 않았는데, 어쩌면서 그래서 이런 점이 더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소위 ‘이상한 애’라는 식으로 생각되지는 않는 건, 생각하는 것이나 논리가 뻗어나가는 것이 모두 상식선에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꽤 많은 사람들이 해봤을 생각, 몇몇은 왜 이건 안되는지 의문스러워 했을법한 것들을 자기만의 생각과 경험으로 정리해서 ‘이런 것도 뭐 어때’하고 말하는 게 은근히 웃기기도 하고, 속 시원하기도 하고 그렇다.

자기계발서같은 것처럼 딱히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일종의 속풀이, 마음풀이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나쁘지 않다.

혼술 컨텐츠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에 착안해서, 풀어준다는 의미를 갖고있기도 한 해장을 붙여, “인생 해장”이라는 컨셉을 짠게 생각보다 적절하다. 저자와도 그렇고 이야기와도 잘 어울린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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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tv의 백룸
하다(hada) 지음 / 소담주니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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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tv의 백룸’은 백룸을 소재로 한 만화다.

‘백룸(The Backrooms)’은 일종의 미궁류 도시전설이다. 처음에는 ‘노클립(Noclip)’이라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통해 이상한 공간에 갇혀버린다는 간단한 괴담같은 거였던 모양인데, 이걸 소재로한 영상물이 만들어지면서 널리 알려져 크게 인기를 끌게 된 컨텐츠라고 한다.

초기 백룸이 다분히 코즈믹 호러에 가까웠다면 그 후에 위키 등이 만들어지며 다양한 추가 설정이 덧붙은 현재의 백룸은 ‘SCP 재단(SCP Foundation)’과 같은 일종의 설정놀음이 되었는데, 그 때문에 SCP 재단처럼 다양한 재미요소를 찾을 수 있게 되기는 했지만 원래 갖고있던 코즈믹 호러적인 느낌은 거의 사라져 일장일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다는 후자 즉 설정놀음으로서의 백룸을 다루고 있는데, 아무래도 유튜브 컨텐츠로 만들기엔 그 편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렇게 만들어진 위키(2차 창작물)를 하다가 정리한 유튜브(3차 창작물)에 기반하고 있으므로, 굳이 따지자면 백룸의 4차 창작물 정도 되는 물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만큼 여러 설정들이 어지럽게 난립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잘 정리되고 일관된 이야기책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장점이다. 만화책이라는 서식에 맞게 편집도 잘 했다.

작화의 완성도는 좀 떨어지는 편이나 내용과 백룸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기 때문에 썩 나쁘지 않다.

아쉬운 것은 상당히 짧다는 거다. 이제 기본 좀 알고 제대로 보려고 하는 순간에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후속권을 통해 이후 이야기도 보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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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사람들만 남았다 - 세상이 멸망하고
김이환 지음 / 북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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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멸망하고) 소심한 사람들만 남았다’는 시트콤같은 아포칼립스 소설이다.



어떻게 보면 좀 전형적인 이야기랄수도 있다. 기존에도 바이러스 등 병원균으로 인한 종말은 아포칼립스의 주류 중 하나였던데다가, 무엇보다 최근 코비드19 상황에 올라타 그런 작품들이 더욱 많이 나오며 최신감을 잔뜩 업데이트 해놨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나온 소설이 이런 설정이라면, 당연히 그런 류일거라고 쉽게 상상하게 된다는 거다.

그리고 실제로도 소설은 꽤 여러 부분에서 그런 유행에 휩쓸린 소설같은 느낌을 풍기기도 한다. 몇몇 의아함을 자아내는 허술해보이는 설정들이 나올때면 더 그렇다.

그러나, 기존의 전형적인 것들을 살짝 비튼달까, 독특하게 변주하는 부분들이 더욱 눈에 띄기 때문에, 전형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뻔한 가운데 신선함이 있다는 그런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이에 큰 역할을 한 것은 당연하게도 캐릭터성이다. 보통은 곁가지로 끼워놓은 것 같은 조연으로 소모되는 소심 캐릭터를 아포칼립스라는 상황을 들이밀며 정면으로 내세웠을 뿐 아니라 그들간에 미묘한 차이가 있는 것을 그림으로써 뻔하면서도 독특한 상황을 만들어냈다.

특히, 대중적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활용해 이야기에 독특함이라는 양념을 쳐주는 캐릭터를 정말 잘 사용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평이한 일상물 같으면서도 실로 독특한 환경에서 매 순간이 모험같은 느낌을 잘 전해준다.

이 캐릭터는 또한 소설의 코미디를 부분을 대부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이야기가 끝까지 지루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중 하나가 진지한 상황 이면에 계속햇거 농담처럼 깔리는 가벼운 설정놀음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인데, 그 대부분이 이 캐릭터로 인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야기는 진지한 팬데믹 상황을 다루면서도 일종의 코미디가 섞인 시트콤 같은 느낌을 풍기며 마지막까지 나쁘지 않게 보게 한다.

냉정하게 상황 자체만 보면 묵직하지만,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행동이 연상케 하는 장면들은 실로 엉뚱함을 가득 품고 있어서 도저히 어두운 이야기로는 볼 수 없게 만든다.

농담같은 이야기로 시작해, 끝까지 농담같은 이야기로 끝낸것도 나쁘지 않다.

완결성과 완성도라는 측면에서는 좀 호불호는 있을 수 있겠다만, 개인적으로는 꽤 괜찮은 이야기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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