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아이들만 사랑할 줄 안다
칼리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림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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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Cali)’의 ‘오직 아이들만 사랑할 줄 안다(Seuls les enfants savent aimer)’는 갑자기 엄마를 떠나보내게 된 여섯 살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주인공인 브루노의 시점으로만 쓰인 이 소설은 마치 일기를 쓰는 것 같기도 하고, 독백을 하는 것 같기도 하며, 엄마에게 편지를 쓰는 것 같기도 하는 한편, 어떻게 보면 고해성사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내용적으로도 순수한 상태에 있을거라는 아이에 대한 관념에서 벗어나 사이사이 어두운 면을 보이기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이 든다. 브루노는 사랑을 강하게 열망하면서도 그에 몰두하지도 못하고, 그러는가 하면 원하는데로 되지 않는다고 충동적으로 행동하기도 하며,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저질러 버리는 혼돈스런 모습을 많이 보인다.

그런 모습은 때때로 정신이상적인 증세가 있는게 아닌가 싶은 표현이 더해져 더 강조된다. 그게 브루노가 겨우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인 6살 아이라는 것을 종종 잊게도 만든다.

거기에 문체도 소설이라기보다는 묘하게 가사같아서 일부가 생략되거나 축약되고 비유적으로 쓰인 느낌이 든다. 좋게 말하면 시적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난해하다는 말이다. 그게 이 소설을 조금 어렵게 만든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시적인 표현과 아이가 겪어나가는 이야기를 통해, 세상 전부와도 같았던 사랑을 잃어버린 소년이 느끼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상실과 슬픔, 그리고 그를 어떻게든 채우고 싶어하는 욕구를 잘 표현했다.

하지만 소설의 제목을 왜 ‘오직 아이들만 사랑할 줄 안다’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고, 이야기의 마지막도 썩 마뜩잖은 느낌을 남긴다. 그래서 브루노는 결국 그렇게 끝난다는 얘긴가, 아니면 나아간다는 얘긴가.

‘감성적인 글’이 아닌 ‘이야기’로서는, 좋다기엔 좀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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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는 부모는 아이를 창업가로 키운다 - 4차 산업형 인재로 키우는 스탠퍼드식 창업교육
이민정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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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는 부모는 아이를 창업가로 키운다’는 단순히 외우고 따라하며 고정관념을 답습하는게 아닌 창의적이고 스스로 설 수 있도록 가르치는 방법을 가르치는 스탠퍼드식 창업교육에 대해 담은 책이다.

창업가로 키운다는 얘기를 얼핏 들었을 때는, 과연 그게 그렇게 필요한가 싶기도 하다. 왜냐하면 모두가 회사를 차리고, 또 운영하고 싶어하거나, 그에 적성이 맞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엔 조금 부정적인 생각도 있었는데, 무엇을 하고 거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난 후에는 말이 ‘창업 교육’이지 실제로는 소위 말하는 ‘대안 교육’에 더 가까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안 교육이란 기존 제도권 교육을 벗어나 교육을 말하는 것으로,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이 대표적이다. 이런 교육이 이뤄지는 것은 그만큼 기존 제도권 교육이 가진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주입식으로 지식을 집어넣고, 상위학교 즉 고등학교와 대학교 진학을 위한 국영수 위주의 학습에 치중하며, 그 때문에 그외의 것들은 대부분 무시되기 쉽다는게 대표적이다.

그 결과 학생시절의 성취 정도는 나름 높다 할 수 있으나, 막상 사회에 나오면 적응을 하지 못하거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저자가 제안하는 스탠퍼드식 창업교육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 교육인만큼 여러면에서 개선된 점이 보인다. 특히 놀이처럼 즐기면서도 깊게 생각하고, 그 과정을 통해 실제 못지않은 경험을 얻을 수 있다는게 좋았다. 책에서는 몇가진 예시만이 실려있는데, 그것들만 잘 시행해보더라도 유익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 보였다.

스탠퍼드식 창업교육이 무엇인가 뿐 아니라, 창업교육이 왜 필요한가도 나름 잘 설명했다. 그래서 처음에 가졌던 부정적인 생각도 많이 없어졌고, 정말로 해보면 좋겠다는 마음이 많이 들었다.

책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얘기는 역시 한국에서 창업교육을 할 때 사람들이 보이던 모습들이었는데, 교육자의 눈치를 보거나 우수해보였던 학생이 오히려 전체 구성원들에게 악영향을 끼친 예 등은 얼마나 현재의 교육이 협소한 지식에만 몰두하는 것인지를 더 크게 느끼게 했다.

이 책은 교육에 대한 일종의 소개 정도만 담고 있는데, 한번 제대로 교육을 받아보고 실천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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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메이킹 시공 청소년 문학
남상순 지음 / 시공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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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메이킹’은 암울하게 뒤틀린 미래 세계를 배경으로 애니멀 메이킹을 뒤쫒는 이야기를 그린 SF 소설이다.

애니멀 메이킹의 세계는 기본적으로 디스토피아다. 삶을 위한 기본 공간이어야 하는 시가 자본가의 소유물이라거나, 돈이 있어야만 시민이 될 수 있다는 것만 봐도 그러한데, 마치 자본주의가 극한으로 치달아 생겨난 사회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그곳에서 어떻게든 시민이 되기 위해 애니멀 메이킹을 쫒던 소년은 우연히 규격을 벗어난 듯한 고물 로봇을 만나면서 새로운 단서를 찾아 점점 진실에 접근하게 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복잡한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으면서 진실은 물론 이야기까지도 난해하게 펼쳐진다.

여기서 조금 혼랍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것 자체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기억을 소재로 정체성을 뒤흔드는 것도, SF에서 꽤 나오는 것이기도 하나, 그걸 괜찮은 문장력과 이야기로 나름 잘 풀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혼란스러워진 후에 해석을 독자에게 맡겨버리고 작가 스스로 마무리를 온전히 짓지 않고 끝내버리기 때문에, 책을 덮고나서는 머릿속에 의문부호가 떠오르며, 이야기도 왠지 찝찝한 뒷맛이 남는다. 제대로 납득할만한 전개를 보이는 대신, 급작스럽게 에필로그로 넘어가기에 더 그렇다.

그래서 이 소설은 그렇게 재미있었다고는 말하기는 어렵다. 그게 이야기 자체나, 상상력을 자극해 다양하게 해석해보게 하는 점, 묘하게 현실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배경과 철학적인 내용 등이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것은 좋으나, 그저 거기까지 였다는 묘한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그건 이 책이 에세이나 철학서가 아닌 소설이기 때문이다. 어떤 장점이라도 이야기를 기본으로 깔고 그 뒤에 즐길 것으로 남아있어야 하는데, 이 소설은 그 기본이 되는 이야기 전달이 좀 약하다. 그래서 나 자신의 생각과 해석을 펼치기보다 작가는 무슨 생각이었는지를 궁금하게 하며, 그게 이 소설이 던지는 여러 수수께끼들도 좀 빛이 바래게 만든다.

품고있는 내용에 비해 이야기가 아쉬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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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그래픽, 데이비드 보위 - 그래픽으로 읽는 데이비드 보위 인포그래픽 시리즈
리즈 플래벌 지음, 신영경 옮김 / 큐리어스(Qrious)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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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플라벨(Liz Flavell)’의 ‘인포그래픽, 데이비드 보위(Biographic: Bowie)’는 가수이면서 독특한 패션 등으로도 유명한 데이비드 보위의 인생을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해 담은 책이다.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에 대해서 잘은 알지 못하더라도, 그의 이름이나 음악을 한번쯤은 접해봤을 것이다. 아니면 그의 독특한 패션이라던가. 이게 놀라운 게 아닌 건, 그가 그만큼 영향을 끼친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생애와 작업들을 이 책은 몇몇 주제들로 나누고 분류해서 인포그래픽으로 담아냈는데, 팝아트같은 인포그래픽이 팝아트적인 데이비드 보위의 생애와도 잘 어울린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담았다는 점에서 조금은 전기같은 느낌도 있지만, 그걸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했기 때문에 양 자체가 많지는 않으며, 보기에도 좋은 편이다. 이는 또한 각 페이지가 해당 페이지에서만 다루는 주제들만을 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책에는 그의 전체적인 인생 뿐 아니라 모르는 사람도 있을만한 흥미로운 사실들도 함께 담겨있는데, 그것들을 읽어보는 것도 꽤 재미있었다.

다만, 그래픽을 통해 독특하게 재정리한 정보들은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살펴보는데는 좋기는 하나, 정보가 좀 파편화되어 흩어지는 것 같은 느낌도 주었다. 그래서 각각의 정보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 읽히는 느낌은 적다. 이는 특정 주제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인포그래픽의 장점이자 단점이 아닐까 싶다.

보다보면 의외로 인터넷에서 보던것과 미묘하게 다른 점들도 보이는데, 저자가 전직 음악전문 저널리스트이기도 하고 이 책도 검증된 사실과 숫자들을 바탕으로 구성했다고 하니 정보면에서는 믿어도 될 것 같다.

데이비드 보위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면,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보기에 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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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후의 아이들 2 - 좀비 퍼레이드 Wow 그래픽노블
맥스 브랠리어 지음, 더글라스 홀게이트 그림,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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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브랠리어(Max Brallier)’가 쓰고 ‘더글라스 홀게이트(Douglas Holgate)’가 그린 ‘지구 최후의 아이들 2: 좀비 퍼레이드(The Last Kids on Earth and the Zombie Parade)’는 몬스터 대재앙 후 조금씩 성장해가는 아이들의 모험을 담은 시리즈 2번째 책이다.

시리즈 1권은 요즘의 좀비물이 대게 그렇듯 어느정도 생물학 재해와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그게 2권에서는 등장인물이나 설정 때문에 좀 더 본격적인 판타지로 바뀐 분위기다. 사실 좀비도 과학보다는 판타지에 더 가깝기 때문에 이 차이는 사소한 것이기는 한데, 그래도 이게 1권과의 사이에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전권의 재미와 장점은 2권에서도 여전하다. 삽화가 내용의 일부로써 들어있고, 주요 장면에선 빠지지않고 삽화가 나오기 때문에 소설이면서도 마치 만화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나름 거창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모험물이면서도 기본적으로 코미디물이라 중간중간 등장하는 엉뚱한 장면이나 깨알같은 드립들도 웃음을 자아냈다.

그 중 일부는 한국에 맞게 완전히 현지화를 했는데, 나름 ‘요즘 애들’에게 먹힐 만한 것도 있는 등 나쁘지 않았다. 다만 개인에 따라 취향을 타겠다는 생각은 좀 들었다. 그래서 원문은 어떤 식이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대게 판타지물은 가상역사물이거나 이세계로 가서 벌어지는 일을 다루는데, 지구 최후의 아이들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판타지를 끌어온다. 그래서 주인공들은 딱히 특별한 지식이나 능력을 얻지도 못했다. 물론 주인공 보정이 꽤 있긴 하다만, 고작 13살(그러니까, 중2 정도)의 나이를 생각하면 망해버린 세상 속에서 여러 몬스터들과 살아가며 닥쳐오는 문제도 해결하고, 심지어 스스로 ‘미션’을 세우며 삶의 재미까지 추구하는 걸 보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단순히 유쾌하고 흥미로운 모험을 그린 것 뿐 아니라 친구와의 관계라던가 더 나아가면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면도 있는데, 이것 자체도 의미가 있었고 모험과도 어색하지 않게 나름 잘 어우러진 것 같았다. 또 그런 고민들을 거치며 주인공이 성장해 나가는 것도 보기 좋았다.

2권에서는 좀 더 ‘지구 최후’라는 사태에 대한 힌트들이 나왔는데, 여전히 모자란 면이 많아 아직은 그저 상상해보는 수밖에는 없었다. 아직 할 이야기는 많이 남아있어 보인다는 거다.

이제 3권에서 새롭게 등장할 적은 누구일지, 또 그와는 어떻게 맞서 싸울지, 그리고 지구 최후의 사태가 벌어진 배경이나 앞으로 지구는 어떻게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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