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링의 생각하는 기계 - 인공지능(AI)의 아버지에게 배우는 컴퓨터 과학의 기초
Abe Ayame.Kasai Takumi 지음, 이아름 옮김 / 위즈플래닛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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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아야메(阿部 彩芽)’와 ‘카사이 타쿠미(笠井 琢美)’의 ‘튜링의 생각하는 기계(チューリングの考えるキカイ: 人工知能の父に学ぶコンピュータ・サイエンスの基礎)’는 컴퓨터 과학의 기초를 쉽게 풀어낸 책이다.


제목도 ‘생각하는 기계’이고, 부제에서 ‘인공지능’도 언급하기 때문에 최근 핫한 인공지능에 대해 다룬 책인가 싶기도 하지만 이 책은 그 전 과정이라 할 수 있는 ‘컴퓨터 과학’에 대해 담은 책이다.

기계란 무엇인가부터, ‘튜링 머신’으로 대표되는 컴퓨터의 기본, 그걸 이루고 있는 논리들과 수학적인 개념 등을 교과서처럼 간단한 것에서부터 차례로 얘기해준다.

컴퓨터 과학은 그 뿌리에 수학이 있기 때문에 수학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래서 책에서도 꽤 많이 얘기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전공자들이 배울법한 본격적인 수학개념이나 공식을 깊게 다루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다. 많은 그림을 사용한 것도 책을 보다 가볍게 볼 수 있게 해준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내용은 잘 담았기 때문에 컴퓨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본다면 꽤 도움이 될 만하다.


아쉬운 것은 쉽게 쓴다고 쓴 책인데도 불구하고 막상 읽어보면 별로 그렇게 쉬운 느낌이 안든다는 거다. 컴퓨터 용어나 ‘기하의 보조선’같은 수학 관련 용어가 많이 나와서 그렇기도 하지만, 거기에 번역도 썩 좋다고 하긴 어려워서 더 그렇다.

‘언명’이나 ‘절점’처럼 일상적으로 전혀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쓴데다, 컴퓨터 분야의 용어마저도 일반적으로 쓰는 게 아닌 다른 말로 번역해둬서 책 문장만으로는 뭘 말하는 건지 좀 막히게 만든다.

이게 컴퓨터 과학을 좀 아는 사람이 보더라도 물흐르듯 읽을 수가 없게 만들며, 기껏 쉬운 책을 만든 이유도 많이 퇴색시킨다. 컴퓨터 과학을 아는 사람이 번역한 것인지, 최소한 감수라도 받은 것인지 모르겠다.

쉬운 책이란 건 단지 내용의 수위 뿐 아니라 잘 읽히기도 해야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썩 쉬운 책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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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온 사람들 - 전쟁의 바다를 건너온 아이들의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홍지흔 지음 / 책상통신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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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온 사람들’은 1950년 함경남도 흥남에서의 후퇴를 그린 만화다.



어쩌면 익숙한 이야기, 장면들이 보일지도 모르겠다. 사실을 기반으로 만든 이 만화 속 이야기는 다른 과거 영화 등에서도 이미 다룬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들에서 후퇴 이야기가 전체 중 일부여서 밀도가 낮았다면 이 만화는 그것을 중점적으로 그렸기 때문에 꽤 밀도가 높다. 한 가족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그들의 상황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겪어야만했던 어려움이나 이별 등을 전하는데 그걸 일종의 다큐처럼 담아내서 가슴이 묵직해지게 만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렇게 무겁지만은 않은데, 그건 작가가 이들의 이야기를 허구로 재구성하면서 만화적인 코믹함을 추가해 지속적으로 가볍게 만들기 때문이다. 대게 안타까운 결말을 맞았던 기존의 것들과는 달리 기적적이라 할만큼 잘 풀린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건 자칫하면 자충수가 될 수 있는 결정이기도 한데, 다행히 극의 무게를 해치며 어색하게 튀는 정도는 아니다. 그냥 살짝 미소짓게 되는 정도랄까. 그래도 때때로 분위기가 확 바뀌는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인데, 과하게 가라앉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하기에 나쁘지는 않았다.


이 만화가 무거우면서도 가볍고, 가벼운 와중에도 무거울 수 있었던 것은 작가가 사람들의 인터뷰를 실은 듯한 다큐 부분과 한 가족의 피난을 그린 만화를 어느정도 분리해서 그렸기 때문이다. 이게 구성적으로도 꽤 괜찮았던 것은 만화의 이야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실제 사람들의 이야기를 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험담이나 후일담 같은 이 이야기들은 극에서 보여주는 상황의 사실성을 더 높여주기도 한다.

먹을 이용한 그림 매력적이어서 보는 맛도 있었다. 특히 몇몇 장면에서 먹 특유의 질감을 이용한 표현들이 멋졌는데, 만화 전체를 그렇게 그린게 아니라서 더 그 부분이 강조되어 좋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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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 사총사의 지옥 대탐험
이은하 지음, 김병하 그림 / 북드림아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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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 사총사의 지옥 대탐험’은 각자의 사연을 가진 4명의 아이들이 저승을 탐험하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아이들에게도 각자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다. 어른들이 보면 별거 아닌 것 같아 보일 수도 있고 그래서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그것이야말로 자신들의 전부를 걸만큼 심각하고 진지한 일이다.

소설 속 4총사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의문스러운 사람이 수상한 제안을 했을 때도 금세 혹해 버렸고 앞뒤도 생각하지 않은채 저승으로 가 버린거다.

그래도 참 강단이 있다. 전혀 포기하거나 하는 일 없이 어떻게든 해결할 방법을 찾으며, 또한 기왕 이렇게 된거 당초의 목적 역시 이루자는 잔망스런 이야기까지 꺼낸다. 그렇게 저승 대탐험이 시작된다.

우리가 보통 말하는 저승, 즉 염라대왕이 있는 사후 세계는 불교의 것에 가깝다. 그곳에서는 살면서 잘못을 저지른 다양한 사연의 영혼들이 각지에 흩어져 있으며 죄를 씻고 윤회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저승의 세계관이 그러한 것은 저승이 또 다른 삶으로써의 사후세계 그 자체로써 의미를 갖기보다는 현세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거울처럼 비춰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승 영혼들이 받아야 하는 벌이나 후회는 살면서 하거나 또는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얘기해주며, 그래서 저승 이야기는 자연히 현세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 된다.

사총사들의 이야기는 더 그렇다. 애초에 이들이 가진 문제가 현실에서의 고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걸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이들은 갖고있던 갈증을 해소하고 또 성장하게 된다. 소설은 그 과정을 저승이라는 판타지를 통해 흥미롭고 재미있게 잘 풀어냈다.

물론, 이야기의 완성도는 좀 아쉽긴 하다. 등장인물들이 가진 사연에 다소 무리한 면이 있는 것도 그렇고, 이야기의 순서도 그리 좋지 않아서다. 미리 복선이나 편린을 깔아두지 않았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이 왜 그런 말이나 행동을 하는지 좀 이상하고 어색해보이는데, 나중에 전체 사연이 드러나고 나면 설명이 되긴 한다만 앞에서 미리 좀 언급이 되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아이들이 저승의 다양한 지역을 해쳐나가는 것에도 개연성이 부족하다. 저승의 주민들은 뭔가 결여되어 있고 그래서 그것을 강하게 바란다. 예를 들어, 맛난 걸 먹고 싶다던가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던가 그런 거 말이다. 이들의 이런 점을 보다 부각해서 왜 아이들에게 협조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자연스럽게 이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렇게 되는 흐름을 썩 자연스럽게 짜지 못했다. 이는 탈출에 큰 역할을 하는 인장의 활성화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도 꽤 볼만했다. 작품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그려지지만 불교 세계관의 저승은 그 특징이 굉장히 뚜렷하기 때문에 매력적인데, 이 소설 역시 그러한 면모를 꽤 잘 살려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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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사이드 클럽 스토리콜렉터 83
레이철 헹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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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레이철 헹(Rachel Heng)’ ‘수이사이드 클럽(Suicide Club)’은 과학 발전에 따라 얻게된 영생을 소재로 과연 무엇이 옳은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영생은 오랫동안 인간들이 품어왔던 숙원 중 하나다.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인간은 생각보다 나약해서 쉽게 죽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좀처럼 죽지 않는 튼튼함이나 오랜 수명을 바라게 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다.

저자는 그걸 유전자와 대체 장기, 그리고 신체 관리를 이용해 꽤 그럴듯하게 보여준다. 신체 일부가 약해 오래 살기 힘든 사람이 있다면 그 부분을 보완해주면 된다. 인간이라는 종이 현재 오랜 생을 사는데에 한계가 있는 것은 돌연변이와 같은 생물학적인 변화를 통해 풀어낸다. 지금은 아직 아니지만, 더욱 발달한 과학 기술이 있다면 어쩌면 그것을 분별해 고정하고 더욱 발전하는 것은 쉬운 일일지도 모른다. 부족한 영양은 채우고, 몸에 해가되는 담배나 육류를 절제한다면 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약한 인간을 보완하고 상태 유지를 위해 생활을 절제한다면 언젠간 200세, 300세를 넘어 영생도 가능하지 않을까.

소설은 그런 시대가 금방이라도 다가올 것 같은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영생을 위한 시술을 받고 싶어 애를 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반항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건강관리에 반항해 몸에 나쁜 고 콜레스테롤 음식을 먹고 향락을 즐기며 스스로를 자조적으로 ‘자살 클럽’이라고 부른다. 최종적으로는 약물 등을 이용해 정말로 생을 끝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걸 비디오로 녹화하여 사람들에게 자신의 주장을 전파한다.

소설은 처음부터 저자의 관점이 꽤 강하게 드러나는 편이다. 영생이란 건 생각보다 좋지 않을 거라는 거다. 반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이건 꽤나 대중적인 생각이라서 이상하지도 않고 또한 그리 신선하지도 않다.

그래도 칭찬할만한 것은 그것을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거다. 뇌사나 안락사, 운동이나 다이어트같은 신체 관리 등 현대의 논란들을 담은 것도 그렇고, 영생과 자살 양쪽 진영으로 분명하게 갈려있는 것 같지만 의외로 또 그렇지가 않아서 더욱 무엇이 옳고 중요한가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소재와 메시지를 다루어낸 솜씨가 꽤 좋다.

다만, 이야기는 꼭 좋지만은 않았는데, 왜 굳이 그런 설정을 덧붙인건지 의아해서 걸리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몇몇 전개와 연결되기도 한다만 그렇다고 그게 그렇게 의미가 있어보이지도 않았고, 괜히 등장인물만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게 했다.

번역도 조금 아쉬웠다. ‘라이퍼’ 같은 용어를 단순히 독음해논게 잘 와닿지 않아서다. 원문 병기를 하던가 주석이라도 달았으면 어땠을까.

너무 여러번 틀려서 오타가 아닌 줄 알았는데, 사실은 오타였던 것도 있었다. 갑자기 다른 사람이 나온 건지 알고 깜짝 놀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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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프로그래밍 만화 비즈니스 클래스 4
다니구치 마코토 지음, anco 그림, 위정훈 옮김, 기타다 다키 시나리오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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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구치 마코토(たにぐち まこと)’ 감수하고 ‘기타다 다키’의 시나리오로 ‘anco’와 ‘트렌드 프로’가 만화를 만든 ‘만화로 배우는 프로그래밍(マンガでざっくり学ぶプログラミング)’은 프로그래밍의 개념과 기초를 알려주는 프로그래밍 입문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만화를 대폭 도입했다는 거다. 보통 이런 류(만화를 함께 싣는 학습서)는 어디까지나 마중물로만 만화를 이용하고 다른 학습서와 대동소이한 학습 내용과 분량을 담는 것들이 많은데, 그런 것들에 비하면 정말 만화의 비중이 굉장히 큰 편이다.

게다가 만화가 단순히 흥미를 붙이게 만드는 이야기 부분만을 담당하는 것도 아니다. 만화 내에서 프로그래밍 능력이 대체 실생활에서 어떤 때에 필요한가도 보여주는데다, 간략하게나마 어떤 프로그래밍 기법이 있는지 소개하기도 한다.

분량과 내용 면에서 과연 ‘만화로 배운다’고 내세울만 하다.

책에서는 최대한 간단한 것들을 쉬운 정도에서만 얘기하는데, 그건 이 책이 프로그래밍에 전혀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이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 언어도 익혀야 할 사전지식이 적고 빨리 익숙해질 수 있는 ‘오토메이트’와 ‘스크래치’, 그리고 웹 등에서 널리 이용되며 그래서 다양한 환경에서 손쉽게 실습해볼 수 있는 ‘자바스크립트’를 골랐는데, 입문자를 위한 언어로는 참 적절한 선택이 아닌가 싶다. 프로그램을 배우는 용도로도 적당하고, 실제 업무나 생활에서 활용성도 높기에 더 그렇다.

그 외에도 컴퓨터 구조에 관한 내용을 싣는 등 나름 프로그래밍 기초에 관한 내용들을 꽤 신경써서 넣은 편이다.

다만, 만화의 비중이 높고 따라하기식 진행에 읽기 쉽게 풀어쓴 문장 때문에 내용의 압축률이 굉장히 낮다. 뭔가 좀 시작할려는가 했더니 끝나버리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조금이라도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싱거운 책으로 느껴질 공산이 크다.

대신, 그만큼 책에 수록된 내용이 대부분 손쉽게 이해가 되며, 이어지는 흐름이 있는 만화도 나름 알차서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다. 컴퓨터나 프로그램밍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을 위한 입문서로는 의외로 이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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