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았다, 그치 - 사랑이 끝난 후 비로소 시작된 이야기
이지은 지음, 이이영 그림 / 시드앤피드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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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았다, 그치’는 사랑이 끝난 후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에세이다.

사랑 이야기는 참 끝이 없다. 푸고 또 퍼도 계속해서 나오고, 그것들은 모두 언제고 들은 것 같으면서도 또한 새롭다.

그런 이야기 들 중에서 으뜸은 단연 이별 이야기다. 그것은 비록 사랑의 한 끝의 형태이나 미완으로 남은 것이기에 더욱 진하게 남은 옛 추억의 그림자와 이전의 좋았던 일들에 대한 미련, 그리고 채 끝내지 못한 마음들이 질척거린다. 그것들은 흔하고 그래서 진부하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 공감도 간다. 거기에 담긴 이야기, 감정들이 내가 가졌던 예전의 그것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대부분의 사랑노래가 이별 노래인 것 아니겠는가.

이 책도 그렇다. 엄밀히 말하면 다르지만 묘하게 나의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들이 마음을 당긴다.

웹툰 작가가 그려낸 삽화도 좋다. 하지만 대부분은 글과 크게 상관이 없어 보이는데, 이는 이별 후의 이야기를 쓴 것과 달리 삽화는 대부분이 좋았던 때의 모습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핏 보면 조금 어색해 보이기도 하는데, 이렇게 질척거리는 이유가 그 때 좋았던 기억 때문이란 걸 생각하면 이 온도차이 나는 둘이 또 의외로 어울리기도 하다.

삽화 중 몇몇은 본문 내용과도 맞아서 글에서 그림으로, 그림에서 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이런 것도 꽤 좋았다.

아쉬운 것은 간혹 무슨 말인지 애매하거나 일부러 멋 부린 문장이 눈에 띈다는 거다. 그런 것들은 보기엔 그럴듯해보이지만 자연스럽게 소화되지 않아서 갸웃하며 걸리게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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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 - 올려놓고 바라보면 무럭무럭 잘 크는 트렌디한 다육 생활
톤웬 존스 지음, 한성희 옮김 / 팩토리나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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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웬 존스(Tonwen Jones)’의 ‘선인장 키우는 예쁜 누나(How to Train Your Cactus: A Guide to Raising Well-Behaved Succulents)’는 선인장과 다육식물을 키우는 방법을 담은 일종의 가이드다.

한국어 제목이 참 독특하다. 그래서 일상과 원예 생활이 담긴 에세이일 것 같지만 실제론 어떻게 원예를 하면 될지를 담은 지식서다. 원제는 훨씬 적 직접적인데 왜 이렇게 번역했는지 조금 의아하다.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담긴 것도 아닌데 말이다.

제목이 의문스러운 것과는 달리 안에 든 내용은 꽤 튼실하다. 다육식물과 선인장이 왜 반려식물로 좋은지부터, 키울 때 부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화분이나 배치 장소는 어디가 좋은지까지 키울 때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꽤 잘 담았다. 거기에 추가로 다양한 선인장, 다육식물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여러 식물에 대한 얘기를 한 만큼 각각에 대한 내용은 겨우 1장으로 극히 짧다. 한 쪽은 식물 그림인 걸 생각하면 사실상 1쪽인 셈이다. 그 내용도 소개와 특징 등을 간략하게 정리한 것으로, 어떻게 보면 별로 볼 게 없어 보이기도 한다.

이는 책에서 소개하는 식물들이 대부분 알아서 잘 자라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키우기 쉬워요’란 말을 쉽게 하곤 하지만 정작 키워보면 신경쓸게 한두가지가 아닌 경우가 많은데, 적어도 선인장과 다육실물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나름 처음 식물을 접하는 사람들이 궁금해 할만한 것들은 잘 담았다. 실내에 두고 키우는 것인만큼 ‘스타일링’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도 꽤 유용하다. 그런데 여기서는 소위 ‘인테리어’에 관한 얘기 뿐 아니라 빛 등을 고려하면 어느 지점에 두는 게 좋다거나,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도 있어서 ‘스타일링’이라는 제목이 조금 안맞아 보였다.

원예 가이드로는 특이하게 사진 대신 일러스트를 담았는데, 식물의 특징을 잘 담아서 보기도 좋고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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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무어 두 번째 이야기 원더스미스 1 - 모리건 크로우와 원더의 소집자 네버무어 시리즈
제시카 타운센드 지음, 박혜원 옮김 / 디오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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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타운센드(Jessica Townsend)’의 ‘원더스미스: 모리건 크로우와 원더의 소집자 1(Wundersmith: The Calling of Morrigan Crow)’는 ‘네버무어 시리즈(Nevermoor Series)’의 두번째 이야기다.


이번 권에서는 평가전을 통과해 원드러스협회의 일원이 된 모리건이 협회에서 수업을 받으며 지내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조금 서먹하고 거리가 있던 동기들과도 조금은 가까워지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어 보이는 간극을 느끼는데, 거기에 불편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들의 관계도 불투명해져 버린다. 그것만으로 신경이 쓰일는데 알 수 없는 실종사건이 계속되지 않나, 협회에서도 불편한 차별을 겪으면서 모리건은 심리적으로 고립되어간다.

저주받은 아이로 이제껏 살다가 마법의 세계로 와서 벗어나는가 했더니 질리지도 않고 찾아오는 편견과 악의적인 시선들을 모리건을 계속해서 괴롭힌다. 그나마 후원자인 주피터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갖고 있고 모리건을 따뜻하게 봐주지만 일에 바빠 자주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주변에서 밀어닥치는 시선들은 그걸 바래게 할만큼 따가울 수밖에 없다.

작가는 전권에서부터 이어져온 이러한 면모를 이번 권에서도 꽤나 잘 담았다. 협회의 선생들은 물론 동기들에게서도 느낄 수 있는 그 거리감은 모리건이 얼마나 외롭고 아픈 심정일지 쉽게 상상하게 만든다. 역대 원더스미스들은 모두 사악했다고 한다만, 이런 취급을 받는다면 세상에 불만을 갖고 어긋난 존재가 되는 것도 충분히 그럴만 하겠다 싶을 정도다. 그래서 모리건이 그런 사람들의 뒤를 잇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작가는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떡밥도 꽤 많이 남겼는데, 당장 원더스미스에 관한 역사부터가 그렇다. 등장인물의 입을 통해 한쪽으로 치우쳐져있다고 직접적으로 얘기할 정도여서 혹시 그 이면에는 알려진 것과는 다른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닐지 짐작하게 만들었다. 이 이야기는 앞으로 조금씩 풀어내지 않을까 싶은데, 좀 더 사실에 가까운 원더스미스의 역사는 어떠했을지, 그들이 저지른 일들엔 과연 무슨 사연이 숨어있을지 궁금하다.

비밀에 싸여있던 실종사건과 네버무어에 떠도는 도시전설은 어떻게 연결될지, 모리건과 협회의 신경전은 어떻게 마무리 될지, 또 919기 동기들을 흔들리게 했던 자는 또 누구일지 2권이 기대된다.

마법 세계도 흥미롭고 이야기도 재미있어 만족스러웠는데, 그래도 아쉬운것을 꼽자면 번역과 삽화가 좀 그랬다. 번역은 전체적으로 읽기 무난하긴 하지만 완전히 번역된게 아니라 별도의 주석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고, 몇몇은 왜 그런 단어로 번역한건지 의아한 것도 있었다. 어차피 원어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할 수 없다면 차라리 적절하게 의역을 하는 건 어땠을까 싶다.


삽화는 딱히 삽화라고 할만한 것 자체가 없어서 각 장의 제목 위에 작게 붙여놓은 것 정도가 다다. 물론 글만으로 충분해서 딱히 삽화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기왕 있는 것 정도는 그렇게 작게 말고 제대로 좀 실어주었으면 더 좋았겠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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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 너와의 낯선 기억 - Novel Engine POP
쿠도 유 지음, Tiv 그림, 신우섭 옮김 / 데이즈엔터(주)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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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도 유(久遠 侑)’의 ‘친한 너와의 낯선 기억(親しい君との見知らぬ記憶)’은 기억을 소재로 한 SF 로맨스 소설이다.

전혀 경험하지 않았던 것에 익숙함을 느낌다는 것은 사실 꽤나 익숙한 소재다. 애초에 ‘데자뷔’, 즉 ‘기시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일상에서도 흔히 겪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그걸 조금 더 발전시켜 구체적인 기억을 떠올리는 것으로 만들고 왜 그런가를 SF로 풀어냈는데 그게 의외로 나쁘지는 않다.

다만 SF 보다는 로맨스에 더 중점을 둔 것이라 이야기 자체는 일상적인 느낌이 더 강하다. 일상에 갑작스레 찾아온 깜짝 이벤트를 만드는데 사용되긴 했지만 그게 주는 아니라 진지하게 살펴보거나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대부분은 그저 우연히 같은 기억을 떠올리고 그 덕에 만나게 된 두 사람이 서로 가까워지고 학업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도 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냈을 뿐이다. 그런 그들의 이야기마저 큰 굴곡이 없어서 전체적으로 잔잔하다.

그덕에 편하게 읽을 수는 있지만, 반대로 그게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SF 부분이 대표적이다. 분량이 적은데다 그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나 문제 해결을 위해 취하는 방법 등이 썩 마뜩지 않지 때문이다 꼭 그래야 할 이유도 없는데다 시간 문제인 성격이 있어서 더 그렇다 굳이 후유증을 감안하면서까지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는 얘기다.

이는 어떻게 보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나 그런 선택을 할만큼 둘 사이에 특별한 게 있었다는 것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그랬다면 설사 그게 과학자같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더라도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더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게 없었기 때문에 로맨스로도 부족함을 느꼈다.

다중우주에서의 단일 개체로서의 존재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 치고 기억의 연결이 감정의 변화를 가져온 것은 아닌가 하는 논의거리를 아무도 거론하지 않는 것도 아쉬웠다. 이 둘의 서로에 대한 호감이 다른 기억에 근거한 게 많아 충분히 의심할 만하고, 로맨스 소설로서도 훨씬 와닿을 주제인데 말이다.

그 외에도 중간에 긴 시기를 한번에 건너 뛰면서 필요해 보이는 이야기를 생략하는가 하면, 불필요한 이야기는 뭔가로 이어질 것처럼 늘어놓는 등 이야기도 썩 잘 짜여져 있지는 않다. 차라리 처음부터 관련 연구를 하고있는 대학생으로 설정하거나, 수준을 조절해서 고등학생도 참여할 수 있는 일로 만들어 하나로 이어지는 이야기로 그려냈다면 어땠을까 싶다.

무난하게 볼만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아쉬운 점도 많았다. 후기를 보면 작가가 잘 짜여진 이야기보다는 표현을 더 중시한 것 같던데, 어쩌면 그게 나와는 잘 안맞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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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의 땅 1부 1 : 흩어진 무리 용기의 땅 1부 1
에린 헌터 지음, 신예용 옮김 / 가람어린이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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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헌터(Erin Hunter)’의 ‘용기의 땅 1: 흩어진 무리(Bravelands #1: Broken Pride)’는 여러 동물들이 함께 모여사는 ‘용기의 땅’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작가 그룹의 이전 작품을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자연히 이 소설에도 큰 관심이 갔다. 게다가 이번에는 특정 동물 무리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 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 전보다 훨씬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을까 기대도 됐다. 다양한 동물들이 서로 만나고 부딪치면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 첫 이야기인 이 소설을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보여준 책이 아니었나 싶다.

장점이라면 역시 여러번의 동물 이야기를 써온 작가 그룹인만큼 일정 수준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거다. 몇몇 점에서는 이전의 유사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도 있기는 했으나, 그것도 이야기 흐름에 어색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정적이지는 않았으며 다양한 동물들과 그 무리의 이야기가 나오는 만큼 훨씬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단점은 역시 이야기가 분산되다보니 아무래도 초점이 흐려질 때가 있다는 거다. 한참 흥미롭게 보던 이야기가 끊어지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심지어 여러 이야기를 진행하는게 조금 벅찼던지 각각의 이야기가 치밀하게 잘 짜여져 있지도 않았다. 당장 피어리스와 사자 무리 이야기의 시작만 봐도 그렇다. 비겁한 행위는 빌런의 캐릭터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지만, 월등히 많은 수의 무리와 강력한 지도자가 있었는데도 그렇게까지 어이없이 별 다른 저항도 못하고 무리가 무너져 버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이런 꼼꼼함이 부족해 보이는 면은 다른 부족에게서도 드러나서 혹시 이렇게 많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엮어내기에는 역량이 조금 부족했던 건 아니가 싶기도 했다. 이전 작가 그룹의 작품도 그렇고, 다른 작품들도 모두 설사 여러 동물들이 등장할지언정 핵심이 되는 이야기는 늘 특정 동물에게 집중되어있었던 걸 생각하면 더 그렇다.

번역도 조금 아쉬웠다. 특히 고유명사 해석이 그러했는데, 어떤 건 영어를 그대로 읽고, 어떤 건 해석을 해서 더 그랬다. 몇몇 장면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독음한 단어의 뜻을 가지고 장난을 하기도 했는데, 이런 것들이 더욱 그냥 독음해버린 번역에 아쉬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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