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봐야 할 우리 고대사, 삼국유사전 - 어떻게 볼 것인가?
하도겸 지음 / 시간여행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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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금 봐야 할 우리 고대사 삼국유사전’은 일연의 삼국유사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새롭게 살펴본 책이다.

가장 중요한 관점 중 하나는 삼국유사를 불교 승려인 일연(一然)이 썼다는 것이다. 삼국유사를 불교서적의 일종으로 본다는 거다. 이건 책의 괴력난신적인 내용을 불교적인 표현으로 본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탄생설화가 대표적이다.

저자의 이런 시선은 꽤나 적절하다. 그게 신화적인 내용들을 보다 현실적으로 해석할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으로 ‘그렇다면 실제 벌어졌던 일은 무엇인가’도 잘 채웠다. 작가가 상상력을 발휘해 따져본 이 가설들은 정말로 그럴듯한데다, 신화적인 내용들과도 잘 맞아 떨어져서 꽤나 흥미롭게 보게 한다. 어떤 면에서는 마치 역사소설 작가의 설정노트를 훔쳐보는 것 같았달까.

아쉬운 것은 그 이상의 의미를 찾기는 좀 어려웠다는 거다. 적어도 역사서라는 측면에서는 그렇다. 때론 얘기가 감정적으로 흘러가기도 하고, 내용도 대부분은 말 그대로 저자의 상상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비록 사학을 전공한만큼 그럴듯한 이야기를 잘 풀어내긴 했으나, 아쉽게도 그걸 뒷받침할만한 기록이나 유물 등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삼국유사가 역사서보다는 불교서적에 가깝다는 것을 다시 한번 떠오르게 하는 한편, 한국 고대사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그만큼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생각도 하게 만들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중국의 경우 전설로 여겨지던 나라의 유물을 결국 발견해내 역사로 인정받기도 했는데, 한국에서는 이러한 투자가 부족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는 비단 자금이나 의지 뿐 아니라 다른 현실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다. 고대사를 연구하려면 북한이나 중국 지역 역시 조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언제고 통일이 되건, 아니면 공동 연구를 하던 제대로 된 고대사 연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각설하고. 이 책은 역사 관련 책이라기에는 굉장히 편하게 쓴 느낌이다. 그래서 조금은 옛날 얘기를 듣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떤 면은 개인적인 생각들을 술자리에서 풀어 놓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래도 저자가 칼럼리스트이다보니 평소 글 습관이 배어나온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처음엔 조금 어색하기도 했는데, 익다보니 금세 익숙해졌다.

내용적으로는 삼국유사에 그와 관련한 내용을 덧붙인 모양새인데, 무엇이 삼국유사에 나오는 내용이고 어떤 것이 저자가 덧붙인 내용이나 생각인지를 구분해놓지 않아서 조금 어지럽기도 하다. 색이나 굵기 등으로 삼국유사에 나오는 내용이 구별되게 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편집에 아쉬움이 남는다. 삼국유사 자체는 한국사데이터베이스에서 전문을 볼 수 있으니, 필요하다면 참고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삼국유사 자체가 조금 그렇다보니 이 책도 고대사를 엄청 자세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하지만, 괴력난신적인 이야기들을 그저 신화로 치부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해석해 보는 것이 꽤 매력적이다. 혹시 아는가. 어쩌면 그런 해석 중의 일부가 나중에는 진짜 사실로 밝혀질지도. 그래서 보면서 그런 설정의 소설을 만들어도 꽤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혹시 작가와는 다른 해석을 갖고있다면 그걸 이야기를 만들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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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신의 아이 1 신의 아이 1
야쿠마루 가쿠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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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마루 가쿠(藥丸 岳)’의 ‘신의 아이 1(神の子)’는 한 천재적인 소년과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제목과 “범죄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상상할 수 있을까?”라는 소개 문구였다. 무슨 이야기를 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지 첫 인상 뿐만이 아니다. 직관상 기억을 가진 천재소년이라던가, 무호적이나 아동학대, 범죄를 통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사회적인 면모 등 꽤 흥미로운 소재를 많이 갖추고 있었다.

거기에 그것들은 모아 한데 뭉쳐내는 것도 잘 했다. 단지 소재를 고르는 것 뿐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기로 잘 꿰어내기도 했다는 얘기다.

소설은 소년이 왜 소년원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를 통해 이야기의 배경을 설명하고 그 후엔 서로 다른 두가지 이야기를 전혀 다른 이야기처럼 펼쳐간다.

하나는 뒷세계 조직의 이야기로, 소년이 빠져나온 후 그를 다시 손에 넣기위해 벌이는 일들이 주를 이룬다. 작가는 이를 한 인물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데, 그의 임무가 임무다보니 조금은 느와르 같기도 하다.

반면에 천재소년 ‘마치다 히로시’를 중심으로 하는 다른 한편의 이야기는, 얼핏보면 단지 특이한 출생과 성장을 거쳐 사회성이 부족한 한 청년이 바르고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 변화해나가는 청춘 성장 드라마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실제로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서 그에게 부족했던 사회성도 조금씩 생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며, 그가 하는 일이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는 점이 더 그런면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말하자면 마치 빛을 향해 나아가는 느낌이랄까. 얼마나 밝은 톤인지, 중간에 그의 과거로 인해 생기는 갈등 역시 크게 문제시 되지는 않을 정도다.

그의 과거나 오해받기 쉬운 성격과 행동, 그리고 살인자라는 굴레를 생각하면 좀 의아할법도 한 전개인데, 그렇게 된 과정을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사연, 그리고 그를 통해 엿보이는 면모를 통해 잘 풀어냈기 때문에 납득 못할 것은 아니었다. 천재를 등장시킨만큼 일부 과장된 면이 있기도 하나, 그것도 어디까지나 드라마적인 장치로 보일 뿐 그로인해 이야기가 억지스러워보이는 것 까지는 아니다. 픽션과 현실적인 이야기 사이에서 나름 정도를 지킨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이렇게 두 이야기가 서로 다룬 색깔을 띄기에 이들이 어떻게 충돌하고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될지 더 궁금하게 만들기도 했다. 과연 한쪽이 다른 한쪽을 끌고가는 결말로 치닫게 될지, 아니면 조금씩 피어난 생각들이 전혀 다른 행동을 낳게 할지 사뭇 궁금하다. 은근슬쩍 떡밥처럼 등장한 인물의 정체라든가, 미노루에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마치다가 그에게서 느꼈던 묘함은 과연 무엇이었으며, ‘신의 아이’란 누구(혹은 무슨 의미)인지도 그렇다. 여러모로 2권이 기대된다.

아쉬운점은 책 내용과 상관없이 전자책의 편집이 썩 좋진 않다는 거다. 목차 등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기기에 따라 잘려서 표시되는 것도 있었기 때문이다. 오타인 듯한, 무의미해 보이는 문자가 중간에 삽입되어 있기도 했다. 이런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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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다 - 세스 고딘의
세스 고딘 지음, 김태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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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고딘(Seth Godin)’의 ‘마케팅이다(This is Marketing)’는 마케팅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담은 책이다.

총 23개의 강좌를 담은 이 책은 저자가 그동안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마케팅 세미나(The Marketing Seminar)에서 다룬 내용들과 그간 해온 강의, 그리고 여러 마케터들이 상호 코칭했던 내용들을 담은 것이다.

그래서 내용만으로 따지만 방대한 양이 예상되는데, 그것을 하나의 책으로 정리해 묶은만큼 딱히 빼놓을 게 없을만큼 좋은 내용이 많으며 그것들 하나 하나에서 깊은 통찰 역시 엿볼 수 있다.

마케팅에 대한 방법론에 대해 설명하기 전에 마케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집고 넘어간 것도 좋았다. 흔히 마케팅이라 하면 물건을 팔기 위한 것, 좀 과하게 말하면 고객을 낚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란 이익을 내기 위한 단체이고, 그러자면 어쨌든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러한 단편적인 모습이나 행위를 넘어서서 마케팅이란게 근복적으로 무엇인가를 따졌는데, 고객 입장에서도 즐기는 마케팅과 욕하는 마케팅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단지 이론적인 탁상공론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오히려 실제 경험을 떠오르게 하는 것들도 꽤 있어서, 얼마나 많은 경험이 쌓여 만들어진 것인가를 짐작케 하기도 했다.

이런 철학은 후에 얘기하는 마케팅 방법들에도 잘 나타나 있었다. 그 중에는 이미 널리 알려진 내용도 있지만, 일부는 같은 내용이면서도 조금 다르게 해석한 것도 있는데 그런 작은 차이가 큰 결과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내용도 좋지만, 중간 중간 내용과 관련된 예시도 드는 등 구성도 꽤 잘 했다. 보통 마케팅은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에게만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보다보면 의외로 그렇지 않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사람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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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질문, 위험한 생각들 - 세상의 통념을 저격하다
강양구 지음 / 북트리거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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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질문, 위험한 생각들’은 기존에 널리 알려진 상식, 신념 등에 의문을 던지고 그에대해 좀 더 파헤쳐보는 책이다.

사회, 자연, 기술, 신체, 인간이라는 5가지 주제로 총 24개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이제는 익숙해져 당연한 것처럼도 느껴지는 여러 통념들에 의문을 던지고 관련 연구나 조사, 사실 등을 소개한다. 그를 통해 좀더 확실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흥미를 끌기위해 각 주제와 질문들은 조금 쎄게 만들어졌다. 그래서 막상 본문은 생각보다 유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몇몇은 본문에서도 제대로 답을 주지 못하기도 한다. 그래서 주제가 끝나고 나서 ‘그래서 뭐라는 얘기야?’하는 의문이 남기도 한다.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각 주제를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책이 마치 ‘질문과 답’을 담은 것 같기도 해서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얘기들도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의문을 던지는 것’ 그 자체에 의의를 두고 있으며, 그렇기에 그에 대해 더 깊은 생각을 하는 것은 독자의 숙제로 남겨져있다.

단장, 첫 주제인 ‘선거’부터가 그렇다. 나 개인적으로 다수결주의인 선거를 그렇게 긍적적으로 보지는 않고, 또한 (책에서도 얘기하듯이) 최악의 결과를 낳은 예도 많기는 하나, 그렇다고 선거가 부정적이냐하면 그건 또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유일한 방법인 것도 아니고, 그로인해 생기는 부정적인 면들을 계속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봐야 하는 거다.

책은 여러 주제를 담은만큼 각각에 대해서 깊게 다루지는 않는다. 생각거리를 남기는 것을 목표로 의문점과 관련 내용들을 얘기하는 정도이며, 거기에 ‘겹쳐 읽기’나 ‘확장해서 읽기’를 통해 더 많은 내용을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말하자면 숙제를 주는 책인 셈이다.

당장 답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아쉽겠지만, 한번 읽어보고 생각해볼만한 내용들이 많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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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셔
백민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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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셔’는 환경공해를 소재로 한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SF 소설이다.

환경공해가 극심해진 미래를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그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거대 팬과 이를 관리하는 정부가 있는 세상 속에서 그런 세태에 불만을 가져 테러를 통해 자신들의 의지를 내보이고자하는 저항자들의 이야기를 주 줄기로 하고있다.

그러면서 마치 무협소설을 연상케 하는 능력자나 초월자 같은 존재라던가, 오염물질 처리를 위해 만들어 낸 호흡구체나 그것들을 통제하리라고 예측되는 호흡구체, 그리고 오염물질을 버리는데 이용하는 가상세계까지 꾀나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이 등장한다.

몇몇 요소들은 과연 현실적인가(즉, 과학적이고 미래에 구현 가능한 것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좀 걸리지만, 설사 허황되었다고 하더라도 꽤나 매력적인 세계관을 구축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걸 용병과 저항자인 러셔들을 통해 보여주고 그들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풀어낸 것도 좋은데, 그게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따라가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의 행위와 목적이 얼마나 의미가 있고 ‘혁명’이라 할만큼 명분이 있는 것인지는 의문을 남기며, 결말도 좀 난해하다. 그것들이 허황되어 보이던 요소를 통해 얘기하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는데, 그게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 건지 더 읽기 어렵게 만든다. 그건 또한 힘들게 만들어낸 설정들과도 조금 동쩔어져 보였는데, 그게 이 소설이 구축한 세계관에 아쉽움을 느끼게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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