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을 사로잡는 장르별 플롯 - 드라마에서 영화, 소설, 웹툰, 게임까지 스토리텔링의 감각을 키우는 글쓰기 워크북
마루야마 무쿠 지음, 송경원 옮김 / 지금이책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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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마 무쿠(円山 夢久)’의 ‘대중을 사로잡는 장르별 플롯(「物語」の組み立て方入門5つのテンプレート)’은 인기 장르의 대표적인 이야기 흐름에 대해서 얘기해주는 책이다.


우리는 흔히 이야기를 장르라는 것으로 구분지어 나누곤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러한 장르에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은 없고 대부분은 여러 장르의 특징들이 복합되어있는 형태로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그런 형태의 이야기는 자칫 잘못하면 어느 하나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꼬락서니가 되기 쉽다. 이야기 만들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그래서 저자는 처음부터 무리하기 보다는 개별 장르에만 집중해서 단순한 이야기를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거기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르마다 공식처럼 굳어진 일련의 흐름인데, 저자는 그것을 ‘템플릿’으로서 소개한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이야기를 만들 때 주의해야할 점 등을 알려주면서 직접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식으로 글쓰기법을 알려준다.


문체도 그렇고, 흐름이나 내용도 모두 책을 읽기보다는 마치 강좌를 듣는 듯하다. 저자가 꽤 여러 부분에서 마치 수강생들과 하듯 대화식으로 진행해서 더 그렇다. 그게 이 책을 독서작법을 알려주는 것인데도 딱딱하지 않고 쉽게 읽히게 해주며, 거기에 적절한 예시까지 들었기 때문에 내용도 잘 들어온다.

책 구성도 잘했다. 낯선 용어들이 등장하다보면 자칫 따라가기 어려워질 수도 있는데, 이 책은 주석도 잘 단다데 그런 경우가 생기지 않도록 차례대로 설명하고 넘어가는 것도 잘 했다.

그를 위해 이 책의 이전 책이라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7단계’의 내용을 일부나마 다시 살펴주는 것도 좋았다. 덕분에 이전 책을 보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저자가 하려고 하는 얘기가 무엇인지를 수월하게 따라갈 수 있었다.

스토리작법도 꽤 유용하다. 무엇보다 그걸 쉽게 풀어냈다는 게 좋다. 어려운 이론 따위 대신 직접 예시를 들어 이런 경우엔 이렇죠? 이러면 더 좋겠죠? 하는 식으로 얘기해서 이쪽에 공부가 없었던 사람도 수월하게 알아들을 수 있게 했다.

실습의 결과를 보여주는 식으로 이야기 만들기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도 제공하기도 하며, 실습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것들을 이용해 다양한 이야기 만들기를 시도해본다면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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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들링 1 - 마지막 하나 엔들링 1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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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애플게이트(Katherine Applegate )’의 ‘엔들링 1: 마지막 하나(Endling 1: The Last)’은 ‘어떤 종의 마지막 남은 개체’를 의미하는 엔들링을 소재로 한 판타지 소설이다.

소설에서도 얘기하는 것처럼 인간은 정말이지 이름 붙이기에 특출나다. 오죽하면 창세 신화에서까지 그런 이야기가 나올까. 그만큼 모든 것들에 이름을 붙이고 구별하기 좋아하는 인간은, 이제 멸종해가는 종에게도 또 하나의 특별한 이름을 붙인다. 엔들링(Endling)이다.

엔들링들은 과연 자신의 처지를 알게 되었을 때 어떤 심정일까. 누구도 죽고 싶어하지는 않지만, 과연 그건 자신이 엔들링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일까. 과연 공식적으로 홀로 남은 엔들링은 그래도 혹시 모를 가능성을 찾아 희망을 품을까, 아니면 그대로 체념하고 상황을 받아들일까. 만약 희망을 찾아 떠난다면, 그에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신조어로부터 떠올릴 수 있는 여러가지 상상의 나래를 작가는 판타지를 통해 정말 잘 풀어냈다. 거기에는 꽤나 노골적인 현실비판도 담겨있기 때문에 보다보면 은근히 현실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기도 한다.

의미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렇다고 재미를 소홀히하지도 않았다. 개를 닮은 데언(Dairne)족 빅스(Byx)를 주인공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만나게 되는 여러 종의 친구들과 펼치는 모험은 그 자체로도 흥미롭고 재미있다. 이야기를 중간에 살짝 비틀어주는 것도 좋았다. 몰입력도 훌륭해서 이야기에 빠져들어 보게 만든다.

이러한 점에는 잘 짜여진 매력적인 세계관도 한 몫 한다. 각양각색의 종족들과 그들이 가진 신비한 능력, 말을 하고 도구를 쓰며 마법을 부릴 줄 아는 지배종족과 그들 중에서 특히나 탐욕스러운 인간, 그리고 그들이 어리석게 저지르는 일들이 모두 흥미를 끈다. 그런 설정들은 단지 설정으로만 있으면서 엇돌지 않고, 자연스럽게 주인공들의 모험과도 연결되어서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꾸며준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다만 새로운 세계, 새로운 캐릭터들을 그린 만큼 삽화가 거의 없는 것에는 역시 좀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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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과 오해
E, Crystal 지음 / 시코(C Co.)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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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과 오해’는 비밀과 오해, 그리고 그로부터 생기는 거리에 대한 소설이다.

저자와의 만남은 앱북을 통해서였다. 당시 아이폰을 쓰던 나는 거기서 이용할 수 있는 컨텐츠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렇게 찾다가 눈에 띄어 보기 시작한게 크리스탈북과의 시작이었다.

그가 쓴 단편들은 짧막하면서도 완결성있고 주제도 뚜렷하며 그걸 풀어내는 문장도 좋았다. 왠지 늘 암울하며 음습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러한 쪽으로 향해가고, 독자 또한 그에 빠져들게 하는데, 뭐라 명확하게 딱 잘라 이야기할 순 없지만 묘하게 매력을 느끼게 했다.

그건 장편인 이 소설에서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아니, 오히려 좀 더 풍부한 분량으로 충분히 써내서 그런지 작가의 특징이 더 잘 묻어있는 것 같기도 하다.

세 자매가 마치 파국으로 치닫는 듯 한 이야기는 꽤 긴장감을 가지게도 했는데, 그렇기에 그게 종국에 이르러 해소될 때는 의외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도 했다.

소설은 세 자매를 번갈아 보여주면서 각자의 상황과 생각을 풀어내고, 그걸 서로 연결해서 이야기를 하나로 잘 짜맞추는 식으로 구성됐다. 그 연결이 절묘하고 읽는 사람을 한 방향으로 몰아가는 효과가 있어서 등장인물들의 심리적 갈등이 금방이라도 끊어질 실처럼 팽팽한 상황에 다다르게 한다.

좋았던 것은 이런 식의 진행이 주제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거다. 그래서 읽고나면 꽤나 짜임새가 있다고 느끼게 한다.

아쉬운 점이라면 긴장이 해소되고 난 후에 남아있던 문제들을 조금은 너무 쉽게 처리하는 감이 있다는 거다. 그게 막내 비주를 제외하고는 좀 대충 마무리 짓는 듯한 느낌들 들게 한다.

그런데도 그렇게 나쁘게 보이지만은 않았던 것은, 그만큼 그 전까지 그들이 품고있던 것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교적 사소한 잔 일들을 별 긴장감 없이 대하는 모습이 반대로 이들에게 그만큼 여유가 돌아온 것처럼 보이게도 했다.

앱북에서와 달리 오타나 어색한 문장이 꽤 눈에 띄었는데, 종이인쇄라 어떻게 수정할 수 없는 것에는 저자도 아쉽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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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짝짓기 도감 사고뭉치 19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 지음, 앙케 쿨 그림, 박종대 옮김, 장이권 감수 / 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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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Katharina von der Gathen)’이 쓰고 ‘앙케 쿨(Anke Kuhl)’이 그린 ‘동물들의 짝짓기 도감(Das Liebesleben der Tiere)’은 여러 동물들의 짝짓기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

짝짓기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단순하게는 자식을 낳기 위한 성행위를 말하는데, 좀 더 넓게봐서 그에 이르는 행위까지를 아울러 얘기하기도 한다.

각각의 동물들이 어떤 식으로 이성을 유혹하는가 하는 것은 단지 짝짓기에 참여하는 쌍방 사이에만 유의미한 게 아니다. 이건 최종적으로는 각각의 동물들의 특징이나 어떤 생태를 구축하는가까지를 결정하기도 한다.

동물들의 특징은 지속적으로 유사한 형질을 선호함으로써 결정된다. 특정한 모습에 다수 개체가 매력을 느낀다면 그러한 매력을 가진 개체가 선택되어 동일 형질의 후손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때로는 그 선택이 천적들에게 더 눈에 잘 띄게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는 걸 생각하면 보면 사소해보이는 취향이 종족의 미래를 결정짓는 다는 점이 꽤 재미있게 보이기도 한다.

동물들의 짝짓기는 근본적으로는 인간과도 별 다를바 없지만, 그 과정이나 거기에서 보이는 행태가 의외인 면이 있기에 흥미롭다.

특히 사회적인 면에서 그렇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효율적이라 하겠으나, 잔인함을 넘어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 모습들에서는 모종의 두려움이나 소름을 느끼게도 한다. 그래서 새삼 내가 인간이라는 걸 감사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것들은 인간의 뜻 모를 잔혹함들이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인가를 짐작케 하기도 한다. 순수하고 순진하다고 말하기도 하는 어린이들이 때론 그 누구보다 잔혹해지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동물들의 짝짓기는 인간의 본성을 알게 해줄 뿐 아니라, 근원적인 사회의 모습을 엿보게도 해준다. 모계 사회를 어렵잖게 엿볼 수 있다는 것도 그 중 하나다.

동물들에게도 자위나 동성애가 있다는 것도 재미있었는데, 이는 인간의 그것 또한 정신적인 일탈이나 지능의 고도화 따위로 인해 ‘생겨난 것’이 아니라 좀 더 원시적이고 자연적인 것임을 알게 한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한다만, 오히려 다른 동물들에게서 배울게 더 많은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나름 전문적인 이야기들이라 할 수도 있지만, 무겁지 않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글도 재미있는데다 꽤 자세하게 그려진 삽화도 좋은 편이다. 다만 그 수가 그리 많지 않아 세세하세 알아볼 수 있을 정도까진 아니어서 보다보면 좀 아쉬움도 남는다.

그래도 단순 흥미로 보기에도 좋고, 학술적으로나 인문학적으로 유익해서 누구든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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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어스 게임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4
레오폴도 가우트 지음, 박우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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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폴도 가우트(Leopoldo Gout)’의 ‘지니어스 게임(Genius: The Game)’은 컴퓨팅을 소재로 한 스릴러다.

어린 컴퓨터공학도들을 주인공으로 한 이 소설은 솔직히 말해서 기대했던 그런 책은 아니었다. 제목이 풍기는 분위기가 한때 TV 예능으로도 유행했던 두뇌게임을 떠올리게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짜여진 판 위에서 게임을 통해 두뇌싸움을 하는 그런 종류가 아니라,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거기에서 상상력을 발전시켜 큰 사건으로 만들어나가는 좀 더 SF에 가까운 소설이었다.

좋았던 것은 그걸 정말로 잘 그려냈다는 거다. 각자 서로 다른 강점이 있는 청소년들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그들이 그것을 살려 난관을 헤쳐나가는 것도 좋았고, 1인칭으로 그들 각자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개개인의 생각이나 각자만의 사연을 풀어내는 것도 잘 했으며, 무엇보다 그것이 어느 것 하나 어문길로 새지않고 큰 줄기를 따라가며 몰입할 수 있게 한 것도 좋았다.

기계공학, 코딩, 스파이라는 뚜렷하게 다른 개성을 가진 주인공들이 어느 하나 묻히는 것 없이 서로의 능력을 잘 드러내는 것도 좋다. 이게 세명 모두에게 매력을 느끼게 하며,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보게 만든다.

조금씩 의문이 드는 점도 있기는 하다만, 소설의 소재인 공학도 정말 잘 이용했다. 신기한 소재와 이야기, 그리고 풀이를 그럴듯한 그림과 함께 보여줌으로써 단지 작가의 상상력이 아니라 당장 지금도 실제로 가능한 것 처럼 잘 꾸몄다.

다만, 개중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들을 멋처럼 쓴 것이라던가, 독자는 전혀 알아볼 수 없게 그저 장식으로 넣어둔 삽화 등은 조금 아쉬웠다. 좀 더 신경써서 그것들도 실제로 유의미하게 만들었다면 독자들이 이야기를 보는 도중에 그걸 직접 풀어보는 재미도 얻을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소재가 소재다보니 코드나 관련 지식 얘기가 의외로 여러번 나오기도 하는데, 그럴때는 조금 학습만화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이야기 흐름을 거스르거나 너무 설명식으로 나열해놓지도 않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았고, 상식으로 한번쯤 살펴보기에 흥미로운 내용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이야기가 끝까지 흥미로웠다는 거다. 중간중간 떡밥을 뿌리면서 이후를 암시하기도 하지만, 그것들이 모두 해석의 여지가 있는 것들이라 이야기가 과연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야기를 끊는 지점도 참 적절했다. 다른 작품을 통해 어느정도는 얘기됐던 주제이기도해서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배후나 그들이 꾸미고 있는 음모를 은근슬쩍 내비쳐서 다음 이야기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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