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오브 걸스 - 강렬하고 관능적인, 결국엔 거대한 사랑 이야기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아리(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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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길버트(Elizabeth Gilbert)’의 ‘시티 오브 걸스(City of Girls)’는 분방한 한 여자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그린 소설이다.

화자이며 주인공인 ‘비비안 모리스’는 떡잎부터 범상치 않았던 사람 같다. 그녀가 하는 행동은 뭔가 조금 어긋나 있어서 얼핏보면 탈선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죽하면 스스로도 얼간이라고 칭하고, 그녀의 부모조차 그녀를 포기하며 고모에게 맡겨버렸을까.

그런데, 사실 부모들의 그 행동도 별로 일반적이지 않은 선택인게, 오히려 타지에서 별 다른 간섭없이 살아가도록 풀어놓음으로써 그녀가 분방함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뉴욕이라는 화려한 무대에 오른 비비안은 어떤 점에서는 그야말로 날아다닌다. 그녀는 자유롭게 열정을 다하고, 사랑을 하며, 욕망을 해소한다. 그래서 그녀에게 성공과 실패를 모두 안겨주는데, 그렇게 펼쳐지는 이야기를 194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흥미롭게 묘사했다.

비비안은 마치 시대에서 벗어난 인물같다. 그녀의 생각이나 행동은 어떻게 보면 앞서나간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만, 그렇기에 또한 다른 사람들과 충돌을 야기하는 것이기도 해서 갈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야기는 분방한 주인공만큼이나 자유롭게 튀어다닌다. 뻔하게 흘러가지 않는 이야기는 소설을 끝까지 흥미롭게 보게 한다.

다만, 애초에 ‘아버지와의 관계’를 묻는 것에서 시작한 것인데, 어째서 그녀가 자신의 인생 전반을 모두 얘기할 필요까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편지 답장의 형식을 취하면서 종종 상대에게 말을 거는 것도 유독 그 부분만 어투가 달라져서 어색하게 튄다. (이는 한국어 번역상의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문화차이인지, 개인차이인지는 모르겠으나 의외로 왜 그렇게 되는지 의아한 부분도 좀 있다. 작가는 나름대로 그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넣은 것일지도 모르겠다만, 그게 쉽게 납득이 되는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나 흐름에 잘 공감이 가지 않기도 했다. 특정 메시지를 담아내려고 의도적으로 그렇게 한 것인가 본데, 전부 다 잘 되지는 않은 것 같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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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중2 - 천하를 바라본 전쟁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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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전개로 풀어내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매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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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중2 - 천하를 바라본 전쟁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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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니(猫腻)’의 ‘경여년 중2: 천하를 바라본 전쟁(庆余年 4)’은 2019년 방영했던 동명의 중국 드라마 원작 소설의 넷째권이다.


현대의 인물이 기억을 가진채 과거를 닮은 일종의 이세계에 가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린 이 소설은 주인공의 활약상 뿐 아니라 그 주변 배경과 인물들도 신경써서 그려낸게 강점이다. 그가 몸 담고있는 경국과 그 주변국들 사이의 이야기나 왕과 그 동생, 그리고 황자들 사이에서의 권력다툼 등은 이야기의 주요 줄거리이기도 한데 이것들이 빼어난 주인공의 활약을 그린 무협물로서의 면모와 함께 적절한 수준으로 잘 섞여있어 이야기를 풍족하게 해준다.

저자는 이런 여러 이야기를 빠르게 보여주기 위해서 축약을 사용했는데, 덕분에 긴 분량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명시적인 서술을 통한 정리를 많이 사용했지만 그러면서도 주요한 것은 떡밥을 통해 풀어내기도 해서 이야기가 단순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일종의 정치물이기도 한만큼 뒤에서 긴 기간동안 조금씩 쌓이는 정치 공작들이 결국 사건으로 발화하는 것도 잘 그려서 보는 맛이 있다.

빠른 전개 방식을 취한만큼 읽을 때 속도감도 있으며 실제 이야기 전환도 빠르고 큰 편이다. 이것은 이 소설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이기도 하다. 큰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이제는 조금 진정이 되었는가 하면 어느새 더 큰 사건이 진행되어 한복판에 서있는 걸 보게 되어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이번 권에서의 황실 내 권력 구도 변화는 그 전까지의 이야기를 덮어버릴 정도로 큰 것이어서 흥미로웠다. 그러면서도 그 이전에 어느정도 암시해둔 바가 있었기 때문에 너무 급작스럽지는 않아 이야기를 잘 풀어나간다는 생각도 하게 한다. 이번 사건은 또한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기도 했다.

경여년은 분량이 꽤 많은데도 불구하고 출간 속도가 상당히 빠른데, 그래서인지 번역 질에서는 아무래도 아쉬운 점도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내용을 이해하는데는 무리가 없으나, ‘이건 중국어를 번역한 것’이라는 걸 느끼게 할만한 문장도 있고, 시대상이나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거나 한국어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표현 등도 좀 나오기 때문이다. 그것이 읽다가 종종 멈칫하게 만든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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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2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안 스파르 그림,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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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보는 맛도 있고, 그 속에 담아낸 주제나 메시지도 좋고, 삽화도 잘 어울려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동화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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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2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안 스파르 그림,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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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Douglas Kennedy)’가 쓰고 ‘조안 스파르(Joann Sfar)’가 그린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Aurore and the Mystery of the Secret Room)’는 조금 다른 아이의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오로르 시리즈’ 두번째 책이다.


오로르는 자폐증이 있는 아이다. 입으로 소리내어 말하지 못해 태블릿을 이용해 얘기하며, 때로는 공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렇다고 세상에서 동떨어져 있거나 쓸쓸한 나날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누구보다 가족을 생각하고, 또래의 다른 아이들보다 생각이 깊을 뿐 아니라 긍정적으로 생각할줄도 알며, 잘잘못을 따질줄 아는 것은 물론 잘못된 것을 보다 나은 쪽으로 바꾸려는 의지와 행동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오로르의 내면을 독백이나 행동 등을 통해서 보여주며, 그를 통해 자폐란 무언가 잘못되었거나 장애인 것이 아니라 단지 조금 다르게 세상을 보는 것 뿐임을 알려준다. 그러므로 함부로 예단하거나 차별해서는 안되며, 쉽게 그러한 것에 휩쓸리는 주변 사람들이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것과 연결해서, 아이들 사이에 쉽게 벌어지곤 하는 따돌림과 사이버 폭력 문제도 잘 담아서 어떻게 문제가 일어나며 그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느끼게 한다. 해소는 다소 동화적이기는 하다만, 이상적인 것인만큼 정말로 필요한 것은 그러한 것이 아닌가 싶게 만들기도 한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단지 자폐가 있는 아이를 소재로 했다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주인공으로서 활약하는 이야기를 그렸다는 것이다. 그를 위해 오로르에게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이 주어졌는데, 이 비밀스런 능력을 활용해 오로르가 부관으로서 경찰을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꽤 흥미롭게 그렸다.


오로르의 모험은 현실과는 조금 동 떨어진 동화같은 느낌을 물씬 풍긴다. 이는 저자가 오로르의 자폐를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닌 오로르 자신의 관점에서 환상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남이 보기엔 자기만의 세계를 두고 그곳에 침잠하기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오로르에겐 모든 것이 완벽한 참깨 세상과 절친 오브를 만나는 시간으로 그려진다.

마음을 읽는 능력은 일종의 초능력처럼 그려지기는 했다만, 오로르의 자폐를 다룬 것과 비슷하게 생각해보면 오로르가 그만큼 다른 사람의 감정을 민감하게 알아챌 수 있으며 스쳐 지나가는 얘기나 흘러가는 말들도 모두 잘 새겨 두기에 다른 사람에 대해 누구보다 잘 파악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경찰 부관으로서의 활약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뛰어난 탐정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인지 오로르의 모험은 꽤 현실적이고 그럴듯하게 보이기도 한다.

차별과 따돌림, 가정 폭력과 어른들의 사정 등 꽤나 묵직한 이야기들을 많이 다루고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좀 밝고 화사한 판타지 느낌이 강한데 이는 오로르의 성격이 그렇기도 하거니와 그의 모험이 다소 동화적인데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여러가지를 생각해보게도 한다.

동화적인 파스텔톤의 삽화들도 매력적인데 단지 일러스트 자체가 좋을 뿐 아니라 오로르의 세계와도 잘 표현해 보는 맛이 있다. 삽화의 수도 많아서 마치 만화를 보는 것처럼 이미지가 선명한 것도 좋았다.

이야기를 보는 맛도 있고, 그 속에 담아낸 주제나 메시지도 좋고, 삽화도 잘 어울려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다.

다음 모험도 기대된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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