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간편식 사용설명서 - 든든하고 간편한 한 끼에서 미슐랭 메뉴와 유명 맛집 요리까지
배성은 지음 / 라온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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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간편식 사용설명서’는 현대인을 위한 가정간편식 안내서다.


바야흐로 1인 가족의 시대다. 갈수록 인구 증가율지 줄어들고 있다고 하고, 그만큼 노령화가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지도 못하고 출산 육아를 그닥 지원해주는 것도 아니니 굳이 가정을 이루고 살 메리트를 못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에 비해 집에서 해먹기보다는 사먹는 비율이 꽤 높아졌다. 그런 사람들에게 완전히 조리되었거나 반조리 상태로 나오는 요즘의 소위 HMR(Home Meal Replacement) 제품들은 굉장히 유용한 제품이다.

이 책은 그런 HMR 제품의 개요와 그것들을 이용할 때 알아두면 좋은 정보들을 소개하는 일종의 안내서다. 거기에 개인 경험이나 HMR 제품의 배경 등도 함께 얘기하는데, 그게 조금은 이 책을 HMR 제품에 대한 에세이처럼 보이게도 한다. 그런 글들은 업계 사람이 쓴 책이라서 그런지 성향이 좀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는 한다만, 그래도 대체로 수긍할만한 수준에서 이야기한다.

내용이 이렇게 한가지에만 집중되어있지 않은 것은 딱히 대단히 할 얘기는 없어서이다. 음식이란 기본적으로 먹으면 끝인 간단한 것 아니던가. 다만 공산품이기도 하므로 원재료 표기를 통해 제품을 판단하는 것이라던가, 영양성분 표기를 보고 어떻게 조합해서 먹으면 좋을 것인가를 얘기하는 등 소소하지만 쓸모있는 팁들을 얘기해주므로 나름 유익하기도 하다. 이런 것들은 이미 HMR 제품을 자주 이용하던 사람들도 참고할 만하다.

HMR 제품에 대한 설명 후에는 이것들을 이용해 만드는 음식들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뎁히는 수준의 것만 이용하던 나로서는 새삼 감탄이 나왔다. 다양한 제품들이 있는데다 그 완성도도 상당해 보여서다. 몇개 제품을 함께 사용해서 만든 것들은 더 그렇다. 한번 따라해보고 자기에게 맞게 조금 바꿔서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책은 전체적으로 무난하지만, 굳이 헷갈리기 쉬운 ‘가정간편식’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아쉬웠는데, 그건 이 말이 마치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게 조리과정이나 재료 등을 일부 생략한 가정식’처럼 들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착각을 통한 과장광고를 노린 안좋은 용어란 얘기다.

이 말의 유례인 영어 표현(Home Meal Replacement)을 봐도 대체 어떻게 저런 번역이 나온건지 의심스럽다. 그래서인지 좀 더 ‘가정식 대용’ 또는 ‘대용 가정식’이라는 의미를 살려 번역한 ‘가정대용식’이라는 용어도 있는데, 굳이 왜 ‘가정간편식’이란 용어를 사용한 건지 모르겠다.

잘못된 용어가 정착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의무가 그럼 제품을 만들고 소개하는 사람들에게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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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행성 1
Daniel Lee 지음 / 처음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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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행성 1’은 익숙하고도 낯선 SF 소설이다.

이 소설이 익숙한 것은 우리가 기존에 익히 접해왔던 모티브 또는 클리셰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다. 아포칼립스를 연상케 하는 배경이라든지 대규모 멸망 후에 다시 일어선 인류 집단이라는 것도 그렇고, 그 덕에 현대적인 과학 기술이 ‘로스트 테크놀로지’가 되었다던가, 그런 경험 때문에 강압적인 체계가 잡힌 것, 그에 대항하는 반군의 존재, 다분히 종교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 공용어라던가 ‘Boy Meets Girl’ 같은 상황 등이 모두 그렇다.

다행인 것은 그래서 식상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거다. 그래서 이들의 진실은 무엇이고, 어떻게 그것을 찾아내게 될 것이며, 그것을 마주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보고싶게 한다.

소설이 종교적인 색채를 띄는 것도 의외로 좋았다. 꽤나 독실한 신자인 듯, 작가는 소설 속 시온 행성을 다분히 가톨릭적인 세계로 만들었다. 자연히 시온의 행성민들은 종교적인 말이나 이야기를 꽤 많이 하는데, 이것들은 보통의 종교들이 그러하듯 묘하게 비유적이다. 그래서 마치 일종의 복선같은 그 말들이 어떤 사실로 부터 왔으며,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이게 이들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드는데, 이 책이 아직 배경이 다 드러나지 않은 시리즈 1권이라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특정 이슈를 과장해서 그리는 SF인만큼, 과연 어떤 주제를 어떤 식으로 보여줄지도 궁금했는데, 전체적으로 무난한 주제를 나쁘지 않게 담은 것 같다.

작가는 어떤 부분이 극한으로 치달았을 때 벌어질 일이나 미지의 가능성 보다는 과거에 마주쳤고 또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듯하다. 그래서인지 소설에서 보여주는 비판점도 꽤 직접적이다. 모순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서는 묘한 비꼼이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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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 데생과 크로키 : 기초 인물 드로잉
히로타 미노루 지음, 이유민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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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타 미노루(広田 稔)’의 ‘인체 데생과 크로키: 기초 인물 드로잉(人体の描き方実践トレーニング: デッサンの基礎から、人物クロッキーまで)’은 인체를 그리는 방법의 기본을 담은 교육서다.

책은 데생이란 무엇인가부터 연필과 떡지우개의 간략한 사용법, 인체의 구조나 움직임, 그리고 그것을 그리는 방법 등을 담고 있다.

기본적인 내용부터 소개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세세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딱히 장황하게 말할만한 것도 아니긴 하다만, 이 책이 어느정도는 그림에 경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신 본 주제인 인체를 그리는 법에 좀 더 지면을 할애했다. 기본 도형인 직사각형이나 원통을 이용해 구성해본다던가 하는 실제로도 유용한 방법을 소개하기도 하고, 인체의 뼈나 근육의 구성을 통해 사람이 어떤 자세나 움직임이 가능한지, 그렇게 했을 때 어떤 모습이 되는지도 나름 잘 집어준다.

미술 경험이 없다면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림 그리기 특히 인체 그리기에 매력을 느낀다면 배울만한 것이 많다.


이 책은 단지 인체 그리는 방법을 소개하는 것 뿐 아니라, 다양한 포즈와 구도를 소개하는 것도 특징이다. 누드와 옷을 입은 모습, 서있는/앉아있는/누운 자세, 그리고 앞/뒷/옆모습 등을 조합해 각각에 해당하는 여러가지 그림들을 보여주는데, 그를 통해 어떻게 하면 매력적인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나 각각의 경우에 대한 예시는 물론 알아두면 좋을 점 같은 것을 집어주기도 한다.

포즈집은 또한 실제 모델을 두고 그림을 그리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가상의 모델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물론, 그림을 보고 하게되면 그림을 그리는 게 아니라 따라하는 게 되기는 한다만, 그것만으로도 여러가지 연습이 되므로 나쁠 것 없다.

인체의 미묘한 구조나 모양 같은 것에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그것을 살려서 그린 다양한 그림을 볼 수 있는 것 자체도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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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왕 공중 생물 배틀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17
시바타 요시히데 지음, 고경옥 옮김 / 글송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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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왕 시리즈 17번째 책인 ‘시바타 요시히데(柴田 佳秀)’의 ‘최강왕 공중 생물 배틀’은 다양한 새들의 모습과 특징을 담은 동물 도감이다.

새들은 그 종류가 다양할 뿐더러 서로가 각자에게 존재하는 독특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사실 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독특한 특징이기는 하다.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몸체의 크기에 비해 훨씬 적은 몸무게를 지녀야 하며, 날개같은 특별한 기관의 비중이 높은 형태를 가져야만 하기 때문이다.

새들은 거기에 하나씩 더 자기만의 특징을 갖고 있는데, 그건 때론 그들만의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약점이 되기도 한다.

이 책에는 그런 새들의 외형은 물론 그들이 가진 주요 특징들도 잘 정리되어있다. 많은 것을 상세하게 다루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특히 그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것들만을 다루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각각이 어떤 차이가 있으며 그들이 그걸 어떻게 활용하며 생활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그 중에는 책을 통해서 처음으로 알게되는 사실도 있어서 꽤 신기해 하며 볼 수도 있었다. 이름만 보면 전혀 다른 것 같은데도 같은 종이라던가 하는 것이 그렇다.

‘배틀’이란 이름에 맞게 책 속에 생물들을 1종:1종으로 붙였을 때 어떻게 될지를 다루는 코너도 있는데, 이것도 꽤 흥미로웠다. 단순히 누가 이길까 하는 것만으로도 그렇긴 하지만, 그걸 통해 자연스럽게 각자의 특징이나 강점과 단점을 보여주는 역할도 해서 꽤 유익하기까지 했다.

아쉬운 것은 때때로 이상한 내용이 보인다는 거다. 검은색이 빛을 반사해 눈부심을 막아준다던가, 꿩의 하나로 ‘샤모’를 소개하는 것도 그렇다.

검은색은 빛을 반사하지 않기 때문에 보이는 색상 아닌가. 그래서 소위 벤타블랙 같은 것으로 칠하면 물건이 있는지도 잘 모른다고 하지 않던가. 빛을 반사하면 오히려 더 눈이 부실텐데, 왜 반사라고 했는지 모르겠다.

‘샤모’도 타이의 ‘시암 꿩(Siamese Fireback)’과 같다면 그걸 소개해야지, 일본이 가져다 정착시켰다면서 그냥 일본식 이름에 일본 서식인 생물로만 소개하는 건 이상하지 않나. 원종을 들여온 후 투계로 개량해서 많이 달라졌다면 그런 내용도 소개했어야 했으련만, 그런 내용은 생략해버리는 바람에 오해의 여지도 남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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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브라운
이인애 지음 / 좋은땅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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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브라운’은 보물찾기를 소재로 현대의 전쟁 이슈를 담아낸 소설이다.

보물찾기를 기본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이 소설은 재미보다는 메시지를 더 중시한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작가는 여러 곳에서 노골적으로 주제의식을 드러내는데, 때로는 그게 소설로서의 흐름에 어색하게 두드러지기 때문에 좀 기분나쁘려고 할 정도다.

물론 전체적인 이야기의 구성 자체는 꽤 나쁘지 않게 짠 편이다. 주인공들의 설정도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지를 설명해주는 측면이 있으며, 그렇게 벌어지는 일들이 나름 흥미를 갖고 보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세부 내용에서는 ‘뭐?’라거나 ‘왜?’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면이 있기 때문에 전개가 어색하거나 무리하다는 느낌을 들게 하며, 그게 그 상황을 깊게 느끼고 주인공들의 입장에 감정을 이입하기 어렵게 만든다. 당연히 (애초에 오락물도 아니지만) 순수하게 문학적으로 즐기기도 어렵다.

이건 저자가 이 이야기를 담을 매체로 소설을 택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소설답지않게 배경 설명이나 흐름을 대충 퉁치고 넘어가는데, 그게 설명이 부족하단 느낌을 들게 한다. 그래서 보면서 만약 만화였다면 느낌이 달랐겠단 생각도 많이 들었다. 세세한 것을 일부 생략해도 어색하지 않은 매체 중 하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름 볼만하기도 했다. 어디서 본 듯 하긴 하지만 나름 괜찮은 구성을 갖추고 있는데다, 하려는 이야기도 꽤 확실하게 잘 담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괜찮았다고 하기엔 설정이나 흐름에 억지스러운 부분이 많았고 메시지도 너무 노골적이다보니 튀어서 이야기와 잘 어우러지지 않았다. 완성도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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