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나의 미녀 인생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프랑수아 베고도 지음, 세실 기야르 그림, 김희진 옮김 / 미메시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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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베고도(François Bégaudeau)’가 쓰고 ‘세실 기야르(Cécile Guillard)’가 그린 ‘나의 미녀 인생(Une vie de Moche)’은 한 못난이가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이야기를 그린 만화이다.



이 만화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페미니즘이나 사회비판적인 성격으로 볼 수도 있다. 주인공이 겪는 일이나 성장 과정에서 거쳐가는 것들이 그런 점들을 꽤 여럿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굳이 시류에 휩쓸려 그런 쪽으로 부쳐 이 만화를 보거나 해석하는 대신 주인공 개인의 자존감 문제와 자아찾기 쪽에 집중했다.

책 속 주인공이 겪는, 불연듯 찾아오는 소위 ‘깨달음의 시간’은 사람이라면 성장하면서 으레 겪게되기 마련이다. 때로는 이를 비껴갈만큼 부유하고 잘생겼으며 매력까지 갖춘 사람도 찾아보면 물론 있기는 하겠다만, 대부분은 어떤 면에서든 부족함이 있고 그 때문에 충격 내지는 좌절을 겪는 때가 오기 때문이다.

외모비교는 그 가장 흔한 사건 중 하나다. 나와 친했던 사람에게서는 들을 수 없었던 비판적인(때론 이를 넘어서 비난뿐인) 이야기들은 충분히 어린 마음에 상처를 줄 만하고 이는 자신의 위치를 새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대게는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의 위치에 적응해 가기 마련이다. 일종의 사회화가 된달까. 하지만 그런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주인공은 이를 굉장히 크게 받아들이며 이후 수십년의 인생을 이것 때문에 방황하게 된다.

그녀는 ‘못난이’라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그 어느것도 그녀에게 진정한 안식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 그것은 심지어 인생을 바꿔준다고도 하는 성형수술 역시 마찬가지다.

성형수술을 거부하는 것은 그녀가 단지 외적인 우월감이나 그를 통한 사회적 이득을 원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시작은 외형을 두고 한 비난인 ‘못난이’에서부터 였지만, 그녀의 방황은 단지 외문 때문이 아니었음다는 거다. 그러니 당연히 그것을 끝내는 것도 외모를 바꾸는 것과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고 찾아해맸던 것은 자아의 정립과 스스로에 대한 만족, 존중이 아니었을까. 그렇기에 더더욱 성형처럼 외부적으로 자신을 바꾸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리라.

사회가 요구하는 것에 부응한다던가 이미 있던 것을 따라가거나 남들이 제안하는 역할을 떠맡는 대신 자신이 직접 뛰어들어 해석한 인물상을 선보이는 것으로 이전에는 없던 자신과 행복을 찾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나름 의미심장하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워낙 다양한 경험들을 하다보니 한 인간의 것 치고는 꽤 스펙타클하다. 이것은 그녀가 얼마나 많은 방황을 하면서, 자신을 다양한 장소과 경험을 통해 찾으려 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만, 아쉽게도 거기에 담긴 문화나 사건 등이 그리 익숙한 것은 아니어서 잘 이입이 되지는 않는다.

만화라기보다는 삽화를 그린듯한 그림 스타일은 분위기도 좋고 이야기와도 꽤 잘 어울린다만, 인물이 일관되게 보이지 않는 장면도 조금 눈에 띈다. 주인공 또한 그렇게까지 꺼려할 만큼 못난이처럼 그리지 않았는데, 이게 과연 그렇게 격하당하고 오랜 방황을 할만 했나하는 점을 의아하게 만들기도 한다. 후반부에 그녀에 대해 보이는 반응을 보면 더 그렇다.

연출 면에서도 세세하게 다루지 않고 넘어가는 장면들이 의외로 많다. 그게 일관된 속도감으로 읽을 수 있게 해주기도 하나, 글과 달리 묘사의 부족함을 느끼게도 하기에 좀 불친절하게 보인다.

다큐같은 영상물이었다면 더 괜찮았을 것 같기도 하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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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날씨만 계속되는 세상은 없어!
제니 재거펠드 지음, 김아영 옮김 / 리듬문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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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 재거필드(Jenny Jägerfeld)’의 ‘나쁜 날씨만 계속되는 세상은 없어!(Mitt storslagna liv / My Royal Grand Golden Life)’는 인기있고 싶은 한 소년의 성장을 그린 소설이다.

소년에겐 민감한 콤플렉스가 있다. 바로 ‘사시’라는 거다. 그의 엄마는 소년이 걱정하는 것처럼 그렇게 눈에 띄지도 않으며 오히려 예쁘기만 하다고 달래기도 한다만, 소년의 입장에서는 코쪽으로 치우쳐진 눈동자가 멍청해 보이게 만들 것이라는 두려움을 차마 떨치지 못한다.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예쁘다고 하는 법 아니던가.

소년의 이런 마음은 전 학교에서 썩 좋지 않은 친구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더 커졌다. 그래서 소년은 이사를 계기로 완전히 새로운 나, 전과는 다른 인기있는 내가 되기도 다짐한다.

새로운 학교에 들어가기 까지 남은 건 단 59일. 이 기간동안 소년은 인기있어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찾고, 기회가 될때면 조금씩 시도도 해보면서 인기인이 되기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어째 도통 효과가 없다. 역효과가 나는 것 같기도 하다. 오히려 전혀 의도치 않았던 것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끈다. 그 ‘런어웨이놈’처럼 말이다.

소년의 행동들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9일동안 여러 인연들을 만들어내게 되는데, 그를 통해 소년이 자신을 돌아보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꽤 잘 그렸다. 아이들만의 천진난만함이나 어린 모습들도 귀여워 괜히 응워하게 된다.

이야기도 재미있다. 트라우마와 왕따 등을 소재로 사용하면서도 정말 독특하다고 할 수 밖애 없는 인물들을 등장시켜 그것들을 결코 무겁지 않게, 오히려 더 가벼울 수 없을만큼 가볍게 풀어냈다. 소설의 주요 긴장 요소라 할 수 있는 것조차 그러해서 한편으론 과연 아직 순수하고 솔직한 아이들이구나 싶게 만들기도 한다.

아이들이 모두 관심있어하는 ‘인기’도 공감가게 잘 풀어냈다. 인기가 있고 싶은 이유가 뭐냐는 질문은 주인공들처럼 어리고 끼리끼리 모여 생활하게되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유의미한 교훈을 준다.

당장은 인기 그 자체가 좋아보이지만, 그건 단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일 뿐, 생각해보면 정말로 추구하고자 했던 것은 다른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겉에만 치중하다보면 정작 진짜 중요한 건 놓치고 뒤늦게 후회하게 되기도 한다. 이건 잃고서 후회해본 경험이 있는 어른들이 오히려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의 주제는 대게 주인공들과 그들과 관계하는 어른들에게서 드러나지만, 소설의 재미는 대게 아이들로부터 나온다. 특히 소년의 동생들이 벌이는 행각은 엉뚱하면서도 실감나서 마치 실제로 눈앞에서 시끄럽게구는 아이가 있는 것 같은 느낌도 준다. 이게 이야기를 훨씬 가볍고 소란스럽게 만드는데 말 그대로 끝까지 그러해서 책을 덫고나서는 조금 어벙벙한 느낌이 남을지도 모르겠다.

이들은 감초역할 뿐 아니라 주요국면에서 이야기를 한순간에 전환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세히 따져보면 의문점이 생기기도 한다만 워낙 톡톡튀던 캐릭터들인지라 은근히 어색하지 않다.

어른들도 각자가 보여주는 모습과 역할이 뚜렷한 편이다. 이런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실로 이야기를 잘 살려준 게 아닌가 싶다.

친구를 만나고 성장하며 콤플렉스를 극복해 내는 것도 좋았다. 그 기미는 사실 예전부터 그들 안에 있음이 엿보이기도 했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일종의 자극 또는 위안이 되면서 안정되는 것이 주제와도 이어지면서 참 좋은 전개가 아니었나 싶다.

시끌벅적한 소란극으로도 재미있고, 성장물로도 꽤 완성도가 높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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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드북 유출사건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6
토마스 파이벨 지음, 최지수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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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파이벨(Thomas Feibel)’ ‘프렌드북 유출사건(#SELBSTSCHULD: Was heißt schon privat)’은 SNS 무단 공유와 왕따 문제를 그린 소설이다.

이야기는 소원해진 친구를 골탕이나 먹여보겠다고 친구의 프렌드북 계정으로 사진 한장을 공유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별 생각없이 저지른 짓은 사소한 골탕으로 끝나지 않고 점점 커지면서 결국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르게 된다.

한명의 아이를 주인공으로 그의 시점을 따라가며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사건이 커지는 과정이나 그 속에서 아이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엄청 세밀하게 그려지지는 않는데, 지나가다 보는 정도로 다뤄지면서도 아이들이 사건을 어떤 식으로 대하는지를 꽤나 잘 보여준다.

아이들에 의해 사건이 회자되고 그러면서 점차 커지는 과정도 상당히 사실적이다. 마치 현실에서의 사건을 기반으로 쓴 것 같은 이야기는 꽤 몰입도가 있다.

책 속 이야기가 사실적이라고 느껴지는 것은 꽤 다른 배경이나 문화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도 이렇겠다 싶을 정도로 일의 양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인간들의 무지함과 잔인함이란, 어쩌면 이 종이 가진 종에 새겨진 본능같은 것일까. 덕분에 공감할 곳도 많았고, 그만큼 생각할 거리도 많았다.

원한관계나 증오심, 눈이 돌아갈만한 이득같이 딱히 눈에 띄는 이유가 없더라도 얼마든지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게 특히 인상적이었다. 사소해 보이는 짓들을 하는 왕따 참여자들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도 무지하며 비난 대상이 정해졌을 때도 빠르게 거기에 편승하여 남탓만을 시전하는데 실로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악의 평범성이 아닐까 싶다.

담은 내용 뿐 아니라 이야기도 좋은 편이다. 관계자들의 사소한 개인사정과 이익 등을 잘 꼬아놓고 표면을 핥으며 보여주어서 끝까지 어떤 이야기로 이어질지 흥미롭게 볼 수 있다.

아쉬운 것은 결말이 소설로서는 좀 허하다는 거다. 너무 감춰져있던 관계과 진실을 설명하는데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일부 인물들이 가진 이중적인 면이 어째서 합당할 수 있는가도 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단지 몇마디 말로 그럴 수 있음을 던져만 놓아서 이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게 만든다.

세세한 부분에서의 완성도가 아쉽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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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스테이크라니
고요한 지음 / &(앤드)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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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스테이크라니’는 독특한 단편 소설들을 수록 작가의 첫 창작소설집이다.


참 일반적이지 않은 소설이다.

책 속 소설들은 주인공들을 특정한 상황에 내몲으로써 그들에게 숨겨져있는 욕망같은 내면의 것들을 억지로 끄집어내고 그걸 더욱 추부겨서 기묘하게 일그러지는 것을 그린다.

그래서 사람에 따라서는 조금 충격적일 수도 있으며, 이런 쪽에 면역이 약한 사람은 어쩌면 역함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개인 성향이나 취향을 꽤 타며, 그 때문에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불호에 가까웠는데 소재는 물론 이야기도 생리적으로 거부감이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을 계속 읽어나가는게 좀 힘들었다.

이는 그만큼 소설이 그런 독특한 면모들을 잘 살린데다, 소설적인 묘사도 좋은 편이어서 그것들을 정면으로 느끼게 해서 그렇다. 어떻게 보면 잘 쓴 셈이다.

충격적일 수 있는 소재와 상황을 사용했지만 이야기에는 담겨있는 내용들은 꽤 현실적인 것들이 많아서 인간이나 사회, 관계 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게도 하는데 이런 점도 장점으로 꼽을 만하다.


하지만, 수록작이 모두 전달력이 좋거나 완성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개중엔 무슨 이야기인지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것도 있고, 앞뒤가 안맞아서 의아하게 만드는 것도 있다.

이건 단지 앞에서 말했던 것 때문에 나 자신이 주인공들의 행동이나 생각에 공감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다. 상식선에서 생각해도 도저히 그럴 것 같지 않은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주인공을 극한 상황으로 밀어붙이기 위해 조금은 억지로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개인적인 호불호는 둘째치고라도 이런 몰입할 수 없게 만드는 잡티들은 아무래도 아쉬움을 남긴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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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좋아지는 신기한 미로 찾기 : 중급편 머리가 좋아지는 신기한 미로 찾기
이나 아니키바 옮김 / 작은우주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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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 아니키바(Inna Anikeeva)’의 ‘머리가 좋아지는 신기한 미로 찾기: 중급편(Merry Mazes for the Holidays)’은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한 미로 37개를 담은 퍼즐책이다.


책에는 얇은 실들이 꼬여있는 것 같거나 칸막이들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미로 뿐 아니라 이렇게도 미로를 만들 수 있구나 싶은 특이한 미로들도 함께 수록되어있다.

이것들은 서로 겹치지 않도록 섞여있는데 그게 책 속 미로들을 모두 다 풀어볼 때까지 지루하지 않고 즐길 수 있게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다양성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아무래도 같은 형식의 퍼즐만 계속 접하다보면 재미가 떨어지고 자칫 지루해지기도 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통의 미로’에서 벗어난 형태로 변형된 퍼즐들은 조금 낯설기는 하지만 이 책을 좀 더 흥미롭게 만들어준다.


책에 담긴 미로들에는 모두 다르면서도 같은 특징이 있다. 바로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이 겨울과 눈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것도 산타와 선물이 등장해 책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통일되록 한다.

크리스마스라는 테마는 단지 그림의 분위기 뿐 아니라 퍼즐의 목표와도 연관이 있다. 올바른 길이나 잃어버린 물건을 찾도록 도와주는 흐름이라서 좀 더 퍼즐을 푸는데 이입을 하게 해준다.

아쉬운 것은 일부 퍼즐의 크리스마스 요소가 구색 맞추기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또 기왕 퍼즐에 이야기를 부여했으면서도 그것들이 연결되지 않고 각자가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는 것도 좀 아쉽다. 조금만 더 신경썼더라면 퍼즐을 통해 산타와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모험을 만들 수도 있지 않았을까.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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