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마스터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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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린 지에벨(Karine Giebel)’의 ‘게임 마스터(Maîtres du jeu)’는 작가의 짧은 심리 스릴러 단편 두개를 엮은 소설집이다.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작가의 두 단편은 짧은 분량에도 상당한 몰입감과 재미를 준다. 두편은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특히 ‘죽음 뒤에’의 구성에는 감탄이 나왔다.

갑작스레 유산으로 받게 된 낡은 집이라던가, 그 집에서 벌어지는 일, 그 뒤에 있었던 일들, 그리고 그 안에 숨겨있는 반전까지 모두 좋았다.

재밌는 건 이게 상상하지 못했던 기발한 이야기나 반전을 보여줘서 그런 게 전혀 아니라는 거다. 오히려 그런 점에 있어서는 지루하다 할만큼 뻔하게 예상되는 면도 많았다. 소설의 주요 이야기들이 꽤나 기존의 다른 작품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단, 이는 개인 경험에 따른 것으로, 작품의 첫 공개 일시를 두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몇가지 이야기들을 정말로 잘 이었고, 하나씩 풀어내는 것이라던가, 은근히 다음 이야기에 대한 복선이 되는 대사를 까는 것도 잘해서 어떻게 될지 뻔히 짐작을 하면서도 막상 그게 드러났을 때는 절로 감탄을 하게 만든다. 잘 쓴 소설이란 단지 소재가 신선하고 좋으냐에 따라서만 결정되는 건 아니라는 걸 새삼 느낀다.

그에 비해 ‘사랑스러운 공포’는 조금 아쉬웠다. 누가 살인마일지 궁금하게 만들기도 하고, 나름 반전도 있으며, 뒤가 어떻게 될지 그렇게 뻔 한것도 아니었다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흥미롭거나 긴장감이 일지는 않았다. 특히 정신의학적인 부분은 잘 공감이 가지 않아서 이야기가 끝나고 나면 ‘뭐야, 이런 식으로 끝난다고?’ 싶은 찝찝함도 남긴다.

같은 작가가 쓴 유사 장르의 소설이 이렇게까지 평이 갈리다니 오히려 놀랍다. 다른 작품은 어떨지 궁금한데, 적어도 더 읽어보고 싶게 한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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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뽀개기 : 붙고싶은 기업이 있다면, 그 회사 재무상태부터 파악하라!
이승환 지음 / 이은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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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재무제표로 취업뽀개기’는 취업생을 위한 재무제표 활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재무제표는 일정 기간동안 기업의 경영 성적이나 재정 상태등을 정리하여 담은 일종의 회계 보고서다. 그러므로 일부러 철저하게 조작하지 않는다면 이를 통해 회사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투자 등을 할 때 참고 자료로 많이 사용한다.

이걸 어떻게 취업에 활용할 수 있을까.

먼저, 지원할만한 가치가 있는 소위 ‘좋은 기업’인지를 알아볼 수 있다. 재무제표에는 자산이나 부채 등이 모두 담겨있으며, 매년마다 나오는 자료들을 정리하면 그것이 어떤 식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흐름을 파악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기업이 하락세에 있는지, 또는 회복세나 성장세에 있는지를 유추할 수 있다.

내가 가려는 기업이 망해가고 있고 그래서 사람이 자꾸 나가기에 보충할 사람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일을 더 하기 위해 추가 인원이 필요한 것인지를 아는 것은 중요하다. 망해가는 기업에 잠시 머물기 위해 들어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나이가 있어 이직 기회가 적은 경력직이라면 더 그렇다. 재무제표를 볼 줄 안다면, 그런 기업을 어느 정도는 걸러낼 수 있다.

면접 등에도 도움이 된다. 재무제표에는 해당 회사에서 작성한 소개 내용이나 조직원 등도 포함되어있기 때문이다. 설사 그게 이상에 가까운 것이라 하더라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활용가치가 높다. 자기네 회사의 구호를 알고 말하는 사람을 싫어할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대표이사나 대주주 정보를 통해 회사의 실 소유주가 어디인지, 계열사나 회사의 관계도 등을 알아보는 것도 흥미롭다. 별로 상관없을 것 같은 재무제표를 이렇게 취업에도 활용할 수 있구나 하고 감탄이 나온다.

물론 한계도 있다. 모든 회사가 다 재무제표를 공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산총액과 종업원수에 따라 공개 의무 여부가 갈리기 때문에 어느정도 큰 회사가 아니라면 재무제표가 전혀 공개되어있지 않을 수 있다. 상장하지 않은 중소기업에 입사를 생각하고 있다면 이 책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도 (비록 전체에 대해 다루는 것은 아니나) 재무제표를 어떻게 보면 좋은지 기본 지식도 주고, 분량이 적어 부담도 없으므로, 꼭 취업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한번 쯤 읽어보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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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거리 : HARD - 놀면서 스마트해지는 두뇌 자극 플레이북 두뇌 자극 플레이북 딴짓거리
W&M 뇌발달연구소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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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스마트해지는 두뇌 자극 플레이북 딴짓거리 HARD’는 몰입하게 만드는 다양한 게임을 담은 놀이 모음집이다.

눈과 손을 쓰며 일견 간단해 보이는 작업을 반복하거나, 이게 맞는지 틀리는지 계속해서 확인하며 정답을 찾아가는 놀이는 참 여러가지가 있다. 미로 찾기, 다른 그림 찾기, 노노그램, 여러 종류의 퍼즐 등이 그렇다.

이것들은 형태나 모습이 조금만 달라도 전혀 다른 게임이 되기 때문에 각각을 하나의 주제로 만든 개별 책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런 것들을 다양하게 섞어 놓음으로써 한 권으로 다양한 재미를 볼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여러 종류의 게임들을 단지 모으기만 한 게 아니라 그것들을 조금씩 섞어 새로운 게임을 만들기도 했다. 예를 들면, 미로찾기에 그림 맞추기를 더한다던가, 같은 그림 찾기나 조각 맞추기에 공감각을 요구하는 요소를 더한다던가 하는 식이다. 이게 묘하게 게임을 더 재밌게 만든다.

굉장히 많은 종류의 게임을 담은만큼 하다보면 금세 풀어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각각의 게임 수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 책 한권으로 그만큼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건 장점이다.

난이도도 적당하다. HARD라지만 그렇다고 풀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좀 더 시간을 들여 풀다보면 충분히 풀 수 있어 정답을 맞추는 즐거움도 좋다.

보너스로 모형 만들기와 종이접기도 더했는데, 어렸을 때 해봤던 자르고 접고 붙히는 활동은 묘하게 매력적이다. 입체 모형의 디자인도 좋아서 완성하면 만족감도 있고, 아이가 있다면 장난감으로 줄 수도 있어 1석2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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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4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브렌던 웬젤 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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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아 라일런트(Cynthia Rylant)’가 쓰고 ‘브렌던 웬젤(Brendan Wenzel)’이 그린 ‘삶(Life)’은 생명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담아낸 그림책이다.

삶이 무엇인지 확실히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만큼 삶은 복잡하고 다양한 측면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이 그림책은 그것을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재치있게 풀어냈다. 아주 작은 존재로부터 시작해 자라난다는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부터, 때론 어려운 일이 닥칠 때도 있지만 모든 것은 결국 지나간다는 지혜는 물론, 사라져가는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모두 튀거나 어색하지 않게 잘 어우러냈다.

그걸 담아낸 그림도 매력적이다. 파스텔톤 색감의 동화적이면서도 환상적인 그림 그 자체도 그렇고, 나레이션처럼 들려주는 이야기도 잘 나타냈으며, 때론 한 생명의 여정을 함께하는 것 같고, 또 어떨땐 지구를 둘러보는 것 같기도 하게 만든 구성도 역시 잘 했다.

내용도 좋다. 아이들에겐 삶이란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하고, 어른들에겐 삶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짧지만 그 안에 마치 압축한 듯 여러 이야기가 눌러 담겨있어 보고나서 남는 여운도 강하다.

아쉬운 것은 ‘Life’의 번역이 썩 매끄럽지 않다는 거다. Life가 ‘삶’ 뿐 아니라 ‘생명’ 등 여러가지로 번역 가능한 단어라서다. 실제로 책은 어떨땐 생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어떨땐 삶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걸 한국어판에서는 전체적으로 ‘삶’이라고 통일해 번역했는데, 그게 몇몇 곳에서 미묘한 어색함을 느끼게 한다. 언어의 차이 때문에 어쩔 수 없어 보이기도 하나,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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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이야기 - 금기웅 소설집
금기웅 지음 / 문학세계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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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이야기’는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 7개를 담은 단편 소설집이다.

참 묘한 소설집이다. 소설가가 아닌 시인이 쓴 소설집이라는 것도 그렇고, 우울한 현실의 모습들을 담은 것 같은 이야기에 ‘환상 이야기’라고 이름 붙인 것도 그렇다.

그건 심지어 각 이야기의 전개도 그렇다. 처음에는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을만한 더러운 사회의 일면을 그린것이 마치 사회소설처럼 보이는데, 막상 이야기가 진행되다보면 그 틀에서 벗어나고, 끝에 가서는 처음에 생각했던 것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전혀 다른 결말에 이르른다.

소설가가 아니라 시인이 쓴 글이라서일까. 묘하게 찜찜하기도 한 결말은 뭔가 상징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더 생각해보게 된다. 작가가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하려는 말이 무엇인가 하고 말이다.

모호한 이야기는 어떤 식으로든 받아들일 수 있을 듯하다.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 맞는 작은 위로로 볼 수도 있고, 현실도피처럼 자기만의 환상으로 도망치는 것으로도, 또는 기대하고 있는 미래로의 어떤 희망같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계속 보다보면 작가가 말하는 환상이란 적어도 부정적인 것은 아님을 짐작케 하는 순간도 많기는 하다. 하지만, 글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결국 독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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