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처음이라서 그래 - 여전히 서툴고 모르는 것투성이인 어른을 위한 심리학 수업
하주원 지음 / 팜파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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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처음이라서 그래’는 여전히 서투른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서다.

세상 사는 많은 사람들이 어른이다. 그렇다고 믿는다.

어른의 기준은 무엇일까. 나이일까. 법적으로 보면 어른의 시작은 만 19세나 만 20세 어디쯤이다. 어떨땐 19세를 기준으로하고, 또 어떨때는 20세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법마저 이렇다. 대체 어른이란 무엇인가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걸 기준으로 어른의 잣대를 세운다. 그래서 20세를 넘어가면 어느정도 어른으로서 한 몫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며, 늦어도 학교를 졸업하는 25세 이후에는 경제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자립하여 홀로 설 것을 기대한다. 다 자랐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건 실제로도 어느정도 맞는 얘기다. 인간의 육체는 거의 20세 즈음까지 자라 전성기를 맞이한다. 그렇게 본다면 그 즈음이 어른의 시작인 셈이다.

하지만, 정신은 어떨까. 20세는 커녕 30세, 40세, 심지어는 50세가 되어도 도무지 어른이라고는 봐줄 수 없는 사람이 많다. 때론 ‘봐줄 수 없는 것들’도 있을만큼 많다. 정신의 성장은 아직인 거다.

공자도 그러지 않았던가. 서른에 이립(而立)하여, 마흔에 불혹(不惑)하였으며, 일흔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종심(從心)이라고 말이다. 심지어 모두가 성인으로 추앙하는 공자마저도 그랬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간의 정신이란 그만큼 오랜 시간에 들여야만 비로소 어느 정도 완성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우리가 흔히 품는 ‘어른’이라는 명칭에 어떤 정신적인 완성이나 성숙을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오히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게 때론 엇나가기도 하고,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하는 이유다.

이 책은 그런 어른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심리학 지침들을 모은 책이다. 많은 ‘어른’들이 어떤 문제들을 갖고 있는지, 그것들은 왜 문제인지, 어떻게 해야하는 것이 좋은지 등을 길지 않은 글 속에 잘 담아냈다. 때론 정신의학 쪽으로 전문적인 얘기도 나오기에 쉽지많은 않지만, 그렇다고 이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책을 읽는다고 손쉽게 자신에 대해 알고 변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차분히 읽어보면 여러 면에서 도움되는 얘기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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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테논 신전의 숨겨진 시간 솔로몬의 별 3
한정영 지음, 잠산 그림, 한석원 기획 / 생각의질서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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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별 3탄인 ‘파르테논 신전의 숨겨진 시간’은 아르키메데스와 함께 파르테논 신전의 비밀공간으로 떠나는 모험을 그린 소설이다.

이야기는 새론, 라온 남매가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을 찾았을 때 우연히 아르키메데스와 요르고스라는 소년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그들이 그려놓은 원을 밟은 남매는 그 순간 기묘한 환상을 겪은 후 확 달라진 파르테논 신전을 맞이하게 되고, 요르고스와 함께 아르키메데스의 원과 파르테논 신전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 모험을 하게 된다.

여러 유적들을 돌아보며 비밀을 파헤치는 솔로몬의 별 시리즈는 조금은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일상에서 벗어난 곳에서 펼쳐지는 추격전이나, 외국의 유명 유적지에서 그 비밀을 파헤치는 것도 그렇고, 난관을 해쳐나가는 기지를 발휘하는 것도 그렇다. 그렇게 짜여진 모험 이야기는 그만큼 매력적이어서 비밀이나 난관이 나올 때마다 그것들을 어떻게 해쳐나갈지 흥미롭기도 했다.

삽화도 좋다. 일부 본문과 어긋나는게 있는 등 정확하지는 않으나 미려한 그림과 색감은 꽤 매력적이다. 이런 삽화가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의 환상적인 면도 좀 더 부각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모험에 사용된 장치와 비밀은 좀 아쉬운 편이다. 어린이를 위한 소설로 문명과 도시, 건축물과 세계사, 논리와 수학을 곁들인 ‘수학 동화’를 표방하고 있는데, 그러기엔 수학적 요소가 많지 않고, 또 일부는 너무 작위적이라서다. 예를 들면, ‘지팡이의 3.14배’라는 얘기가 그렇다. 정확한 크기의 도형 그리기가 필요했다면, 지팡이를 1/3 따위로 만드는게 훨씬 나았기 때문이다. 굳이 3.14배여야 할 이유가 없고 그게 부정확한 도형 그리기를 조장할 우려가 있기에 썩 좋은 얘기같아 보이지 않았다.

부메랑에 궤도에 대한 표현도 조금 걸리는 점이 있었는데, 미세한 표현 문제이긴 하지만 좀 더 신경썼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파르테논 신전에서의 모험은 조금 해리포터를 떠올리게 하는 면도 있었는데, 해리포터의 이야기가 밀접하게 짜여진 인과를 보여주며 감탄을 자아냈던 것에 비해 이 소설에서는 없어도 그만이었을 것이라 조금 억지스러운 면도 있었다.

아르키메데스에 대한 묘사도, 이 모험을 위해 일부러 그렇게 설정한 듯 하여, 좀 마뜩잖은 면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는 재미있고 모험도 흥미롭긴 했으나, 세부적인 곳에서는 걸리는 점이 많았다. 조금만 더 신경썼으면 잘 짜여진 이야기로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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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의 품격 - 맛의 원리로 안내하는 동시대 평양냉면 가이드
이용재 지음 / 반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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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의 품격’은 이용재의 품격 시리즈의 하나로, 평양냉면에 대한 리뷰와 비평을 담은 가이드북이다.

현 시대는 바야흐로 맛으로 음식을 먹는 시대다. 아니, 그걸 넘어서 맛 때문에 음식을 먹는다. 그만큼 모든 사람들이 맛있는 것에 열광한다는 것이고, 그게 소위 ‘푸드 포르노’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보고있으면 도저히 먹지않고서는 견딜 수 없도록 위와 입과 뇌를 자극하는 말 그대로의 포르노.

이 책은 그런 푸드 포르노와는 조금 다르다. 여러 가게들을 충실히 평하는 것을 보고 있자면 예전 경험이 떠오르면서 또 다시 냉면 한사발이 생각 나기는 하나, 일부러라 할만큼 착실하게 평하는 것을 보면서 도저히 ‘꼴리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보다는 정보 지식 습득에 더 가까운 느낌을 받는다.

실제 가게의 정보와 그에대한 평을 하는 것이라 조금은 ‘광고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아니다 싶은 것에 거침없는 일격을 날리는 모습을 보면 그런 생각은 금세 달아난다.

어떤 기준으로 리뷰를 했는지를 책 뒷편에 수록하고, 어떤 점이 좋고 나빴는지를 상세히 밝힌 것, 그리고 좋고 나쁨을 솔직하게 수록해 실제로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로서 가치를 지닌 것이 맘에 든다.

책으로서의 완성도도 높은데, 이는 그를 위해 일부러 수록할 가게의 일부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동어 반복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그의 말마따나, 책을 보는 내내 같은 얘기를 또 보는 것 같은 지루함이 없다. 다만, 그래서인지 일부에서는 냉면에 대한 평이 아닌 잡설만 있어 의아함이 이는 것도 있었는데, 그 정도로 냉면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었던 것이라고 생각하면 대충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기는 했다.

평양냉면을 처음 먹었을 때, 내게 그것은 묘하게 고기냄새가 나는 밍밍한 국물에, 딱히 맛있다고 하기는 그런 비싼 음식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 맛이 다시금 생각났고 또 먹고 싶은 음식으로 남았다. 그제야 맛있는 음식에도 여러 부류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먹었던 냉면이 이 책에서 좋은 평을 받은 걸 보니 내심 기분이 좋다. 왠지 ‘내 혀는 틀리지 않았어!’란 느낌이랄까. 그리고 또, 먹고 싶게 만드는 다른 집 냉면을 소개 받은 것도 좋다. 벌써부터 기대된다. 언젠가 시간을 내서 먹으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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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후의 아이들 1 - 몬스터 대재앙 Wow 그래픽노블
맥스 브랠리어 지음, 더글라스 홀게이트 그림,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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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브랠리어(Max Brallier)’가 쓰고 ‘더글라스 홀게이트(Douglas Holgate)’가 그린 ‘지구 최후의 아이들 1: 몬스터 대재앙(The Last Kids on Earth)’은 몬스터 대재앙이 일어나 거리에 온통 좀비와 몬스터들만이 남은 마을에서 생존해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시리즈의 시작인 이 책은 갑작스레 몬스터 대재앙이 일어나 사람들이 죽고 떠나면서 마을에 남은 청소년들이 기지를 발휘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 좀비나 거대 몬스터와의 대치, 아포칼립스 상황에서의 생존, 그리고 친구들과의 이야기도 꽤 잘 그려냈다.

작가인 ‘맥스 브랠리어’는 온라인 게임 디자이너이기도 하다는데, 그게 이 소설에서도 잘 살아있는 것 같다. 생존을 일종의 게임처럼 생각하며 즐기려고 하는 것이나, 대단히 쓸모없어 보이면서도 또한 흥미를 갖게 만드는 ‘도전 과제’같은 것도 그렇고, 아이템이나 펫을 얻는다는 점이나 이야기 구성도 다분히 RPG 게임같은 느낌이 많이 들게한다. 그래서 보는내내 흥미롭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작가가 이 이야기를 일종의 코미디로 썼기 때문에 더 그렇다.

아포칼립스 상황을 일종의 게임으로 보고 즐기는 모습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가벼운 청소년 모험 소설이라는 점과 그런 의도적인 행동이 아포칼립스 상황에서 정신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는 걸 감안하면 꼭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은 ‘Wow 그래픽노블 시리즈’의 하나로 톡특한 구성을 갖고 있어서, 보통 일러스트를 소설을 보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과 달리 소설과 일러스트가 서로 긴밀하게 엮여있다. 어떻게 보면 글 위주로 진행되는 만화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표현이나 묘사도 다분히 만화적인게 많고 재미도 그렇다.

문제는 이 둘의 연결이 그렇게 자연스럽지는 않다는 거다. 원문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한국어에서는 글에서 일러스트로 넘어갈 때 문장이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한 문장처럼 이어지게 만들 수 없었다면 차라리 두 문장으로 나누는 것은 어땠을까 싶다.

일러스트와 소설이 긴밀하게 엮여있는데도 불구하고,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어떤 길로 갈것인가 하는게 그런데, 각각만 보면 딱히 문제가 없어 보이나, 지도를 보면서 경로를 따져보면 대체 왜 그렇게 가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수가 없다. 전혀 엉뚱한 곳을 굳이 돌아서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딱히 이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그림을 잘못 그린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몬스터에 대항해 싸우는 것도 그렇게 현실적이지는 않다. 그래도 몇가지 단계를 두어 조금씩 공략하도록 했기에 말도 안된다 싶을 정도까지는 아니나, 마무리를 조금만 더 신경썼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그래도, 몇가지 아쉬운 점은 있지만, 아포칼립스 상황이나 그곳에서의 생존도 꽤 매력적으로 그렸고, 각자 나름의 개성이 있는 캐릭터들이 나와 보여주는 시너지도 꽤 좋았다. 심각한 상황과 코미디도 나름 적절하게 어우러져 있고, 게임을 연상케하는 모험 이야기도 흥미롭다. 과연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될만하다 싶다.

앞으로는 몬스터와 만나고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또 그것들을 아이들은 어떻게 극복해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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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미안해서
김학수 지음 / 퍼블리터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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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미안해서’는 ‘소다수’라는 별명을 사용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김학수의 삶의 조각들을 담은 그림 에세이다.

책에는 살면서 겪었던 소소한 이야기들이 여럿 담겨있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겪었던 것이나 지금 자식과 함께 하는 것, 그리고 주변이나 지인들을 보며 생각했던 것들, 일러스트레이터로 살면서 지내는 일상이나 생각들 등.

보자면 딱히 특별할 것은 없는, 평범하고 소소한 것들이다. 그래서 어쩌면 누군가는 비슷한 경험을 해봤을 수도 있고, 그러면서 같은 생각을 한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흔하고 별 볼일 없는 이야기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소소하고 흔하기 때문에 더 가깝고, 쉽게 다가오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흔하고 별거 아니어서 자칫 소홀히하기 쉽지만 일상을 채워주는 소중한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을 작가는 밝은 그림과 함께 따뜻하게 담아냈다.

‘그림 에세이’라고 하는 만큼, 이야기 하나를 풀어낼 때 꼭 꼭 하나 이상씩 그림도 같이 곁들였다. 일견 단순한 듯 하면서도 세밀하고 또한 특징을 잘 살린 그림들은 그것 만으로도 나름 보는 맛이 있다.

그림은 때론 글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때로는 글 못지않게 큰 자리를 차지하기도 하고, 어떨땐 아예 만화 같기도 했는데, 이런 것들도 다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그림이 많은 그림 에세이라는 점도 좋았는데, 그림 에세이라지만 그림보다는 글 위주인 에세이를 볼 때는 아무래도 뭔가 아쉬운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꽤 그걸 충실하게 만족시켜줬던 것 같다.

반면에 분량 면에서는 조금 아쉽기도 했는데, 다음 책을 준비중이라니 이 아쉬움은 다음 책에서 풀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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