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로드 - 사라진 소녀들
스티나 약손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음서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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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나 약손(Stina Jackson)’의 ‘실버 로드(The Silver Road)’는 실종된 딸 아이를 쫒는 남자와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백야가 시작되면 ‘렐레(Lelle)’는 언제나처럼 실버 로드를 달린다. 벌써 3년째다. 그의 딸이 불과 열일곱 살의 나이로 버스를 기다리다 실종된 후, 그는 그 길과 그로부터 이어지는 곳들을 모두 샅샅이 찾아 해맸다. 무려 3년의 세월이 딸에 대한 단서를 어느하나 찾지 못한채 흘렀지만, 밤을 세어 수색을 하느라 점차 피폐해져가면서도 렐레는 아직 딱을 포기하지 않았다.

소설은 여러 인물들의 시점을 왔다갔다 하면서 진행된다. 딸의 흔적(그것이 설사 죽음의 증거라 할지라도)을 찾아다니는 아빠, 새로운 가정을 꾸린 아내, 피폐해져가는 친구는 안타깝게 지켜보는 경찰관, 딸과 깊은 관계였던 전 남자친구, 그리고 그녀의 실종을 추모하는 마을사람들의 이야기는 소녀의 실종이 남긴 상처와 그를 대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에 대한 묘사는 꽤나 현실적이어서 몰입감이 있는데, 특히 때때로 정신적인 흔들림을 보이기도 하는 렐레는 어떻게든 딸을 찾고싶어하는 아빠의 마음을 잘 보여준다.

그는 사방을 수색하는 한편 의심스러운 사실들을 발견하면 그걸 파헤치기도 하는데 이런 면은 이 소설을 일종의 탐정 소설처럼 보게 하기도 한다. 새로운 인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새로운 가설을 제시하지만 그건 또한 또 다른 실패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렐레가 맛봐야 할 절망을 한층 더 짙게 만들기도 한다.

렐레를 중심으로 한 3년전 소녀의 실종 사건과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소녀 ‘메야(Meja)’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다른 지역에서 엄마와 함께 모종의 기대를 품고 마을에 온 소녀는 얼핏보면 3년전의 실종 사건과는 크게 연관이 없는 일상을 보내는 듯하다.

대신 마을사람들과 새로 사귀고 실종 사건에 대해서도 처음 든는 입장인만큼 자연스럽게 렐레로는 보여주지 못하는 마을 사람들의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렇게 보여주는 보여주는 사람들은 새로운 용의자이기도 하다. 그리 크지 않은 마을이라 익히 서로 아는 사람들이지만 메야의 눈에는 낯선 이 사람들은 묘하게 의심스러운 부분들을 보이기도 해서, 어떻게 보면 납치범의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은 느낌도 준다. 그래서 이들의 비밀은 어떻게 드러날지, 렐레는 과연 이들과 닿아 딸에 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하게 한다.

소설의 장점은 소녀의 실종이 사람들에게 남긴 것을 꽤나 잘 묘사했다는 거다. 사람마다 각자의 성격이나 입장에 따라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서 마치 진짜 이야기를 보는 몰입해서 보게 한다.

아쉬운 것은 사건이 2부에 들어서면서 갑자기 해소된다는 거다. 은근히 떡밥을 남기기도 했으나 너무 미약했다보니 좀 뜬금없는 느낌도 드는데, 그게 1부에서부터 쌓아왔던 이야기와 큰 연결점이 없어서 더 그렇다. 좀 더 렐레와의 만남이라던가, 납치범에 대한 이야기를 깔아두었다면 좋았으련만. 그렇게까지 모든 사람들을 의심하고 모든 곳을 뒤져보려 했던 렐레가 어째서 ‘그곳’을 발견하지 못했는가에도 의구심을 남긴다. 미스터리 면에서는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래도 드라마로서는 나쁘지 않았는데, 이 쪽은 1부에서의 이야기가 2부로도 이어지며, 그게 그대로 결말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들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도 나름 이해할법해서 크게 어색함도 없었다.

결말도 잘 지은 편이다. 씁쓸함은 남지만 그렇기에 좀 더 현실감있는 마무리가 아니었나 싶다.

소설 외적으로는 ‘사라진 소녀들’이란 부제가 불만스러웠는데, 이야기와도 잘 안맞고 일종의 스포일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굳이 이런 부적절한 문구를 덧붙일 필요가 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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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호모데우스전 - YP 불법동물실험 특서 청소년문학 13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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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호모데우스전’은 동물권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동물권(Animal rights)이란 인간 이외의 동물들에게도 인권에 준하는 생명권 등이 있다는 일컫는 것이다. 대게 동물 학대와 같은 것을 비판하며 함께 이야기되곤 한다.

더 나은 동물들의 생활 보장이라는 성격이 유사하기 때문에 때로는 동물복지(Animal welfare)와 헷갈릴 수도 있는데, 동물 자체의 권익을 주장하는 동물권이 유사한 다른 개념들보다 좀 더 범위가 큰 것이라고 보면 간단할 것이다.

동물권에서는 단지 동물들이 불필요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질병에 시달리는 등 고통을 겪지 않게 하는 것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인간과 인간외의 동물들간에도 구별을 두지 않고 모두가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동등한 존재로 바라보는 견해도 있다. 그래서 동물 사용 자체를 꺼리고 채식주의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렇다보니 동물권은 의외로 비판점도 많은 개념이다. 그래서 책에서도 마냥 동물권을 옹호하는 논지만을 펴지는 않았다. 동물권을 옹호하는 편에 선 주인공들마저 동물 사용에는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지 않느냐는 얘기를 할 정도니까. 그래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자연히 그쪽으로 넘어가기는 한다만, 왜 꼭 그래야 하는지나 이들의 생각이 그렇게 바뀌게 되는 이유 같은 걸 똑부러지게 제시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책을 다 보고 나서도 과연 동물권이란 게 꼭 옹호하고 지켜야만 하는 개념인가는 의문이 남는다.

아직 똑부러지게 정리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 무리하게 논지를 펴는 대신, 저자는 동물권과 관련된 여러 이슈들을 던져 생각해보게 하는 것에 더 초점을 맞췄는데, 이건 현재로선 가장 적절한 선택으로 보인다.

동물권은 단지 동물에 대한 것 뿐 아니라 인간의 이기심과도 연관이 있는데, 그러한 면도 악역 캐릭터들을 통해서 나름 잘 보여준다.

이야기를 판타지를 통해 풀어낸 것은 조금 미묘했는데, 현실적인 내용과 판타지의 차가 너무 커서 잘 물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과학과는 상당한 거리감을 보이는 동물실험 내용이 그렇다. 이게 소설내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기도 했다보니, 전체적으로는 조금 허황스럽게 느끼지기도 한다. 이건 주제의 전달 뿐 아니라 소설로서의 재미 역시 떨어뜨리는데 한 몫 한다.

이야기를 판타지로 쓴 것은 어찌보면 부득이한 선택이었을 것 같기도 하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다른 동물들의 생각 등을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인간이 내세우는 동물권이란 것이 얼마나 한계가 명확하며 그 자체로 모순적인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도, 아직 논란중에 있기 때문에 더욱, 한번은 생각해봐야 할 동물권에 대해서 여러 측면으로 다루어 알게 한 것은 꽤 긍정적이다. 청소년들에게는 화두를 던지는 책으로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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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들
정혁용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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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입자들’은 택배기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하드보일드 소설이다.

이야기는 한 남자가 행운동을 담당하는 택배기사가 되면서 시작한다. 그는 낯선 동네를 오가며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치게 되고, 그들과 엮이면서 이상한 사건들에 휘말리게 된다.

이 소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문체다. 담백하다못해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게 단지 몇몇 부분에서만 그러해서 어설픈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통일감을 보이기 때문에 이 소설을 설명하는 특징 중 하나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주인공으로 내세운 인물의 성격도 그런 문체에 잘 어울린다. 보통 사람이라면 크게 당황할만한 일들을 마주치면서도 별 특별할 것 없다는 듯 받아들일 뿐 아니라 농담까지 던지는 모습은 이 남자가 얼마나 거친 삶을 살아왔을지를 짐작케 해 그의 과거를 더 궁금하게 만들기도 한다.

택배기사라기엔 꽤나 독특한 주인공이 내뱉는 말들은 냉소적인데다 신랄하기까지해서 단지 불만을 내뱉거나 비꼬는 걸 넘어 세태를 비판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게 이 소설을 조금은 사회소설처럼 보이게도 한다. 그것들 중에는, 주변에서 흔한 택배기사를 주인공으로 한 만큼, 당장 나 개인과 맞닿는 이야기도 있어서 생각보다 공감점도 높다. 그래서 이야기를 보는 중간중간 그렇게 던져지는 주제들을 생각해보게도 된다.

비꼬기가 생활화되어있는 주인공의 대사는 은근히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는데, 그 대부분은 유쾌한 것과는 좀 거리가 있는 씁쓸한 웃음이다. 책 속 이야기와 더불어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이게 꾸준하게 죽 이어져서 마치 블랙코미디 연속극을 보는 느낌도 준다.

주인공의 대사 등은 다른 작품에서 온 것들이 많은데, 그 많은 오마쥬들은 아쉽게도 아는 사람만 알만한 것들이라 해당 경험이 없는 사람에겐 무용지물로 그치기 쉽다. 그래도 그게 어색하게 튀만큼 부자연스럽게 삽입된 것은 아니라서 딱히 모르고 본다해도 별 상관은 없지 않을까 싶다.

주인공이 만나는 여러 인물들과 그들로 인해 겪게되는 사건들을 적당히 연결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그게 복잡하게 얽혀 하나의 큰 이야기로 맞물리는 것 까지는 아니어서 조금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많은 일들이 벌어지긴 하지만, 결국엔 택배기사 일상물 정도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주인공을 흐릿하게 그리는 것도 썩 좋지만은 않았다. 여러 사건들을 대하면서 하는 말이나 행동들을 통해 그가 어떤 특별한 경험과 능력을 가진 사람임을 짐작케 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지만, 끝까지 명확하게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지 않고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묘사는 연작 소설에서나 괜찮은 것이지, 다음 이야기로 이어질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그저 채 수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그래도 종합적으로는 꽤 만족도가 높았는데, 보면서 절로 ‘하드보일드’라는 걸 떠올리게 할 정도로 장르적 완성도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어볼만한 소설이다.

다만, 띠지 문구나 ‘추리/미스터리’로 분류한 것을 보고 그런 소설을 기대하지는 않아야 한다. 전혀라고 할만큼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미스터리라고는 기껏해야 주인공의 정체 정도인데다, 그것도 딱히 주요하게 다루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미스터리는 없다고 봐야한다. 나도 처음엔 그런 장르인줄 알았다가 후반에 이르도록 그런 내용이 안나오기에 좀 벙쪘는데, 어그로에 낚여서 괜히 실망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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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눈
딘 쿤츠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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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쿤츠(Dean Koontz)’의 ‘어둠의 눈(The Eyes of Darkness)’은 4일에 걸쳐 벌어지는 미스터리와 음모를 다룬 스릴러 소설이다.

솔직히 이 소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40년 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예견”했다는 광고이다. 그래서 과연 작가는 무엇때문에 유독 중국, 그 중에서도 우한을 주목했는지, 또 소설속에서 그리는 우한 바이러스의 모습과 그로인해 벌어지는 일은 무엇인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소설 속 바이러스 우한400가 딱히 코로나19를 연상케 하지는 않는다. 살짝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지만, 이미 중국 음모론 따위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알려진 내용이므로 얘기해보자면, 중국 우한이라는 곳에 바이러스 연구소가 있고 그곳에 바이러스의 기원이 있다는 점이 동일할 뿐 바이러스의 특징이나 발원지, 그리고 감염 양상 등은 거의 다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책에서 주목하는 것이 전혀 바이러스 그 자체가 아니다. 광고만 생각하면 대규모의 생물학적 재해(Biohazard) 상황이 일어나고, 그를 마주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나 무력감, 그리고 그 뒤에 숨은 음모 등이 나올 것 같지만 막상 펼쳐보니 전혀 기대하던 그런 책은 아니었다.

그렇다보니 오히려 코로나19를 언급한 광고가 책을 감상하는데 부정적인 영향도 끼쳤다. 종반에 이를때까지도 대체 코로나19를 언급하게 만든 상황과 내용은 언제 나오느냐 하는 불만족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게 막상 진실이 드러났을 때 약간의 허무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내용적으로도 그렇다. 저자가 딱히 미스터리를 잘 구성하거나 유지한(유지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소설을 관통하는 비밀이기 때문에 그걸 시작부터 알고 들어가는 것이 종반부의 긴장감이나 비밀이 드러났을 때의 놀라움을 크게 반감시킨다. 심지어 ‘겨우 이거였어?’하는 마음까지 들게 만든다.

코로나19를 언급한 광고는 현 시기를 이용해 책에 더 관심을 갖게하는 나쁘지않은 홍보성 광고였을지는 몰라도, 소설 자체를 즐기는데는 최악의 광고이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스포일러를 당하고 읽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꽤 볼만했다는 거다. 주인공들을 압박하는 음모를 파헤치며 펼치는 활극도 꽤나 볼만하고, 무엇보다 주인공들이 대중적인 감성을 그대로 부응해주는 캐릭터들이라 전혀 불편한 면 없이 감정이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이야기에 빠져들 수 있다.

다만, 세부적인 것에서는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은데, 작가도 인정하는 것처럼 주제, 전개는 물론 캐릭터나 표현까지도 모두 그렇다. 그래서 ‘스릴러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별 달리 긴장감없이 무난하게 예상가능한 이야기들이 죽 이어지는 면이 있다. 아무래도 1981년에 작가가 이전 필명인 ‘리 니콜스(Leigh Nichols)’로 낸 초기작 중 하나라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그게 그렇게까지 불만족스럽냐 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조금만 더 신경썼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기는 하나, 단순한 구도와 캐릭터가 주는 직선적인 이야기에는 또 그만의 매력이 있고, 그걸 풀어내는 저자의 필력 역시 상당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주인공의 대사에서 기인한 제목은 의외로 꽤 의미심장한데, 엔딩이 미묘한 여운을 남기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게 이들의 뒷 이야기가 어떻게 될지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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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지금 파르페나 먹고 있을 거야 - 오늘도 내 기분 망쳐놓은
잼 지음, 부윤아 옮김, 나코시 야스후미 감수 / 살림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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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Jam)’이 쓰고 ‘나코시 야스후미(名越 康文)’가 감수한 ‘그 녀석, 지금 파르페나 먹고 있을 거야(多分そいつ、今ごろパフェとか食ってるよ。)’는 재미있고 공감점도 높은, 인간관계에 대한 심리에세이다.

인간관계은 쉽지 않다. 좀처럼 내 마음 같지가 않아서다. 그래서 설사 전혀 그런 의도가 없다고 하더라도 오해를 쌓고 상처를 만들기도 하며, 상대가 아무 생각도 없이 툭 뱉은말로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대부분 어두운 그림자를 남긴다.

이 책은 그러한 어둠에서 빠지지 않기 위해 도움이 될만한 말들을 전혀 심각하거나 무겁지 않게 툭 던지는 책이다. 그래서 얼핏 장난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공감도 많이 되고 표현도 정말 적절해서 감탄도 많이 하게 만든다.

문제없는 정신건강을 위한 마음가짐을 이야기하는, 일종의 심리학책인데도 그저 에세이로 분류하는 것처럼 이 책은 전혀 딱딱함과는 거리가 멀다. 심리에 대해 다룬다고해서 학자들의 연구나 정리를 인용하지도 않고, 그에 기반한 이론을 풀어내거나 심지어 용어를 가져다 쓰지도 않는다.

오히려 내용만 보면 꽤나 심리학적인 면을 담고 있기도 하나, 일부러라 할만큼 그러한 것들을 배제하는 모습까지 보인다. 대신에 파르페처럼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할만한 찰떡같은 비유를 사용했다. 덕분에 전혀 머리아프거나 깊게 생각해볼 필요없이 당장이라도 고민하는 주변사람에게 해줄만큼 쉽고 현실감있는 내용들로 가득한 책이 됐다.

책을 쓰다보면 조금은 심리학에서 보았던 것들을 끼워넣고 싶은 욕심이 생길법도 한데, 끝까지 에세이로만 남도록 그걸 잘 절제했다. 그래서 가볍고 또한 유쾌하게 볼 수 있었다.

SNS 등으로 연재하던 것을 책으로 엮다보면 살이 붙으면서 원래의 장점이 좀 바래지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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