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가족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2
박현숙 지음, 정경아 그림 / 서유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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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가족’은 길고양이와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쫒기듯 안녕빌라로 온 나동지에게 갑작스레 내밀어진 고양이 장례식 초대. 게다가 돈까지 내라고? 부조금이라고는 하지만, 그걸 어디에 쓴다는 걸까. 이건 혹시 말로만 듣던 삥뜯기? 게다가 길고양이 문제로 시끄럽게 부딛히는 앞집 104호 할머니까지. 동지는 정신이 없다.

길고양이 장례식이라는 재밌는 상상으로 시작하는 이 이야기는 그 안에서 일어나는 친구와의 일과 이웃과의 다툼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거기에는 공통적으로 길고양이 문제가 있다.

작가는 조금 과장된듯한 인물들을 등장시켜 조금은 답답하고 짜증도 불러일으키는 전개를 보이며, 또 한편으로는 이들을 은근히 한쪽으로 치우쳐보이게 해 갈등을 고조시기도 한다. 그리고 그게 어느정도 부풀어 올랐을 때 살짝 반전을 주면서 이야기를 해소하는데, 이게 어거지처럼 보이지 않도록 중간 중간에 이야기를 굉장히 잘 이었다.

그러면서 그 안에 길고양이 문제도 잘 녹여냈다. 무조건 동물복지 같은걸 거론하면서 돌봐주어야 한다고 치우친 얘기를 하지 않는 것도 좋았는데, 길고양이로 인해 생기는 소음이나 위생 같은 문제도 언급하고 그러면서도 같은 사는 방법은 없는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훨씬 더 이야기를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가 잘 와닿았던 것 같다. 거기에 주인공인 아이들의 역할이 컸음은 말할 것도 없고.

물론, 여기엔 약간 판타지가 섞여있어 보이기도 했지만, 나름 현실적인 이야기를 통해 문제와 나아갈 방향 등을 모두 잘 담아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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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허리띠
김태윤 지음, 백지영 그림 / 여우고개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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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허리띠’는 모험 판타지를 통해 환경 보호와 통일의 염원을 담은 소설이다.

어느 날 우연히 말하는 동물 곤과 만나게 된 성호는, 자신이 묘성의 아이이며 한반도 정기를 이어주기 위해 만든 ‘마법 허리띠’를 복구하기 위해 허리띠에 필요한 4개의 보석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를 듣는다. 자신에게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는 것이 부담되기도 하지만, 꼭 해야만 할 일이라고 생각한 성호는 친구인 영철과 함께 각지를 돌아다니며 한반도의 정기를 담은 보석을 찾는 모험을 떠나게 된다.

이야기는 의외로 가벼운 판타지로 되어있다. 초등학생을 위한 책인만큼 복잡한 전개 등은 모두 생략해서 한자를 이용한 수수께끼도 중간과정을 건너뛰고 손쉽게 풀어내었다. 보석이 있는 장소를 찾는 것도 마침 시기 적절하게 우연히 얻는 것으로 처리했는데, 이게 조금은 이야기를 끼워맞췄다는 느낌도 들게한다.

이야기의 구성도 단조로운 편이다. 사신들을 대행하는 수호 동물들과 함께 북한산, 해남 땅끝마을, 구봉도 낙조전망대, 독도 등 동서남북을 오가며 보석을 수집하는 것이 거의 다다.

그래도 나름 경치로 유명한 곳을 다니며 그곳에서 정기가 응집된 보석을 얻는다는 설정을 통해 환경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했으며, 마법 허리띠가 만든 이유를 통해 통일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다만, 그런 메시지가 이야기에 녹아있는게 아니라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넘어가는 것은 조금 아쉽기도 했다.

그건 이야기의 마무리도 그렇다. 애초에 이들이 모험을 하게 된 것이 썩 좋은 이유는 아니기 때문이다. 모험 판타지적인 면을 부각하며 밝게 끝내려던 거였겠지만, 묘한 찝찝함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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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덩덩 새 선비 이야기 속 지혜 쏙
신현수 지음, 이준선 그림 / 하루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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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덩덩 새 선비’는 유명한 구렁이 신랑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오랜 자식기원 끝에 낳은 구렁이가 맘씨좋은 각시에게 장가들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이 이야기는 세세한 것 하나 하나를 통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예를 들어, 이웃집 첫째 둘째가 구렁이를 보고 기겁을 하는 것은 외모를 두고 차별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셋째만은 그러지 않는데, 그건 셋째의 사람됨을 은근히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떠나면서 허물에 대고 얘기하는 것은 약속의 엄중함을, 손쉽게 허물을 들키고 심지어 태워 없어지게 한 것은 약속이 얼마나 지키기 힘든 것인가를, 그 후 각시가 선비를 찾아 헤매며 겪는 일들은 잘못을 되돌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가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은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데, 각자 나름의 해석을 해보는 것도 한 재미다.

구렁이 신랑 이야기는 유명한만큼 변이도 많은데, 책에 실은 것 역시 다른것들과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그게 이야기의 개연성을 좀 떨어뜨리는 면을 보인다.

허물을 태운 것과 선비가 집에 오지 않는걸 제대로 연결짓지 못하는 게 그 하나다. ‘안 돌아온다’고 하는 이야기가 대게 ‘실망’으로 풀이하는 것처럼, ‘못 돌아온다’고 하려면 집을 찾지 못하게 됐다던가 하는 풀이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게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건 선비가 새 장가를 든 걸로도 이어져, 멀쩡한 부인을 냅두고 괜히 새집 살림을 차린 이상한 놈으로 여기게 만들기도 한다.

이웃집 딸들이 처음 구렁이를 구경왔을 때 기겁하는 걸 보고 눈물을 흘린다는 것도 구렁이가 사실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썩 어울리는 변형은 아니며, 첫째와 둘째가 구렁이의 변한 모습을 보고 샘나 배 아파하던 것이 이 후 허물을 없애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고 그걸로 끝이었던 것 역시 좀 아까웠다.

이렇듯 이야기는 좀 아쉽지만 그림책으로서는 꽤 매력적인데, 마치 전통 한지와 수묵화를 연상케하는 그림들은 옛 이야기와도 어울려서 분위기를 살려준다. 이야기의 주요 장면들도 잘 묘사해서 그림책을 보는 맛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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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피나와 조각난 심장 세라피나 시리즈 3
로버트 비티 지음, 김지연 옮김 / 아르볼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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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비티(Robert Beatty)’)의 ‘세라피나와 조각난 심장(Serafina and the Splintered Heart)’은 ‘세라피나 시리즈(Serafina Series)’의 세번째 책이다.

이야기는 세라피나가 알 수 없는 곳에서 눈을 뜨면서 시작한다. 주위를 살펴보고 곧 어두컴컴할 뿐 아니라 좁은 그곳이 땅 속이라는 걸 알아채지만, 왜 자기가 그곳에 있는지는 끝내 떠오르지 않는다. 그래도 간신히 몸을 움직여 어떻게 빠져나가지만, 바깥은 자신이 기억하던 곳과는 상당히 달라져있다.

의문의 상황에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는 그 후에도 줄곧 믿음과 의심 사이를 시험하는 이야기를 쳘펴낸다. 거기엔 생각지 못했던 인물과의 만남 뿐 아니라 이제껏 믿어왔던 친구의 낯선 모습도 있다. 그게 더욱 세라피나에게 끊임없이 믿음을 시험하게 만든다.

그 외에도 책에서는 세라피나를 둘러싼 크고 작은 일들 모두에 의심의 여지를 남겨두는데, 그게 이야기가 후반부에 이를 때까지 쉽게 결말을 예상하지 못하게 해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게 만든다.

반전을 담은 미스터리한 전개 외에도 인간으로 변신하는 맹수와 올빼미, 그리고 빌트모어 사람들이 보여주는 판타지 역시 매력적이다. 그러면서 가족의 소중함이나 친구와의 우정, 그리고 역경을 겪으며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도 잘 담았다. 그래서 흥미롭게 읽다보면 재미있어 어느새 빠져들게 되고, 때때로 미소 지으며 이들을 응원하고 지켜보게 된다.

세라피나 시리즈는 총 3권으로 관결되었는데, 시리즈가 매력적이고 인기가 있어서인지 올해엔 4권도 발매될 예정이다. 새롭게 시작된 4권에서는 또 어떤 인물들과 이야기를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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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우정 1
권라드 지음 / 영컴(YOUNG COM)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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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우정 1’은 우연히 기묘한 우정으로 엮이게 된 두 고등학생과 그들의 고민을 담은 만화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세밀한 필체다. 얼핏 극화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그림은 작품의 분위기와 이들이 처한 상황을 더 무겁게 다가오게 한다. 웹툰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흑백톤의 그림이 그것을 더 강조하는데, 그 가운데 간혹 넣어진 컬러가 흑백의 일상과 대비되어 더 두드러지는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담담한 흐름속에 종종 등장하는 비유적인 표현들도 꽤 멋있다.

단행본은 웹툰을 분해하여 완전히 출판만화의 방식으로 재편집했다. 장면전환이 페이지 중간에 걸리는 등 일부 컷 분배에서 아쉬운 점이 있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출판을 염두에 두었다고 해도 될만큼 전체적으로 편집이 잘 된 편이다. 이런 작업은 단순히 ‘정성’을 넘어서 만화를 보는 경험의 질 자체도 올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웹툰을 단순히 잘라서 붙이기만 한것에 비하면 훨씬 마음에 들었다.

잔잔하듯 흘러가면서도 불연듯 강펀치를 먹이는 듯 하다가,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되돌아가는 이야기의 흐름도 썩 나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인물들이 부딪히면서 만들어내는 잡음이나 공부와 취미, 미래, 연애 등에 대한 고민도 고등학생에게 일어날 수 있음직한 것들을 나름 잘 그려냈다. 물론 거기에는 약간의 판타지도 섞여있어서 조금 현실에서 벗어난 느낌도 들기는 했지만, 그게 이야기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기묘한 우연이 빚어내는 우정을 만화적 상상력으로 포장해 보여주는가 하면, 현실에서도 고민해볼법한 묵직한 것들도 꽤 다루기 때문에 생각할 거리도 많이 던진다. 그게 단순히 흥미 위주의 학원물이 아니라 청소년의 성장 드라마임을 느끼게 한다.

1권에서는 꽉 짜여진 이야기보다 떡밥을 던지는 게 더 많은 것 같기도 한데, 그것들이 과연 이후에 어떤 이야기로 번져 나갈지 새삼 궁금하다.

아직 연재중인 작품이라 작품 전체에 대한 평은 이르지만, 신인 작가라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만족스럽고 어떤 완결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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