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도시, 퍼펙트 모두의 동화
헬레나 더건 지음, 노은정 옮김 / 이마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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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 더건(Helena Duggan)’의 ‘완벽한 도시 퍼펙트(A Place Called Perfect)’는 멋진 이야기를 톡톡튀는 상상력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알 수 없는 소년 ‘보이’의 이야기로 문을 여는 소설은, ‘바이올렛’이라는 소녀의 가족이 무려 ‘퍼펙트’라 불리는 마을로 이사를 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안과 의사인 소녀의 아빠가 마을에서 안경점을 하고있는 아처 형제에게 일을 제안받아 온 마을은 특이하게도 태양빛 때문에 눈이 안보이게 되는 문제가 있는 곳이었다. 다행히 당장은 아처 형제가 개발한 안경을 써서 다시 앞을 볼 수는 있다만, 궁극적으로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녀의 아빠를 불렀던 것이다. 소녀의 가족들도 마을에 온지 하루만에 앞이 안보이게 되고 아처 형제의 안경을 쓰게 된다.

그러고서 마침내 둘러보게 된 마을은 과연 ‘퍼펙트’라는 이름이 어울릴 만하다. 하지만 소녀는 그 가운데서 묘한 뒤틀림들을 느끼게 되고, 그러다 우연히 소년을 만나게 되면서 마을의 비밀을 파헤치는 모험을 함께하게 된다.

이 소설은 여러 측면에 잘 만들어졌다.

먼저 이야기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좋다. 사회비판적인 내용을 담아서 우리네 역사나 현재 모습을 떠올려보게도 하며, 그를 통해 무엇이 더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인지도 자연스레 생각하게 한다. 담고있는 내용이 보편적이서 쉽게 공감할만한 내용이기도 하고, 억지스럽게 밀어 붙이기보다 이야기를 보며 알 수 있게 해서 거부감도 없다.

이야기의 완성도도 높다. 사소해보이는 것으로 시작해서 점차 이야기를 크게 부풀리는 것을 잘 했는데, 그렇게 흘러가는 과정도 대체로 무난하게 잘 연결했다. 일부 판타지적인 내용들은 다소 데우스 엑스 마키나스럽기도 하다만, 그러한 면이 특정 인물에게만 몰려있는 것은 아니라서 딱히 부자연스러운 전능함처럼 비치지도 않았다. 꽤나 노골적이어서 추측 가능하기도 하지만 떡밥을 뿌리고 회수하는 것도 적절해서 더욱 이야기가 잘 짜여져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소설 자체가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는 점은 이 소설을 더욱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데, 그게 이야기와도 어느정도 연결점이 있기에 더욱 좋게 느껴졌다.

나름 깔끔한 마무리도 좋은 편이었다. 물론 조금 얼버무리고 넘어가는 듯한 것도 눈의 띄는데, 그건 이 책이 시리즈 중 1권이라 그런 것이다. 아마 후속권에서는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다음 권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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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스텔라 특서 청소년문학 15
유니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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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스텔라’는 청소년기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스텔라의 이야기는 마치 사회와 환경의 변화를 짧게 요약한 것 같다. 삶에 치여서 다른 것들을 돌아보지 못하다보니 심지어 그것들을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리기도 하는데, 그러다보니 모자람없는 사랑과 이해를 받으며 자랐던 어릴 때에는 갖고있던 반짝이던 것들까지 잃어버리고 칙칙하고 우울한 생활을 이어나가게 된다. 이제 주요 관심사는 오로지 조용하게 지내는 것 뿐.

그런 스텔라에게 어느 날 ‘닝구씨’가 찾아오면서, 죽어가던 스텔라의 마음도 조금 변하게 된다.

도저히 현실에는 있을 것 같지 않은, 그래서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 같기도 한 수상한 닝구씨는 묘하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그가 하는 말이나 행동들이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또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스텔라도 잃어가던 자기만을 빛을 다시 찾아가기도 한다.


그게 어떻게 보면 좀 급작스럽게 끝나는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되는 게 별로 어색하거나 하지 않았다. 닝구씨라면 충분히 그럴만하다 싶게 캐릭터 구축을 잘 했기 때문이다. 마치 성자나 아낌없이 주는 나무같았던 닝구씨는 꽤 인상이 크게 남았다.

닝구씨와 함께하는 것 외에도 스텔라는 가족들에게 닥치는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며 조금씩 성장해나가는데 그것들도 잘 그린 편이다. 청소년기에 빠질법한 생각과 철학적인 고민들은 어쩌면 해답을 찾을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조금씩 가까운 답을 찾아감쓰으로써 우리를 더욱 성장하게 해주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럴 때 닝구씨같은 정신적인 멘토가 있다면 얼마나 축복받은 것일까.

주인공은 스텔라인데도 생각보다 더 닝구씨의 입장에서 보게되서 이야기의 마지막이 더욱 씁쓸함을 느끼게도 했는데, 그렇다고 닝구씨가 틀렸다거나 그가 한 일이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라서 그나마 위로가 된다. 언젠간 그 역시 자신이 했던 일이 얼마나 가치가 있었는지를 알고 벅차 기뻐하게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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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 다가오는 어둠 5 - 고독한 개의 여정 Survivors 살아남은 자들 : 다가오는 어둠 5
에린 헌터 지음, 윤영 옮김 / 가람어린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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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헌터(Erin Hunter)’의 ‘살아남은 자들 2부 다가오는 어둠 5 고독한 개의 여정(Survivors: The Gathering Darkness #5 The Exile’s Journey)’은 무리에서 떨어져나온 개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무리에서 떨어져나와 ‘고독한 개’가 된 ‘스톰’에겐 공공연한 비밀이 있다. 바로 자면서도 돌아다닌다는 거다. 단지 그 뿐이라면 어떻게든 감내해볼 수도 있었겠다만, 어느 날 새끼 강아지를 다른 곳에 옮겨 두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럴 수 없게 된다.

그런 스톰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는 자연히 그의 증세에 대한 미스터리와 그가 새로운 만남과 머물 곳을 찾는 것을 다루게 된다.

이 소설은 여러 부분에서 같은 작가그룹의 ‘전사들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소설 속 개나 늑대들의 생활상이나 문화, 대립같은 주요 구성이나 이야기의 흐름에 나름 유사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단지 주인공 동물을 개에서 고양이로만 바꾼 것처럼 보이는 것까지는 아니다. 개를 주인공으로 했기 때문에 다룰 수 있는 이야기들도 개들의 면면을 잘 살려 담아냈기 때문이다. 그게 이 시리즈를 자기만의 매력이 있게 한다.

책의 이야기도 스톰을 중심으로 풀어냈기 때문에 서사가 또렷하며 그래서 공감도 더 잘 이끌어낸다. 그 덕에 높은 몰입감을 만들어낸다는 것도 장점이다.

아쉬운 것은 그걸 마치 한낱 전사들 시리즈의 아류작처럼 소개한다는 거다. 무려 2부 마지막에 달한 지금까지도 내세우고 있는 ‘전사들 시리즈 작가’라는 문구가 그건데, 처음 (원서) 시리즈를 낼 때야 이미 성공한 시리즈를 등에 업고 버프를 받는 느낌이었겠지만, 결국엔 두 시리즈의 작가진이 다르다는 건 명명백백하게 드러날 것이었는데 굳이 나중에 비판을 받게 될 이런 선택을 했어야 했을까.

자기들이 내놓는 작품에 좀 더 자신을 가졌으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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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러 수용소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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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악플러 수용소’는 악플과 그로인한 사회 문제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최종적으로 피해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악플러들에게 그 죄를 물어 일말의 자비심없이 처벌을 가한다는 설정을 기본으로 한 이 소설은, 다른 무엇보다도 얼마나 공감을 할 수 있게 그리느냐가 가장 중요했다. 개인적인 복수극이 아니라 법으로써 공공연하게 제재하고 처리하겠다는 것을 내세웠기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소설은 그것을 제대로 풀어내지를 못했다.



* 소설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애초에 소설의 전제가 되는 법 제정부터가 전혀 와닿지 않는다. 아니 아무리 한국 정치판이 개판이라지만, 무슨 군사 봉기나 계엄령 선포하에 억지로 밀어부치는 것도 아니고, 그게 그렇게 날치기처럼 통과될 수가 있나.

그래도 비록 억지스럽지만 이야기를 펼치기위한 판을 어떻게든 깔아보려고 그런 것이라고 감안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이건 시작에 불과하더라. 악플러 수용소에서의 이야기는 더 어처구니가 없기 때문이다.

이게 진짜 법치국가라는 틀 안에서 진행되는 게 맞나? 재판도 없이 약물까지 동원해 납치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명확하게 밝혀진 증거가 없어도 일단 유죄추정으로 시작하는데다, 제재 역시 사적인 마음이 듬뿍 담긴게 곳곳에서 느껴진다. 당최 공공기관에서 공무원들이 벌이는 짓이라고 봐주기가 어렵다는 거다. 아니, 이럴거면 대체 왜 개인적인 복수극으로 그리지 않은거냐.

심지어 개인적인 복수극으로 그렸어도 이 소설은 문제가 있다. 복수극이 전혀 시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도는 말할것도 없는데다, 마치 유대인의 복수극을 그린 모 영화에서처럼 잘못을 한 사람뿐 아니라 그 주변의 관계없는 제 3자까지 나락에 떨어뜨리는 짓을 태연히 저지르기에 이 복수가 전혀 정당해 보이거나 공감이 가질 않는다.

악플로 인해 망가지는 연예인의 이야기 역시 엉망이다. 주요한 부분은 빼먹고 대충 악플러의 악행을 두드러지게 보여주기 위한 장면만을 갖다 붙였기 때문이다. 그덕에 오로지 선량한 피해자여야 할 고혜나에게도 자꾸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악플에 시달리고 그 때문에 정신과까지 다니는 것 치고는 전혀 방어기제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대로 시간날때마다 적극적으로 악플을 탐닉하는데, 대체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려있는 환자에게 이런 정신나간 노출치료를 지시하는 의사는 뭐하는 작자란 말이냐.

아, 물론,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는 알겠다. 이야기와는 별개로 아예 직접적으로 써두었기 때문이다.

근데 그럴거였으면 칼럼을 썼어야지. 그걸 괜히 소설로 쓴 덕분에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완성도가 떨어지고, 그게 전하려던 메시지까지 도리어 약해지게 만들었다.

좀 기대를 해서일까. 실망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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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1 북극곰 그래픽노블 시리즈 1
조나단 가르니에 지음, 로니 호틴 그림, 문소산 옮김 / 북극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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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가르니에(Jonathan Garnier)’가 쓰고 ‘로니 호틴(Rony Hotin)’이 그린 ‘모모 1(Momo - Tome 1)’은 마을 변두리의 꼬마소녀 모모의 이야기를 그린 만화다.

모모는 할머니와 함께 산다. 화물선을 타는 아빠는 한번 일을 하러 나가면 몇주씩은 돌아오지 않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모는 늘 아빠가 보고 싶고 때론 그것 때문에 훌쩍거리기도 하지만, 마을을 돌아다니며 고양이와 놀기도 하고 할머니와 함께 마을사람들과 부대끼면서 나름 유쾌하게 살아간다.

이 책은 그런 모모의 마을에서의 경험을 담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특별한 듯도 하지만 잘 보면 평범하기 그지 없기 때문에 은근히 우리네 옛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건 그만큼 책에 담긴 이야기가 소소한데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보거나 겪을법하게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사 같진 않더라도 비슷했던 경험을 떠올리게 만든다.

이는 등장인물들의 감정표현이 좋아 쉽게 공감이 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눈을 땡그랗게 뜨고 쳐다본다거나, 무슨 일이 있거나 얘기를 들었을 때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순간적으로 멈칫 하는 것도 그렇고, 충동적이어서 말 그대로 유치하다 싶은 행동들을 하는 것도 실제 그 또래 아이를 눈 앞에서 보듯 잘 표현해서 현실감이 넘친다.

덕분에 큰 맥락없이 몇몇 사건들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도 불구하고 썩 나쁘지않게 책을 보게 해준다.

그게 80여쪽 남짓하는 이 책을 더욱 짧게 느끼게 만드는데, 그러면서도 군데 군데 의외로 묵직한 이야기들도 꽤 넣어뒀다. 그렇다고 그걸 딱히 두드러지게 표현하거나 하지도 않았는데, 아무것도 아닌 흔해빠진 일상과 별 다를 것 없이 같은 비중으로 다룬 것이 오히려 그걸 더욱 묵직하게 느끼게 한다. 다른 이야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가벼우리라 생각했었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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