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2 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2
크리스 프리스틀리 지음, 데이비드 로버츠 그림, 김경희 옮김 / 제제의숲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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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프리스틀리(Chris Priestley)’가 쓰고 ‘데이비드 로버츠(David Roberts)’가 그림을 더한 ‘몬터규 아저씨의 무서운 이야기 2(Uncle Montague’s Tales of Terror)’는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Tales of Terror Series) 첫번째 책의 완결권이다.

책에는 다양한 무서운 이야기들이 담겨있는데, 그를 뭔가 사연이 있는 듯한 ‘몬터규 아저씨’라는 화자를 통해 들려줌으로써 공통된 틀을 유지한다. 이런 액자식 구성은 ‘아라비안 나이트’를 떠올리기도 하는데, 주인공과 책 속 화자인 몬터규 아저씨 역시 이야기의 일부이기도 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런 구성이 각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생길 수 있는 공포심이 느슨해지는 것을 잡아주며 이 이야기들과 그 사연들이 담겨있는 물건이 후에(또는 이미)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궁금하게 하기도 한다.

실제하는 물건들과 사연을 연결하는 방식은 이야기를 넘어 현실로 공포심이 이어지게 하는 효과도 있다. 해당 물건을 보면 책에서 봤던 사연이 절로 떠오르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이 같은 이야기도 좀 더 흥미롭게 보도록 만든다.

전통적이면서도 적절한 구성을 참 잘 사용하지 않았나 싶다.

개별 이야기 역시 양호하다. 극히 짧은 단편임을 살려 속도감이 빠르며 적당한 반전도 좋아서 다음엔 또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기대하게 한다.

결말은 상당히 이상한 모양샌데, 그건 이야기가 다음 책 ‘검은 배의 무서운 이야기(Tales of Terror from the Black Ship)’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양한 시간과 장소를 배경으로 한 이번 책과는 달리 다음 책은 검은 배로 장소가 특정된 만큼 더욱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있을지 궁금하다.

책이 1, 2권으로 나뉜 것 치고는 끊김이 자연스럽지 않고 목차도 이어져 있는게 의아할 수 있는데, 이는 본디 한권짜리였던 책을 한국어판에선 둘로 나누어 출간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분량이 그리 많은 게 아니라 굳이 나눌 필요가 있었나 모르겠다. 한권으로 내어 죽 읽을 수 있는 게 독서 경험도 더 좋지 않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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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6 - 1936-1940 결전의 날을 준비하라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6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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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 6’은 1936년에서 1940년까지의 역사를 그린 시리즈 6번째 책이다.



6권에서는 2차세계대전 움직임과 일본의 민족말살정책, 그리고 그 안에서 몸부림치는 한국인들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책은 전체적인 역사의 흐름을 다룰 뿐 아니라 특정 사건이나 인물을 조명함으로써 세세한 이야기도 함께 다루었다.

이런 구성 때문인지 이야기가 하나로 통일되게 이어진다기보다는 에피소드들이 띄엄띄엄 있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는다. 그 덕에 만화로서의 재미는 조금 떨어지기도 한다.

이는 이 책 시리즈가 단지 만화로서 쉽게 살펴볼 수 있게 하려는 것 뿐 아니라 역사를 가능한 충실하게 다루려고 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대신 그 덕에 당시에 있었던 일들과 흐름을 최대한 정확하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부록에 연표와 인명사전, 사료를 함께 실음으로써 그것이 더욱 두드러진다.



6권에서도 흥미롭게 볼만한 내용들이 꽤 많았는데, 그 중에서 특히 인상이 깊었던 것은 일본의 민족말살정책인 ‘내선일체’였다. 생각해보면 새삼 대단한 정책이었다 싶기 때문이다. 이게 침략자 특유의 감정적인 것이 아니라 대단히 합리적인 사고로 나온 것이라서 더 그렇다.

결국 이것은 민족을 그에 편승하는 자와 저항하는 자로 크게 나누었고, 지금까지도 그 여파가 남아있을 정도로 큰 악영향을 끼치기까지 했으니 효과 역시 의도에 걸맞게 대단하지 않았나 싶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이게 없더라면 어땠을까 새삼 궁금하다. 한민족끼리라도 한데 뭉치게 되었을까. 광복운동과 그 효과, 그리고 해방 후 노선이 조금이라도 달라지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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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환자
재스퍼 드윗 지음, 서은원 옮김 / 시월이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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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 드윗(Jasper DeWitt)’의 ‘그 환자(The Patient)’는 독자를 소석 속 기묘한 분위기에 빠져들게 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 책의 강점은 구성을 정말 잘 했다는 거다. 정신과의사의 고백으로 시작해서 베일에 쌓여있는 환자를 만나게 되고 그와 관련된 비밀에 접근해가는 이야기가 굉장히 현명하게 잘 짜여져 있다.



* 책의 내용을 일부 담고 있으며, 재미를 크게 떨어칠 수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이야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이 사건에 얼마나 깊게 관여되는가에 따라 나뉘는 초반, 중반, 후반은 각각이 별개의 이야기라 해도 좋을만큼 분위기가 다르다.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크게 달라져서 일종의 반전처럼 느끼게도 하는데 이게 이야기를 크게 환기시킬 뿐 아니라 진짜 진실은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들며 이야기에 더욱 빠져들게 만든다.

좋았던 것은 각의 부분 중 어느 한 곳에 과하게 비중을 두지도 않았을 뿐더러, 앞선 이야기에서 다음으로 넘어가는 전환도 빠르다는 거다. 이게 이야기 속에 있는 사소한 티들에 집중할 틈이 없게해 책 속 사건들을 온전히 맞딱뜨리게 만들며 그 덕에 작으나마 쇼크 상태를 경험하게 한다는 거다.

각각에서 다루는 것들이 모두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에 가까운 것들이라 더욱 그렇다. 그게 굳이 세세하거나 많이 묘사를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끔찍한 장면을 절로 연상하게 하며, 혐오와 공포를 더욱 부추기기도 한다.

이런 감성에 오로지 빠져들 수 있었던 것은 처음에 얘기했던 것처럼 책을 정말 잘 구성했기 때문이다. 특히 처음 이야기를 꺼낼 때부터 에필로그까지 은근히 들이밀고 있던 전제가 무엇보다 더욱 이 소설을 공포스럽게 느끼도록 했다.

되돌아보면 책에 대한 사전 지식이 거의 없었고 그래서 쉽게 오해한채 책을 읽기 시작했던게 도리어 이 책을 더욱 실감나게 재미있게 볼 수 있게 해주지 않았나 싶다.

반대로 책이 어떤 이야기며 출판 배경은 어떤지 알고 본다면 나와같은 재미와 만족감은 느끼지 못할 거라는 얘기다.

영화든 만화든, 심지어 소설이든 수필이든,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읽는게 무엇보다 가장 좋은 독서 방법이라는 생각이 새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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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의 아이 13호 라임 청소년 문학 43
알바로 야리투 지음, 김정하 옮김 / 라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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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로 야리투(Álvaro Yarritu)’의 ‘남극의 아이 13호(La paz de las máquinas)’는 인공지능을 소재로 인간과 인공지능의 다툼과 공존을 그린 SF 소설이다.

익숙한 소재로 많이 다뤄졌던 주제를 이야기로 써내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자칫하면 패러디나 오마쥬를 넘어 표절이 되기 쉽고, 그런 것들은 여지없이 쓰레기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도 꽤나 위험한 위치에 있다. 소재는 물론이거니와, 전형적으로 낡은(오래된) 클리셰들을 잔뜩 사용했으며, 그걸 통해 보여주는 주제들도 모두 어디서 본듯한(익숙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흥미롭고 나름 감탄을 하면서 볼 수 있는 것은, 이야기의 완성도가 꽤 좋기 때문이다. 그만큼 그것들을 잘 이해하고 소설 속에 녹여냈다는 말이다. 덕분에 이야기가 식상하기보다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전개나 감성을 보여주는 긍정적인 면을 띈다.

빠른 이야기 전개 역시 좋다. 배경이 배경인만큼 처음엔 일부 단순 나열된 설명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나름 최소화했고, 남극으로의 이사부터, 새로운 학교, 새로운 만남, 그 와중에 겪게되는 사건들까지 계속해서 일이 생기기 때문에 딱히 지루할만한 지점도 거의 없다.

갈등을 부추긴 후 마무리하는 것도 잘 했다. 그게 이야기를 적절한 결말로 이끌며 작은 훈훈함을 느끼게 한다.

아쉬운 것은 연출이 그리 좋지 않다는 거다. 다르게말하면 문장력이 좀 떨어진다고도 할 수 있겠다. 똑같은 이야기, 장면이라도 어떻게 조금만 더 신경써서 보여주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싶은게 많았다.

이야기 전개에서도 몇몇을 너무 과감하게 생략해린 것도 아쉬웠다. 그래서 몇몇은 설명이 부족해 보기기도 한다. 물론 이는 그보다 더 중요한게 있어서 그런거기도 하겠다만, 이런 효율적인 구성은 주인공들을 덜 인간적으로 보이게도 만들었다.

반면에, 일부러 기계적으로 묘사하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들은 극적일만큼 놀랍도록 인간적으로 그렸으니 생각해보면 좀 아이러니하다.

이런 상반된 모습은 소설 속 인간과 인공지능들의 이야기를 부각해주기도 했으며, 인공지능들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도 만들었기에 한편으론 또한 긍정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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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도 탐정 야마네코 - 예측불허 천재 도둑의 화려한 외출
가미나가 마나부 지음, 김은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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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나가 마나부(神永 學)’의 ‘괴도 탐정 야마네코(怪盗探偵山猫)’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액션 미스터리 소설이다.


‘괴도’란 정말이지 매력적인 소재다. 그런데, 사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좀 이상한 일이다. 괴도란 신비한 정체 불명의 도둑, 한마디로 남의 것을 훔쳐가는 도둑놈이라는 말인데 이상하게도 다른 범죄자들과는 달리 이미지가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괴도를 소재로 한 소설들이 역사적으로도 종종 등장하곤 했던 의적의 이미지를 주인공에게 같이 부여했기 때문이다. ‘도둑 맞아도 싸다’는 상황 설정들은 그들의 도둑질을 얼렁뚱한 합리화해주고, 당연히 이는 주인공에 대한 독자들의 거부감을 거의 0에 가깝게 낮춰주기도 한다.

이렇게 된 상황이니, 혀를 내두르게 하는 도둑질 솜씨나 신출귀몰한 능력만이 부각되게 되고 자연히 히어로의 일종으로서 호감을 갖고 매력적으로 보게 되는거다.

그에 비하면, 이 소설 속의 야마네코는 전통적인 히어로적 의적형 괴도와는 조금 달라 보인다. 스스로부터가 오로지 돈 때문이라며 떠벌리기 때문이다. 그럼 왜 의적처럼 행동하고 다니느냐고 의문스러울 수 있는데, 그것도 야마네코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논리적인 이유로 설명한다. 이런 점들이 판타지의 범주에 있던 괴도라는 캐릭터를 좀 더 현실적으로 그려낸 느낌이 들게 한다.

그 밖에도 이 소설은 여러 면에서 허구(판타지)와 현실의 경계를 잘 넘나든다. 절도와 강도의 차이를 얘기하며 절도범들에게도 나름의 불문율같은 규칙이 있다고 하는 것도 그렇고, 과장된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현대 보안의 허점(또는 맹점)을 잘 파고드는 것같은 묘사도 그런 느낌이다. 이런 것들이 이 소설을 그럴듯하면서도 재미있게 꾸며준다. 현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꽤 완성도있게 괴도 소설을 잘 만들어낸 셈이다.

거기에 이야기를 전달하는 솜씨 역시 좋다. 때론 무거운 얘기를 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가볍게 써내려 가서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데다, 속도감있는 전개가 꽤 흡입력도 있어서 독서 경험이 좋다. 따지자만 전형적인 클리셰들을 많이 사용하기도 했다만, 이야기 구성이 괜찮아서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편이다.

작가의 다른 작품을 만화로 봤을 때는 의외로 아쉬움도 많이 느꼈었는데, 소설로 볼 때는 그런 게 훨씬 덜 느껴지는 점도 좋다. 그만큼 이야기를 소설에 맞게 쓴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끝날 때 대놓고 후속작에 대한 떡밥을 깔아놓기도 하는데, TV드라마로도 만들어질만큼 인기를 끈 시리즈물이 된 만큼, 다음엔 또 어떤 이야기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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